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3일 경향신문

- [ 욕 먹고 싶어하는 홍준표 ] “욕먹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말은 무상급식 폐지의 정치적 속셈을 들춰 보인다.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을 폐지하는 난폭한 결정의 뒷면에는 설령 ‘욕먹는 마케팅’으로라도 전국적 주목도를 높이고, 보편복지에 맞서는 보수의 아이콘으로 등극을 도모하는 ‘홍준표의 꿈’이 도사리고 있을 터이다. 반면 성남시는 무상급식을 ‘친환경급식’으로 전면 확대하고, 신규로 204억원을 들인 창의교육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홍준표 지사가 양자택일을 강요한 ‘밥’과 ‘공부’ 둘 다를 말짱하게 실시하고 있는 셈이다. ‘무상복지’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출산 여성의 산후조리를 무상 지원하고, 내년부터 중학생 ‘무상교복’도 추진한다. 양권모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실험을 새누리당에서는 ‘포퓰리즘의 극치’로 몰아붙이지만, 무상산후조리에 소요되는 예산은 성남시 예산의 0.4% 수준이다. 어디에서든 무상급식을 비롯해 복지정책은 예산이 아니고 철학과 의지의 문제다”라고 지적한다. http://goo.gl/Fqcmqr

- [ 학생들이 재고품이라니… ] ‘인구론’이라는 말이 있다. 인문계 졸업생 90%가 논다고 해서 나온 유행어다.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안도 사실상 취업률이 낮은 인문계열의 통폐합이 핵심이다. 교육부 장관조차 “인문학보다 취업이 우선”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세상이다. 한양대 총장이 학교를 ‘공장’에, 학생을 ‘재고물품’에 비유해 학생들이 들끓고 있다. 총장은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했는데 재고만 쌓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되겠느냐. 취업률 같은 사회적 요구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패러디 사진전을 여는 등 총장을 성토하고 있다. 물론 학생들의 취업난에 대한 걱정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미래의 인재를 키우는 한 대학의 수장이 학교를 고작 ‘회사에 납품할 학생을 생산하는 공장’에 비유하는 건 어처구니없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교육에 대한 근본 철학도 없이 대학을 오직 취업을 위해 학점을 쌓는 취업공장, ‘주식회사 유니버시티’로 만들겠다는 천박한 인식이 개탄스럽다. 200년 전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학교가 학교다우려면 참스승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http://goo.gl/m2QsxA 

- [ 부모 권력의 대물림 ] <아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유명 연예인과 딸들이 나온다. 하지만 딸들의 출연은 정말 아빠를 위한 것일까? 이경규와 강석우의 두 딸인 이예림과 강다은은 모두 아빠의 모교인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재학생이다. 조재현의 딸인 조혜정은 미국의 한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조민기의 딸 조윤경은 미국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아빠의 입을 통해 아나운서를 희망하는 걸로 알려졌다. 모두 방송 연예인 지망생들이다. 물론 이 프로그램이 노골적인 딸들을 위한 연예인 입문 프로그램으로 보긴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연예계 데뷔가 매우 절실한 시점에 있는 20대 초·중반의 딸들은 이미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방송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이들은 엄청난 방송 분량으로 노출되고 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프로그램명을 <아빠를 부탁해>가 아니라 <내 딸을 부탁해>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빠가 딸의 마음을, 딸이 아빠의 마음을 알아나가는 진솔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화사한 포장에 불과하다. <아빠를 부탁해>는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 딸을 위한 ‘아빠의 청탁’, ‘아빠에 의한’ 딸의 일자리 창출에 공모하는 프로그램이다”라고 말한다. 덧붙여 “‘내 딸을 부탁해’라는 불편한 요청은 프로그램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본인이 총장으로 있던 중앙대에 30대 초반인 딸의 교수 채용을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위 ‘땅콩 회항’으로 구속된 조현아의 경우도 부친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잘못된 권력의 증여에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부모의 권력을 대물림하는 또 하나의 불평등의 기호가 아닐까? http://goo.gl/azOPw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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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일 경향신문

- [ 종북 언어 ‘미끌거리다’ ] ‘미끌거리는 비누’ ‘미끌거리는 미꾸라지’ ‘미끌거리는 다시마’…. ‘미끌거리다’는 ‘몹시 미끄럽다’ ‘흠이나 거친 데가 없이 부드럽다’란 뜻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널리 쓰는 말이다. 한데 ‘미끌거리다’는 표준어가 아니라 ‘북한어’다. 해서 국어사전은 ‘미끌거리다’ 대신 ‘미끈거리다’로 쓰라고 한다. 하지만 ‘몹시 미끄럽다’란 뜻으로 쓰인 ‘미끌미끌하다’는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종북 공안몰이가 한창인 요즘, 북한어를 쓰다간 ‘종북’으로 몰릴 수도 있다. 경향신문 김선경 기자는 “왜 ‘미끌미끌하다’는 표준어인데 ‘미끌거리다’만 북한어 취급을 하는지 모르겠다. 하루바삐 ‘미끌거리다’에 ‘미끄럽고 번드러워서 자꾸 밀리어 나가다’란 뜻을 주어 ‘북한어’란 족쇄를 풀어주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http://goo.gl/Hd4qDn

- [ 누가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나 ] 아이들은 세상이 가르친 대로 따라한다. 아이와 침팬지를 비교하는 유명한 실험이 있다. 나뭇가지로 검은 상자 위쪽을 두드리는 등의 세 가지 행동을 한 뒤 상자 한 면에 달린 창을 열어 나뭇가지로 사탕을 꺼내는 것이다. 아이와 침팬지 모두 잘 따라 했다. 그 다음 투명한 상자로 같은 실험을 했다. 사탕이 잘 보이므로 상자 위쪽을 두드리는 행동은 불필요했다. 그냥 창을 열고 사탕을 꺼내면 된다. 그러나 아이는 세 가지 절차를 다 따랐다. 반면 침팬지는 바로 사탕을 꺼냈다. 침팬지가 아이보다 똑똑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하지만, 침팬지는 문명을 만들지 못한다. 모방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인간은 모방할 줄 알기 때문에 선례를 배우고 지식을 습득해 후대에 전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장점은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보도된 시리아 난민촌 사진 한 장을 보자. 사진에서 네 살짜리 아이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두 손을 들고 있다. 누군가가 자기를 겨냥하자 살려달라며 두 손을 든 것이다. 아이가 생존법부터 배운 것이다. 인간의 문명이 아이에게 왜 공포가 됐는지 이 사진은 묻고 있다”고 일깨운다. http://goo.gl/25GJen 

- [ 건물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 좋은 건축은 집주인뿐 아니라 일반시민들의 이익도 지켜줄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건축주는 그 건축의 사용권만 가질 뿐, 소유권은 사회가 갖는 게 맞다. 건축이 목표하는 바는 단순한 부동산의 가치를 뛰어넘는 공공성의 가치라는 것인데 이는 바로 건축이 지녀야 할 윤리를 뜻한다. 서울 대학로에는 ‘샘터’라는 잡지사의 사옥이 있다. 대학로 대로변 가장 번화한 곳에 있다. 1970년대 말에 지어진 이 건축의 1층 가운데 부분은 비워져 있어 앞의 큰길과 뒤편 작은 길을 이어준다. 마치 도시의 로비처럼 바로 앞의 지하철역을 빠져나온 이들이 서로 약속하여 만나는 장소이며, 비 오는 날이면 길 가다 비 그치기를 기다리는 행인들로 북적이는 공간이다. 이 지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이니 막아서 카페 같은 공간으로 쓰면 큰 수익을 올리련만 이 건축의 주인은 지난 수십년간 이 공간을 그냥 공공에 내주어 이제는 모두를 위한 공공의 장소가 되었다. 난삽한 상업적 풍경이 득세하는 대학로에서, 오랜 시간의 윤기가 맑게 배인 벽돌벽과 그 위를 덮은 담쟁이는 이 건축의 도시에 대한 헌신을 상징하며 그래서 넘보지 못할 기품이 늘 있다. 건축가인 승효상 이로재 대표는 “‘샘터’사옥이 40년 가까운 세월을 한 장소에서 변함없이 건축의 윤리적 사명을 지키고 있는 것은 건축가 김수근 선생과 건축주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건축의 공공적 가치에 대해 완벽한 일치를 이룬 결과다”라고 말한다. http://goo.gl/uB1ZlK

- [ 대학은 공장, 학생은 재고 ] 한양대 이영무 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학교를 공장에, 학생을 재고물품에 비유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총장의 발언을 패러디한 사진전을 열어 이 총장을 비판했다. 이 총장은 “종합대로서 어느 한 전공만 잘돼서는 발전할 수 없다”며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했는데 재고만 쌓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되겠나. 취업률 같은 사회적인 요구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총학은 1일 오전부터 페이스북에서 이 총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패러디 사진전’을 열었다. 창고에 재고 상자들이 잔뜩 쌓여 있는 사진에 ‘입학식’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상자들이 마주 쌓여 있는 사진으로 선후배 대면식을 표현했다. 공장에서 물품을 확인하는 직원의 사진을 게시한 뒤 “교수님이 출석을 체크하고 있다”는 설명을 달기도 했다. http://goo.gl/jsmMrF 

- [ 생물을 고기로 부르지 마라 ] 누구든 일상생활에서 동식물을 가장 자주 접하는 곳, 다름 아닌 바로 밥상이다. 산에서 뜯은 나물, 흙에서 자란 야채, 그리고 바다에서 건진 생선. 서식지로부터 그릇 위까지 긴 여행을 마친 여러 종의 생물이 하루에 세 번, 또는 그 이상, 우리와 마주한다. 웬만한 한국인의 식탁은 단일 먹거리가 아닌 최소한의 생물다양성이 나타나는 식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장류 학자인 김산하씨는 “밥상에 오르는 다양한 생물 중 유독 물고기만이 거의 원형 그대로 식탁에 오른다. 사람들이 소나 돼지를 보면서 그 자체로 입맛을 다시지는 않는다. 하지만 물고기는 심지어 날 것으로 산채로 회를 떠서 먹고, 통째로 구워 먹는다. 그리고 살아있건 죽었건 간에 대놓고 ‘고기’라고 부른다”며 “물고기가 아닌 물살이로 명칭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어엿한 생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자는 취지다. http://goo.gl/prx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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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일 경향신문

- [ 군인들 무상급식을 폐지한다면… ] 복지정책에 있어서 선별주의는 보편주의에 비해 예산이 적게 드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결코 경제적이지 않다. 가난한 사람을 선별하는 데 큰 조사비용이 들고, 선별에서 빠진 어려운 사람이 발생하고(송파 세모녀 사건), 가난하지 않은 사람이 속여서 나랏돈 빼먹는 부정이 생기고, 선별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고(낙인효과), 복지는 가난한 달동네 사람들을 위한 것이니 나하고는 상관없다는 반복지 의식을 함양하고, 국민들이 세금 내는 것을 거부하게 만들어 되레 복지국가 건설을 방해한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홍준표 경남지사는 예산이 부족하니 예산을 학교급식에 쓰지 않고, 저소득층 아이들 교육지원에 쓰겠다고 한다. 스웨덴, 핀란드가 학교 무상급식을 시작한 것은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도 안될 때였다. 소득이 2만5000달러가 넘는 한국이 아직 가난해서, 예산이 부족해서 무상급식을 못한다면 그건 핑계일 뿐이다. 문제는 예산이 아니고 의지다. 예산이 없는 게 아니고 하기가 싫은 것이다. 예산이 부족해서 아이들 밥 못 주겠다는 도지사가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홍준표 지사는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지, 밥 먹는 곳이 아니라고 한다. 그의 어법을 빌리자면 미국 출장은 일하러 가는 것이지 골프 치러 가는 게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무상급식을 폐지하는 것은 군대에서 무상급식을 폐지하고 가난한 군인에겐 무상급식을, 살만한 군인들은 밥을 사먹게 하는 것과 같다. http://goo.gl/zkuh2A

- [ 박 대통령의 눈물, 진짜였나? ] 세월호 참사 후 한 달여가 지난해 5월19일,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면서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정하게 처벌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 것도 제안합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눈물에 많은 이가 감동했었다. 그리고 지금, 어렵사리 통과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은 누더기가 되어버렸다. 진상규명 의지는 실종됐고 정부와 여당은 되레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형국이다. 기생충박사로 유명한 서민 교수는 “궁금해진다. 대통령이 흘렸던 눈물은 진짜였을까? 혹시 눈에서 땀이 났다든지, 콧물이 역류해 눈으로 간 것이 아닐까? 아니면 좌파들의 주장처럼 50초간 눈을 깜빡이지 않아서 눈물이 난 것일까? 이유가 무엇이든 난 그 이후 눈물을 흘리는 사람을 보면 덜컥 의심부터 한다”고 말한다. 대통령 탓에 눈물까지도 불신 받는 시대가 됐다. http://goo.gl/MQIP67

- [ 아이는 살고 싶었다 ] 전쟁은 누구에게나 고통을 주지만, 특히 아이들이 받는 상처는 크고 깊다. 내전 중인 시리아 어린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사진에 담긴 것은 아디 후데아라는 4세 여자아이다. 두 손을 들고 있고, 큰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하다. 오스만 사을리라는 터키 기자는 지난해 말 시리아의 한 난민촌에서 이 사진을 찍었다. 기자가 들고 있던 카메라를 본 아이는 총을 든 줄 알고 두 손을 번쩍 든다. 사을리 기자는 31일 BBC 인터뷰에서 “나는 망원렌즈를 쓰고 있었는데 아디는 그걸 무기라고 생각했다. 카메라를 들고 나서 아이가 겁에 질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들이 어떤 일을 겪는지는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을 통해 더 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ttp://goo.gl/3Wd0Ld

- [ 무상급식 요구하면 종북? ] 경남지역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들이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는 학부모들 배후에 종북세력이 있다는 경남도의 색깔공세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30일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해 경남도 명의로 ‘종북세력을 포함한 반사회적 정치집단이 경남도를 상대로 정치투쟁을 하려는 행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성명서를 냈다. 무상급식을 요구하면 종북이라니…무상급식을 복지가 아닌 공산주의 국가의 배급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http://goo.gl/3G2Osi 

- [ 축복 받지 못하는 ‘장수’ ] 서경(書經) 홍범편에는 인생의 다섯 가지 복으로 수(壽)·부(富)·강녕(康寧)·유호덕(攸好德·덕을 쌓는 것)·고종명(考終命·제 명을 다하고 죽음)을 들었다. 청나라 학자 적호(翟灝)는 ‘통속편(通俗編)’에서 좀 더 서민적인 오복으로 유호덕과 고종명 대신 귀(貴)와 자손중다(子孫衆多·자손을 많이 남김)를 넣었다. 한때 중·장년층 이상의 술자리에서 애용되던 건배 구호가 ‘구구팔팔이삼사’였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2~3일간 앓다가 4일 만에 죽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요즘 ‘구구팔팔이삼사’라는 건배 구호를 잘 들을 수가 없다. 오복 중에 으뜸이던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 부담인 시대요, 사회가 됐기 때문이다. ‘구구팔팔이삼사’는 고사하고 ‘웬만하면 90살, 재수 없으면 100살까지 산다’는 농담이 뼈 있게 들리는 세상이다”이라고 말한다. 박윤경 청주교대 교수 등이 57권의 도덕·사회·경제 교과서를 분석하니 대부분 고령화를 노인 부양 부담 증가, 경제 성장 둔화, 국가 경쟁력 약화 등 부정적 관점으로 기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장수 만세’가 ‘장수 재앙’이 되는 현실은 매우 곤혹스럽고 혼란스럽다. http://goo.gl/eqUnu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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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3월 31 경향신문

- [ 금리인하의 역습 ] 형태의 보조금을 일부 가계채무자에게 제공할 때 실제 실속을 챙기는 것은 부동산 소유자다. 벼 재배농가의 소득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쌀 직접지불금을 논을 빌려준 지주가 전부 가로채거나 농지임대료를 올려 일부 가로채고, 이를 배경으로 농지가격이 올라간다. 어린이집에 보육료를 지원하니까 어린이집에 높은 프리미엄, 즉 권리금이 붙어서 거래된다. 이른바 보조금의 자본화 현상이다. 금리 인하 조치에 힘입어 저리로 대출받아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면 주택가격이 상승한다. 전세를 놓던 사람도 이자가 싸니까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주택임차가구는 높은 월세 부담을 지게 된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는 “금리 인하는 자산가격 상승을 통해 자산소유자의 부를 키워주는 한편 주택 전·월세와 상가임대료 상승으로 주택임차 서민과 상가임차 자영업자들을 괴롭힌다. 자산불평등을 심화시킨다”라고 지적한다. http://goo.gl/pMo8Hq

- [ 사장님 편드는 ‘괴물’ ] 노사정위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논의하고 있다.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 제한은 고용불안을 야기하니 조건을 달아 4년으로 연장하자, 파견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직무와 숙련에 기초한 임금체계로 개편하자…. 정부의 친(親)자본 편향을 꼭 빼다 박았다. 결국 사장님들이 기간제와 파견노동자를 대량 양산하고 자유롭게 쓰다가 해고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오민규 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은 드라마 ‘미생’의 등장인물에 비유해 “갓 입사한 장그래에겐 최저임금만 주는 직무급제, 숙련이 높아진 김 대리에겐 성과급제, 근속이 오래된 오 과장에겐 임금피크제라는 ‘3종 선물세트’가 주어진다”고 말한다. 노사정 합의가 이뤄지면 국무회의와 국회에서는 더 흉측한 괴물들을 만들어낼 것이고, 사장님들은 법·제도를 악용해 온갖 잡귀들을 만들어낼 까 두렵다. http://goo.gl/RVPKeD

 - [ 당신의 가난을 증명하시오 ] 홍준표 경남지사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고 추진하는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 신청이 극히 저조하다. 신청 마감일을 사흘 앞두고 있지만 지원 대상자 중 26%만 접수를 끝냈다. 학부모들이 홍보 부족으로 지원대상 기준을 잘 모르거나 소위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구비서류가 너무 많고 신청 절차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전세 자금을 대출받아 전세로 거주하고 차량을 한 대 소유하고 있으며 부인이 자영업을 하는 일용직근로자의 경우, 읍·면·동에 비치된 필수작성 서류 5가지와 함께 신청인이 따로 준비해야 할 서류 9가지 등 모두 14가지를 제출해야 한다. 연간 50만원을 받으려고 소송 수준의 서류를 준비해야 하니, 복잡한 절차에 상담하다가 신청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http://goo.gl/15QuLs 

- [ 이억만리엔 ‘화성’이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가 텅 비도록, 젊은이들은 모두 중동에 가라’고 하자 갑자기 ‘이억만리 중동’이란 말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바른 표현은 이역만리(異域萬里)다.  ‘만리나 떨어진 다른 지역, 즉 외국’임을 뜻한다. 이억만리는 억만리(里)의 두 배인 二億萬里일 것이다. 10리가 4㎞쯤이니, 이억만리라면 8000만km가 될 것이다. 어느 정도 거리일까. 1997년 7월 5일 무인 우주탐사선 패스파인더 호가 8000만킬로미터를 날아간 끝에 도착한 곳은 화성이다. http://goo.gl/Uhk6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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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30일 경향신문

- [ 홍준표 경남지사의 과거 ] 태조 이성계와 무학 대사가 면담자리. 태조가 “내가 자세히 보니 대사 모습이 마치 돼지 같구려”라고 하자, 무학 대사는 “대왕께서는 부처님같이 생기셨습니다”라고 말했다. 놀란 태조는 “농을 했는데, 어찌 덕담을 하시오”라고 물었다. 무학 대사가 답했다.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의(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矣)”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말이다. 영어 표현 중 ‘It takes one to know one’이라는 게 있다. 비난하는 사람이 비난받은 사람의 결점을 가졌다는 뜻이다. 우리 속담으로 치면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는 말과 통한다. 모두 자신의 처지, 눈높이에서 사물을 바라본다. 아무리 배움을 쌓고 경험을 많이 하더라도 현재 자신의 처지에 맞춰 세상을 바라본다. 최우규 경향신문 산업부장이 칼럼을 통해 홍준표 경남지사의 과거를 공개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어려서 가난했다. 중학교 시절 도시락을 쌀 수 없어 점심 시간에 수돗물로 배를 채웠다. 당초 육군사관학교로 가려다 법대-검사로 진로를 바꿨다. 아버지가 비료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면서다. 검사는 권력을 쥔 사람들이 저지르는 범죄를 처단하고 억울한 사람들의 하소연을 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권력을 쥔 그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가난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http://goo.gl/4M5JoW

- [ 문재인은 곰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62)가 29일 당 대표 취임 50일을 맞았다. 그는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을 자신과 당에 비유하면서 “50일간 마늘과 쑥만 먹었다”고 말했다. ‘유능한 경제정당’과 ‘안보정당’으로의 당 체질 변화를 하려고 노력한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려면 마늘과 쑥만 먹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제 겨우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려낸 정도로, 이것을 활활 타오르게끔 저희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같은 경제기조로는 오히려 절망적인 ‘국민 부도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고 박근혜 정부를 직격했다. http://goo.gl/yrsrqO 

- [ 검색보다 사색을 ] 2500년 전 붓다는 왕자로 태어나 풍요로운 삶을 살면서도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가’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는 고착된 생각, 굳어진 관습, 잘못된 삶의 행태와 완전히 결별하면서 위대해졌다. 붓다는 ‘나의 말도 의심하라’고 가르치며 ‘사유’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붓다의 가르침은 지금같은 검색의 시대에 더욱 유효한 게 아닐까. 손끝에서 이루어지는 검색으로 남의 지식을 빌려올 수는 있어도 생각의 힘, 지혜를 키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라며 전남 해남 일지암의 법인 스님의 저서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속 한 구절을 들려준다 “검색으로 상징되는 고착화된 생각에서 벗어나 내적인 성찰로 마음을 돌릴 때 진정한 행복과 성숙한 삶에 도달할 수 있다” http://goo.gl/cdh37d

- [ 중국 위안화가 기축통화 되나 ] 1944년 7월 미국 뉴햄프셔 주 브레턴우즈의 마운트 워싱턴호텔에서 20세기 가장 역사적인 국제회의가 열린다. 바로 거기서 미국의 달러는 전 세계 화폐를 대표하는 기축통화(reserve currency)로 결정된다. 이를 통괄하기 위해 IMF와 IBRD 등의 세계은행도 설립된다. 미국의 패권은 여기서 시작됐다. 달러로 세계를 제패하는 것은 분명 꿀처럼 달콤한 일이지만 거기엔 독이 있었다. 이를 정확히 간파한 사람이 있었으니 벨기에 태생의 미국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이다. 그는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이상 전 세계에서 사용되어야 하기에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어야 하고, 그것은 무역을 통해 가능함으로 결국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를 막으려면 달러의 유동성이 공급되지 못하니, 결국 기축통화의 지이를 누리려면 만성 적자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달러가 이렇게 계속 공급되면 가치는 하락하고 결국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신뢰도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다는 이른바 ‘트리핀의 딜레마’다. 사회학자 김광기 경북대 교수는 “결국 그 과정의 끝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종말이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3차 양적완화(QE)를 통해 엄청나게 달러를 찍어 냈다. 달러의 수명 단축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이를 국제사회가 눈치채지 못했을 리 없다”고 말한다.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왜 생겨났는지 알게됐다. http://goo.gl/sdKuwD

- [ 의료계 일자리 ‘중증 불임’ 상태 ]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면서도, 일자리 블루칩인 의료계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 병원은 한 병상당 종사자 수가 0.5명에 불과한 데 반해, 다른 국가들의 평균은 3.7명으로 한국의 7.6배에 달한다. 미국 6.4명, 영국은 7.6명이나 된다. 만약, 한국 병원이 OECD 평균까지 종사자 수가 늘어난다면, 산술적으로 185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진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의료 분야 일자리의 몸통은 전체 의료 인력의 95%를 고용하고 있는 병·의원이다. 여기서 일자리의 숨통이 트여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병·의원은 일자리에 관한 한, 중증 불임 상태”라고 말한다. 드리고 그 주요 이유로 두가지를 꼽는다. 첫째 선진국에서는 기본 입원서비스로 제공하는 환자 간병을 가족에게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원인은 건강보험이 병·의원에 돈을 주는 방식에 있다. 사람값에 해당하는 진료비·수술비는 원가에 못 미칠 수준으로 박하고, 기계값에 해당하는 건사료는 비싸다. 병·의원 입장에서 더 많은 인력, 더 좋은 인력을 쓸 이유가 없다. 기계 한 대 더 들이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일자리가 생겨날 재간이 없다. http://goo.gl/kn6O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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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8일 경향신문

- [ 아이를 낳지 않는 진짜 이유 ] 일제시대를 살았던 할머니 세대는 10명씩 낳아 기르는 일이 허다했다. 일생을 출산과 육아에 바치신 셈이며, 그것이 여성의 ‘좋은 삶’이라고 여기는 인생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한강의 기적’ 시절을 살아오신 우리 어머니 세대는 보통 3명을 낳아 기르는 일이 많았다. 복지도 육아 시설도 마땅치 않던 그 시절에 3명을 혼자 기르는 일은 엄청난 일이었을 것이다. 할머니 세대만큼은 아니어도 어머니 세대 또한 출산과 육아를 자신의 ‘좋은 삶’의 내용으로 여기셨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한국 자본주의에서 생존하느라 버둥거리고 있는 우리 세대의 여성들은 2명 혹은 1명을 낳아 기르고 있다. 물질적 조건과 여가 시간을 생각하면 분명히 어머니와 할머니 세대보다 월등하지만, 그네들의 ‘좋은 삶’에서 출산과 육아의 의미는 전혀 다른 탓이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은 “어설픈 출산율 캠페인은 물론이고, 몇 가지 보조금 및 수당이나 세금 감면 같은 것들만으로는 출산율 감소라는 지구적 추세를 역전시킬 수 없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정말로 여성의 (나아가 모두의) ‘좋은 삶’이 되는 새로운 생활 방식의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http://goo.gl/bzFpM0

- [ 새누리·새정치 ‘운동화 경쟁’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첫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4·29 재보선을 앞두고 양당의 운동화 경쟁이 눈길을 끈다. 새정치 문재인 대표는 27일 경기 성남 중원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환석 후보에게 운동화를 전달한 뒤 끈을 매줬다. 앞서 지난 25일 새누리 김무성 대표는 인천에서 4.29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상수 후보(인천 서구·강화을)에게 운동화를 전달했고 같은 날 새정치 문재인 대표도 인천에서 새누리 안상수 후보와 경쟁 할 신동근 후보에게 공천장과 선전을 기원하는 운동화를 전달했다. 그리고 26일엔 새누리 김무성 대표가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승 예비후보에게도 운동화를 선물했다. 물론 새누리당은는 빨간색 운동화를 선물했고, 새정치연합은 파란색 운동화를 선물했다. 선거를 앞두고 운동화가 등장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대선 당시에는 김상민 당시 새누리당 청년본부장은 청년본부 출범식이 끝난 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잘뛰라는 의미로 날개달린 운동화를 신겨 줬다. 새누리당은 한나라당 시절인 2010년 6·2지방선거 때 열심히 뛰자는 의미로 운동화를 지급한 바있다. 당시 새정치연합은 선거가 끝난 뒤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원순 시장의 목에 앞으로 열심히 뛰어달라는 의미로 운동화를 목에 걸어 주기도 했다. 운동화 이벤트를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누가 더 끈을 잘 매줬나도 의미없다. 단지 선거가 끝난 뒤 헌신짝 처럼 버리지 말고 계속 열심히 뛰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7일 경기 성남 중원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환석 후보에게 운동화를 전달한 뒤 끈을 매주고있다. /연합뉴스

2012년 10월 25일, 당시 김상민 새누리당 청년본부장이 청년본부 출범식이 끝난 뒤 대선에 출마한 박근혜 후보에게 날개달린 운동화를 신겨 주고 있다./경향신문 박민규 기자

- [ 로마 제국을 건설한 ‘맷돌’ ] 인류가 곡물을 가장 중요한 식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1000년 무렵이다. 중량 대비 영양소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곡물은 당시 형성되기 시작한 도시, 국가, 군대를 지탱할 수 있게 했다. 저장이 용이했기 때문에 부의 축적을 가능케 했고 권력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먹여 살릴 수 있는 능력이 권력을 키웠고, 보리와 밀이 제국을 세웠다.”  로마는 페르시아나 마케도니아와 달리 간소하고 절제된 음식을 선호했다. 이는 전쟁에서도 유리했다. 로마 병사들은 맷돌을 짊어지고 다니며 곡물을 갈아 음식을 해먹었다. 특히 회전식 맷돌의 등장은 로마 군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기존의 맷돌은 8명이 먹을 곡식을 갈려면 너댓 시간이 필요했지만 회전식 맷돌은 1시간30분 만에 끝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간 <탐식의 시대(다른세상)> http://goo.gl/rbDaCD

- [ 걷고 싶은 거리의 비밀 ] 테헤란로와 신사동 가로수길 가운데 걷고 싶은 거리를 묻는 다면 대부분 가로수길을 꼽을 것이다. 이유는 이벤트 밀도와 공간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벤트 밀도는 거리를 걸을 때 낯선 경험을 하는 빈도인데 작은 건물, 아기자기한 가게, 모퉁이와 골목이 많을수록 높아진다. 이벤트 밀도가 높으면 우연성이 커지고 보행자는 그만큼 많은 선택권을 갖는다. 공간의 속도는 사람, 자동차 등 거리를 움직이는 개체의 속도다. 이 속도는 차도 및 인도의 면적, 설치물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며 사람이 걷는 속도인 시속 4㎞일 때 가장 호감을 준다. 두 요소를 종합하면 걷고 싶은 거리의 조건을 과학적으로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신간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유현준 저·을유문화사)> http://goo.gl/8MfW2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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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7일 경향신문

- [ 새누리 이정현 “난 광주시민이 버린 쓰레기” ]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57)이 27일 “광주시민들이 이정현을 쓰레기통에 버렸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가지고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키고 배려했다”고 말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4·29 보궐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광주 사람들도 이제는 사람 보는 눈을 좀 가져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광주에서 1995년 시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17, 19대 총선까지 나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후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지역구를 전남 순천·곡성으로 바꿔 전남지역 유일한 여당 의원이 됐다. 이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지역민을 향한 일종의 ‘분풀이’ 성격이 짙다. 여기에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김두관 모두 PK(부산·경남)”라며 “호남 출신은 어딨느냐”며 노골적인 지역감정 조장 발언도 쏟아내 논란이 예상된다. http://goo.gl/ziqmWx 

- [ 집은 가구가 아니다 ] 전세난이 심각한데 정부는 ‘전세가 오르면 매매로 돌아설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낮춰 집을 사도록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장만능주의자들의 망상일 뿐이다. 전세금이 떼이는 상황과 보유한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은 그 위험성이 질적으로 다르다. 전세금은 일부나마 법적으로 보호를 받지만 집값 하락은 순전히 자기 책임이다. 집은 가구가 아니다. 전세난의 본질은 전월세시장의 통제 불가능한 갑을 시스템 탓이다. 규율이 없는 임대차 시장에선 재산권자인 임대인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관철된다. 집주인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연소득의 몇 배에 해당하는 전세금과 은행이자율의 수배에 해당하는 월세를 일시에 올리거나 요구해도 사회적으로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는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전세난을 진정 해결하려면 매매보다 임대수요가 더 커지는 주택시장의 수요구조 변화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전체 가구의 60%에 해당하는 전·월세 시장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공공임대주택을 전체 주택의 15~20%로 늘리고 임대차 관계의 안정화를 위해 임대등록, 임대과세, 적정임대료, 계약갱신청구, 임대차분쟁조정의 제도화를 이젠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집을 사도록 하는 것은, 주택시장을 더 큰 위험으로 몰고가는 되레 반(反)시장적인 정책이다. http://goo.gl/hX0U2R

- [ ‘놀이 결핍’이 분노사회 만든다 ] “어린이는 놀 때 가장 행복하며 누구든 놀 권리가 있다.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는 어린이가 놀 시간과 놀 터를 마련해주고 놀 권리와 가치, 중요성을 존중해야 한다.”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공동으로 ‘어린이 놀이헌장’ 초안을 만들었다. 경향신문의 ‘놀이가 밥이다’란 기획기사(2014년 2월25일~3월21일)가 놀이헌장 제정으로 이어졌다. 는 소식이다. 한국인은 전형적인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라고 했다(조흥윤 <한국문화론>). ‘세상 모든 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요즘 어린이들은 집·학교·학원이라는 쳇바퀴를 돌며 성적 스트레스에 짓눌린 채 살고 있다. 아이들이 놀이의 즐거움을 맘껏 누리지 못하는 현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어린 시절의 ‘놀이 결핍’이 이 나라를 미움과 독을 품은 분노사회로 만든 건 아닐까”라며 “아이들이 공부의 감옥에서 해방돼 재미있게 놀아야 온 나라가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http://goo.gl/Ab1g8g 

2008년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을 시행됐다. 그리고 올해 초 7년의 유예기간이 끝나면서 정부 규정에 맞게 보수가 이뤄지지 않은 놀이터는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사진은 놀이시설이 철거된 강남 한 아파트 단지 내의 놀이터 모습. 시소가 있던 자리에 충격 완화용으로 설치했던 폐타이어 만이 이곳이 놀이터 였음을 알려주는 유일한 흔적이다. 아이들이 공부에서 해방되어도 정작 놀이를 즐길 곳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파파라치

- [ 박정희가 신뢰했던 박태준 ] ‘부패와 전쟁’의 칼끝에 선 포스코가 창사이래 최대 시련을 맞고 있다.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종합제철은 1973년 7월3일 준공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연인원 81만명의 건설 인력과 경부고속도로 건설비의 3배에 이르는 공사비가 들어간 포철을 13차례 찾았다. 그만큼 포철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7년 박태준 당시 대한중석 사장에게 제철소를 설립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박태준에 대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뢰는 두터웠다. 5·16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당시 육군 준장이던 박태준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비서실장으로 발탁했고, 박태준이 소장으로 예편하자 대한중석 사장으로 임명했다. 포철은 1965년 한일협정 타결 후 일본이 한국에 제공한 대일청구권 자금 7370만달러와 일본은행 차관 5000만달러를 합친 1억2370만달러를 투입해 설립했다. 대일청구권 자금은 농업 분야에만 쓰도록 돼 있었지만 박태준은 일본으로 건너가 제철소 건설 자금으로 전용(轉用)하는 협상을 벌여 일본 정부의 승낙을 얻어냈다. 그가 직원들에게 “포철은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금으로 받은 ‘조상의 혈세’로 짓는 것이니 만일 실패하면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어야 한다는 각오로 일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박구재 경향신문 기획·문화에디터는 “박근혜 대통령은 1970년 10월 아버지와 함께 포철을 처음 방문한 이후 지금까지 6차례 들렀다. 그는 역대 정권이 오너가 없는 포스코를 ‘전리품’처럼 여기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핵심 인사들이 사리사욕을 챙기는 창구로 포스코를 악용한 것에 격노했다”고 전했다. http://goo.gl/nzGGl9

- [ 통일부, 스스로 “성과 없다” 고백 ] 박근혜 정부가 대북 제안인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한 지 1년이 됐다. 2014년 3월28일 박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발표한 드레스덴 선언은 남북한 주민의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한 주민 간 동질성 회복 등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위한 3대 제안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통일부는 드레스덴 선언 1주년을 맞아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시야에서 남북관계 상황을 봐 가며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차근차근 이행을 추진해 왔다’고 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일부의 자평은 언뜻 보면 그럴싸하나, 실제로는 아무 성과도 없었음을 고백하는 것으로 느껴진다”며 “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통일부의 입장에서 보듯, 드레스덴 선언에 담긴 제안들은 북한의 싸늘한 반응 속에 거의 대부분 추진되지 못하고 여전히 보따리 속에 놓여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인도적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놓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은 전혀 진전이 없다”고 평가한다. http://goo.gl/cMlB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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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6일 경향신문

- [ “나 김무성인데…” 1000만원 낚였다 ] 보유 재산이 137억원에 이르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5일 “저는 돈을 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라고 했다. ‘보이스 피싱’ 사기 때문이다. 나날이 진화하는 피싱(낚시) 수법 가운데 이제는 유력 정치인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 내는 ‘성대모사 피싱’까지 등장한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저하고 목소리가 비슷한 사람이 주로 여성들에게 전화해서 그럴듯한 내용으로 돈을 요구해 송금한 분들이 여럿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저한테 확인 안 하신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은데 속아 넘어가지 마시길 (부탁한다)”이라고 했다. 김무성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어제 부산에 갔더니 ‘어려운 사람 돕는 데 참여하라’면서 (사기범이) 돈을 보내라고 해서 (피해자가) 돈을 보냈다고 해 이를 공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부산의 한 여성 피해자는 ‘가짜 김무성’에게 10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http://goo.gl/MmPCj3 

- [ ‘가난 증명서’ 부활 ] ‘가난 증명서’가 부활했다. 이제 경남도의 가난한 학생들은 급식비 지원을 받기 위해 소득 하위 25%에 든다는 것을 학교에 ‘증명’해야 한다. 또한 교육비 지원을 받으려면 읍·면·동 사무소에 소득, 예금, 부채 등 무려 20가지에 달하는 증빙 서류를 내야 한다. 학교에서 밥 한 끼를 먹으려면 ‘나는 가난합니다’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셈이다. 결국 밥을 자기 돈을 내고 먹는 집단과 온갖 ‘가난 증명서’를 내고 공짜로 먹는 집단으로 편 가르고, 낙인찍는 세상으로 가고 있다. 양권모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예민한 성장기의 아이들은 눈칫밥을 먹느니 차라리 굶겠다고 말한다.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 정신, 국가의 책무를 환기하기 전에 꿈나무인 우리 아이들이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야만의 교실로 돌아갈 수는 없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교육’을 말하려 한다면, 최소한 아이들의 밥을 갖고 장난치지는 말아야한다”고 충고한다. http://goo.gl/Qk1nN4

- [ 무상보육은 되고 무상급식은 안된다? ] 여당은 야당에게 선점당한 무상급식을 만회라도 하듯 2012년 무상보육을 일사천리로 추진했다. 초·중학생에 대한 의무교육과는 달리 영·유아보육은 국가의무가 아닌데도 보육료, 급식비, 교재대, 운영비 등을 총망라하여, 0~2세는 국비 70%, 지방비 30% 비율로 1인당 월평균 70만8000원 정도를, 3~5세는 교육청 예산으로 1인당 월평균 29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초·중학생 급식비 1인당 월 6만~8만원에 비하면 무상보육은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금액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부잣집 초·중학생들에게까지 무상급식은 안된다고 하면서 부잣집 영·유아들에게는 무상급식이 가능하다는 것은 논리의 모순이다. 의무교육 대상인 초·중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은 안된다고 하면서 의무보육 대상이 아닌 영·유아들에게는 무상급식이 가능하다는 것도 논리의 모순이다”라고 지적한다. http://goo.gl/iWriy6

- [ 평창 동계올림픽의 딜레마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강원도의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강릉에 새로 짓는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장은 1079억원의 공사비가 소요되지만 올림픽이 끝나면 1000억원을 들여 철거한다. 200억원의 비용으로 서울 아이스링크를 활용하면 큰돈을 절약할 수 있다. 역시 강릉에 1311억원을 들여 짓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도 1000억원의 철거 비용을 길바닥에 버릴 바에는 서울 태릉 스케이트장을 활용하면 400억원으로 충분하다. 환경 파괴 논란을 빚으며 사업비와 복원비에 2190억원을 쓰는 정선의 활강 경기장 또한 19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를 치른 무주리조트를 활용하면 300억원이면 가능하다. 여기에 859억원을 들여 짓는 4만5000석의 개·폐회식장은 단 5∼6시간을 사용한 뒤 1만5000석만 남기고 철거된다. 김용수 한국스포츠인류학회 부회장은 “일본과의 공동 개최나 북한과의 분산 개최는 국민 정서상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그러나 아이스하키, 피겨-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일부 스키 종목 등은 국내 다른 도시에서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조언한다. 7000억이 필요한 효과를 900억을 들여서 이룰수 있다면 900억만 쓰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 http://goo.gl/6ASNFx

- [ ‘학레기’ 아닌 학자로 돌아오라 ] 교수들의 학생 성희롱이나 성추행, 대학원생들에 대한 사적인 심부름과 인격모욕, 심지어 논문 대필이나 연구업적 가로채기, 연구수당 강탈하기 등 ‘갑질’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학위논문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의 거마비와 식비, 사례비 등을 모두 학생이 부담하는 것은 아예 상식이자 공식이 되어버렸다. 교수는 충분한 연봉과 연구비 등을 받는 고액소득자들이고,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에 생활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저소득 혹은 무소득 고객’들인데, 등록금에 당연히 포함되어 있어야 할 논문 심사비용, 특히 거마비와 식비, 사례비까지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는 “소위 ‘적폐’의 핵심에는 악한 정치인과 못된 관료와 함께 반드시 비양심적인 교수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니 현실과 타협하며 이익을 좇아 양심을 파는 교수들을 일컫는 ‘학레기(학자+쓰레기)’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덧붙여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우리 학생들, 어린이 청소년들의 현실을 만들어낸 주범 역시 교수들이다. 정권에 빌붙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입시제도와 교육제도를 이리저리 비틀고 뒤튼 결과가 도저히 손대지 못할 공교육의 붕괴를 야기한 것이다. 그 주범인 교육계 교수들의 자녀들은 대부분 외국에 나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있다. 마치 불량식품 제조사 사장이 자식들에게 절대로 자기 회사 제품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라며 개탄한다. http://goo.gl/rKqz5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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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4일 경향신문

- [ 리콴유·박정희 도찐개찐 ] 91세를 일기로 타계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는 1994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실린 ‘문화는 숙명이다’라는 인터뷰에서 “서구적 의미의 민주주의는 동아시아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8개월 후 같은 잡지에 ‘문화는 숙명인가?’란 반박문을 싣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아시아에도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철학적 전통이 있다면서 맹자의 왕도정치와 동학의 인내천 사상을 예로 들었다. 결론은 “아시아에서도 민주주의는 필연”이라는 것이었다. 리콴유는 사실상 독재자에 가깝다. 리콴유는 싱가포르를 번영하는 도시국가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시민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2012년 미국 갤럽이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면, 세계 148개국 국민 중 행복감을 느끼는 비율에서 싱가포르는 꼴찌를 기록했다. 껌 씹는 일조차 간섭받는 나라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김민아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리콴유가 ‘아시아적 가치’를 주창했던 것 처럼 박정희 정 대통령은 유신을 선포하며 ‘한국적 민주주의 토착화’라는 기괴한 명분을 내세웠다. 배불리 먹는 일이 중요하고, 그러려면 민주주의 같은 가치는 사치에 불과하다는 논리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리콴유 전 총리를 애도하며 ‘그때 그 시절’에 향수를 느끼는 일은 없기 바란다. 한때 박정희의 시대가 있었다. 리콴유의 시대도 있었다. 이제 그 시대는 저물었다”고 일갈한다. http://goo.gl/TwYZXm

- [ 변호사 밥그릇 지키기 법 ]  민사소송을 하려면, 무조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 법률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른바 변호사 강제주의다. 모든 민사소송은 아니고, 일단 대법원의 상고심부터다. 헌데 변호사 선임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적어도 몇백만원의 선임료를 내야만 가능하다. 시민의 재판받을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데, 앞으로는 많은 돈을 내야만 이 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누구나 단 한 푼의 비용도 없이 참정권을 행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재판받을 권리도 국민 누구나에게 언제나 열려 있어야 한다. 겨우 로스쿨 도입 이후 늘어난 변호사들의 밥그릇이나 챙기자고 국가의 근간을 뒤흔들면 안된다”고 지적한다. 오창익 사무국장은 “소송은 지금보다 훨씬 더 쉬워져야 하고, 더 친절해져야 한다. 그래서 이른바 ‘전문성’이 없는 일반 시민들도 얼마든지 ‘나 홀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상한 말과 복잡한 절차를 고집하는 게 소송기술이라면, 이건 민주주의 차원에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http://goo.gl/wQjMbc 

- [ 홍준표, 무상 골프? ] 홍준표 경남지사(61)가 미국 출장 중 평일 업무시간 중에 현지 기업인들과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는 “홍 지사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있는 오크 크릭 골프장에서 모임을 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골프모임은 출장 업무과 무관하지 않은 비공식 비즈니스 일정”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지사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야권은 ‘접대 골프 의혹에 대해 공직자윤리법 위반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접대 골프’ 의혹에 누리꾼들 일부는 “골프 접대를 받았다면 무상급식 없앤 다음날 홍준표 지사 자신은 ‘무상 접대 골프’를 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http://goo.gl/gnDCxJ 

- [ 신뢰할 수 없지만 버릴 수도 없는 것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를 쓴 와타나베 이타루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격차를 벌리는 시스템이다. 그런 문제를 조정하라고 정치가 있는 것이지만 결국 정치인들은 돈 많은 사람들의 손을 들어주고 만다.나는 ‘정치가 그래도 뭔가 해 줄 수 있을 것이다’라는 기대 자체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1인 1표의 정치적 등가성에 기초해 1원 1표의 시장적 차별을 해소하는 것이 정치다. 정치에 기대하지말라는 와타나베의 충고에 심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 외에 격차를 해소할 다른 사회적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역시나 정치다”라고 말한다. 덧붙여 진보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정치의 중요성을 주체적으로 자각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뢰할 수 없지만 버릴수도 없는 것, 그것이 정치다. http://goo.gl/x0CJmK

- [ 사상 최대 가뭄이 온다 ] 올해는 38년 만에 오는 가뭄 주기와 124년 만에 오는 대가뭄 주기가 겹치는 시작점에 해당돼 여름 장마철 전까지 가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부터 강원 및 경기 북부 지역은 물론 북한 지역도 유례없는 가뭄이라 한다. 남북관계도 계속 메마르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http://goo.gl/KMLd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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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3일 경향신문

- [ 관료는 원래 악하다? ] 법가는 유가와 달리 사람의 본성은 악(惡)하다고 했다. 사람의 본성은 이기심일 뿐이라고 했다. 따라서, 사람의 본성을 신뢰하지 않는다. 대신 법가는 상과 벌에 엄격했다.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람에게 상을 주고, 마땅히 벌을 받아야하는 사람에게는 벌을 주었다. 이는 신분이 천하든 귀하든 공평하게 행해졌다. 이를 충실히 따른 사람이 바로 진시황이고, 그는 고대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왕이 됐다. 이러한 법가의 토대를 쌓은 이가 바로 한비. 한비의 사상이 담긴 <한비자>에 등장하는 관료의 모습이다. 관료들은 대체로 무능하거나 복지부동하거나 혹은 그때그때의 보신에 뛰어난 재주를 보인다. 일반인이 한나절 만에 찾아내는 굽은 지팡이가 어떤 관료의 눈에는 보이지 않으며, 남의 벼모종을 먹어치우는 소는 명령이 거듭되어야만 제대로 단속된다. 제후가 거짓으로 손톱을 잃어버렸다고 할 때 좌우의 측근들은 자기의 손톱을 잘라 바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고대 중국의 관료들 모습이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다. http://goo.gl/jUP4ES

- [ 법정 스님의 가르침 ]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게 아니라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봄을 이루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은 이 봄날에 어떤 꽃을 피울 것인지 각자 한번 살펴보십시오”(법정 스님 ‘법문’ 중에서) 무한도전에서 노홍철도 비슷한 말을 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 누가 한 말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어떤 깨달음을 얻는지가 중요하다. http://goo.gl/hJRYVV

- [ 리더의 목소리 ] 영화 <명량>의 최민식과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김명민은 이순식 장군 역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두 명의 목소리를 분석해 ‘국민이 원하는 리더의 음성’을 찾아보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 주연 남자 배우들은 저음에서 느리게 말하는 음성을 통해 듣는 사람들에게 안정감, 신중함, 진중함, 부드러움, 소통, 친교적이며 정서적인 느낌이 들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음성 분석 전문가 충북도립대 생체신호분석실 조동욱 교수(57·의료전자학과)와 CJB청주방송의 최지현 아나운서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리더’ 역을 맡았던 남성배우 6명의 목소리 특징을 분석한 결과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 대상에는 김명민과 최민식, 영화 <국제시장>의 황정민 등을 포함해 전광렬, 안성기, 이정재 등 6명의 남자배우가 포함됐다. http://goo.gl/xB9BFN

- [ ‘사드’의 딜레마, 무엇인가 ]일종의 금기처럼 취급되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치사회학자 이수훈 경남대 교수는 경향신문 시론을 통해 사드 도입과 관련 고려해야 할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준다. 첫째, 지금 사드를 배치할 필요가 있느냐의 문제. 사드 배치의 일차적 배경으로 꼽히는 것이 북 핵무기의 위협이다. 북한은 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했을까? 북한의 주장을 빼고 나면 아직 입증된 바 없다. 둘째, 사드의 효능성 문제. 한반도와 같이 종심이 짧은 지형에 적정한 무기체계냐라는 의문이 있다. 결정적으로 사드의 효능 자체가 입증된 바 없다. 셋째, 비용의 문제. 사드 1개 포대를 구축하는 데 1조원에서 2조원가량의 돈이 든다. 사드 찬성론자들은 미국이 자신의 비용으로 들여온다고 하는데 미국에 이런 예산은 없다. 넷째, 외교적 차원의 문제로서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의 격렬한 반발이 있다. 인터넷에서 조그만 물건을 하나 살때도 가성비(가격대 성능비)를 꼼꼼히 따진다. 도입의 이익과 손해를 잘 따져 현명한 판단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http://goo.gl/Itxh80

- [ 한·중·일 3국, 3갈래 시선 ]2012년 4월 이후 중단됐던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21일 서울에서 개최돼 공동합의를 담은 언론발표문까지 만드는 데 성공했다. 3국 장관들은 이날 ‘모두에게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3국 정상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완전한 관계 회복과 3국 정상회의 개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도 이번 회의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일본과의 정상회담에 가장 부정적인 중국은 일본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회의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과 눈길을 마주치지 않았고 손도 잡지 않았다. http://goo.gl/atPnHo

- [ 독이 되는 부모 ] 미국 심리학자 수잔 포워드는 1980년대 말에 <유독한 부모들(Toxic Parents)>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부모의 나쁜 양육방식에 의해 양육된 결과 성인이 된 후의 삶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치료한 임상 경험을 토대로 저술한 책이었다. 그 책에서 저자는 자녀에게 독이 되는 부모를 몇 가지 범주로 나누어 설명한다. 전지전능한 입장에서 아이들을 심판하고 벌주는 부모, 기본적인 양육 의무를 방기하는 부모, 매사에 아이를 조종하고 통제하는 부모, 알코올 중독자인 부모, 잔인한 말로 상처주는 부모, 물리적 폭력을 휘두르는 부모 등이다. 나는 어떤 부모일까, 좋은 양분을 주는 부모일까 아니면 독이 되는 부모일까… http://goo.gl/6LZ8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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