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12일 경향신문

- [ 청년들의 ‘개저씨’ 몰아내기 ] “청년 일자리를 위하여 임금피크제를!”이라는 취지의 새누리당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어 있다.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고 해서 반드시 청년 고용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며, 임금피크제를 놓고 목소리를 높일 만큼 정년을 꼬박 채우는 것이 가능한 사람의 숫자도 많지 않다. 그런데 굳이 그 둘을 엮어 정치적 구호로 내놓는 것은 장기간 고용이 보장된 소수의 사람들을 찍어 장년층의 대표 집단으로 삼아 청년들의 답답한 고용 현실과 극적으로 대비시켜 결국 세대 간 대립 구도를 만들어내겠다는 정치적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은 “정부의 임금피크제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은 청년세대와 장년·노년세대라는 사회적 대립 구도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획을 담고 있으며, 이 기획이 성공할 경우 향후 몇 십년간 또 하나의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지금의 젊은 세대가 고립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이는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다. 청년들은 사회적·경제적으로도 중·장년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지만 문화적·감성적으로도 큰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혐오와 반목의 잠재적 감정을 자극해 득을 보려는 진보 쪽의 논객이나 정치인들이 반드시 나타나게 마련이다. 자칫하면 이 ‘헬조선’의 운명은 젊은이들이 힘을 합쳐 온갖 기득권을 다 움켜쥔 저 ‘개저씨’들을 몰아내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다는 식의 정서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http://me2.do/FrDi1Hyn

- [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 연장 ] 한국인에게 고용의 롤 모델은 유럽이다. 사회안정망이 촘촘한 데다 상대적으로 정년도 넉넉하다. 독일이나 스페인 같은 곳은 몇년 전부터 정년을 65세에서 67세로 늦췄다. 영국은 아예 정년제를 없앴다. 재정고갈로 연금 지급이 부담스러워진 탓이다. 미국도 정년제가 없지만 경영측면에서 노동 유연성만 강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과는 차이가 크다. 박용채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앞서간다. 일본은 2년 전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의무화했다. 정부의 연금 지급 연령이 상향조정된 데 따른 것이지만 ‘100세시대에 60대는 현역’이라는 인식도 크게 작용했다. 일본에서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40년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기업들이 65세 정년의 해법으로 내놓은 게 임금피크제다. 순차적으로 임금을 줄이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노동자에게는 일거리가 주어지고 기업도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요타의 실험은 색다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요타는 내년부터 노동자에게 본봉, 수당, 인센티브 등을 과거와 다름없이 지급하면서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라고 전했다. 도요타 관계자는 “고령자 보호는 숙련 기술을 젊은이에게 전수하고, 기술자들의 유출을 막을 수 있다”며 “고령화 사회에서 직원을 지키는 방법은 정년 연장”이라고 말했다. http://me2.do/GC1JIWBV 

- [ 새누리, ‘마약 사위’ 김무성 구하기 ] 새누리당이 김무성 대표(64) 둘째 사위의 마약 혐의 기소·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법원이 이례적인 ‘봐주기’를 했다는 의혹에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검찰과 법원의 처리가 ‘정상적’이었다고 강조하면서 의혹확산을 조기 차단하는 모습이다. 변호사 출신인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법조계에 파악을 해보니 마약사범 초범일 경우 검찰 구형량이 보통 2년 정도라 (김 대표 사위가 받은) 3년은 약한 구형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며 “(검찰의) 구형량대로 선고가 됐기 때문에 항소하지 않은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검찰의 3년 구형 후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된 데 대해선 “마약사범이 자백을 하고 공범이라든지 투약경로를 진술하면 정상참작이 많이 된다. 그러면 집행유예가 될 수도 있고 구형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법원이 ‘특혜 판결’을 했다는 의혹도 일축했다. 경향신문 정치부 유정인 기자는 “김 대표와 새누리당 해명에도 당분간 파문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에선 김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추진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문제가 불거진 것을 두고 여권 권력다툼의 전초전으로 읽는 시각이 있다. 친박 핵심에서 멀어진 김 대표의 힘을 빼기 위한 청와대의 사전기획설 등 갖은 설들이 물밑에서 오가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http://me2.do/xWcI9wz3 

- [ 유명인들, 죽어서도 수난 ] 신간 <무덤의 수난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사 50여명의 유해, 무덤이 어떻게 수난당했는지를 정리하고 있다. 유명 인사의 ‘뒷얘기’들이라 흥미를 자극할 수도 있고, 어쩌면 삶과 죽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도 있고, 수난사에서 당대 역사와 시대상을 읽어낼 수도 있다. 도재기 경향신문 문화부장은 “각 분야에서 한 시대를 떠들썩하게 한 유명 인사들은 죽은 이후 평안하지 못했다. 정신적 평안함이야 가졌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유해만은 불태워지거나 도둑을 맞아 이리저리 떠돌거나, 사고팔리거나, 갖가지 형태로 훼손되거나, 아예 박제가 되기도 했다. 살아 있는 자들이 온갖 이유를 들이대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죽은 자들을 활용한 것이다. 노예 해방을 이룬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의 유해가 담긴 대리석 관은 1876년부터 1910년 사이에 적어도 16번 옮겨다녀야 했다. 링컨 시신을 도둑질하려는 사람들 때문이다. 시신 절도 움직임은 계속되자 결국 유족들은 유해를 지키기 위해 수시로 관을 옮겨야 했다. 아버지 유해를 옮기는 데 지쳐버린 아들 로버트는 1901년 큰 결심을 했다. 아버지의 석관을 강철로 단단히 묶은 뒤 링컨기념관 지하 3m 깊이의 납골당으로 옮겼다. 그리고 그 납골당 위에 무려 1.8t에 이르는 시멘트를 부었다. 찰리 채플린(1889~1977)의 유해는 절도범들의 손에 넘어가기도 했다. 채플린은 스위스 제네바호 북쪽의 평화로운 마을 코르지에쉬르베베에서 말년을 보내다 사망했고, 그곳에 묻혔다. 하지만 이듬해 유해가 사라졌다. 절도범들은 정비소를 차릴 요량으로 60만 스위스프랑을 요구했다. 3개월여 만에 절도범을 잡고 유해도 되찾았다. 유족들은 그의 관을 묻고 그 위를 1t의 콘크리트로 덮었다. 미라로 만들어져 90여년째 모스크바의 붉은광장 묘실에 전시되고 있는 블라디미르 레닌, 고향 프레다피오에 재매장된 베니토 무솔리니, 오직 턱 유골만 모스크바 정보부 자료보관소에 있는 아돌프 히틀러 등의 경우는 죽어서도 정치적 민감성에 시달리는 대표적인 사례다. 오사마 빈 라덴(1957~2011)의 유해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그의 유해를 무거운 추를 단 가방에 넣어 북아라비아해에 수장했다. 그의 무덤을 만들 경우 추종자들의 성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http://me2.do/FnNsYgIM 

- [ 서울대 교수, 또 제자 성추행 ] 서울대 교수들의 성추행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는 20대 여성 제자를 여러 차례 성추행한 치대 교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김덕길 부장검사)는 제자 김모씨(23)를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배모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44)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배 교수는 지난해 자신이 지도 중인 김씨를 반복적으로 추행했다. 그는 연구실에서 김씨에게 통계 프로그램 사용법을 알려준다면서 나란히 앉아 치마를 입고 있던 김씨의 허벅지를 수차례 만졌다. 또 김씨가 만든 자료를 보면서 “이걸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니”라면서 손가락으로 김씨의 배꼽 아래를 여러 차례 찔렀다. 심지어 학생들과 노래방에 갔다가 둘만 남게 되자 김씨의 가슴을 만졌고, 택시 안에서 자신의 무릎에 김씨를 누인 뒤 상의 안으로 손을 집어넣기도 했다. 검찰 수사 결과 배 교수는 회식에서 김씨가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된 순간을 노렸다. 배 교수는 김씨를 부축하면서 갑자기 입을 맞추는 등 노골적인 성추행을 했다. 경향신문 사회부 홍재원 기자는 “앞서 강석진 전 수리과학부 교수가 여학생 9명을 11차례 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고, 최근엔 박모 경영대 교수가 제자를 추행했다가 파면당했다”고 전했다. http://me2.do/F3gEBnk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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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1일 경향신문

- [ 트럼프, 병역기피 희석 꼼수 ] 차기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9)가 CNN 방송에 예상외의 제안을 했다. 트럼프는 “CNN은 오는 16일(현지시간) 경선 주자 2차 TV 토론을 중계하며 벌어들인 광고 수익금을 퇴역 장병을 위한 단체에 기부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제프 저커 CNN 사장에게 보냈다고 9월9일 밝혔다. 트럼프는 편지에서 “엄청난 시청자의 관심과 광고료 폭등은 전적으로 내 덕분”이라며 “모든 TV 광고 수익금은 퇴역 장병 단체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최고 인물인 퇴역 군인들은 그간 정부, 정치인 때문에 끔찍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커 사장은 TV 토론을 ‘공공 서비스’로 삼고 광고료도 회사 수익으로 챙기지 말아야 한다”고 적었다. 경향신문 국제부 김세훈 기자는 “트럼프의 이 같은 요구는 최근 논란이 된 퇴역 군인 관련 발언과 본인의 병역기피 의혹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는 자신의 ‘멕시코 불법이민자’ 발언을 비판한 베트남전 미군 포로 출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비꼬아 퇴역 군인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베트남전이 한창인 1964년부터 대학 학업을 이유로 네 차례 징병을 유예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http://me2.do/5kIPseJc 

- [ 여관비 떼 먹은 서울대 교수, 결국… ] 80대 역사학자가 어린 시절 시골 여관에 내지 않은 숙박비를 70년 만에 갚았다. 지난달 25일 경북 청송군 진보면사무소에 현금 50만원과 편지가 든 등기우편물이 도착했다. 주인공은 서울의 한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 퇴직한 한국 근현대사 분야의 저명한 역사학자로 알려졌다. 편지에는 “어릴 적 숙박을 한 뒤 내지 않았던 여관비를 갚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북 영양 출신으로 서울로 유학해 중학교에 다니던 그는 1945년 해방을 맞아 그해 9월13일 고향을 찾게 됐다. 당시 양정중학교 1학년생이던 그는 안동에서 트럭을 얻어타고 영양으로 가다 교통편이 끊겨 청송군 진보면 한 여관에 들렀다. 그러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다음날 새벽 주인 눈을 피해 도망을 쳤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의 특급호텔 하루 숙박비가 50만원인 것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아오다 몇년 전 여관비를 갚기 위해 당시 여관을 찾았다. 그러나 여관은 사라졌고 주인도 찾을 길이 없었다. 그는 “당시 여관이나 업주를 찾을 수 없는 만큼 50만원은 진보면 숙박업소를 위해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진보면은 거울 6개를 구입해 ‘양심거울’로 이름을 붙여 관내 숙박업소 6곳에 기증했다. http://me2.do/5emDXi93

- [ 지하철 상습 부정승차 할머니, 결국… ] 지하철 경로우대 승차권을 받을 수 없는 나이에 남편과 우대권을 받아 여러번 지하철을 공짜로 탔던 할머니가 잘못을 고백하고 요금을 갚았다. 10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최근 회사 측에 10만원이 들어 있는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편지에는 정남숙 할머니의 고백이 담겨 있었다. 정씨는 “수년 전 60세를 갓 넘긴 나이였지만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남편의 외모 덕분에 매표소 역무원이 의심 없이 우대권을 줬다”며 “재미로 처음 받아본 이후에도 3년간 가끔 남모르게 경로우대권으로 지하철을 이용했다”고 썼다. 부부는 손주들이 자라면서 문득 이 같은 행동들이 부끄러워졌다고 전했다. 그는 “‘거짓말하면 나쁜 사람이 된다’며 정직해야 한다고 손주들을 가르쳤는데 과거에 장난삼아 했던 일을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푼수없는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자랑할 수 있도록 답장을 부탁드려도 되겠냐”며 편지를 마쳤다. 평소 수필을 즐겨 쓰던 정씨는 최근 수필가로 등단했고, ‘경로우대 가불 3년’이라는 제목으로 경험을 수필에 담았다. 그는 이 수필도 편지와 함께 이정원 서울메트로 사장 앞으로 보내 사과했다. http://me2.do/5to7ViRn

- [<단독>공공택지 조성, 대기업에 팔아먹은 LH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채 감축을 이유로 서민용 임대주택 등 공공주택 약 2만5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공공주택 택지를 민간에 매각할 계획을 정부 협의하에 세운 사실이 확인됐다. 이 공공택지를 민간 건설사가 개발할 경우 1조원 안팎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을 줄여 대기업 건설사들에 특혜를 주는 셈이다. 9월10일 참여연대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말 착공이 결정되지 않은 공공주택 택지 31개 블록을 민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예정 택지의 가구수를 합하면 2만4794가구에 이른다. 지난해 LH가 매각한 공공택지는 장기임대주택 7507가구를 지을 수 있는 규모였다. 2년 새 공공장기임대주택 1만3611가구의 공급이 취소되거나 취소될 예정인 것이다. 매각 대상에는 주택난이 심각한 수도권에서 1만6939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택지 12개 블록도 포함됐다. 이 중 5개 블록을 민간 건설사들이 개발했을 때 거둘 수 있는 이익을 인근 아파트 단지의 분양가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504억원에 달했다. 31개 블록 전체로는 1조원가량의 개발이익을 민간 건설사들이 낼 것으로 추정된다. LH는 서민·저소득층에 공공주택을 분양하겠다는 목적으로 기존 농민이나 거주자의 반발을 무릅쓰고 공공택지를 사실상 강제 수용해왔다. 그런데 ‘공공성’을 내세워 확보한 공공택지를 부채를 해소한다는 이유로 민간에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서민들에게 저렴한 공공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기는커녕 건설사들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향신문 산업부 윤승민 기자가 단독보도했다. http://me2.do/GUKTzXnE 

- [ 남북, 분단을 악용한 정치 ] 언론에 비친 대통령의 표정이 참 밝다.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대통령의 얼굴에서 이제 세월호의 충격도 메르스의 혼란도 찾아보기 어렵다.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사고 이후 고조되었던 남북의 긴장이 8·25 고위급접촉으로 마법에서 풀린 듯 일거에 해소되었다. 곧이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은 이례적인 환대와 외교적 성과도 얻었다.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꿔가야 한다’고 했고, 화답하듯 박근혜 대통령은 ‘합의를 잘 지켜나간다면 분단 70년간 긴장의 악순환을 끊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협력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회담의 당사자들은 전쟁을 막은 영웅이 되었고 대통령의 지지도는 급등했다. 그런데 급박했던 정세를 차분히 새겨보면, 전쟁위기를 조성한 것도 전쟁위기를 해소한 것도 모두 남북한 집권 당국자들의 몫이었다. 분단의 조건에서 남북관계를 조였다 풀었다 하는 것이 남북한의 당국과 집권세력에게는 정치 공학적으로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민들은 생명과 생활을 담보로 피를 말린다. 남북의 집권 당국자들이 만든 위험에 떨다가 그들이 해소한 위기에 감사해야 하는 국민의 신세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1972년 국제적인 데탕트와 국내 정치의 위기 속에 남북이 합의한 최초의 통일원칙인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통일이 곧 다가올 듯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3개월 뒤 남한에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남북관계에 대응할 강력한 통치체제가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위헌적 계엄과 국회해산, 헌법 정지를 요지로 하는 대통령특별선언이 있었다. 유신체제가 들어선 것이다. 북한에서는 주체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주의헌법이 채택되었다. 박정희와 김일성의 적대적 공존의 시대가 열렸고 양쪽에서 독재가 안착되었다. 박정희의 국민과 2015년의 시민이 그 신세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http://me2.do/xSEBpvKT

- [ 말벌을 피하는 방법 ] 프랑스 곤충학자 르네 앙투안 레오뮈르는 1719년 장수말벌이 집을 짓는 광경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는 장수말벌이 나무 껍질이나 썩은 나무를 턱으로 긁어 침으로 반죽해 종이와 같은 재질을 만드는 것을 보고 나무로 종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19세기 중반 펄프를 이용한 종이의 대량생산으로 현실화했다. 채륜이 종이를 발명하기 훨씬 이전부터 장수말벌은 더 현대적인 종이를 이용해온 셈이다. 말벌은 밀랍 성분으로 집을 짓는 꿀벌과 달리 펄프 성분의 종이집을 짓고 산다. 꿀벌처럼 사회생활을 하지만 스스로 꿀을 모으지는 않는다. 다른 곤충을 사냥하거나 꿀벌, 심지어 동족의 벌집을 공격해 애벌레와 성체를 먹이로 삼는다. 말벌의 성체는 나무의 수액이나 약탈한 꿀 등으로 초식을 하고 유충에게는 사냥한 벌레를 씹어서 만든 단백질 경단을 먹인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말벌은 꿀벌보다 독의 양이 15배 많다고 한다. 더욱이 8~10월은 애벌레를 키우고 있어 공격적 성향이 매우 강할 때다. 특히 장수말벌은 말벌류 가운데서도 가장 몸집이 크고 강력한 독을 갖고 있어 쏘이게 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 벌초나 성묘, 산행 등을 할 때 주변에 말벌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먼저 벌을 공격하거나 벌집을 건드리지 않도록 하고, 특히 머리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말벌은 검정색에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곰·오소리처럼 벌이나 개미의 유충을 즐겨 먹는 천적이 어둡거나 검은 털빛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밝은 색 옷과 흰 모자를 착용하는 게 말벌의 오해(?)를 피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라고 조언한다. http://me2.do/IG3si9u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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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0일 경향신문

- [ 女제자에 사법고시 문제 유출 ] 일본의 현직 법과대학원(로스쿨) 교수인 사법시험 고사위원(출제위원)이 자신이 낸 문제를 유출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일본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지난 5월 치러진 일본 사법시험의 고사위원을 맡은 메이지(明治)대 법과대학원 아오야기 고이치(靑柳幸一·67) 교수가 제자인 20대 여성 수험생에게 자신이 출제한 헌법 과목 논문 시험의 내용을 사전에 누설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9월9일 보도했다. 아오야기 교수는 또 자신이 유출한 문제의 모범답안을 해당 수험생에게 보여줬으며,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수험생에게 논문에 들어가야 할 포인트 등을 구체적으로 지도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아오야기 교수와 수험생은 이런 혐의를 인정했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아오야기 교수를 통해 시험 문제를 미리 알아낸 수험생이 헌법 과목 논문에서 100점에 가까운 고득점을 받은 것을 계기로 들통났다. http://me2.do/GGJGOCAs

- [ 한국사 국정화, 박 대통령이 시켰다 ] 지난해 2월13일 박근혜 대통령이 교육부에 ‘역사교과서 제도 개선’을 지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학사 교과서 파동이 고교 1곳만 채택하고 마무리된 시점에 박 대통령이 교과서 발행체제 개편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경향신문 사회부 임아영 기자가 보도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도종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9일 공개한 교육부 공문(2015년 6월2일)을 보면, 교육부는 ‘대통령 지시사항(역사교과서 관련 제도 개선) 실적 제출’이라는 제목으로 교과용도서 발행체제의 개선 방향 및 대국민인식 현황조사 협조 공문, 역사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기초 연구 관련 공문 등 4개 문서를 제출했다. 박 대통령의 지시일은 2014년 2월13일로 적혀 있다. 도 의원은 “올해 상반기에도 청와대의 압력이 심했고,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대통령 지시로 움직인다는 정황”이라고 말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김태년 의원(새정치연합)은 지난 4~8일 전국 중·고교 사회과 교원 2만4195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8%인 8188명이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http://me2.do/5nnhMeZS 

- [ 한국인도 사실상 난민 많다 ] 난민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유럽을 뒤흔들어 놓은 것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마치 잠자는 것처럼 엎드려 있던 아일란 쿠르디의 모습은 ‘양심적인 유럽인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시리아 문제에 모르쇠로 일관하던 영국 총리는 여론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한순간에 입장을 바꿨다. 암울했던 난민 문제가 순식간에 해결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게 낙관적이진 않아 보인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얼마 전부터 한국에서 유행하는 ‘헬조선’이라는 젊은 세대의 용어는 더 이상 우리가 꿈꾸는 ‘선진국’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토피아를 선망할 수밖에 없는 괴리를 드러내는 현상에 가깝다. 시리아 난민들도 ‘노르웨이’처럼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북유럽에 가서 정착하기를 희망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젝의 말처럼, 난민들을 반갑게 맞이해줄 그런 ‘노르웨이’는 없다. ‘헬조선’의 난민을 자처하면서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노르웨이’를 꿈꿀 것이 아니라, 이 체제의 딜레마를 혁파할 새로운 정치적 상상을 끊임없이 시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http://me2.do/FQZuPTH6 

- [ 4대강 사업 빚, 혈세로 갚는다 ]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진 8조원 부채 원금의 30%에 달하는 2조4000억원을 세금으로 메우기로 했다(경향신문 2014년 6월30일자 1·6면 보도). 이자비용을 합한 원리금으로 보면 향후 재정으로 지원해야 하는 돈은 전체(10조9000억원) 49%인 5조3000억원에 달한다. 녹조 등 환경재앙을 유발한 4대강 사업 뒤처리 비용을 국민이 떠안게 된 것이다. 정부가 수자원공사의 4대강 빚을 갚기 위해 재정으로 5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정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는 빚보증을 섰고, 공공기관은 그렇게 마련한 돈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돈잔치와 훈·포장 잔치까지 벌였다. 당시 책임자는 자리를 떠났고 막대한 빚은 결국 국민들에게 떠넘겨졌다. 4대강 사업으로 수공의 경영은 곪아갔지만 직원들은 파티를 벌였다. 수공은 4대강 사업에 참여하기로 시작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내리 A를 받았다. 공공기관을 평가하는 기획재정부가 4대강 빚을 경영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던 것이다. 4대강 사업 참여를 진두지휘했던 ‘MB맨’ 김건호 전 사장은 4년간 5억5276만원의 성과급을 받아갔다. 직원들도 경영성과급으로 이 기간 1인당 5298만원을 받았다. 훈·포장을 받은 사람은 99명에 달했다. 국토해양부 공무원(84명)보다 많은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 의원은 “국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에 국민의 돈을 펑펑 쓰고는 직원들에게 잘했다고 성과급과 훈·포장을 챙겨주면서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역사에 길이 남을 ‘도덕적 해이’”라며 “국가재정을 ‘눈먼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태”라고 말했다. http://me2.do/FOAR3FsP 

- [ 대한민국 치안이 좋다고? ] 지난달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 학술지 ‘분석 화학(Analytical Chemistry)’에 실린 ‘미국 과학기술연구원(NIST)’의 논문이 법과학과 과학수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종전에는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던 ‘지문의 나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된 것이다. 지방산 등 지문의 구성성분인 ‘생체 분자’들이 지문 융선에서 얼마나 많이 이동했는지를 측정해 최초에 지문이 남겨진 이후 경과된 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제시되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는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 소유자가 ‘현장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 범행 이전이었기 때문에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이제 그 진위를 가릴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지문, 유전자 감식 등 과학수사 기법의 발견으로부터 프로파일링, 범죄 재구성, 지리적 프로파일링 등 범죄 분석 기법은 물론, 지역사회경찰활동(Community Policing) 및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등 범죄예방 기법에 이르는 ‘치안 과학기술’은 100% 전량 수입, 해외에 의존해 오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치안 과학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 ‘치안 인재’의 문제도 심각하다. 국민의 세금으로 키운 핵심 치안 인재들인 경찰대학 졸업생들은 로스쿨이나 대기업 등 ‘더 나은’ 직장으로 떠나고, 야간이나 휴일 등 시간외 근무수당도 제대로 못 받으며 격무에 내몰리는 일선 경찰관들의 스트레스와 피로도는 위험수위에 도달한 지 오래다. 국방 못지않게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치안’은 국가 ‘주권’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라고 지적한다. http://me2.do/G1LpUXk8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