2015년 1월 23일 경향신문
- [ ‘흡연구역’은 ‘납세구역’ ] 사람들은 ‘흡연구역’을 ‘납세구역’으로 부른다. 담뱃값을 2000원 올릴 때 세수가 극대화 된다는 연구결과대로 담뱃값은 2000원 올랐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건강을 위한 담뱃값 인상이라고 주장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조세지출예산서에서는 2014년분 소득세 환급 규모가 9조8700억원으로 2013년분보다 8761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환급이 줄어든다는 것은 세수가 늘어난다는 것으로 분명한 증세다. 그런데도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라는 박근혜 정부 국정방침을 고집해 증세가 아니라고 우기고 있다. 정부 여당은 이제라도 솔직히 국민에게 ‘증세’를 고백해야 한다. 그리고 증세의 방향은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많이 물리는 것이다. 국민총생산 대비 소득세의 비중은 2013년 현재 7.1%에 불과하고 OECD 평균 11.6%에 훨씬 못 미친다. http://goo.gl/wBwJBA
- [ 소수의 정치엘리트가 군림하는 정당 ] 한국 사회와 정치를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 중 최근 주목을 받는 것이 ‘기울어진 운동장’론이다. 기득권이 있는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선거법, 정치를 냉소로 몰고 가는 편향된 언론의 행태 등 한쪽으로 쏠린 조건이 ‘페어플레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운동장이 기울어진 탓에 상대팀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도, 실력이 뛰어나도, 승부를 뒤집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이 이론의 요지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한국 사회가 과거로 역행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면, 그러기 위해 선거에서의 승리가 필요하다면, 진영을 구분하기에 앞서 고통받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일상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를 정당 내부에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진보니 민주주의니 외치지만 결국 소수의 정치 엘리트들이 군림하는 권위주의 정당 대신, 민주적인 의사 결정 시스템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당원민주’ 정당이 실현된다면 보수·진보를 떠나 울분이 있는 국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http://goo.gl/aQBaaM
- [<단독>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 황당 특혜 ]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으로 서울시 5급 별정직으로 채용된 정무수석이 1급 공무원 대우를 받아 온 것으로 밝혀졌다. 연간 3000만원의 업무추진비 등 1급 대우를 받으면서 5급 이하만 받을수 있는 초과 근무수당도 챙겼다. 그리고 감사원에 적발되자 “그간의 관례로 알고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다. 초과근무수당 400여만원은 즉각 반납하겠다.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http://goo.gl/Fvm1G2
- [<단독> 판사에 뒷돈 준 ‘사채왕’ 석연찮은 봐주기 의혹 ] 3년 전 검찰이 ‘명동 사채왕’ 최모씨(61·구속기소)를 상대로 처음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던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최씨의 범행은 수억원대 공갈 혐의에 무고 교사까지 더해져 죄질이 나빴지만 법원은 여론을 등에 업은 검찰이 재청구한 뒤에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또 이 재판을 시작한 지 3년이 다 되도록 1심 판결이 나오지 않는 등 법원의 사건처리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http://goo.gl/d8oYLV
- [ 청와대 유리창 깨진 건 놔두고… ] 1969년 미국 스탠퍼드대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슬럼가의 골목에 중고차 두 대를 보닛을 열어 놓은 채 놔뒀다. 한 대는 유리창을 조금 깨뜨려 놓았다. 1주일 후 자동차 상태는 너무도 달랐다. 보닛만 열어놓은 차는 별로 변화가 없었으나, 유리창을 깬 차는 고철더미가 됐다. 나머지 유리창까지 몽땅 작살난 것은 물론 낙서투성이에 타이어, 배터리까지 사라졌다. 단지 유리창 하나를 조금 깨놓았을 뿐인데 걷잡을 수 없는 파괴를 부른 것이다. 이 실험 결과를 토대로 범죄심리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은 1982년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을 발표한다. 도시 변두리 건물에 유리창 하나가 깨진 집이 있다. 내버려 두면 행인들이 버려진 집으로 생각하고 돌을 던져 나머지 유리창을 모조리 깨뜨린다. 이어 인근의 빈집과 건물들의 유리창이 파손되고, 벽들은 페인트 낙서로 덮인다. 작은 무질서와 사소한 범죄를 방치하면 더 큰 사고와 심각한 범죄로 번진다는 이론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범죄도시로 악명 높았던 뉴욕의 치안 대책에 실제 쓰였다. 조지 켈링은 뉴욕 지하철 흉악범죄를 줄이는 대책으로 ‘낙서 지우기’를 제안했다. 교통국이 전동차의 낙서를 지우기 시작하자 범죄증가율이 주춤했고, 4년쯤 지나자 놀랍게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http://goo.gl/9pH9cp
- [ ‘그것이 알고 싶다’ 그것을 알고 싶다 ]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공분’의 대변자로 자리 잡았다. < 그것이 알고 싶다>가 처음 방송된 해는 1992년. 무려 30년간 지속되어 오던 군사정권 말기, 방송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서서히 완화되면서 찾아온 시사 프로그램의 황금시절이었다. 이때 정착한 KBS <추적 60분>, MBC <PD수첩>,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시사 프로그램 삼각구도는 현재까지 이어진다. ‘미스터리 다큐멘터리’로 출발했던 <그것이 알고싶다>가 우리 시대 비판 저널리즘의 대명사가 된 것은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공분’을 녹여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여대생 공기총 청부살해죄로 구속된 영남제분 회장 부인의 호화 수감생활, 특권층 귀족학교로 전락한 국제중 스캔들, 형제복지원 사건, 윤 일병 사건으로 재조명한 군대 폭력 문제, 세월호 참사 특집 등 화제의 에피소드 중심에는 어김없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공분’과 비판이 있었다. 국민 분노와 소통하며 시청율을 올리는 것 처럼 박 대통령도 국민의 분노와의 소통을 통해 지지율 추락 행진을 멈추기 바란다. http://goo.gl/MbM2UG
- [ 긴장을 먹고사는 나라, 북한 ]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정부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최근 법원과 국회 외통위 등에서조차 비판적 판결과 결의안을 내놓자 마지못해 입장을 바꾸었다. 하지만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탈북자단체는 아랑곳하지 않고 전단 10만장을 추가로 살포하고 영화 <인터뷰> DVD까지 살포하겠다고 경고한다. 마치 정부의 대북정책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식의 황당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북한의 인권보호 운동을 하는 와중에 남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인 생명과 재산권이 침해받아도 괜찮은가. 널리 알려진 대로 북한은 ‘긴장을 먹고사는 집단’이다. 북한이 그토록 신성시하는 김정은 ‘최고 존엄’을 훼손하는 삐라를 살포해서 남북관계를 극도의 긴장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 과연 지금 이 시기에 온당한 일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남과 북은 대치하고 있는 것이지 대결하는 것은 아니다. 정당도 없애는 정부가 한 탈북자단체 앞에선 약해지는 이유, 그것도 알고 싶다. http://goo.gl/nYyqXo
- [ 투탕카멘 수염 ‘뚝’ 공업용 접착제로 몰래 ‘척’ ] 이집트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유물인 고대 파라오 투탕카멘의 황금가면. 지난해 말 박물관 직원 3명이 청소를 하던 도중 투탕카멘의 황금가면에 달린 턱수염 부분이 부서졌다. 그러자 한 직원이 이를 에폭시 접착제로 급히 붙였다. 에폭시는 석재나 금속 구조물에 많이 쓰이는 접착제다. 공업용으로 많이 쓰이지만, 유물 복원에 사용하지는 않는다. 한번 붙여놓으면 원래대로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투탕카멘은 이집트 제18왕조의 파라오로, 기원전 1332~1323년 이집트를 다스렸으며 18세의 어린 나이에 숨졌다. 1922년 영국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이집트 중부 룩소르의 ‘왕가의 계곡’에서 그의 무덤을 발굴했다. 숱한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들이 수천년에 걸쳐 도굴된 반면 투탕카멘의 무덤은 상대적으로 작아 오히려 피해를 입지 않았고, 황금가면 등 화려한 유물들이 나와 세계 고고학사의 일대 사건이 됐었다. http://goo.gl/3BYhO3
- [ 빼앗긴 아이들의 땅 ] 안전문제로 폐쇄 또는 철거 될 처지에 놓인 전국 놀이터의 숫자는 2015년 1월 현재 2842개이다. 놀이터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새로 짓지는 못해도 보수를 해서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해야지 폐쇄와 철거라니…. 위험하니까 없앤다는 상상력이 끔찍하다. 문제는 위기에 처한 놀이터가 대부분 오래된 주택가나 낡은 아파트 주변의 놀이터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가난한 동네의 놀이터가 대부분 없어질 지경에 놓여 있다는 말이다. 이곳에 사는 아이들은 다른 지역에 사는 아이들보다 놀 공간이 매우 열악하다. 놀이터는 이 탐욕의 도시에서 과거 골목을 대체할, 아이들에게 허락된 유일한 땅이다. 아이들의 코 뭍은 돈을 빼앗는 것처럼 치졸한 행정이다. 놀이터가 사라진 땅이 어떻게 쓰여질지, 누가 이익을 보는지 궁금하다. http://goo.gl/RbalNr
- [ 시진핑, 실크로드로 미국 추월 ‘승부수’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9월과 10월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를 각각 재건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중국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외환보유액을 적절히 활용하는 한편 철강을 비롯한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의도도 무시할 수 없다. 실크로드 주변국들과 손잡고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에 맞서보자는 것이다. 실크로드 주변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라시아 대륙과 아프리카까지 합쳐 모두 60개국이 넘는다. 육상 실크로드는 중국을 떠나 중앙아시아 초원 지대를 거쳐 유럽 로테르담에 이른다. 해상 실크로드는 중국을 출발해 동남아시아, 인도를 거쳐 아프리카 케냐와 수에즈 운하를 거쳐 그리스, 이탈리아로 이어진다. 시진핑 주석이 국가주석에서 물러나는 2023년이면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http://goo.gl/uupFUk
- [ 디지털이 고전을 만났을 때… ] 네이버문화재단이 후원하는 강연 프로젝트 ‘문화의 안과 밖’이 24일부터 두 번째 시즌을 이어간다. 이번 시즌의 주제는 ‘고전 읽기’다. 총 7개 섹션에서 50회의 강연이 펼쳐진다. 플라톤과 공자·한비자·화엄경 등을 다루는 고전시대, 셰익스피어와 괴테·주자 등을 다루는 전근대, 칸트와 헤겔·프로이트·데리다 등을 다룬 근대 정신과 비판 등이다. 강연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서울 안국동 W스테이지에서 열리며, 2주 후 네이버에서 강의와 토론 동영상, 강의록 전문을 볼 수 있다. 김우창 위원장은 “고전은 동시대가 가졌던 자리와 의미를 새로이 해석해야 비로소 살아 움직이는 현실로 이해할 수 있다”며 “고전은 이러한 동시대적 의미를 알게 됨으로써 삶의 핵심적 사건으로서의 구체성을 얻고 오늘의 삶을 조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http://goo.gl/ZaUBfE
- 프랑스의 구조주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에 따르면 독서는 저자와 독자의 욕망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독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텍스트의 의미를 재생산하며 저자는 독자를 유혹하기 위해 기호체계에 다양한 변주를 시도한다. 저자와 독자의 이러한 긴장관계를 통해 독자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저자와 더불어 텍스트를 완성하는 공저자가 되는 것이다. [ 오체투지와 국제시장 ] http://goo.gl/z0OfV1 모든 예술가의 작품, 작가의 글, 학자의 저작, 기자의 칼럼은 발표 되고 나면 관객과 독자의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은 만든 사람이 소유할지 몰라도 의미는 관객과 독자의 소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