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4일 경향신문

- [ 일본의 식육(食育)을 배우자 ] 일본은 2005년 의원입법으로 ‘식육(食育)법’을 제정했다. 식육(食育)이란 새로운 개념인데, 교육(敎育)의 한자가 가르칠 교(敎)에 기를 육(育)인데, 이를 먹을, 밥 식(食)으로 바꿨다. 음식교육을 보다 적극적인 의미로 개념화한 것으로 먹는 것, 운동하는 것, 친환경농산품 학교급식 등에 중점을 두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어떤 걸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공부하고, 왜 먹어야 하는지를 공부하며, 인스턴트가 아닌 음식의 참맛을 느끼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정책은 제대로 먹어야 질병 없이 일하다 잘 죽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만화평론가인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급식을 교육에서 분리해 급식비용을 누가 낼 것인가의 문제로만 접근하면 결국엔 이기심을 자극하는 세금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진짜 중요한 건 급식이 교육 체계 안으로 편입되는 일이다. 급식의 핵심 이슈가 밥값이 아니라 교육이 되어야 한다. 학교에서 어떻게, 무엇을 먹을 건가에 대해 공부하고 그에 걸맞은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주 당연하게 공교육에는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http://goo.gl/vGdCkq

- [ 북 김정은, 아버지처럼… ] 경향신문 1면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사진이 실렸다. 김정은 제1비서가 새로 건설된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지도했다는 내용이다. 위성관제종합지휘소는 북한의 인공위성 등 장거리 로켓 발사 기술을 총괄하는 기구다. 건물 로비에 걸려있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그림 속 포즈와 김정은 제1비서의 포즈가 판박이다. 피는 못 속이는 건지 연출된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대를 이은 로켓 사랑을 느낄수 있다.  

- [ 흔해 빠진 ‘철쭉’의 재발견 ] 너무 흔하면 귀한 줄 모른다. 봄날 온 산야를 붉게 물들이는 철쭉이 그런 경우다. 진달래에 연이어 연분홍 꽃이 핀다고 해서 ‘연달래’라고도 부르는 철쭉은 우리에게는 흔하지만 세계적으로는 만주 일대와 한반도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종이다. 철쭉이 세계에 알려진 것은 1854년 러시아 함대가 동해안에서 채집한 표본을 연구해 러시아 식물학자 막시모비치(C.J.Maximowicz, 1827~1891)가 1870년 신종으로 발표하면서다. 특히 산철쭉은 세계적으로 한반도와 일본 대마도에만 분포하는 우리의 특산 식물이다. 영문명도 ‘코리안 아젤레아(Korean Azalea)’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철쭉을 봄꽃의 제왕이다. 매화, 개나리, 벚꽃 등보다 종류나 숫자가 많고 꽃이 피는 기간이 훨씬 길다. 철쭉은 솔잎에서 나오는 타감물질 때문에 다른 식물이 잘 살지 못하는 소나무 숲에서도 끄떡없이 자란다. 공해가 심한 근교 산의 산성 흙에서도 잘 견딘다. 백두산 꼭대기부터 야산까지 봄을 맞이하고 즐기고 보내는 길목에 늘 피어 있는 꽃이다. 철쭉을 무궁화에 이은 ‘제2의 국화(國花)’로 삼자는 주장도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Qh8d5v

- [ 문제는 질문이다 ] 모 방송국에서 방영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문학 강의에서 베르베르는 크게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죽고 싶은가? 김진우 건국대 실내디자인학과 교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문학 강의를 보고 작가가 던진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써 내도록 했다. “나는 신은 안 믿지만 하늘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사회에 흥미로운 기여를 하고 싶은 사람” “부모님보다 늦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등 창의적인 답변이 쏟아졌다. 김진우 교수는 “결국 질문이 문제였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응원하고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것은, 아이들 스스로 고민하고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창의적인 질문들이다”라며 교육자의 창의를 강조한다. http://goo.gl/XRPKOG

- [ 인도 경제 성장, 중국 제치나 ] 지난 4월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이 7.5%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성장률을 이루면 중국(6.8%)을 앞서게 된다. 내년은 격차가 더 벌어진다. 내년 인도 성장률은 7.5%, 중국은 6.3%로 예측됐다. 올해 ‘슈퍼 코끼리’(인도)가 ‘용’(중국)을 앞서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정호 KDI 전문연구원은 인도는 한국에게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인도가 한국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면적은 우리나라(남한 기준)의 33배다. 가파른 경제성장으로 12억 인구 중 중산층 소비자가 3억명에 달한다. 1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도 63개나 된다. 특히 인도 시장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인구 구조에 있다. 전체 인구 중 50% 이상이 25세 이하로 세계에서 가장 젊은 소비자들이 모여 있는 미래지향적인 시장이다. 2020년 기준으로 평균연령이 유럽 45세, 일본 48세, 중국과 미국이 37세인 데 반해 인도는 29세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장기 전망에 따르면 2060년쯤 인도의 구매력평가(PPP) 기준 GDP는 전 세계의 18%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한다. http://goo.gl/DQ7Q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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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일 경향신문

- [ 가정의 달, 꽃보다 돈 ] 5월 가정의달을 맞아 부모와 자식 간에 ‘주고 싶은 선물’과 ‘받고 싶은 선물’ 사이에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은 5월5일 어린이날 자녀들이 싫어할 것을 알면서도 책을 선물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은 5월8일 어버이날 카네이션 꽃보다 현금을 원했다. 유치원 재학 이상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가장 주고 싶은 선물은 책이었다. 옷, 조립완구, 현금 등이 뒤를 이었다. 자녀에게 주기 싫은 선물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꼽았다. 반면 부모들은 자녀가 받고 싶어하지 않을 선물로는 운동기구와 책, 상품권 등을 예상했다. 결국 부모들은 자녀가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책을 선물하고 싶어하는 셈이다. 부모가 원하는 어버이날 선물은 무엇일까. 응답자의 56%가 현금이라고 답했다. 이어 마음을 담은 편지·카드 18%, 효도 관광 14%, 가전제품 8%, 공연·영화 티켓 4%였다. 어버이날을 상징하는 카네이션을 택한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http://goo.gl/2EIUF7

- [ 한국외대, 학생보다 부모가 더 궁금? ] 한국외국어대학교가 국회의원, 군 장성, 판검사 등 정·관계 및 법조계 고위인사나 기업 대표, 대기업 임원 등 부유층 부모를 둔 학생과 부모의 명단을 만들어 관리하려 한 사실이 확인됐다. 파악 대상이 된 ‘주요 학부모’는 제한적이고 구체적이었다. 공문은 고위공무원, 국회의원, 의사, 법조계, 대기업, 일반기업 등 6개 분류기준을 제시했다. 고위공무원은 ‘2급 이사관 이상’이라는 기준을 제시했고, 중앙부처 국장, 기초자치단체장, 국군 준장(1성 장군) 이상, 구청장 등이 포함됐다. 의사는 종합병원 과장 이상, 법조계는 판검사, 변호사였다. 대기업은 임원(상무), 일반기업은 대표(사장) 이상이라는 기준이 적용됐다. 기타로는 “학과장 판단으로 학교 발전에 도움 될 수 있는 학부모”를 제시했다. 학교 측은 학교 발전을 위한 자문을 구하고 기부금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학생들은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http://goo.gl/g8Tvkz

- [ 사랑받을 때 도취되지 말라 ] “사랑받은 사람보다 사랑한 사람이 더 많이 성장하지요” 경향신문 연중기획 ‘심리톡톡-사랑에 관하여’ 4월 강연은 <정희진처럼 읽기> <페미니즘의 도전>의 저자 정희진씨가 ‘사랑과 권력’을 주제로 진행했다. 핵심을 찌르는 힘을 가진 글쓰기로 사랑받아온 그의 ‘사랑 이야기’는 역시 달콤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예리했다. 권력관계·제도·정상과 비정상·윤리 등 연애와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들이 내내 이어졌고 달랑 칠판만 가지고 진행됐는데도 80여명의 참석자들은 그의 호흡을 따라가며 자주 웃음을 터뜨렸다. 정희진씨는 강연에서 “사랑받는 것을 당연시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면서 “사랑받을 때 도취되지 않고, 사랑받지 못했을 때도 자존감을 잃지 않는 인간이 가장 성숙한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진의 ‘사랑과 권력’ 강연 전문 보기> http://goo.gl/65IAqK

- [ 여친의 마음을 알고 싶다면… ] 음식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단순히 살기 위해 먹는다는 차원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을 ‘특징짓는’ 상징적 기능도 담당한다. 주위와 다양한 관계를 맺을 때도 음식은 중요한 매개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사회학에서 음식에 주목하는 건 이 때문이다.<음식과 먹기의 사회학>은 호주의 여류 사회학자 데버러 럽턴이 1996년에 펴냈다. 약 20년 만에 국내에 소개되지만 ‘옛날 얘기’라는 느낌은 없다. 옮긴이 박형신의 말처럼 ‘엄격한 사회학자의 분석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자신의 이야기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자신의 음식과 관련한 회상에 잠기게’ 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가족, 직장 동료와 식사를 하다가 겪었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아, 그래서 그는 이렇게 행동했구나’ ‘나만 유별나서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었구나’ 등을 깨닫게 된다. 먹는 행위를 둘러싼 크고 작은 풍경에서 갈등과 조화를 반복하며 발전하는 사회의 모습까지 떠올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신간 <음식과 먹기의 사회학(한울)> http://goo.gl/oewYpR

- [ 아직, 그녀의 시계는 4시16분… ] 세월호 참사로 동생 윤민이를 잃은 최윤아씨는 지난 1년을 그림으로 버텨왔다. 윤민이는 고등학생이 돼서도 천둥 치는 밤이면 잠을 자지 못하고 여섯 살, 네 살 위 언니들을 찾았다. 막내라고 귀염만 받고 자라 반찬 투정도 잦았다. 고기 반찬 없다고 입을 삐죽이는 건 세 자매 중 윤민이밖에 없었다. 최윤아씨(24)는 겁 많고 투정 많은 막내동생이 좋았다. 남자친구보다 윤민이를 먼저 찾았다. 2014년 4월16일. 윤민이를 윤아씨는 윤민이를 잃었다. 분홍색 바탕에 흰 꽃무늬. 발톱에 곱게 칠한 매니큐어를 그대로 남긴 채 동생은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윤아씨의 시계바늘은 지금도 4시16분에 머물러 있다. 윤아씨는 “지금 제 시계는 4시16분에 멈춰 있지만 언젠가 바닷속 세월호가 떠오르는 것처럼 진실 역시 떠오를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http://goo.gl/3Xhk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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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일 경향신문

- [ 개고기 바치고 승진한 사람 ] 조선조 중종 때 이팽수라는 인물의 별명은 ‘가장주서(家獐注書)’였다. 가장은 개고기, 주서는 정7품의 벼슬(주사급)이니 ‘개고기주사’였던 것이다. “이팽수는 크고 살진 개고기 요리로 김안로의 구미를 맞추었다. 이팽수가 청요직에 오르자 사람들은 ‘가장주서’라 했다”(<중종실록>). 이팽수가 당대의 권신인 김안로(金安老)에게 개고기 요리를 뇌물로 바쳐 승정원(국왕비서실)에 입성했음을 꼬집은 실록 내용이다. 광해군 대에 좌의정까지 오른 한효순은 ‘더덕정승’, 호조판서가 된 이충은 ‘잡채판서’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런 음식들을 광해군에게 바쳐 정승과 판서가 됐다는 비아냥이었던 것이다(<연려실기술>).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오늘날 ‘개고기주사’ ‘더덕정승’ ‘잡채판서’에 비견될 만한 용어가 등장했다. 이름하여 ‘참기름 연구원’이다. 전남도 나노바이오 연구원이 25억원짜리 초고가 장비에서 참기름을 짜내 150~200명에게 명절선물로 바쳤다”라며 “1421년(세종 3년), 의금부가 평안감사를 지낸 김점을 수사한 결과 쌓아두었던 부정축재물이 1000관이나 된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김점은 겨우 사형을 면하고 풀려났지만 눈물을 흘리며 후회했다. “나의 악명(惡名)은 반드시 사책(史冊)에 기록돼 훗날까지 전해질 것이다.” 그렇다. 처벌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이런 짓이 역사에 기록돼 영영토록 인구에 회자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일깨운다. http://goo.gl/oeZ10J

- [ 일제의 잔재 ‘근로자’ ] “왜 우리나라에서만 노동자의 날이 아닌 ‘근로자의 날’로 부르는 걸까? 사용자는 가치중립적 용어인데 왜 근로자 한쪽에만 가치개입적 수식어인 ‘부지런할 근(勤)’을 붙여 부르는 걸까? 노동자(勞動者·laborer)는 일을 통해 상품이나 용역을 생산하는 사람으로 노동력을 제공받는 쪽을 사용자라고 하는 점에서 대등한 개념으로 지칭된다. ‘근로자(勤勞者·worker)’는 육체노동이나 정신노동의 대가로 받는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용자에게 종속된 개념의 근면한 노동자를 이른다.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 ‘근로’라는 용어 자체는 일제강점기 일본이 우리나라 사람을 강제노역에 동원하면서 조직한 ‘근로정신대’에서 유래했다. ‘근로자’라는 한자어는 중국과 대만은 물론, 일본 노동법에서도 삭제된 지 오래된 일제강점기의 유물이다(단, 일본 헌법 제28조에만 잔류하고 있을 뿐이다. 강희원 <노동헌법>)”라며, ‘근로자’를 ‘노동자’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http://goo.gl/zaF8w0

- [ 노동절은 왜 5월1일 인가 ] 노동절인 5월1일 오늘은 지금으로부터 129년 전인 1886년 5월1일 하루 12~16시간의 장시간 노동과 주급 7~8달러의 저임금을 받으며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던 미국의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의 실현을 위해 총파업과 함께 거리로 나선 날이다.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그후 1889년 7월 세계 여러 나라의 노동운동 지도자들이 파리에 모여 국제적인 연대기구인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를 갖고 5월1일을 ‘기계를 멈추자,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투쟁을 조직하자,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하여 노동자의 권리 쟁취를 위해 동맹파업을 행동하자’는 3가지 연대 결의를 실천하는 날로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1890년 5월1일 첫 메이데이 대회가 개최됐고, 이후 여러 나라에서 5월1일을 메이데이(노동절)로 기념해 오고 있다”며 “이 땅의 ‘장그래’들도 129년전 미국의 노동자들처럼 ‘반노동정책 폐기, 비정규직 철폐, 노동시간 단축, 동일노동 동일임금,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내걸고 거리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한다. http://goo.gl/4iEctu

- [ 스키장 탓 나무 5만 그루 잘려나가  ] 강원 정선 가리왕산의 평창 동계올림픽 활강스키장 예정지가 30일 산사태가 쓸고 간 듯 누런 흙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중봉 일대 183만㎡ 부지의 원시림 5만그루를 벌목해 2648m의 슬로프를 조성하는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선시대 때 나무를 베지 못하도록 ‘봉산(封山)’으로 지정됐던 가리왕산에는 주목·왕사스레나무·신갈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http://goo.gl/D6FeVa 

 

- [ 허세 부리다 망신당한 새정치 ] 4·29 재·보선이 끝났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친노라고 불리지만 전혀 노무현스럽지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자금 차떼기 수사를 할 때 정권을 걸고 밀어붙였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측근인 안희정, 이상수, 이재정, 정대철 등이 줄줄이 감옥으로 갔다. 본인은 이것이 발단이 되어 훗날 탄핵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그렇게 하고서야 지금의 여당인 한나라당의 기세를 꺾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싸움의 기본을 모른다. 당내 파벌 싸움에서는 기세가 등등하지만 새누리당 권력기술자들과 맞서기만 하면 한없이 오그라든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새정치는 4·29 재·보선 과정에서 불법 대선자금 문제가 생겨도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등 허세를 부렸다. 그들은 성완종 사건을 철저하게 정치공학적 거래와 흥정의 대상으로 다루었다. 여권이 물타기로 나올 때 우리도 발가벗을 각오가 되어 있으니 낡은 정치를 척결하는 계기로 삼자면서 공세적으로 나가지 못했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말하며 큰소리치는 코미디가 펼쳐졌다”고 질타한다. http://goo.gl/w8h4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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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30일 경향신문

- [ 막말은 세사람을 죽인다 ] 중국 오대십국시대의 정치가 풍도(馮道)는 ‘설시(舌詩)’에서 “입은 화를 불러일으키는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라고 했고, 탈무드는 “살인은 한 사람만 죽이지만 막말은 말한 사람, 듣는 사람, 대상이 된 사람 세 사람을 죽인다”고 했다. 박구재 경향신문 기획·문화에디터는 “‘충청 맹주’로 차기 대권까지 꿈꾸다 70일 만에 낙마한 이완구 전 총리를 절멸로 몰고간 것은 ‘진실하지 않은 입’이었다.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막말과 거짓 해명은 ‘역대 2번째 단명 총리’라는 오명을 씌웠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월 부여·청양 재선거 때 현금 3000만원을 ‘비타 500’ 상자에 담아 전달했다는 경향신문 보도가 나오자 이 전 총리는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했다.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된 직후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던 그는 성 전 회장과 217차례 통화한 내역이 공개되자 ‘거짓 해명’ 퍼레이드를 마감했다. 그러곤 목련 꽃처럼 펄썩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하긴 떨어져야 할 때 가지에 매달려 누렇게 변한 목련 꽃은 그 얼마나 추하고, 안쓰러운가”라고 말하며 이완구 전 총리는 “독일 나치스의 선전장관이었던 괴벨스의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에는 부정하지만, 두 번 말하면 의심하고, 세 번 말하면 믿게 된다’는 ‘거짓말의 위력’을 신봉했던 것은 아닐까”라고 말한다. http://goo.gl/vrXhGK

- [ 여기 아기가 있다 ] 무너진 벽에 깔려 다리가 부러졌다. 옆에서는 시체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음식도, 물도 없었다. 붕괴된 벽으로 사방이 막혔다. 연명하기 위해 오줌을 마셔야 했다. 그리고 죽을힘을 다해 도와달라고 계속 소리쳤다. 그렇게 82시간이 지났고 자칫 무덤이 될 뻔한 곳에서 그는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조의 ‘골든타임’인 72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살아남은 사람은 28세 네팔 청년이다. 생후 4개월 된 아기가 22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현지 언론인 카트만두 투데이는 네팔 군인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아기를 꺼내 들어올리는 사진을 실었다. 처음에는 아기가 죽은 줄 알았지만, 잠시 후 우렁차게 울음을 터뜨리자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http://goo.gl/KLRU3j 

- [ 끝없이 이어지는 장애물 경주 ] 허들을 하나 넘었는데 또 다른 허들이 나타나고, 넘으면 또 나타나고…이렇게 끝없이 늘어나는 허들을 가진 장애물 경주를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청년취업 문제를 생각하면 이런 끝없이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경주가 떠오른다. 최근에는 기업체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갖출 것, 구체적으로 이공계 전공자라는 허들이 또 하나 생긴 모양이다. 이제는 오래전에 빈사 상태에 빠진 문·사·철을 넘어 문과 계열 전체가 함께 위기를 맞는 형국이다. 경제학자인 류동민 충남대 교수는 “슬프게도 이러한 경향은 커다란 틀에서 보면 자본주의 발전의 필연적 결과이기도 하다. 기술발전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교육을 잘 받은 소수만이 그에 적응하여 질 높은 일자리를 얻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다수들은 뒤처진다는 경제학 이론이 있다. ‘교육과 기술의 경주’라는 이 이론에서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는 결론 중의 하나는 소득과 일자리의 양극화는 결국 교육이 기술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다면 개인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제대로 된’ 교육을 남들보다 더 많이 받는 것뿐이라는 사실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IKR0zW

- [ 축복받은 도시 ‘서울’ ] 1000만 인구가 사는 세계의 메가시티 25개 중에서 산을 도시 내부에 품고 있는 곳은 서울이 거의 유일하다. 건축가인 승효상 이로재 대표는 “서양의 큰 도시에서 온 건축가들을 매료시키는 것은 서울의 산이다. 시내 어느 곳에서도 불과 10, 20분 이내에 산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이 환상적이라고 했다. 그럴 만도 한 게 그들 관념으로 도시는 평지여야 한다. 2000년의 역사를 가진 파리나 런던, 빈, 프랑크푸르트 등 모두가 로마군단의 캠프였던 카스트라라는 조직을 원도심으로 가지며, 평지에 설치할 수밖에 없었던 그 캠프시설이 시대를 거듭하며 확대된 게 오늘날의 모습이다. 중세유럽에 유행처럼 번진 이상도시 건설도 기하적 도형을 실현한 결과여서 바탕은 평지여야 했으며, 20세기에 등장한 마스터플랜의 도시들도 평지를 전제로 한다. 녹지의 공원? 물론 평지가 전제다”러고 말한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까이에서 산을 만날수 있으니, 이건 축복이다. http://goo.gl/em4p1M

- [ ‘문법나치’ 어떤사람? ] ‘나 보고 일해라 절해라 하지 마라’ ‘곱셈추위’ ‘멘토로 삶기 좋은 인물’.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놀라운 맞춤법 모음’에 등장하는 맞춤법이 틀린 것의 예시들이다. ‘이래라 저래라’ ‘꽃샘추위’ ‘멘토로 삼기 좋은’으로 써야 한다. 온라인상에서 맞춤법이 틀린 것을 보면 참지 못하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사, 방송자막, 블로그 등에서 맞춤법 오류를 발견하면 댓글로 틀린 곳을 정정해준다. 과도하게 문법에 집착하는 이들에겐 ‘문법나치’라는 별칭이 붙었다. 문법이나 맞춤법, 띄어쓰기의 오류를 물고 늘어지는 사람을 독일 히틀러 나치와 같다며 비꼬는 말이다. 최근 한 인터넷 게임 커뮤니티에선 ‘문법을 틀린 것이 문제냐, 문법나치가 문제냐’는 논쟁이 일었다. 논쟁에 참여한 한 누리꾼은 “갑자기 맞춤법 지적이 들어오면 흥이 깨진다. 지적을 통해 자부심을 느끼거나 시비를 걸려고 문법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페이스북에서 ‘맞춤법 틀리면 짖는 개’라는 페이지를 운영하는 김희태씨(20)는 “말다툼이 일어날까봐 맞춤법 지적은 조용히 하는 편이지만 우리 문자를 올바르게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해 페이지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자유기고가 노정태씨는 “문법나치는 영어권에서 쓰이던 ‘Grammar Nazi’가 번역돼 넘어온 것”이라며 “편집자가 따로 있던 올드미디어 시대와 달리 누구나 자신의 글을 블로그 등 공개된 매체에 게재할 수 있어 문법에 대한 긴장감이 약해진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http://goo.gl/K5str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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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9일 경향신문

- [ 죽지 못해 산다는 건… ] 계약서에 사인을 한 적도 없고, 4대 보험의 혜택을 누리는 것도 아니다. 잘살고 있다가 그저 재수 없게 잡혀와 주야장천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이주노동자, 바로 동물이다. 그들의 대표적인 일터는 동물원이다. 임무는 간단하다. 그냥 살아 있으면 된다. 목숨 자체가 재화이자 용역인 셈이다. 죽지 않고 살아 있기만 하면 해고당하지 않고 밥벌이는 할 수 있다. 영장류 학자 김산하씨가 이야기하는 ‘동물 노동자’의 실상은 너무나 처참하다. ‘동물업’에 종사하는 이상, 야생 동물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은닉과 프라이버시는 송두리째 내동댕이쳐야 한다. 사람들에게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근무조건이나 복지 향상의 고려는 없다. 정글 출신이든 사막 출신이든, 야생성이건 주행성이건 시멘트 바닥과 쇠창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집무실이 제공된다. 사회생활이나 결혼 등에 대한 자유도 없다. 마음에 안 맞는 상대라도 그나마 주어지면 운이 좋은 편이다. 홀로 쓸쓸하게 짧은 ‘수생(獸生)’을 마감하는 일이 허다하다. 죽지 못해 산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이다. 게다가 여러 동물원은 동물에게 무리한 ‘추가 근무’를 강요한다. 이른바 쇼에 차출되어 자신의 생태와 전혀 무관한 행동을 해야 하거나, 불특정 다수에게 마구잡이로 만져지도록 몸을 내맡겨야 한다. http://goo.gl/d8skQT

- [ 엘리트 판사들의 ‘대법관’ 독점 꼼수 ] 대법원이 상고법원제 도입하려고 한다. 상고법원제란 대법원과 별도로 상고법원을 설치해 대법원으로 올라온 상고사건을 대법원과 상고법원이 나누어 재판하는 제도를 말한다. 3심제에서 대법원은 최종 재판을 담당하는데, 대법원은 법 해석의 통일을 기할 필요가 있는 사건이나 공익사건 등 중요 사건만 직접 재판하고, 그 외의 일반적인 상고사건은 별도의 상고법원이 담당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상고법원을 추진하는 이유는 상고사건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2014년 상고사건 수는 3만8276건으로, 대법관 1인당 연 3000여건을 처리해야 하는 수치이다. 사건 수가 너무 많으니, 대법원의 재판이 지연되거나 부실해지는 사태를 피할 수 없다. 대법관을 늘리면 해결될 것 같은데 대법원은 상고법원을 추진한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이 대법관 증원에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소수정예로 구성되는 대법원의 관료적 권위주의를 놓지 않으려는 데 있다. ‘50대-남성-서울대-법관 출신’으로 상징되는 대법관은 전형적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은 판사들의 승진 종착지이다. 상고법원제도는 대법원의 사건부담을 하위직 판사들에게 전가하면서 대법원은 소수의 엘리트 판사 출신들이 독점하는 폐쇄적이고 관료적인 사법체계의 구조를 더욱 강화하는 꼼수이다. 대법원의 이러한 폐쇄적 권위주의 자체가 혁파의 대상이 돼야 한다. 그 첫걸음은 대법관 수를 늘리고, 다양한 직역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대법원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1CMc86

- [ 인간의 양심 보여준 명진 스님 ] 올해는 베트남 종전 40년, 한국군 참전 50년이 되는 해다. 얼마 전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을 다녀갔다. 베트남 전쟁 때 온가족을 잃고 살아남은 아이들이 이제 머리가 희끗희끗한 나이가 되어 전쟁의 참상을 증언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다. 그들은 한국군이 전쟁터에서 자행했던 만행을 증언했다. 마을주민 거의가 몰살당한 비극의 땅에 살아남은 한 여인은 “나는 한국에 오면 한국 군인들이 내 손을 잡고 미안하다고 할 줄 알았다”며 펑펑 울었다. 강연장은 거의 울음바다가 됐다고 됐다고 한다. 강연에 참석했던 이정우 경북대 교수가 강연장에서의 일화를 소개했다. “청중석에는 젊은 시절 월남전에 참전했던 명진 스님이 있었다. 스님은 오대산에서 베트남 강연회 소식을 듣고 먼 길을 달려온 것이다. 강연이 끝나고 사회자가 명진 스님에게 소감 한마디를 요청했다. 침묵하던 명진 스님이 갑자기 뚜벅뚜벅 걸어 나가더니 흰 승복을 입은 채 베트남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합장해서 사과했다. 예상 밖의 상황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베트남 사람들은 황급히 달려나와 스님을 일으켜 세웠다. 스님은 뭐라고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았는데, 주위가 소란해서 들리지는 않았다. 순간 폴란드 학살추모비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했던 독일의 빌리 브란트 총리가 생각났다. 그날 명진 스님은 인간의 양심을 보여주었다.” http://goo.gl/LxXJJw

- [ 인사권자로서 국민의 책임 ] 사회 곳곳에서 혈육이나 측근을 등용하는 사례는 많다. 욕할 일은 아니다. 인사권을 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자신과 친한 사람을 요직에 앉히는 일이 제법 많다. 기생충 박사 서민 교수는 “그 정도가 심한 대표적인 분은 바로 대통령인데, 이분의 원칙은 다른 걸 다 떠나서 자신과 친하냐 아니냐인 듯하다”고 말한다. 서민 교수는 그러면서도 대통령보다 국민을 더 질책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는 어찌됐건 욕을 먹고 있고,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그간 숱한 잘못된 선택을 했던 국민들에게는 책임을 묻는 이가 없다. 이렇게 물어보자. 국민의 뜻은 늘 위대하며, 국민은 모든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가? 일말의 책임도 지지 않는 인사권이 과연 옳은 것인가?” 국민이 인사권을 행사할수 있는 선거에서 제대로 투표권을 행사하자는 취지다. http://goo.gl/EVKRtT

- [ 클럽에서 같이 놀아드려요 ] 분당에서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박선호씨(33)는 금요일이 되면 ‘스캇’(예명)으로 변한다. 그는 몇 년 전부터 강남의 한 클럽에서 ‘PM’으로 일한다. PM은 클럽에 새로 생긴 신종 직군으로 ‘프로모터’(Promoter)의 약자다. ‘흥행을 유도하는 사람’이란 뜻을 담고 있다. 강남 일대 ‘나이트클럽’이 ‘클럽’으로 대거 바뀌면서 접객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웨이터들이 손님을 모으고 술을 나르며 남녀 간 만남을 주선했다면, 요새는 PM이나 MD(Merchandiser·상인)가 행사를 기획하고 분위기를 띄운다. 웨이터의 시대가 가고 PM이 뜨고 있다. 강남에서 PM·MD 문화가 생겨난 건 5년 전쯤으로 추정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클럽이 우후죽순으로 생겨 경쟁이 과열되면서 영업인원이 많이 늘었다. 강남의 클럽 하나당 MD가 100명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goo.gl/a5osf0 

- [ 에베레스트 8848m 맞나? ] 네팔을 강타한 지진으로 4000명 넘게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산악인들에게 네팔은 영혼의 고향이다. 8848m 높이의 에베레스트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악인들이 대부분 휴대전화 번호 끝자리를 8848로 쓰는 것도 에베레스트를 향한 애정 때문이다. 재난구조 활동을 위해 네팔로 떠난 세계 최초 히말라야 16좌 완등자 엄홍길 대장의 전화번호도 마찬가지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에베레스트의 정확한 높이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금까지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8848m는 1955년 인도탐사대가 삼각측량법을 이용해 측정한 높이다. 1999년 미국 탐사대가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측량한 결과는 8850m. 중국 지질조사국은 2005년 탐사대를 정상에 올려 빙설탐측레이더로 측정한 결과 8844.43m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팔 정부는 에베레스트의 상징성 때문에 공식적으로 8848m를 고수하고 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덧붙여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재난이지만, 인류의 따뜻한 손길로 히말라야 대자연 속에 사는 네팔인들이 하루빨리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http://goo.gl/a5uM3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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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8일 경향신문

- [ 이완구 전 총리가 남긴 ‘여백…’ ] 이완구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하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이날 새벽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은 이완구 총리의 사표를 이날 오후 수리했다. 이완구 총리의 재임기간은 70일로 1980년대 들어 대통령 단임제 실시 이후 가장 짧은 기간 재임한 총리로 기록됐다. 이완구 총리는 이임사에서 “최근 상황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짧은 기간 최선을 다했으나 주어진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무척 아쉽게 생각하며 해야 할 일들을 여러분께 남겨두고 가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으로 믿으며 오늘은 여백을 남기고 떠나고자 한다”며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완구 전 총리는 ‘여백’을 남기고 떠난다고 했지만 후임 총리도 없는 상태에서 사실상 국정에 ‘공백’을 남기고 떠난 셈이다. 이완구 전 총리가 스스로 말한 ‘여백’은 검찰 수사 결과로 채워질 전망이다. http://goo.gl/jQ8ctH

- [ 흐리멍텅한 한·미 원자력협정 ] 다자외교 협상에서 모든 나라가 만족하는 합의문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의장국은 통상 모두가 불만을 가질 만한 합의문 초안을 제시한다. 특정국이 반색할 내용을 담은 초안은 다른 나라가 반대하기 때문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모든 나라가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초안이어야 비로소 논의의 기초가 된다. 다자외교 합의문이 대부분 흐리멍덩하게 나오게 되는 이유다. 유신모 경향신문 외교전문 기자는 “4년6개월의 협상 끝에 지난 23일 한·미가 가서명한 새로운 한·미 원자력협정은 다자외교 합의문과 비슷하다.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 대신 원자력협정에 대해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던 국내 산업계·원자력계·정치권·언론의 주장을 모두 담을 수 있도록 틀을 넓혔다. 사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은 순서가 잘못됐다. 협상에 앞서 국내 원자력 정책의 방향이 먼저 정해졌어야 했다. 하지만 정부 협상팀은 한국의 원자력 정책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모르는 상태에서 협상을 시작해야 했다. 결국 협상팀은 향후 어떤 원자력 정책이 추진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넓은 틀의 협정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내용이 모호하고 너무 포괄적이어서 협정문만 봐서는 한국의 원자력 정책 방향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 때문인지 이의제기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한다. http://goo.gl/elRExd

- [ 정치의 배신을 제어하려면 ] 보석말벌은 바퀴벌레를 침으로 쏘아 마비시킨 뒤 그 몸속에다 알을 낳는다. 알에서 나온 보석말벌 애벌레는 바퀴벌레의 몸을 먹으며 자란다. 먹이를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해 항균물질을 분비하고 숙주가 죽지 않게 치밀한 순서에 따라 장기를 갉아먹는다. 불쌍한 바퀴벌레는 애벌레가 완전히 자라 몸 밖으로 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산 채로 몸을 파먹힌다. 잔혹하지만 곤충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정치판도 마찬가지다. 정치인이나 정치세력 또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 거짓말, 억지, 변명, 말바꾸기, 물타기, 역공세, 말맞추기, 유체이탈 화법… 이런 것들이 바퀴벌레의 몸에서 깨어난 보석말벌 애벌레의 행동처럼 정치인의 생존 본능이 절박하게 나타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하다”라며 “정치권의 배신을 제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유권자의 선택 뿐”임을 강조한다. http://goo.gl/zuUUA4

- [ 성완종 메모, 첫 줄에 허태열 왜? ] 왜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름부터 적었을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지 내용은 ‘허태열 7억, 홍문종 2억, 유정복 3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김기춘 10만불(2006.9.26日 독일 벨기에 조선일보), 이병기, 이완구’다. ‘가나다’ 순서도 아니고, 제공한 금품 규모나 시간 순서와도 맞지 않는다. 숨지기 직전 가졌던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언급한 이름의 순서와도 다르다. 고인의 의중을 정확히 확인하긴 어렵지만, 메모할 때만 해도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 탄생에 기여한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상당한 액수를 선뜻 내놓을 정도로 현 정부 탄생에 오랫동안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홍문종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 등은 대선자금을 지원했다고 성 전 회장이 밝혔거나 대선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이 역시 박근혜 정부 탄생과 밀접한 내용이다. http://goo.gl/AeJs6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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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5일 경향신문

- [ 아주 다른 두 대통령 이야기 ] 한 대통령은 두 차례의 임기 동안 두 번의 지진을 겪었다. 수백명의 국민이 사망했고, 수십만채의 주택이 파손된 대형 재난이었다. 그녀는 지진이 발생한 새벽 시간에 본인이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상황 설명을 했고, 날이 밝자마자 여진이 계속되는 피해지역으로 달려가 복구 활동을 이끌었다. 그 와중에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어서 주민들과 함께 대피하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감수했다. 위기 상황에서 그녀의 리더십은 빛을 발했고, 국민은 안정을 되찾았다. 또 다른 대통령도 수백명의 학생이 억울하게 수장되는 국가 재난을 겪었다. 그러나 촌각을 다투던 사고 발생 초기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컨트롤타워 없이 우왕좌왕했고, 관계 부처와 기관은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자식이 죽은 진상을 밝혀달라는 유가족의 호소는 지금껏 외면당하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정권의 민낯이 드러났고, 국민은 국가가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잃었다. 그런 두 대통령이 만났다. 두 대통령이 모두 여성이라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두 대통령의 인생 여정이 닮은꼴이라며, 유수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보도했다. 이진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두 대통령 중의 한 명은 칠레의 바첼레트 대통령이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12일간의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오늘 귀국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다“라며 “이 두 대통령이 닮은꼴이라고 하는 이유를 나는 알 수가 없다”고 말한다. http://goo.gl/ymHJwP

- [ 홍준표와 ‘식사 경매’ 나오면… ] 세상에서 가장 비싼 식사값은 얼마일까.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것과 바꾸겠다.”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실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식사’는 미국 대부호 워런 버핏과의 점심이다. ‘버핏과의 점심’ 가격은 2012년 최고 346만달러(약 38억원)에 달했다. 경매를 따낸 사람은 뉴욕의 스테이크 전문식당에서 버핏과 3시간 점심을 같이한다. 점심값은 전액 기부한다. 버핏과 점심을 하는 사람은 ‘오마하의 현인’의 경륜과 지혜를 듣는 기회를 가지면서 기부에 동참하는 셈이다. 65만달러를 내고 2008년 버핏과 점심을 한 스위스 투자자 가이 스피어는 책 <가치투자자의 교육>에서 “버핏과 점심을 함께한 이후 인생이 바뀌었다”고 술회했다. 스피어가 전한 버핏의 죽비소리는 이렇다. “공적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개인적으론 스스로를 최악이라고 생각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공적으로는 최악이라고 알려졌지만 스스로는 최고라고 생각하기를 바라는가.” 양권모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버핏과의 점심’에 착안한 식사 경매가 국내서도 활발하다. 혜민 스님, 김난도 교수 등 미국과 달리 ‘식사 경매’의 주인공이 각 분야의 ‘멘토’로 알려진 명사들 일색이다. 하기야 존경과는 거리가 먼 재벌총수나 부호, 유명 정치인들과의 ‘식사’가 경매에 나온들 살 사람도 없을 테니 그러겠다”고 말한다. http://goo.gl/aVzLxe

- [ 노년층과 청년층의 국가관 차이 ] 국가란 무엇이며 왜 존재하는가.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은 “이 질문에 대한 나이 든 세대와 젊은 세대의 견해는 실로 놀라울 정도로 상극을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의 노년층과 장년층 일부가 생각하는 국가는 개개인들에게 명령과 지시를 내리는 존재이며, 또 그들에게 충성 때로는 일정한 희생까지도 요구할 수 있는 존재이다. 국가는 오직 ‘전체’의 안녕이 무엇인지를 숙고하고 수호하는 존재일 뿐, 개인들의 행복이나 불행에 대해서는 아무 책임도 없다. 대신 국가가 추구하는 ‘전체’의 안녕이란 곧 북한으로부터의 안전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다. ‘국민 된 도리’는 자신의 여러 어려움을 묵묵히 이겨내면서 이러한 국가의 목표에 적극 협력하거나 적어도 딴지를 걸지는 말아야 한다. 반면 그 아래 세대가 생각하는 국가의 존재 이유는 전혀 다르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도 좋은 직장이 주어질지는 순전히 노동 시장의 상태에 달려 있으며, 태어나고 자라나 아이 낳고 늙어가는 삶의 주기에 따라오는 비용은 갈수록 늘어나 개인의 노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벌어지기 십상이다. 여러 사고와 재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이 또한 개인이 조심한다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이러한 현대 산업사회의 ‘시스템’을 안전하고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개인들이 안심하고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항상 살피고 노력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이다. 홍기빈 소장은 “이러한 두 개의 사고방식 사이에 절충점이 있을 리 없다. 세월호 사건을 바라보는 보수와 진보의 상반된 입장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나듯이 이 두 개의 관점을 가진 이들은 서로를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 ‘꼴통’ 혹은 ‘좌빨’로 치부하여 적대적 모순 관계로 치닫기 일쑤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 두 개의 국가관은 대략 1990년대를 기점으로 하여 그 이전과 이후의 상이한 한국 자본주의의 경험에서 체화된 것들이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한다. http://goo.gl/1uuMmc 

- [ 세계 최빈국 네팔에 덮친 재앙 ] 일주일 전 지질학자 50여명이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모였다.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인구가 밀집된 곳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예상되는 엄청난 피해를 줄일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나눈 경고들이 며칠 새 거짓말처럼 현실이 됐다. 25일 정오(현지시간) 카트만두 인근에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26일까지 2400명 이상 목숨을 잃고 4만50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지진은 강도에서나 사망자 수에서나 1934년 카트만두 동부를 강타해 1만여명이 사망한 강진(규모 8.0) 이후 81년 만에 최악의 참사다.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사망자만 45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한 토요일 정오 무렵. 네팔 수도 카트만두와 인근 지역은 악몽 같은 대지진을 경험했다. 규모 7.8의 강진은 소중한 가족과 집, 마을,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문화유산마저 송두리째 앗아갔다. 남은 것이라고는 무너진 건물 잔해와 사라진 마을을 뒤덮은 먼지, 정전으로 인한 칠흑 같은 어둠, 고통스러운 절규, 절망에 빠져 거리에서 밤을 보내는 사람들뿐이다. 여진이 끊이지 않자 슬픔은 공포로 변했다. http://goo.gl/38ufQ0 

- [ 신조어 ‘리스티클’이란 ] 리스티클(listicle)은 리스트(list)와 기사(article)를 합친 말이다. ‘~하는 몇 가지’라는 리스트 형태를 띤 글이다. 예를 들면 ‘이번 주말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 5가지’ ‘중고차 살 때 주의할 점 7가지’ 같은 유다. 근래 국내외 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리스티클이 양산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리스티클이 만국공용어가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런데 리스트 형식은 새로 나타난 게 아니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친숙한 것이다. 스티븐 코비의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나 ‘모세의 10계명’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차준철 경향신문 디지털뉴스편집장은 “리스티클은 독자들에게 친숙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날개를 달았다. 상당수 온라인 매체가 리스티클을 주요 콘텐츠로 만들어내고 있고 일부는 리스티클만 모아놓은 섹션까지 신설했다. 한 소셜뉴스 사이트는 리스티클의 리스티클 격인 ‘2014년 공유 베스트 리스티클 10선’을 소개하기도 했다. 1위는 ‘피해야 할 여자친구 유형 13가지’였다”고 전한다. http://goo.gl/nM4Aw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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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5일 경향신문

- [ ‘빨갱이’는 어떻게 생겨나는가 ] 우리 사회는 정직해지려는 용기와 노력에 간혹 ‘종북’의 혐의를 덮어씌우기도 한다. 한 사회의 권력과 질서에 대해 그 약점을 말한다는 것은, 그 사회의 적을 이롭게 하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우리의 적이 북한일 뿐만 아니라 북한이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에게 현재의 권력과 질서를 비판하는 것은 적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문학평론가인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는 “우리사회에서  ‘질서의 편’에 선 사람들은 권력에 대한 하찮은 비난도 견디지 못하고 어김없이 ‘빨갱이’라는 말을 입에 올린다. 물론 사람들은 이 ‘빨갱이’라는 말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모를 만큼 바보가 아니다. 그러나 여론조사도 투표도 그 터무니없는 말에 늘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우리 사회의 정신 상태에 알 수 없는 어떤 코드가 존재한다고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코드는, ‘자기합리화의 코드’라고 말한다. ‘종북’과 ‘빨갱이’는 그들이 자기 합리화를 위해 만들어 낸 말이다. http://goo.gl/mgJATW

[ 박근혜와는 다른 오바마의 ‘대국민사과’ ]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에 깊은 유감을 느끼며, 정부를 대표해 대통령으로서 유가족들에게 가장 깊은 사과를 드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 민간인 오폭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대국민사과를 한 것은 관련 보도가 나온지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때였다. 사과는 지난 1월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국경지역에서 미군의 오폭으로 자국민 1명과 이탈리아인 1명이 사망한 데 대한 것이다. 오바마로서는 아랫사람들에게 책임을 미룰 수도 있었고, 대테러전 과정에서 수반되는 ‘부수적 피해’로 치부할 수도 있었다. 구호요원을 인질로 붙잡은 알카에다의 행동을 부각함으로써 책임을 외부에 떠넘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모든 대테러작전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내게 있다”고 말했다. 손재민 경향신문 워싱턴 특파원은 “정부에 대한 비난 일색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이 사건은 오바마의 직접적이고 빠른 사과로 전장에서 무인기 사용에 대한 이성적 토론으로 흘러가고 있다. 막을 수 있었던 대형 참사, 주변의 부패 스캔들에도 대통령이 모호한 말로 책임을 회피하는 바람에 ‘유체이탈 화법’이란 말이 유행하고, 토론을 통한 제도 개선은커녕 갈수록 나빠지는 한국 상황을 생각하면 오바마의 태도는 부러울 뿐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lnecg2

- [ 박 대통령이 중남미로 간 까닭 ] ‘말은 부드럽게 하되, 큰 몽둥이를 갖고 다녀라. 그럼 멀리 갈 수 있다.’ 아프리카 속담으로 현실주의 외교를 상징하는 표어로도 자주 인용되는 속담이다. 하지만 미·중 정상은 만날 때마다 할 말 다 하고, 간혹 군사력 시위로 긴장을 조성하기도 한다. 이런 미·중관계는 중·일관계에도 그대로 복제되고 있다. 반둥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은 이런 외교의 미묘함을 잘 보여준다. 일본 언론은 5개월 전 중·일 정상회담 때 굳은 얼굴을 했던 시 주석이 이번엔 “웃었다”고 환영했다. 반면 중국 중앙TV는 굳은 표정만 보도했다. 어느 것이 시 주석의 진짜 표정인지 진실게임을 할 필요는 없다. 외교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외교 현장에선 웃는다고 웃는 게 아니다. 특히 복잡한 동아시아 외교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표정에서는 외교의 복잡성을 읽을 수 없다. 북·중·일이 참석하는 반둥회의에 그가 갔다면 그 역시 다양한 표정을 지어야 했을 것이다. 활짝 웃거나 굳은 표정이거나 둘 중 하나에 익숙한 그로서는 불편한 자리다. 역시 그래서였을까? 박 대통령은 그곳 대신 현안도 없고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는 중남미 도피외교를 택했다”라고 말한다. http://goo.gl/Vqjv8R

- [ 영원히 읽히는 책 ] 경향신문 토요기획에서 ‘영원히 읽히는 책’을 소개 했다. 내용의 우수성을 인정 받는 고전인 동시에 독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들이다. 전세계에서 700만부가 팔린 <코스모스>와 최고의 여행기로 꼽히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성서 다음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돈키호태>3권을 꼽았다. <코스모스>는 1980년 9월28일 다큐멘터리로 방영됐고, 같은해 11월 책으로 출간됐다. 방송은 전 세계 60개국 7억명의 시청자가 봤고, 책은 전 세계에서 700만부 가까이 팔렸다. <코스모스>는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과학책으로 기록됐다. 다음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1780년 청나라 건륭제의 70회 생일을 축하하는 사절단에 끼어 중국을 방문한 연암은 공적인 소임을 맡지 않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고, 북경을 벗어나 당시 조선인들에게 생소했던 열하 지방까지 방문했다. 연암은 귀국 즉시 기행문 집필에 착수했고, 완성된 책은 곧바로 조선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돈키호테>는 ‘지구상에서 성서 다음으로 가장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책’으로 꼽히는 고전인 동시에 나온 지 400년이 지난 작품이다. 하지만 한국어 완역본은 2종에 불과하다. 유명한 풍차 에피소드 등 돈키호테의 좌충우돌 모험이 담긴 1권은 자주 번역됐지만, 돈키호테의 죽음 등을 다룬 2권은 내용이 무겁고 방대하기 때문이었다. http://goo.gl/iENsmq 

- [ ‘프레임’이 뭔가 했더니… ] 신문 정치면에 보면 간혹 ‘프레임’이란 말이 등장한다. 보수 프레임, 진보 프레임, 프레임 전쟁, 강요된 프레임, 프레임 만들기 등등… 막연히 관점이라고 생각되긴 했지만 명확하게 감이 오지 않았는데 이병철 평화협력원 비확산센터 소장이 경향신문 시론에서 예를 든 “유리컵 속의 절반의 물을 ‘절반이나 찬 것’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절반이 비어 있는 것’으로 보느냐라는 프레임 문제”라는 문장을 보니 확실하게 감이 온다. http://goo.gl/8pvE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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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4일 경향신문

- [ 대한민국 수학여행 잔혹사 ] 1963년 10월23일 여주 신륵사 앞 남한강 조포나루터, 찢어진 일기장 하나가 뒹굴고 있었다. “내일 소풍을 간다. 참 재미있을 거야. 부처님도 있다고 하는데 무슨 소원을 빌까? 중학교 합격? 그렇지 않으면 무사히 돌아오게 해달라고… 잠이 안 온다.” 일기장은 안양 흥안국민학교(초등학교)의 여학생의 것이었다. 소풍 전날의 설렘이 고스란히 담겼다. 흥안국교 5, 6학년은 이날 신륵사로 소풍을 갔다. 귀갓길에 어린이와 교사, 학부형 등 150명이 나룻배를 탔다. 기우뚱, 한 차례 흔들리던 나룻배가 순식간에 뒤집혔다. 어린이 38명을 포함해 49명이 익사했다. ‘대참변’, 경향신문 10월24일자 1면과 6, 7면은 먹빛이었다. 참사 원인은 정원 2배 초과, 나룻배를 밀어주던 모터보트의 과속 등 어이없는 것들이었다. 국민들의 충격과 슬픔은 컸지만 당국의 반성과 대책은 시늉뿐이었다. 장정현 경향신문 콘텐츠에디터의 <경향으로 보는 ‘그때’>는 참혹한 수학여행의 역사 위에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오버랩 시킨다. 그리고 전국 초·중·고의 70% 가까이가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며 “수학여행은 성적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이 아주 잠깐 누리는 자유시간이다. 집을 떠나본다는 것, 친구들과 함께 잠을 자본다는 것, 토함산이나 성산일출봉에 올라 먼 수평선을 바라본다는 것, 수학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참사 주범은 탐욕사회, 무능한 국가이지 수학여행이 아니다. 학생들이 볼멘소리를 할 만하다. 왜 죄 없는 수학여행 갖고 그래!”라고 말한다. http://goo.gl/jZcsqF 

- [ 인격과 경제의 관계 ] 야당이 요즘 경제를 중심에 두고 움직인다. 먹고사는 문제에 무관심한 정당에서 탈피하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인간적인 가치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한 채 경제 정당으로 도약하는 것은 불완전한 꿈이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는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4월호는 당연하지만 쉽게 간과하는 인격과 경제의 연관성을 공개한 바 있다. 그건 인격의 수준이 높은 최고경영자(CEO)군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5배나 더 높은 재무성과를 성취한다는 연구 결과이다. 인격을 나타내는 4가지 지표는 책임, 관용, 공감, 강직함이다. 과연 야권은 이 4가지 지표에서 유능한 정당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한다. 야권이 자신들의 인간적 가치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세월호 시대’에 실천적 책임과 공감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것을 애둘러 비판한다. 덧붙여 인격과 경제의 연관성에 관한 조사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높은 인격을 가진 리더들은 자기 자신에게 매긴 점수가 직원들의 평가보다 훨씬 낮고 자기도취형 리더들은 그 반대라는 결과이다”라고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기 자신에게 몇점이나 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http://goo.gl/SpT21n

- [ 부산, 이야기를 입다 ] 경향신문에서 <도전하는 도시> 시리즈를 시작했다. 첫 도시는 바로 부산. 부산은 도시 곳곳에 이야기를 입히고 있다. 세월 속에 묻힌 이야기 등을 찾아내는 수준을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거대한 건축물, 최첨단 빌딩을 세워 부산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세계도시 부산으로 설 수 있는 첫 디딤돌을 스토리텔링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한적한 어촌이 관광지로, 사라질 뻔한 어묵가게를 맛집으로 변신시키며 역사와 문화를 접목한 도시재생이 한창이다. http://goo.gl/Hoxk8O 

- [ 탐욕의 징표 다이아몬드 ] 결혼식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징표다. ‘순수, 영원 불변의 사랑’이라는 다이아몬드의 상징 때문이다. 실제로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다이아몬드를 깎아낼 수 있는 것은 오직 다이아몬드밖에 없다. 어원도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섭씨 700도 이상에서 계속 가열하면 흑연으로 변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한다. 한자어로는 금강석(金剛石)이다. 15세기 무렵 인도 드라비다족이 신성시했다. 그래서 불교의 핵심 경전이 <금강경>이다. 17세기 유럽에 전해진 뒤 왕과 귀족의 전유물이 됐다. 마리 앙투아네트, 예카테리나, 조세핀 등은 다이아몬드 사치로도 유명했다. ‘호프’ ‘상시’ ‘리전트’ ‘피렌체’는 유럽 4대 다이아몬드로 불린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다이아몬드는 인간의 허영심, 세속적인 욕망의 대상이기도 하다”며 화려한 다이아몬드의 이면, 탐욕의 그림자에 대해 말한다. “아프리카에서는 다이아몬드 광산을 둘러싼 내전 등 처절한 살육전이 벌어진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정권 실세들이 카메룬에서 보물찾기에 나섰다가 주가조작 사태가 터졌다“라며 “부처님오신날이 가까운데 우리는 이참에 <금강경>이나 읽어서 마음을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히 하는 게 훨씬 값지겠다”라고 조언한다. http://goo.gl/4cz8Kc 

- [ 피에 대한 오해와 진실 ] 피를 신성시하거나 숭배하는 경향은 오래된 연원을 가지고 있다. 친척이나 형제자매를 말할 때 ‘피붙이’라고 말하고, 같은 민족을 표현할 때 ‘같은 핏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인간의 특성과 혈액을 연결짓는 표현도 있다. 힘이 넘치는 사람은 ‘혈기가 방장하다’고도 하고, 열정적인 사람은 ‘피가 뜨겁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숭고한 희생을 ‘피를 흘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국가들을 지칭할 때 ‘혈맹’이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홍관 국립암세터 교수는 “혈액에 대한 지나친 숭배는 수술 때 심각한 문제를 낳기도 한다. 기독교의 한 종파에서는 생명이 위협되는 상황에서도 수혈을 거부해서 가끔 언론에 등장하기도 한다. 긴급수혈이 필요한데 스스로 수혈을 거부해 죽는 일도 발생하고, 자녀가 수혈이 필요한데, 종교적 신념 때문에 부모가 동의를 안 해주어서 환자가 사망한 사례들도 보고된다. 성경 레위기 17장 11~12절에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너희 중에 아무도 피를 먹지 말며…’라는 대목이 있는데, 그 종파에서는 수혈하는 것도 피를 먹지 말라는 계율을 어기는 것으로 확대 해석한다고 한다. 이들은 피를 오염시키는 것은 생명이 오염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구원받지 못할까봐 목숨을 걸고 피의 순수성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다”라며 피에 대한 오해에 대해 일러준다. http://goo.gl/x93Z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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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3일 경향신문

- [ 박근혜 대통령, 통치자격 있나 ] 1952년 봄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장군 출신 아이젠하워가 이길 경우를 생각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이젠하워는 이 자리에 앉을 거야. 그리고 이렇게 말하겠지. 이걸 해라! 저걸 해라!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아이젠하워는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트루먼의 예언대로 자기가 무언가 결정하면 그걸로 문제가 끝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일이 끝나지 않은 상태로 되돌아오면 충격을 받았다. 미국 대통령 연구의 권위자인 리처드 뉴스타트는 <대통령의 권력>에서 대통령은 그 권력에도 불구하고 명령을 내리는 것으로는 어떤 결과도 얻지 못한다고 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불행하게도 박근혜는 명령통치를 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솔직하게 그가 통치할 자격이 있는지 물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자격은 물론 능력이다. 대통령이 장관, 참모 스스로 일하도록 설득하는 능력 없이는 어떤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뉴스타트는 지적했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그의 정통성을 별로 시비하지 않았던 이유는 국정 성과를 통해 사후 정통성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투른 채찍질만 해온 그가 아직 그걸 손에 쥐지 못했다는 걸 우리는 안다. 기득권 체제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 건 성완종과 메모 8인이 아니라 박근혜다. 보수는 이쯤에서 결심해야 한다. 박근혜는 통치 불가능성에 직면했다. 이대로 함께 무너질 건가, 궐기할 건가”라고 말한다. http://goo.gl/PTCxRJ 

- [ 권력에 꼬리 흔드는 검찰 ] 대한민국의 국가 청렴도는 세계 43위다. 검찰의 청렴도는 국가기관 중 꼴찌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기소, 간첩사건 증거조작 등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인 검찰. ‘죽은 권력’은 무참히 짓밟고, ‘살아있는 권력’에는 꼬리를 흔들기로 유명한 검찰. 그런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면서 남긴 리스트를 포함한 대형 부패 스캔들은 모두 검찰의 손아귀 안에 던져져 있다. 아무리 검찰이 열심히 한다고 한들, 그 결과에 대해 국민과 사회가 얼마나 신뢰할까? 세월호 참사 원인에 대한 검찰 수사에 사회적 신뢰가 있었다면, 1년 넘게 지속되는 사회적 혼란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는 “이번 정부가 못한다면, 다음 정권에서라도 반드시, 독자적 수사권을 가진 기존의 ‘적폐’에 얽히지 않은 독립적 부패수사기구의 신설을 추진해야 한다. 이건 여야나 진보·보수 등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운명과 관계된 문제다. 그 스스로가 권력적 적폐의 일부인 검찰에 부패척결 임무를 전담시킨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생선가게 자체를 망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yqrWbp

- [ 홍준표 “오늘부터 말 않겠다” ]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4월 22일 “오늘부터는 내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그 왜 자꾸 이런 식으로 출근길에 이러는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 “검찰이 여론 재판에 휘둘리지 않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리라고 믿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지난 9일 숨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1년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할 말이 없는 건지 말 할수가 없는 건지…말을 않으니 알 수가 없다. http://goo.gl/qf93z6  

- [ 최악의 직업 ‘기자’ ] 퓰리처상은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최고의 영예다. 그러나 올해 퓰리처상 수상자 2명이 월세조차 낼 수 없는 박봉과 고된 노동강도 때문에 이미 기자직을 그만둔 상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언론계가 안타까워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의 소규모 지역신문 ‘데일리브리즈’의 롭 쿠즈니어 기자는 동료들과 함께 지역 교육계에 만연한 부패 문제를 다룬 심층기사를 썼다. 퓰리처상을 받았지만 그는 더 이상 기자가 아니다. 지난해 가을 사직서를 낸 후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이 운영하는 공공재단의 홍보책임자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기자 7명에 최대 발행 부수가 6만3000부 정도에 불과한 회사에서 주는 월급으로는 집세조차 감당하기 어려웠다. 가정 폭력의 참상을 고발한 심층보도물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나탈리 하우프 역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시의 지역신문 ‘더포스트앤드쿠리어’를 그만두고 홍보대행사로 옮겼다. 미국 포춘지의 사이트 ‘커리어캐스트닷컴’에 따르면 2013년 ‘최악의 직업’으로 꼽혔던 신문기자는 지난해 벌목꾼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가 올해 다시 최악의 직업 1위에 복귀했다. http://goo.gl/VxwTt1

- [ ‘사면초가’ 한국경제 ] 자산 시장의 거품이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는 주식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돈을 잘 벌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주식이 뛰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자인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경제성장과 경기활성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설상가상격으로 다양한 독버섯이 번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산시장의 거품 외에도 가계 부채가 증가하고 있고, 저소득층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를 올리면 가계 부도 위험이 올라가고, 재정 확대역시 성장이 아닌 복지에 집중되어 있기에 부작용을 막으려면 신중해 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경제가 사면초가의 상태다. http://goo.gl/pySDv3

- [ 집을 사지않는 이유 ]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인 요즘, 비싼 월세를 부담하더라도 좀처럼 빚내 집을 사지는 않는다. 집값은 때로 반짝하지만 장기 저성장으로 결국 내리막길이었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꺼리는 이유는 고용 불안 탓이다. 종신고용이 사라진 뒤 고용유연화가 자리 잡은 일본에서는 직장인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다. 정규직 역시 언제 잘려도 이상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빚내 집을 샀다 해고를 당하면 기다리는 것은 빚 지옥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30~40대가 요즘 주택매입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괜찮을까? 박용채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요즘 30~40대의 일자리는 20대 못지않게 심각하다. 40대 취업자수는 3월에만 6만7000명이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주변에서 대기업이나 은행, 보험, 증권사 등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다 그만둔 30~40대를 보는 것은 흔하다. 재취업이 간절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빵집이나 통닭가게도 성공 가능성은 낮다. 만약 이들이 빚내 집 산 뒤 매월 적지 않은 이자와 원금을 갚아야 하는 처지라면 어떨까. 한순간에 암흑이 될 게 뻔하다. 그럼에도 정부와 기업은 정규직마저 해고를 쉽게 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하려 한다”고 염려한다. http://goo.gl/7LtjoS

- [ 기업의 탐욕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법 ] 중진국이나 선진국에서는 재해발생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이 지출할 비용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기업으로서는 안전을 위해 지출하는 ‘경제적 비용’과 사고 발생 시 부담하게 되는 ‘법적 부담’을 서로 비교하고, 그에 따라 최적의 효율을 추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현재 법제 상황에서는 ‘경제적 비용’이 ‘법적 부담’이 훨씬 작아, 기업으로서는 ‘덜 안전하지만 더 경제적인’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경제적 비용’보다 ‘법적 부담’이 커지도록 법제를 정비해 균형을 다시 맞추어야 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인 김제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어느 사회든 인간이라면 저지를 수밖에 없는 확률상의 실수, 이른바 인적 오류(human error)로 인한 사고는 불가피하다. 아무리 선진국이라 해도 일정 비율의 교통사고가 늘 일어나는 이유이다. 그러나 구조적인 원인을 가진 사고는 다르다. 기업의 고위직 의사결정자가 이익추구를 위해 ‘덜 안전하지만 더 경제적인’ 정책을 채택하는 경우, 비록 하위직 근로자의 개인적 실수나 자연재해가 경합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그 근본적인 원인은 잘못된 의사결정에 있다. 이러한 성격의 사고는 관련 법제를 선진화함으로써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http://goo.gl/K8u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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