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5일 경향신문

- [ 대통령제에 대한 오해 ] 세상엔 이름 때문에 생기는 오해가 적지 않다. 그중의 하나가 대통령제다. 대통령이 국정의 중심에 서는 제도가 대통령제이긴 하다. 하지만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관계에서 입법부가 논리적으로 우위에 서는 게 대통령제다. 미국의 대통령이 의회를 압도하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법안제출권이 의원에게만 주어져 있기 때문에 대통령은 입법부가 제안한 법안에 대해 거부와 수용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의제 설정자(agenda setter)가 입법부란 얘기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대통령이 법안제출권도 가지고, 여당을 통해 입법부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으니 사정이 많이 다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우리에게 ‘좋은 국회의원’ 하면 떠오르는 인물 하나 없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왜 없을까? 이런저런 이유가 있을 것이나 핵심적인 이유는 대통령은 강하고 의회는 약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행정부가 입법부를 압도하고 정당이 입법부를 옥죄니 의회가 의제 설정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국회의원 개개인은 한 사회의 ‘부분’을 대표한다. 좋은 국회의원이라면 자신이 대표하고자 하는 그 부분을 잘 대표해야 한다. 건방 떨지도 주눅 들지도 말고 실력과 용기로 행정부를 견제하고, 공정과 청렴으로 시장의 폐해를 바로잡아야 한다. 약자에게 따뜻하고, 강자에게 엄해야 한다. 이처럼 좋은 국회의원이 많아지면 보통사람의 삶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하나 아쉽게도 좋은 국회의원이 잘 띄지 않는다. 국회의원직은 대통령이나 광역단체장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스펙이 아니다. 권력과 이권을 누리고자 무리 지어 부역하는 자리도 아니다. 대저 국민 삶의 파수꾼이다. 좋은 국회의원을 물으면 누군가의 이름이 금세 떠오르는 그 날을 기다려본다”고 말한다. http://me2.do/GWPJt3b9 

- [ “북 김정은, 미쳤거나 천재” ] 연일 막말로 이목을 끌고 있는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69)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해 “김정은은 미쳤거나 천재”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8월21일(현지시간) 앨라배마주 라디오방송 와피의 <맷 머피 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고 미 인터넷 매체 브레이브바트가 23일 전했다. 트럼프는 이날 방송에서 “봐라. 남북 간의 긴장이 또 고조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의 전투함을 보낸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한국은 대단하다”며 “나도 최근 일 때문에 (한국산) TV를 4000대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거 아나. 삼성, LG 등 우리는 많은 한국 제품을 들여오고 그들은 그걸로 돈을 번다”며 “그런데 우리는 그들을 방어해주기 위해 군대를 보내지만 우리는 얻는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특유의 거침없는 말투로 “이건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김 제1비서에 대해 “그는 미쳤거나 천재”라며 “김정은은 자신의 아버지보다 더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http://me2.do/5kIkbByv

- [ 북 킬러 간첩, 돌연 자수 왜? ] 북한 정찰총국 요원으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암살 등을 공작했던 장현철(가명)이 공안당국에 자수한 것으로 8월24일 밝혀졌다. 그는 ‘김 사장’으로 불리며 마약제조 및 요인암살 등을 위한 대남공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러나 “자금이 부족해 필로폰을 만들어 팔려 했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장현철은 직후 우리 당국에 접촉해 “나는 ‘장성택 라인’”이라면서 “동반 숙청될 수 있어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고 귀순 동기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당국은 장현철이 소속된 대남공작 조직이 황 전 비서 등 주요인물 암살을 시도한 사실을 파악했다. 장현철 측은 2009년 김모씨(63)를 포섭해 10여차례 중국에서 만나 황 전 비서 암살을 지시하고 4만달러(약 4800만원)를 건넸다. 북측은 그러나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 경제난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남측과 중국 등에서 구한 설비를 북한으로 들여가 필로폰 70㎏을 제조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간첩은 마약으로 돈을 벌어 ‘황장엽 암살’ 등의 임무를 수행하려 했다. 하지만 이들의 시도는 허무하게 끝났다. 황 전 비서가 2010년 10월 노환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http://me2.do/5ptHIFsq 

- [ 100m를 5초에 뛰는 사람? ] 우사인 볼트(자메이카·29)는 이름 그대로 ‘번개’라 할 수 있다. 번쩍하는 사이에 100m(9초58)와 200m(19초19)를 한달음에 달려버린다. 196㎝, 95㎏의 탄탄한 몸으로 무장, 다른 선수들이 44걸음에 내달리는 100m를 41걸음으로 끝내 버린다. 최대 보폭은 243㎝나 되며 평균시속은 37.6㎞에 이른다. 60m부터 시작되는 가속구간의 순간최고속도는 시속 45㎞에 달한다. 8월23일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결승에서는 ‘바람보다 빠르다’는 저스틴 게이틀린(미국·33)을 제치고 9초79로 우승을 차지했다. 어찌 바람이 번개를 이길 수 있겠는가.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그런 볼트 역시 ‘인간계의 최고’일 뿐이다. ‘동물계’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아무리 빠르다 한들 치타의 속도(시속 104㎞)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지뿔영양(시속 89㎞)과 검은꼬리누(시속 80㎞)는 물론, 타조(시속 64㎞)에도 미치지 못한다. 볼트가 9초58에 뛴 100m를 치타는 5초80 만에 가볍게 달린다. 그나마 우사인 볼트의 경쟁자로 꼽을 수 있는 동물이 있다. 단봉낙타이다. 단봉낙타는 우사인 볼트의 평균시속(37.6㎞)보다 느린 시속 35.3㎞로 달리니까 승패를 겨뤄볼 만하다. 미국 서던 메소디스트대 연구팀은 100m 달리기 인간의 한계속도가 ‘이론상’ 시속 64.37㎞(40마일)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간의 팔다리 움직임과 근섬유의 움직임이 이상적으로, 그것도 빨리 움직여야 가능한 속도다. 100m 기록으로 환산하면 5초대 중반으로 치타와 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도달할 수 있는 목표인가. 그저 이론상의 기록이겠지?”라고 말한다. http://me2.do/FzfQPDi9

- [ 복지부 장관 후보자 “복지, 난 잘 몰라”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8월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자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학회지에 지도 학생 이름을 누락한 것은 행정적 착오”라며 표절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그럼 제자가 표절한 것이냐”며 명백한 표절 행위라는 반박이 나왔다. 논문 표절이나 법인카드 사적 사용, ‘복지 문외한’ 지적에 대해서는 잇따라 “송구스럽다”며 몸을 낮췄다. 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제자 논문 3편을 본인 이름으로 학회지에 제출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3개 논문은 제가 연구계획서를 쓰고 연구비를 수령해 연구를 진행한 논문”이라며 “도중에 석사학위 논문이 필요한 제자를 연구팀에 합류시켰고 그 결과를 석사 논문으로 제출하고 학위를 받았다”고 말했다. 학술지에 논문을 낼 때 제자를 공저자로 표기하지 않은 것은 “행정적 착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제자가 정 후보자의 연구 결과를 표절해 논문을 썼다는 건데,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이라고 밝혔다. http://me2.do/xwiW1x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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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24일 경향신문

- [ “반기문, 존재감 적었던 리더” ] ‘여성에게 유엔을 맡기자.’ 내년 말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여성이 임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 총장을 포함해 그동안 유엔의 역대 사무총장 7명은 모두 남성이었다. 뉴욕타임스는 8월22일자 사설에서 “세계의 난제들을 외교와 지구적 합의를 통해 해결하는 70년 역사의 기구 수장으로 여성이 임명된다면 상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차기 총장 물망에 오른 여성 후보들은 엘런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등이다. 또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CEPAL) 알리시아 바르세나 사무총장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여성을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하기 위한 캠페인’ 웹사이트는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 루이스 아버 유엔 인권최고대표,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등 약 30명의 여성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의 직업은 정치지도자부터 국제기구 수장, 경제전문가까지 다양하다. 뉴욕타임즈는 반 총장을 가리켜 “대체로 존재감이 적고 감동이 덜했던 리더”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역할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탁월한 여성 후보는 너무도 많다”고 밝혔다. http://me2.do/Gg6PLgf7 

- [ 구멍 난 구두 신고와 1억 기부 ] 지난 8월19일 광주광역시청에 실밥이 터진 구두에 낡은 양복을 입은 80대 노인이 윤장현 시장을 찾았다. 그는 윤 시장에게 “추석 명절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내놓았다. 기탁자는 광주시내 한 복지재단이었다. 광주시는 8월23일 “보문복지재단이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억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간소하게 치러진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한 보문복지재단 정형래 이사장(86)의 차림새는 남루했다. 그의 검은색 단화(사진)는 곳곳에 밑창과 가죽을 꿰맨 실밥이 끊어져 튀어나와 있을 정도로 해졌다. 양복도 곳곳이 낡아 있었다.

윤 시장은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과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1억원을 갖고 오신 이사장님의 다 닳은 신발을 보면서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실밥이 터진 구두에 대해 “내가 발이 편해서 이 신발을 오랫동안 신고 다니는 것뿐이다. 집에 새 구두가 여러 켤레 있다”면서 “늙어서 집에 있는 옷도 다 못 입고 있다. (알려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광주 보문고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평소에도 근검절약이 몸에 밴 것으로 주변에 알려져 있다. 정 이사장이 사는 집은 25년이 넘은 낡은 아파트다. 가전제품과 가구 등도 수십 년 된 것들이 즐비하다고 한다. 보문고 한 교사는 “이사장님 집 선풍기는 20년이 넘었고 교사들과의 회식도 허름한 갈비탕 집에서 한다”면서 “그렇지만 학교시설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아 다른 학교 선생님들이 부러워한다”고 했다. 복지재단도 정 이사장이 전 재산 300억원을 내놓아 설립됐다. http://me2.do/51EaEFHx 

- [ 서울시민 행복도 71.2점 ] 서울시민들은 행복의 척도로 자연환경이나 문화생활 등 사회구성 여건보다 소득과 고용 같은 물질·경제적 조건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이 23일 발표한 ‘메가시티 삶의 질과 서울형 행복지표’ 보고서를 보면 현재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감으로 평가한 삶의 지수는 100점 만점에 71.2점 수준이다. 이들은 10년 전 과거(73.3점)에 더 행복했고, 앞으로 10년 후(74.9점) 더 행복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미래에 대한 행복 기대감은 40대 이전의 연령층과 아직 결혼하지 않은 경우에 더 높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행복지수를 판단하는 11개 영역 항목들을 물었더니 시민들은 행복에 가장 중요한 것을 건강(5점 만점에 4.55점)이라고 꼽았다. 이어 소득(4.39점)·안전(4.23점)·고용 여부(4.19점) 순이다. 반면 시민참여(3.32점)나 사회·공공기관에 대한 신뢰(3.66점), 문화생활 수준(3.71점)이나 사회적 유대·자연환경의 질(각 3.82점)은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적었다. 하지만 실제 행복을 느끼는 기준은 달랐다. 늘어난 소득으로 만족도가 1점 늘어날 때 행복감이 0.365점 늘어나는 반면 가정생활 만족도는 1점이 늘어날 때 행복감이 1.638점 커진다. 재정상태(1.44점)와 함께 사회생활(1.354점)도 행복 기여도가 크다. 소득증가보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계층 소속감이나 계층 이동가능성, 생활영역별 만족도가 행복을 키우는 데 더 중요한 것이다. http://me2.do/FsuquxJ1 

- [ 국산 쏘나타와 미국산 쏘나타 ‘정면 충돌’ ] 8월22일 밤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현대차 스트리트 서킷에서 열린 쏘나타 30주년 기념 고객초청 자동차 영화 시사회는 돌연 흥미진진한 실험실로 바뀌었다. 이날 국내 생산 쏘나타와 미국 생산 쏘나타가 정면충돌했다. “수출용 혹은 미국산 차량이 내수용 차보다 안전하다” “현대차가 국내 고객을 역차별한다”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현대차가 마련한 깜짝 이벤트다. 쏘나타는 올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최고 안전차량(Top Safety Pick+)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델과는 다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가시지 않았다.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쏘나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국내산과 미국산 쏘나타가 안전성에 차이가 있다는 응답이 74%였다. 운전석과 동승석에 남녀 더미(실험용 인형)를 탑승시키고, 차량은 무선 조종했다.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삐~” 소리와 함께 쏘나타 2대가 시속 56㎞ 속도로 마주 보며 달렸다. 법규 시험속도인 시속 48㎞보다 빠르게 했다. 2대는 “쾅” 하는 굉음을 내며 충돌했다. 연기가 가라앉고 충돌한 두 차의 모습이 드러났다. 범퍼는 박살나 땅에 떨어졌고, 보닛은 충돌 충격으로 구겨진 채 위로 올라갔다. 두 차의 파손 부위나 정도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두 차 모두 A필러가 밀리지 않았고, 충돌 후에도 문이 열렸으며, 에어백도 양쪽 모두 부풀었다. 더미의 부위별 상해 정도에 따라 승객보호 정도를 표시하는 평가 결과에서도 두 차 모두 ‘우수’였다. http://me2.do/GWPJt3b9 

- [ 국민연금은 ‘마이너스의 손’ ] 국민연금이 2015년 8월 국내 주식투자로 5조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8월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가진 국내 기업 277곳의 지분 평가가치가 지난달 31일 79조7742억원에서 이달 21일 74조2765억원으로 5조4978억원이 줄어 6.9% 감소했다.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의 20%에 가까운 96조6000억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5월까지 국내 주식투자에서 9.6%의 수익률을 올렸다. 그러나 이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특히 이달 들어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중국발 리스크 등 각종 대내외 악재로 코스피가 7.59% 급락한 여파가 컸다. 수익률을 방어하지 못하면 상반기 올린 수익도 모두 반납하고 올해 주식투자 실적이 지난해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내 주식에 투자해 마이너스 5.5% 수익률로 4조7540억원의 손실을 봤다. 코스피 하락률보다 수익률이 1.8%포인트 더 낮아 ‘마이너스의 손’ 논란이 일기도 했다. http://me2.do/xjrJkTv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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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22일 경향신문

 - [ 우리의 손은 지금 뭘하고 있나 ] 생태정치의 관점에서 자본주의 너머를 사유한 앙드레 고르(1923~2007). 고르의 저술 <에콜로지카>에 따르면 기술은 둘로 나뉜다. 고르는 기술을 열린 기술과 닫힌 기술로 양분하는데, 전자가 인간의 자율성과 상호 연관성, 공유 관계를 증진한다면, 후자는 인간을 기술의 노예로 전락시킨다. 닫힌 기술은 그 작동 과정을 프로그램화하고 상품이나 용역(서비스)의 제공까지도 독점한다. 열린 기술의 대표적 사례가 대중교통 체계라면 닫힌 기술을 대표하는 것이 원자력 발전이다. 이문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불행하게도 후기산업사회를 구성하는 기술은 거개가 닫힌 기술이다. 우리는 닫힌 기술이 만들어내는 상품의 구매자, 소비자, 폐기자일 따름이다. 우리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두 손을 들여다보는 일만큼 확실한 것도 없다. 우리 손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도구를 만들고 기계를 손질하던 우리의 손은 지금 리모컨이나 신용카드를 만지고 있다. 손은 이제 만드는 손, 만지는 손이 아니고 소비하는 손, 조작하는 손이다. 디지털 기술이 일상적 삶은 물론 우리의 뇌 구조를 바꿔나가면서 손의 거처가 바뀌었다. 손은 세계와 정신, 타자와 감정 사이를 떠나 기계와 몸 사이로 거주지를 옮겼다. 손이 인간과 기술 사이를 온전하게 매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페카 히마넨이 바라는 ‘우정, 사랑, 자유로운 협동, 개인적 창조성, 이런 것을 기쁨의 최우선에 놓은 삶의 방식’을 아예 잃어버릴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http://me2.do/xvPLO31r

- [ ‘통달’ 하려면 인생을 헌신하라 ] 도쿄 긴자 스키야바시 초밥집 ‘지로(次郞)’. 미슐랭 가이드 별 3개 레스토랑인 이곳을 일군 오노 지로(小野次郞)는 일과 지독한 사랑에 빠진 완벽주의자였다. 한 요리평론가는 다큐멘터리 <스시 장인, 지로의 꿈>(2011)에서 “자기 비판적인 요리사는 많이 봤지만, 그처럼 자기에게 엄격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1911년생인 그는 70년 세월동안 손에서 초밥을 놓지 않았다. 심장질환으로 쓰러지기 전까지는 80세 넘은 나이에도 쓰키지(築地) 어시장에서 장도 직접 봤다. 그가 말한 장인의 비결은 간명하다. “기술에 통달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인생을 헌신해야 하죠. 그것이 성공비결이자 명예롭게 사는 비결입니다.” 도제 과정은 혹독하다. 견습생은 손님들에게 낼 뜨거운 수건을 짜는 일부터 시작하고, 10년 경력이 쌓이면 코스 마지막에 내는 계란요리를 할 수 있게 된다. 경향신문 최민영 미디어기획팀장은 “깊고 순수한 맛은 반복의 고행에서 비롯된다. 0.1㎜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순간들을 묵묵하게 버텨내는 인내심이야말로 장인의 필수요건이다. 궁극의 완벽함은 미세한 차이가 가름한다. 더불어 새로운 가능성에도 언제나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삶의 리듬이 자진모리 격인 시장중심 사회에서도 장인의 명맥이 계속될 수 있을까. 노벨상 수상자인 콘라트 로렌츠는 즉시 만족을 구하는 태도가 현대사회의 죄악 중 하나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진정한 희열을 경험하려면 고통을 견뎌야 하는데, 고통을 회피하려다 보니 삶이 지루해지고 무미건조해지고, 새로운 자극을 탐닉하게 된다”고 말한다. http://me2.do/5zAohUHd

[ 유혹의 기술 ] 대중을 유혹하는 기술은 무엇일까. 신간 <대중유혹의 기술>의 저자 오정호는 EBS PD로 지난 1년간 같은 제목의 <다큐프라임> 프로그램을 제작해 이달말 방영을 앞두고 있다. 취재 내용을 미리 정리해 펴낸 이 책에서 그는 “유혹의 메시지를 실어 나르는 현대 미디어는 우리의 의식구조를 변화시키고 세계관에 영향을 준다. 나아가 우리의 사회적 현실을 직조한다”고 말한다. 대중이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도록 만드는 유혹의 기술은 기본적으로 PR와 마케팅의 영역이다. 볼거리, 입소문 전략 외에 주요한 유혹의 기술로는 드라마(스토리텔링) 도입, 공포와 분노 활용, 이미지 조작 등이 있다.  경향신문 한윤정 문화부 선임기자는 “이미지 조작으로 가장 성공한 인물은 히틀러다. 전속 사진사 하인리히 호프만, 선전상 요제프 괴벨스, 여성 영화감독 레니 리펜슈탈이 그의 카리스마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러한 유혹의 기술은 대중의 무의식에 작용할 때 비로소 효과를 거둔다. 유혹의 기술이 자동차 혹은 요트라면, 대중의 무의식은 이를 움직이는 가솔린이나 바람이다. 그렇다면 대중의 무의식에 접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대중은 과거의 좋았던 기억에 열광한다. 농구선수 서장훈이 최근 토크쇼 게스트로 성공한 이유다. 대중은 또 상처에 반응한다. 일본인들이 자위대의 위상을 높이는 데 집착하는 것은 패전의 상처 때문이다. 어렵기는 하지만 대중의 욕망을 아는 것이야말로 유혹의 지름길이다”라고 말한다. 신간 <대중유혹의 기술(메디치미디어)> http://me2.do/5zAohUHd 

- [ 인사청문회에 나갈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60)가 분당서울대병원장 재직 당시 업무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법인카드를 주말·공휴일에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추석·크리스마스 등 공휴일과 골프장 인근에서도 ‘간담회’ 명목으로 법인카드를 썼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8월21일 “정 후보자가 분당서울대병원장을 역임하던 2008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주말에 골프장이나 인근 식당에서 개인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총 49건을 주말과 공휴일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와 분당서울대병원의 ‘업무추진비 관리지침’에는 법정 공휴일과 토·일요일에는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없으며 출장명령 등 증빙서류를 제출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별도의 증빙서류를 내지 않았다. 자신이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 불려갈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그러니 법인카드를 개인 쌈짓돈 마냥 펑펑 쓸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인사청문 대상이 되고 나니 스스로 저지른 비도덕적 행위들은 다 잊어린 모양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인사청문회장에 나올 수는 없었을 것이다. http://me2.do/5NkqSHfm 

- [ 북한 표준시 변경 따른 첫 혼동 ] 북한이 남측 대북확성기 철거 시한으로 밝힌 ‘22일 오후 5시’는 시차 적용이 필요하다. 남북한이 다른 표준시를 채택한 탓이다. 북한은 지난 8월20일 오후 5시쯤 우리 측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고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에 나서겠다며 48시간의 ‘최후통첩’을 제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8월20일 17시 (남한) 국방부에 48시간 안으로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심리전 수단들을 철거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간다는 최후통첩을 내보낸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의 결심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문자대로 보면 ‘대북 심리전 방송을 22일 오후 5시까지 중지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22일 오후 5시’는 실제 한국시간으로는 ‘22일 오후 5시30분’을 의미한다. 북한이 지난 15일부터 한국시간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를 표준시간으로 정하면서 남과 북이 30분 시차가 나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 “동경 127도30분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현재 시간보다 30분 늦은 시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표준시간으로 정하고 평양시간으로 명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http://me2.do/5VnAVP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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