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7일 경향신문

- [ 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다 ] 친노에는 항상 패권주의가 따라붙는다. 자기들끼리 권력을 독점하면서 다른 사람들 위에 군림한다면 패권주의라고 욕먹을 만하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친노패권주의의 구체적 증거를 댄 적이 없다. 실체가 없는 막연한 주장에 불과하다. 하지만 뜬구름 같은 말의 파괴력은 엄청나서 실제로 야당의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호남에서 말하는 이른바 ‘호남 소외론’을 보자. 참여정부 시절 호남이 푸대접을 받았다는 소리가 자주 들리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가? 참여정부 때 청와대인사보좌관(나중에 인사수석) 직은 주로 호남 출신이 맡았다. 노무현 정부는 고위직 인사에서 지방 출신을 우선적으로 뽑는다는 정신으로 일한 최초의 정부였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근거 없는 호남 소외론, 선거 패배 책임론, 친노 패권론으로 야당을 분열시켜서는 안된다. 원래 보수가 압도적으로 강한 한국에서 야당 하기 힘든데, 지금은 호남조차 야당을 흔들어대니 야당 하기 정말 힘들다. 이순신은 ‘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다(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말했다. 호남은 과거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앞장서 나라를 구한 빛나는 전통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금 호남은 실리주의의 유혹에 빠져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방황하고 있다. 그래서 야당의 위기이자 호남의 위기다. 양식을 가진 호남인들의 일대분발을 촉구한다”고 말한다. http://goo.gl/qnLEY9

- [ 조선 ‘탕평책’의 실상 ] 영조는 왜 탕평책을 폈는가? 붕당 투쟁이 극심한 폐해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숙종 때 ‘일진일퇴(一進一退)’ 속에 한 붕당이 집권하면 반대 붕당은 살육을 당했다. 숙종은 조정을 물갈이하듯 판을 바꿨다. 그래서 ‘환국(換局)정치’라 불렀다. 서인이 승리하고, 남인은 몰락했다. 주류가 된 서인은 다시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졌다. 소론은 경종의 왕위 계승을 지켰고, 노론은 그것을 뒤집으려 했다. 노론은 경종의 동생 연잉군을 새 왕위 계승자로 밀면서 네 대신의 목숨을 희생하면서 왕위 계승에 성공했다. 그 왕이 바로 영조였다. 노론의 힘을 업고 즉위한 영조였지만 국왕의 운명이 붕당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노론 편만 들어서는 국왕의 권위를 유지할 수 없었다. 영조의 탕평책이 등장한 배경이었다. 정조의 탕평정치는 영조의 탕평책을 계승한 것이다. 하지만 정조가 죽자 탕평은 끝났다. 이유는 규범과 제도로 정착되지 않고 오로지 영명한 탕평군주에 의해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태희 다산연구소장은 “근대 정당이 처음 출현했을 때, 정당은 통합을 해치는 사사로운 이익집단으로 비난받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생각과 이해관계가 다르기 마련인데, 통합이란 명분 아래 모든 사람의 일치를 강요한다면, 그것은 가짜 통합이다. 다양한 정치적 의견을 조직하는 정치활동과 함께 정당 내에서의 참여와 경쟁이 촉진되는 체제가 필요하다. 경쟁 자체를 분열이라고 해서는 안된다. 문제는 경쟁 자체가 아니라 경쟁 규칙의 공정성과 경쟁 내용의 생산성이다”라고 말한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가 곱씹어보아야 할 조언이다. http://goo.gl/M6rRrI

- [ 서민 교수, 황교안을 지지하다 ] 야당에서 황씨가 공안검사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현 정부가 공안통치에 나서겠다고 노골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반대한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고, 아들한테 3억원을 편법으로 줬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황 지명자가 꼭 총리가 됐으면 좋겠다. 우선, 황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울 수 있는 몇 안 남은 카드다. 이번 정부 들어서 총리 후보로 지명된 분들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어렵사리 통과해도 비리로 물러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현 정부의 인사 풀에 있는 분들이 죄다 그런 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국민들은 돈 욕심이 없는 데다 흠잡을 데 없는 과거를 가졌고 그러면서도 일을 잘하는 분이 총리로 오길 바라지만, 아쉽게도 대통령이 아는 분들 중 그런 분은 없다. 황씨를 거부해버리면, 그보다 더한 사람이 온다. 사실 황씨는 상대적으로 청렴한 분이다. 이전에 총리로 지명됐던 안대희씨는 현직에서 물러난 뒤 5개월간 16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게 낙마의 결정적 이유였다. 그런데 황씨는 1년6개월간 16억원을 받았으니, 3.6배 정도 더 청렴하다고 할 수 있다. 편법증여 의혹이 있는 돈도 16억원 중 3억원에 불과해 20%가 채 못 된다. 그리고 황씨는 보기 드문 천재다. 청와대는 황 후보자가 ‘현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수행하면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 총리에 적임자라고 했다. 본 사람이 거의 없는, 그래서 존재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이해한다는 것만으로도 황씨는 석학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분은 진작 총리로 모셨어야지, 아쉽기 짝이 없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서민의 어쩌면- 황교안 총리를 지지한다> 전문보기 http://goo.gl/8SLKbm 

- [ 재해사고, CEO를 벌하라 ] 재해사고는 기업 내 안전관리 시스템의 다층적인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시스템의 결함에서 연유하는 재해사고는 주로 원자력,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 해양수송이나 항공, 열차수송 등 복잡하고 고도로 분업화된 기술시스템을 사용하는 분야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영역에서는 재난사고가 자주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에 위험요인이 은폐되거나 평가절하되고 대신 기업의 이윤논리가 보다 강조되는 조직시스템이 구조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재해사고의 위험은 은폐된 채 차곡차곡 불어나는 상황이 된다.이호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해사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주체는 기업, 그리고 기업의 실질적인 경영책임자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대형 재해사고에 대해 기업이나 기업의 경영책임자에게 형사책임이 부과된 예는 극히 드물다. 기업으로 하여금 철저하게 안전관리를 하도록 유도하는 데 궁극의 목적이 있다면, 직접적인 원인이 된 실수를 저지른 노동자나 직원을 처벌하는 데 그치는 현행 법시스템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기업의 안전의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안전 경시의 기업문화로 야기된 재해사고에 대해 기업과 기업의 경영책임자에게 효과적인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제를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http://goo.gl/IaF66P

- [ 한국과 일본, 너무 다른 20대의 삶 ] 일본 문부과학성과 후생노동성이 지난 4월1일을 기준으로 조사한 일본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96.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가 몰아닥치기 직전인 2008년 봄의 96.9%에 육박하는 것이다. 일본 대졸자의 취업률은 최근 4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남자(96.5%)와 여자(96.9%), 문과(96.5%)와 이과(97.2%)를 가릴 것 없이 높은 취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지난해 대졸자의 취업률이 56.2%였다는 한 기관의 조사 결과는, 일본과는 너무나 다른 한국 대졸자들의 삶을 보여준다. 대졸자 2명 중 1명이 ‘취업절벽’ 앞에서 절망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기업에 원서를 낸 대졸자 100명 가운데 최종 합격자는 불과 3.1명뿐이다. 윤희일 경향신문 도쿄특파원은 “20대 청춘, 한국과 일본의 너무나 다른 ‘삶의 질’에서 나는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http://goo.gl/woYBX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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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6일 경향신문

- [ 허망한 한·미 동맹의 대가 ]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상당 기간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국정운영 분야는 독특하게도 외교·남북관계였다. 하지만 지금 박근혜 정부가 외교를 잘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외교에 실패했다고 아우성이다. 이 같은 인식이 퍼지게 된 이유가 몇가지 있다. 최근 ‘미·일 신밀월 시대’ 분위기,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그리고 중·일 간 화해 움직임 등이다. 한국만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외교 고립을 자초하고 위기를 맞았다는 비판의 근거다. 유신모 경향신문 외교전문 기자는 “한국 외교가 고립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위기라는 지적에는 동의한다. 한국 외교는 그토록 애달캐달 한·미 동맹에 매달렸건만 대가는 허망하다. 한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다가서면서 천문학적 규모의 무기구입을 강요받는다. 또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명분에 밀려 한국을 무시하는 일본과 억지로 손을 잡아야 한다. 한·미 동맹은 미·일 동맹의 하부구조로 편입돼 중국 견제의 첨병이 되어야 한다. 미국의 핵우산 아래로 들어가고,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전쟁을 할 수 있는 권리마저도 미국에 주어버렸는데 한·미 동맹의 어디에 더 강화할 것이 있는지, 얼마나 더 밀착을 해야 안심할 수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fmu1FH

- [ 아베와 박근혜 경제의 차이 ] 급기야 최경환 부총리 입에서 ‘뛰는 일본, 기는 한국’이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양적완화로 상징되는 ‘아베노믹스’로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졌지만 정작 일본 내 분위기를 돌려세운 것은 기업 과실을 구성원들과 나눠야 한다는 아베의 채찍이었다. 정부가 앞장서 최저임금을 올렸고, 대기업·중소기업을 찾아다니며 임금인상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자 미약하나마 소비에 온기가 돌았고, 이는 다시 투자로 연결되면서 소득주도 성장의 선순환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아베가 초심대로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한 결과다. 박용채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아베에 비하면 박 대통령의 초심은 많이 변했다. 대선 과정에서 최고의 가치로 삼았던 경제민주화는 1년도 안돼 뒷방으로 밀려났고 경제활성화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리고 3년차인 지금은 부패척결 등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유일하게 일관된 초심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판명된 ‘증세 없는 복지’뿐이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간 깨달은 것은  노동자들의 생활상을 개선하지 않으면 내수도, 성장도, 삶의 질 향상도 없다는 것이었다. 일본이 정말 부러우면 비정규직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규직 해고를 쉽게 하는 것과 같은 이상한 개혁 말고 경제민주화를 내걸었던 초심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충고한다. http://goo.gl/VYuswt

- [<단독>섬진강 포함 ‘5대강 사업’ 비밀 추진 ] 국토교통부가 4대강에 섬진강을 추가한 5대강의 천변에 광범위한 개발사업을 할 수 있는 국가하천 이용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미경 의원이 25일 공개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국가하천 하천구역 지구지정 기준 및 이용보전계획 수립’ 최종 보고서를 보면, 개발 가능지역인 친수지구를 현재의 8595만6309㎡(24.25%)에서 2억697만2692㎡(49.14%)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 섬진강이 포함된 국가 주요 하천의 절반가량이 개발 가능한 지역으로 변하는 셈이다. 이미경 의원은 “국토부의 새 국가하천 지구지정 용역 결과와 비교하면 4대강 사업은 사전 정지작업 수준으로 느껴질 정도”라며 “국토부가 이번 기준 및 이용계획을 국가하천에 적용할 경우 단군 이래 최대의 난개발이 전국 천변에서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http://goo.gl/mPxoUa 

- [ 시진핑의 고사성어 외교 ] “과거를 잊지 말고 앞날의 가르침으로 삼자(前事不忘 後事之師)”(<전국책>).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3월 독일 베를린 강연에서 일본의 난징 대학살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는 뜻의 고사성어를 인용했다. 지난해 9월 미·중 전략경제대회에서는 “자기가 원치 않는 일은 남에게 시켜서는 안된다(己所不欲 勿施於人)”는 <논어> ‘안연’을 떠올렸다.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지 말고 상대방을 인정하라고 미국 측에 주문한 것이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시진핑의 ‘고전 인용’은 정평이 나있다. 그런 까닭에 중국 지도자들을 만나는 각국 지도자들마다 중국의 고전 한두 구절쯤은 외우는 게 관례처럼 됐다. 예컨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9년 “산길도 사람이 이용하지 않으면 곧 풀로 덮여 사라진다(爲間不用則茅塞之矣)”(<맹자> ‘진심’)는 고전을 인용했다. 미·중 양국이 만나지 않으면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렇듯 알쏭달쏭한 은유로 상대방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하는 한자의 특징이 외교무대에서 마음껏 발휘되고 있다. 중국 고전은 그 자체가 훌륭한 외교적인 수사인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1vPBGv

- [ 남영동 대공분실, 김수근 작품 ] 남영동 대공분실은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다. 한낮에도 짙은 어둠을 느끼게 하며 사람들을 위축시킨다. 피조사자들이 처음 맞닥뜨리는 건, 육중한 군청색 철문이다. 그곳의 대문은 여닫이와 미닫이 두 개의 구조로 되어 있다. 내부는 들여다볼 수 없다. 문을 보는 순간 숨이 막히는 것 같은 위축을 경험하게 된다. 5층 조사실로만 통하는 원형 계단은 사람의 공간감각을 빼앗아 길을 잃을 때의 느낌과 비슷한 공포감을 준다. 남영동의 조사실은 하나의 공간이 인간을 얼마나 초라한 존재로 전락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문짝부터 조사실까지 전체 건물이 유기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비록 고문이 자행된 악명 높은 현장이지만, 역설적으로 하나의 예술작품이기도 하다. 예술작품이 사람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건물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얼마전 시민에게 개방된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았다 깜짝 놀랐다. 남영동의 상징과도 같았던 철제 대문이 바뀐 것이다. 예전 철문은 온데간데없고, 놀이동산에나 어울릴 하얀색 문짝을 달아 두었다. 존재만으로도 위압감과 공포감을 주던 건물이, 갑자기 조잡해보였다. 건물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었는데, 문짝 하나만으로 작품이 엉망이 되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단순한 경찰관서가 아닌 고문의 현장이다. 이곳에서 국가폭력이 자행됐고, 자유와 민주주의가 압살당했다. 당연히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일깨우는 생생한 교육현장이어야 한다. 다시는 추악한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상징적인 공간이어야 한다. 예전의 그 육중한 철문이 원상 복구돼야 하는 까닭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Q5OF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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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5일 경향신문

- [ 시골 사람들의 억울한 죽음 ] 평소 고혈압을 앓던 한 노인이 어느 날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쓰러졌다면 살아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에 딱 부러지게 대답하기는 어렵다. 이 노인이 어디에 살고 있느냐에 따라 살아날 가능성은 천양지차이기 때문이다. 전국 지자체 4곳 중 1곳은 심장마비 환자 생존율이 0%다. 대부분 농어촌 지역이다. 노인이 대도시에 살고 있다면 살아날 가능성은 꽤나 높아진다. 심장마비 환자 100명 중 30여명이 살아서 병원에 도착하고, 이 중 절반 정도가 살아서 퇴원한다. “한국에서 병 가진 사람이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서울에서 살아야 한다”는 말도 있다. 이진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농어촌의 의료 접근성 문제는 의사와 병원이 없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농어촌에 병원은 대폭 늘었다. 하지만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 기존 병원과 신설 병원 모두 100병상 내외의 중소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병원이 300병상 규모는 되어야 각종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진료역량과 체계를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100병상 규모의 병원으로는 상시 인력과 진료체계를 갖추기 힘들고 수지타산도 맞추기 어렵다. 치료 역량도 없으면서 검사만 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농어촌에는 ‘병원’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제 역할을 하는 병원’이 없었던 것이다”라며 “단지 사는 곳 때문에 생사가 갈린다면, 이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다. 모든 죽음을 막을 수는 없지만, 억울한 죽음은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http://goo.gl/O7969D

- [ 노무현 아들, 김무성에 분노의 일격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이 지난 5월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주변에서 거행됐다. 추도식에서는 유족과 여야 정치인, 일반 추모객 등 5000여명이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생전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보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 자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면전에서 비판했다. 건호씨는 유족 인사말에서 “전직 대통령이 NLL(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며 정상회의록 일부를 피 토하듯 읽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다”면서 여당 대표로서는 처음 추모식에 참석한 김무성 대표를 직격했다. 김무성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부산 유세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일부 내용을 공개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고 주장, 논란을 불렀다. 노건호씨는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모자라 선거에 이기려고 국가 기밀문서를 읊어대고 국정원을 동원해 댓글 달아 종북몰이 해대다가 암말 없이 언론에 흘리고 불쑥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라며 “내년 총선에는 노무현 타령, 종북 타령 좀 안 하시려나 기대도 하지만 뭐가 뭐를 끊겠나 싶기도 하고, 본인도 그간 사건들에 대해 처벌받은 일도 없고 반성한 일도 없으시니 그저 헛꿈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노건호씨는 “사과, 반성, 그런 거 필요 없다. 제발 나라 생각 좀 하십시오”라고 덧붙였다. http://goo.gl/Otcu0H 

- [ <어벤져스2> 흥행, 배아프다 ] <어벤져스2>가 외국영화 사상 최단기간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사실상 관객 블랙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넘게 동원한 할리우드 영화 중 <아바타>의 개봉일 스크린 수는 총 912개였는데, 이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스크린 수였다. 미국을 제외하고 <겨울왕국> 흥행 수입은 일본 다음으로 높았고, <인터스텔라>는 중국 다음으로 높았다. <어벤져스2>의 노나는 장사는 예견되어 있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사상 서울이 처음으로 주요 촬영장소로 선정되었고 관객들 대다수는 서울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그려졌을까 궁금해하며 극장을 찾았다. 그리고 서울시는 서울시는 <어벤져스2>의 촬영을 위해 교통을 통제하면서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극장은 <어벤져스2>의 흥행 독주를 위해 스크린을 아낌없이 내어주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솔직히 나는 <어벤져스2>의 노나는 장사에 배가 아프다. 글로벌 관광효과를 노리며 이 영화에 각종 편의와 거액을 지원한 서울시의 문화적 판단도 지나쳐 보인다. 이건 애초부터 공정한 게임도, 합리적인 경제논리도 아니다. <어벤져스2>가 노나는 장사를 하도록 열심히 밀어줘 우리에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서울의 관광 특수효과? 한국 영화산업의 경쟁력 강화? <어벤져스2>의 노나는 장사가 씁쓸한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런 기대가 단지 우리만의 망상이고, 우리에게 특별히 남는 것 없이 한국 영화는 더 골병이 들 것 같아서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XoN5AV

- [ 연금개혁안 속 숨은 악마 ]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즉, 숨어 있는 악마를 찾아 없애라는 의미다. 최근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큰 제목도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역시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 속 디테일을 살펴보자.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경영대학 교수는 “첫째, 연금 수령 기준을 20년 가입에서 10년으로 줄였다. 이것이 과연 세금을 줄이는 방향에 부합하는가? 오히려 연금 수혜자를 엄청나게 늘려놓은 셈이다. 둘째, 20년에 걸쳐 지급률을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조항은 향후 20년 동안 공무원연금 개혁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안도 세금을 줄이는 방향과는 정반대의 얘기다. 아쉬운 점은 청와대가 국민연금만을 가장 크게 문제 삼고 다른 독소조항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쁜 크기로 보면, 20년 동안 공무원연금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항목이 더 나쁘고 20년 가입에서 10년 가입으로 연금 수혜자를 무책임하게 늘려놓은 항목은 최악이다. 시간이 갈수록 디테일에 숨어 있던 악마들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http://goo.gl/dAAo2t

- [ 용기가 없다면 변화도 없다 ] 아일랜드가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서유럽에서 가장 보수적이라는 아일랜드가 동성결혼을 국민투표에 부치기까지 엄청난 ‘사회적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2015년 5월 23일(현지시간)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이 62.1%로 반대(37.9%)를 압도했다.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는 많지만, 모두 법원 판결이나 의회 입법 등을 통해서였다.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김민아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아일랜드는 국민의 84%가 가톨릭 신자(2011년 조사)인 나라다. 이 때문에 서유럽에서 가장 보수적인 국가로 알려져왔다. 동성애는 1993년까지 범죄로 간주됐고 이혼이 법적으로 허용된 것도 1995년의 일이다. 이러한 나라에서 국민투표를 통해 동성결혼이 합법화됐으니 말 그대로 ‘사회적 혁명’(레오 바라드카르 보건장관)이다. 변화란, 첫 발을 떼기는 어려우나 일단 시작되면 생각보다 빨리 진전되는 것일지 모른다”라고 말한다. http://goo.gl/Exk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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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3일 경향신문

- [ 노무현 정신이란 바로… ] ‘노무현 자살’ 그 비극적 사건이 일어난 지 6년이 지났다. 그가 슬프게 우리를 떠난지 6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야당발 뉴스에서 인물이든 개념이든 가장 많이 호명되는 단어로 남아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 있는 모든 사람은, 그와 친한가 아니면 그와 친하지 않은가, 그렇게 규정된다. 그의 자살도 비극적이지만, 그의 사후에 벌어진 일들 역시 비극적이다. 노무현과 친해? 안 친해? 친한 것도 계급장이고, 안 친한 것도 계급장이다. 역으로 보면, 친한 것도 낙인이고, 안 친한 것도 낙인이다. 비극인 것은, 우리와 언론이 이 ‘친소 놀이’를 하는 동안에 새누리당의 영구집권 구조가 더 공고해진다는 것이다. 친하면 어떻고 안 친하면 어떠냐? 우석훈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지금 돌아보면 ‘노무현 정신’은 상고를 나와도 행복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자는 것 아니겠는가? 상고 나와도 스스로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 아니겠는가? 제2, 제3의 노무현이 20~30대에 행복한 세상이라는 정신을 가슴에 품고 ‘개고생’ 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들이 움직일 수 있게 길을 만들어주자, 그게 2015년의 노무현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래야 할 것 같다. ‘노무현과 친하냐 그렇지 않으냐’ 그랬던 지난 6년을 넘어 젊은 사람과 청년들이 과감히 돌파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주체로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게 새롭게 해석한 노무현 정신 아니겠는가”라고 말한다. http://goo.gl/JQtvgp

- [ 황교안, 총리 지명은 실책 ] 근사(近思)는 <논어>의 ‘절문이근사(切問而近思:절실히 묻고 가까이 생각한다)’에서 나온 말이다. 매사를 작고 가까운 것에서 원대한 것으로, 지엽에서 근본으로 살펴간다는 뜻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봐도 ‘근사’가 제대로 되어야 ‘유추(類推)’를 할 수 있다. 비근한 사례를 통해 다른 사물을 미루어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근사’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작은 일’을 빠뜨리지 않고 챙기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옛사람들은 일상의 잗다란 일을 ‘소절(小節)’이라고 불렀고, 이를 배우는 공부를 ‘소학’이라고 했다. 작은 규칙과 규범이 몸에 체화될 때 비로소 개인의 인격과 품성이 형성된다. 그리고 사회의 공공윤리는 이러한 품성들이 확산될 때 이루어진다. 그래서 한 개인의 인격과 품성을 따져보려면 일상생활 속의 ‘소절’을 관찰하면 된다. 조운찬 경향후마니타스연구소장은 “옛날의 소절을 요즘식으로 말하면 교양 있는 언행, 법률 준수, 국민의 의무 이행 등이 해당할 것이다. 황교안 총리 지명자는 ‘나라의 기본을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국정에 대한 포부를 피력하는 것은 총리 후보자답다. 그러나 그의 이력을 채운 ‘소절’ 하나하나는 결코 총리라는 대절(大節·큰 직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로펌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그는 전관예우를 받으며 17개월 동안 16억원의 수임료를 벌어들였다. 법무장관 청문회에서는 증여세 탈루, 병역 면제 등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었다. 부산고검장 시절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투신사건’으로 표현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김대중씨’라고 지칭하는 등 고위공직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언행을 보이기도 했다. 소절도 감당하지 못한 황 지명자가 총리라는 중책을 맡는다는 것은 중대한 실책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U23PCZ

- [ 조현아, 초고속 재판 특혜 출소 의혹 ]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1)이 22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구속 143일 만이다.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는 22일 조 전 부사장의 항로변경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에게 허위 시말서 등을 쓰게 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대한항공 객실담당 여모 상무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국토부 조사결과를 여 상무에게 사전에 알려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국토부 조사관 김모씨는 무죄가 선고됐다. 조 전 부사장 항소심은 ‘초스피드’로 진행됐다. 지난 4월1일 첫 재판이 열린 뒤 같은 달 20일 조 전 부사장이 최후 진술을 하는 결심재판이 이뤄졌다. 1심은 더 빨랐다. 지난 1월19일 첫 공판이 열린 뒤 2월12일 선고가 났다. 검찰의 기소 시점(1월7일)부터 계산하면 4개월보름 만에 1심과 2심이 모두 마무리됐다. 재판 기간이 3~4개월인 다른 형사사건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덕분에 조 전 부사장의 구속 수감 기간은 단축됐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선고가 끝나자 미리 준비해 온 검은색 정장으로 갈아입은 뒤 30분 만에 현장에서 출소했다. 집행유예를 받은 구속 피고인은 보통 구치소로 이송돼 짐을 챙기고 다른 수감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http://goo.gl/vehT43 

- [ 타종교 아닌 이웃종교 ] 사랑과 관용을 가르치는 게 종교라지만, 종교 때문에 전 세계에서 전쟁과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는다. 다행히 한국은 다종교사회임에도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하는 편이다. 요즘 종교계에서는 ‘타 종교’ 대신 ‘이웃 종교’라는 표현을 쓴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의 7대 종단(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지도자들이 함께 이웃 종교의 성지(聖地)를 순례하고, 서로 간에 명절을 축하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이젠 스님과 목사와 신부·수녀가 함께 어울리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한국이 이처럼 모범적인 다종교 사회가 된 것은 과거 뛰어난 종교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수환 추기경, 강원룡 목사, 청담 스님은 생전에 종교의 틀을 넘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 추기경은 서울 성북동 길상사 개원법회에도 참석했다. 법정 스님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명동성당에서 특별 강론을 했다. 교황청이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세계 불자들에게 “불자와 그리스도인들이 현대의 노예살이와 인신매매에 함께 맞서자”는 내용의 경축 메시지를 보냈다는 소식이다. 모든 종교가 힘을 합쳐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불의에 맞설 때 이 땅에 부처님의 자비와 하느님의 사랑이 충만해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EUpcaY

- [ 정신노동의 몰락 위기 ]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AP통신의 기사가 있었다. 애플사의 당기순이익 발표가 있은 직후 이를 분석한 기사였는데, 화제가 되었던 것은 그 기사의 내용이 아니라 그 기사의 작성 과정이었다. 사람이 쓴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이 쓴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기사 작성 프로그램은 애플사의 보고서를 놓고 이와 관련된 수백 개의 리포트와 문서들을 참조해 단 30분 만에 분석기사를 내놓은 것이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은 “이는 분명히 컴퓨터 과학의 진보를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 정신노동의 쇠퇴를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기술 변화의 흐름을 되돌릴 것이 아니라면, 인간도 사회도 이러한 흐름에 적응해 나가면서 기계와 데이터의 흐름이 아니라 이성과 감성과 육신을 가진 인간만이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찾아나가야만 한다”고 조언한다. http://goo.gl/GH0p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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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2일 경향신문

- [ 예비군, 없애는 게 낫다? ] 멀쩡한 사람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180도 다른 사람이 된다. 흐트러진 복장으로 아무데서나 눕고 틈만 나면 존다. 노상방뇨는 예사고 지나가는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어대기도 한다. 스스로 ‘예비군복 입은 개’라고 자조한다. 오죽하면 ‘군기 든 예비군은 예비군이 아니다’라는 우스개가 있을까. 1년 내내 ‘민간인’으로 살다가 며칠 동안 동원된 예비군들에게 현역의 기강을 요구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다. 대부분 엄격한 처벌규정 때문에 훈련소집에 응한다. 예비군훈련장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장정현 경향신문 콘텐츠에디터는 “예비군은 현재 345만명(2014년 기준) 규모다. 국가안보를 지키는 데 이 많은 예비군이 필요할까. 예비전력으로 쓰기엔 너무 방대하다는 게 중론이다. 예비군들이 훈련 참가로 잃는 시간과 경제적 손실은 천문학적이다. 이미 1970년대에 1조3000억원(한국국방연구원 연구)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현재 가치로 한 해 10조원대라고 한다. 예비군 제도는 비용이나 안전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예비군 제도는 군대 경험을 계속 상기시키고 일상 속에서 군대문화를 강화한다. 특정 이데올로기를 주입할 수 있는 안보교육, 맹목적인 복종과 충성, 민주적 절차보다 결과만 중시하는 군대문화가 이런 예비군 훈련을 통해 몸에 밴다. 하지만 총기난사 사고의 후속 조치들은 안전대책에 그칠 뿐 존폐를 포함한 예비군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예비군 무용론은 누구보다 예비군들이 더 잘 알고 있다. http://goo.gl/apte83

- [ 술은 발암물질이다 ] 담배가 발암물질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술이 발암물질이냐고 물으면 설마하는 표정을 짓는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술은 발암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술(알코올)과 그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1급이라는 것은 인체에서 발암이 확인됐다는 것을 말한다. 담배와 마찬가지로 술도 많이 마실수록 암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술을 하루에 50g 이상 마실 경우 암 발생의 위험이 2~3배 더 늘어난다. 더구나 담배를 같이 피면 그 위험은 가중된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포도주를 비롯해 술은 약간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생각이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런 생각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나, 대단히 오해가 많고 과장된 정보이다. 담배는 한 개비라도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정 흡연이라는 개념이 없고 무조건 담배를 끊도록 권한다. 그런데 술은 한 모금도 안 하는 사람에 비해 약간의 음주를 하는 사람의 건강이 더 좋기 때문에 약간의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개념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음주도 그 ‘약간’을 넘으면 마실수록 건강을 해치는 경향이 나타난다.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http://goo.gl/WXJZBG

- [ 야당을 가둔 두 개의 탑 ] 야당이 두 개의 정치 프레임에 갇혀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친노패권주의’와 ‘호남민심’이라는 프레임이다. 4월29일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다가 이른바 ‘혁신기구’안이 제시되면서 다소 주춤한 듯하다. 그러나 혁신기구의 구성조차 순탄하지 않아 두 개의 프레임은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다. 새정치의 혁신기구 구성에 대해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에게 야단스레 책임을 묻는 것은 코미디다. 그것도 야당의 미래,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가로막는 비극적 코미디다. 이 비극적 코미디를 끝내야 할 책무가 당을 이끄는 문재인 대표에게 있고 그런 점에서 문 대표의 성찰은 남달라야 한다. 문 대표의 성찰은 현실에 대한 분명한 진단과 정확한 처방의 새로운 정치프레임으로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선동을 위해 기획된 상상의 프레임을 당원과 대중의 실질적 욕구를 반영하는 실질적 프레임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 같은 실질적 프레임은 문제의 진단에 머물지 않는 처방의 프레임이어야 한다. 분열과 이탈세력을 가둘 수 있는 강력한 처방은 무엇보다도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는 ‘혁신’과 새로운 ‘결집’의 프레임에서만 나올 수 있다”고 충고한다. http://goo.gl/aEmhnS

- [ ‘공안통’ 황교안, 국정 2인자 되나 ]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5월 21일 새 국무총리 후보자에 ‘공안통’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58)을 지명했다. 현직 법무장관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두고, 박 대통령이 누차 예고한 정치권에 대한 전방위 사정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야권에선 공안정국이 도래하는 것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황교안 지명자는 발표 직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이루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나라의 기본을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마치 사정기관·부처 책임자처럼 “나라의 기본”을 거론하는 것도 총리 지명자의 소감으론 이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은 ‘공안정국 조성용’이라고 반발했다. 새정치연합이 황 지명자에 대한 ‘불가’ 방침을 정함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황 지명자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 감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을 주도하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수사 등 각종 수사에서 정권과 ‘코드’를 맞췄던 사실을 야당은 문제 삼겠다는 방침이다. 병역면제 의혹,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펴낼 정도로 공안통인 이력, 안기부 ‘X파일’ 사건 편파 수사 논란, 법무부 장관 취임 전 로펌에서 고액 연봉을 받은 전관예우 등도 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http://goo.gl/EDOdFt 

- [ 론스타 분쟁 사건은 소송이 아니다 ] 론스타 투자분쟁 사건의 심리가 진행되면서 관련 소식이 연일 언론에 소개되고 있다. 그런데 언론들은 예외 없이 이 사건을 “소송”이라고 부른다. 심지어 외교부는 “재판”이라고까지 한다. 이것은 기본 개념조차 모르는 엉터리 번역으로 ISDS의 본질을 놓치는 오류이거나 의도적인 감추기라는 해석이 있다. 남희섭 오픈넷 이사는 “ISDS의 정식 명칭은 ‘투자자 국가 분쟁 해결(Investor State Dispute Settlement)’이고 약어는 ISD가 아니라 ISDS다(ISD란 표기도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ISDS에 따른 투자자와 국가 간의 분쟁은 소송 절차가 아니라 중재 절차로 해결한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중재’란 ‘제3자가 분쟁 당사자 사이에 끼어들어 분쟁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ISDS는 사적 분쟁 해결 방식이고, 소송을 통한 분쟁 해결은 일종의 공적기구(법원)를 통한 해결이란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론스타 분쟁 사건은 ‘소송’이나 ‘재판’이 아닌 ‘중재를 통한 분쟁 조정’이라는 주장이다. http://goo.gl/EVmD3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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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1일 경향신문

- [ 아직도 간 만 보는 안철수? ]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혁신기구 위원장’ 카드가 하루 만에 무산됐다. 문재인 대표(62)는 전날 안철수 의원(53)에게 전권과 함께 혁신기구 위원장을 제안했지만, 안 의원은 20일 거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문 대표와 당내 비주류를 대표하는 안철수 의원의 동거를 통해 질서 있고 빠른 쇄신책 마련하려던 구상은 불가능해진 셈이다. 안철수 의원이 ‘쇄신 책임’ 공유를 거부한 것을 두고 주류·비주류 간 논란이 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어제 문재인 대표와 저는 당 혁신의 당위성에 대해 공감한 바 있다”면서도 “혁신위원장을 제가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신위원장은 당 밖 인사가 맡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라고 말씀드렸다”고도 했다.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을 맡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던 지도부는 머쓱해졌다. 안철수 의원은 아직도 간 만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말이다. “지금 뛰기 시작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 뛰지 않는다면 이미 실패한 것이다.” http://goo.gl/mK10zM 

- [ 고장난 한국사회, AS 좀 해 줘 ] 파슨스 등 사회학자들은 사회의 기본 기능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제 역할을 못할 때 범죄와 무질서의 증가 등 ‘사회적 고장’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회구성원들이 규범을 받아들이고 규칙에 따르는 습관을 길러 주는 ‘사회화’, 소질에 맞는 분야에서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아 생활해 나가는 ‘적응’, 미래를 위해 목표를 세우고 성취해 가는 ‘공정한 경쟁’, 그리고 지친 심신을 달래고 회복하는 ‘휴식과 재충전’이 그 네 가지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는 “한국사회는 전쟁 등 사회 외적 요인도 없는데 범죄와 무질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사회 네 가지 기본 기능 어딘가에 심각한 고장이 발생했음을 의심케 한다. 사람의 몸과 기계 모두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철저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밝혀내고 처방을 찾아 치료나 정비, 수리를 해야 한다.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정치권력이 바로 서야 한다.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수시로 안보나 경제 등 위기를 과장해 정상적인 사회 기능을 마비시켜서는 안 된다. 자기편을 사회 각 요소에 보내고 심어 운영과 절차를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 비판자를 단속하느라 사회를 얼어붙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 솔직하게 잘못과 문제를 시인하고, 국민의 동의를 구해 사회를 정비해 나가야 한다. 치졸한 반칙 경쟁인 정쟁을 극복하고, 국회의 기능을 정상화해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 사회의 고장을 고치고,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FdpKsh

- [ 봄은 머물지 않는다 ] 누구의 봄도 머물지 않는다.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이 황혼 속에 슬퍼지는 건 황혼이 되어서야 열아홉이 절정이었음을 깨닫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이 사라질 때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봄이 왔을 때가 아니라 봄이 갈 때 봄을 생각한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삶은 봄이 아니라, 봄이 가는 것을 아는 것이고, 그걸 노래할 줄 아는 것이다. 인생은 모래가 손 안에서 빠져나가는 것과 같은 소멸과정이다. 그러나 소멸이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혜와 성찰을 남긴다. 고은의 ‘그 꽃’은 이렇게 노래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라고 일깨운다. http://goo.gl/MAbQPv

- [ 금융당국의 론스타 비호 '궤변’ ] 정부는 국민 혈세 5조원이 걸린 론스타와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꿀릴 것이 없다. 론스타의 제소 자격 부터 논란이다. 산업자본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것은 우리나라 은행법상 금지된 행위였다. 은행법에 의하면 이 금지는 무조건적이며, 감독당국이 재량적 판단으로 이 금지를 면제해줄 권한도 없다. 그런데 론스타는 해외 산업자본 자회사를 누락시킨 허위 승인서류를 통해 인수 승인을 얻었다. 이것은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에서 보호하기로 양국 정부가 합의한 적절한 투자행위가 아니다. HSBC와의 매각 협상 승인 지연도 금융감독위원회와 론스타는 1년 넘게 “자료 내라” “못 낸다” 식의 공방을 계속 했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인지 여부가 관건인 상황에서 론스타 스스로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이 자료도 받지 않고 매각 승인을 내줄 수 있단 말인가. 시간을 질질 끈 것은 오히려 론스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제는 창피할 정도로 무원칙한 우리나라 감독당국의 감독행정 부분이다. 우리나라 감독당국은 론스타에 대한 올바른 감독자라기보다는 오히려 공범에 가까울 정도로 론스타를 비호했다. ‘산업자본 요건에 해당했지만 산업자본이라 보기 어렵다’는 궤변이 그것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이런 감독당국의 행태가 론스타의 위법한 투자행위에 면죄부를 부여하거나 론스타에 국법의 규정과 다른 기대를 형성할 정당한 사유를 제공했는가 하는 점이 문제다. 솔직히 많은 사람이 이 점을 걱정한다”고 말한다. http://goo.gl/Y0DAGx

- [ 2000년 넘은 한국과 인도의 인연 ] 드라비다인은 유럽 아리아족의 침입 때(기원전 15세기) 인도 남부로 쫓겨난 토착민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 드라비다인의 언어(타밀어) 가운데 한국어와 유사한 단어가 400~1300개나 된다고 한다. 쌀은 sal, 벼는 biya, 밥은 bab, 풀(草)은 pul, 씨(種)는 pci, 알(粒)은 ari, 가래(농기구)는 kalai, 사래(밭고랑)는 salai, 모(茅)는 mol이라 한단다. 볍씨를 ‘아리씨’라 하는 것도 흥미롭다. 아빠와 엄마(암마), 언니(안니)의 경우도 거의 같은 발음이고, 궁디(엉덩이), 메티(메뚜기) 등의 명칭도 비슷하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원로 고고학자 김병모 한양대 명예교수의 학설을 들어 인도를 중심으로 한 남방 문화의 영향을 해설한다.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이 한반도로 이주했듯이 벼농사와 난생신화, 그리고 고인돌 문화 등도 바로 인도-중국(동남아)-한반도로 건너왔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어와 비슷한 드라비다어 가운데 쌀, 벼, 밥 등 농사와 연관된 단어가 눈에 띈다. 원래 유목민들이었던 진한인들이 남방의 벼농사 기술자들 영향을 받아 농경인이 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특히 한반도를 포함, 동북아 청동기 문화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고인돌이 인도에도 많다는 점을 꼽았다”고 말한다. 한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허황옥, 혜초, 타고르 등을 거론하면서 한국과의 인연을 연일 강조했다. 혜초 스님이 순례했던 베나레스(바라나시)가 자신의 선거구라는 점도 언급했다. 단순한 외교적인 수사가 아닌 듯 하다. 2000년보다 훨씬 이전부터 우리는 인도와 뭔가 친연관계를 맺었다는 방증이 많다. http://goo.gl/zx78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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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5일 경향신문

- [ 주한 美대사, 한옥에 사는 까닭 ] 서울 중구 정동(貞洞)은 1396년 조선 태조 이성계의 두 번째 부인 신덕왕후 강씨의 능인 정릉이 조성되면서 불리게 된 지명이다. 이곳에 1883년 최초의 외국 공관인 미국공사관이 들어섰다. 조선주재 초대 미 특명전권공사로 부임한 푸트가 민계호와 민영교 소유의 사저를 2200달러에 구입했다. 조선에서 서양인에게 매각된 최초의 부동산이라고 한다. 이후 영국, 독일, 러시아 공관이 차례로 들어서면서 정동 일대가 서양의 외교가가 됐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현재의 주한미대사관저 건물은 ‘하비브 하우스’로 불린다. 관저 신축 당시 국무부 반대를 무릅쓰고 한옥을 고집한 필립 하비브(Philip Habib) 대사를 기리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1976년 5월 완공된 전통 한옥 기와집으로 세계 미국 대사관저 중 최초로 주재국의 전통 건축양식을 따랐다고 한다. 건축가이자 ‘도깨비 박사’로 유명한 민속학자인 조자용이 설계하고 인간문화재 이광규 대목장이 총감독을 맡았다. 상량식 때는 시루떡까지 해놓고 한국식 고사를 지내 화제가 됐다”고 말한다. ‘ㅁ’자 구조의 한옥 관저 안뜰에는 포석정을 재현한 연못이 있다. 내부는 한옥과 서양식을 결합한 형태다. 솟을대문과 격자창, 문고리 등은 한국 최고의 장인들이 만들었다. 아이젠하워와 카터 등 방한한 미국 대통령들이 이곳에서 묵었다. 거의 공개된 적 없는 하비브 하우스 정원과 구한말 사용되던 옛 미국공사관이 일반에 공개된다고 한다. 서울 중구청이 오는 5월 29과 30일 양일간 개최하는 ‘정동 야행(夜行)’ 축제를 통해서다. http://goo.gl/wN314L

- [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과 비운의 약혼녀 ]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은 일제에 의해 이방자(일본명 마사코)여사와 정략결혼을 했다. 이 결혼 때문에 61년간 독신으로 살았던 여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영친왕의 정혼녀 민갑완(1897~1968)이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에 따르면 “민갑완은 10살 때인 1907년 대한제국 황실의 초간택에서 150여명의 규수 가운데 수망(首望·1순위)으로 뽑혔다. 동래부사 민영돈의 딸이었던 소녀는 영친왕과 생년월일까지 같았다. 간택자리에서 영친왕과 키를 재보고는 ‘남자가 왜 이리 작냐’고 속으로 투덜거렸단다. 그러나 영친왕이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손에 이끌려 일본유학을 떠나면서 혼사가 이어지지 못했다. 1918년 1월30일 21살 처녀가 된 민갑완에게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궁에서 상궁들이 나와 약혼반지를 강탈하다시피 회수해 간 것이다. 민갑완은 “충신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이요, 열녀는 불경이부(不更二夫)”라는 편지를 썼다. 물론 편지는 배달되지 않았다. 1920년 4월28일 영친왕의 결혼식이 거행되자 민갑완은 상하이 망명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우사 김규식 박사는 “아가씨의 원수를 갚으려면 그 자(영친왕)를 죽여야 한다”고 독립운동을 권했다. 하지만 민갑완은 고개를 내저었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으며, 남을 해쳐서까지 행운을 찾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민갑완은 귀국 후에도 가난과 병마, 그리고 잇단 사기극에 시달리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유해는 부산 실로암공원 납골묘에 안치돼 있다. 민갑완 사진 보기 http://goo.gl/VvV7Id

- [ 전기에 중독된 한국 ] 정부가 2020년까지 전력수요가 매년 4% 늘어나고, 2029년까지는 3%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해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년)을 수립 중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지난해 전력수요 증가율이 0.6%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과다예측이라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등을 새로 더 짓기 위해 수요를 부풀리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전망대로 7차 전력수급계획이 결정될 경우 발전소의 추가 건설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둔화와 인구구조의 변화로 보면 이미 계획된 발전설비만으로도 전력공급이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현재 계획 중인 발전소 17기가 지연 준공되고, 송전선로 건설 지연으로 발전소 8기의 가동이 늦어진다 해도 향후 12년간 전력수급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단기 전력수요 증가율이 3%대가 된다면 당장 발전소를 착공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http://goo.gl/JtT1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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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9일 경향신문

- [ 사과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 제대로 된 사과를 보기가 힘들다. 전쟁, 국가폭력과 같은 범죄에 대한 국가와 국정 최고책임자의 사과에서부터 뇌물수수와 같은 정치인들의 사과, ‘갑질’한 기업인, 혐오 발언한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다 그렇다. 이들은 자신이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듯하다. 뻔히 고통을 당한 당사자들이 있는데 그들은 제쳐놓고 ‘국민’이나 ‘시청자’에게 사과한다. 아니 ‘사과’ 대신 ‘유감’이라고 말해서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헷갈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문화학자 엄기호씨는 “사과는 자신이 가한 행위의 ‘의도’에 대한 것이 아니라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행위다. 자신의 의도가 선한 것이었건, 악한 것이었건 그것이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고통을 가했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사과다. 따라서 사과에 선행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행위가 왜 상대방에게 ‘본의와 달리’ 고통을 줄 수밖에 없었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그래야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사실상 사과는 거의 불가능하다. 잘못한 이가 자신이 누구에게 어떤 고통을 줬는지를 이미 알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경우에 가해자는 뻔히 고통인 줄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고통을 준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사과는 들켰기 때문에 하는 사과다. 들키지 않았더라면 결코 사과하지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가해자가 그가 고통을 가한 것에 대해 모르는 경우에도 사과는 불가능해진다. 무엇을 사과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사과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사과를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말한다. http://goo.gl/t1PNPE

[ 미국은 광주 5·18 개입 사과하라 ] 2010년 5월 미합중국은 체로키를 비롯, 5개 미 인디언 부족들에게 자신들의 ‘잘못된 정책’과 폭력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한다. 근 200년 만이다. 국가폭력에 대한 국가의 사과를 받기란 쉽지 않다. 제주 4·3사건은 반세기가 지나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사과를 받았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사실 제주 4·3의 경우 강경진압을 최종 지휘한 미군정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 광주 5·18 역시 한국 정치에 개입한 미국의 책임이 크다. ‘잘못된 정책’인 광주개입에 대해 이제 미국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다. 1979년 10·26이 발발하자 당시 미 국무장관 밴스는 코드명 ‘체로키’라는 일종의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편성해 서울의 미대사관과 동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자 했다. 코드명 ‘체로키’는 당연히 미국의 국익을 위해 존재했다. 밴스는 비밀전문에서 미국의 국익을 이렇게 정의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함으로써 ‘지속 성장하고 있는 한국과의 경제관계를 통해 최대한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 광주 관련 미국의 개입의혹은 5월22일 오후 4시(한국시간 5월21일 오전 7시)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정책검토회의’ 회의록을 보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된다. 참석자는 국무부, 백악관, 국방부, CIA, 합참, NSC 등의 최고위 관계자들이었다. 결론은 ‘필요한 최소한의 무력 사용’을 통한 광주에서의 질서회복이었다. http://goo.gl/FQpWaF

- [ 역대 가장 초라한 5·18 기념식 ] 유가족들이 앉아 있어야 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기념식장 의자는 공무원과 학생들로 채워졌다. 같은 시각 유가족들은 계엄군에 맞섰던 시민군이 최후를 맞은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 놓아 불렀다. 1997년 ‘5·18 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희생자들이 묻힌 묘지와 옛 전남도청 앞에서 따로 기념식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곳에서 ‘제3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리던 18일, 광주에는 비가 내렸다. 정부 주관 기념식이 열린 국립5·18민주묘지는 예년보다 한산했다. 추모탑 앞 광장에 마련된 기념식장에는 ‘유가족’이라고 쓰인 의자가 놓여 있었지만 유가족들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최고위 인사는 총리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였다. 5·18기념식은 대통령도 총리도 유가족도 참석하지 않은 역대 가장 초라한 행사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5·18기념식에 참석했지만 지난해에는 총리가 대신 참석했었다. http://goo.gl/KntWNg 

- [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생존’ ] 과거에 아이들은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의사, 판사, 교수, 기자, 소설가 등의 직업을 답변으로 내놓았다. 그런데 요즘은 “살아남는 것이 장래희망”이라고 말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단다. 에세이스트 김현진은 우리 사회에는 단 두 가지 선택만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빈둥거리며 시간제 일자리로 입에 풀칠이나 하면서 남들의 멸시를 감당하거나, 죽도록 일하고 죽어라 돈 벌고 걸레 짜듯 골수까지 짜낸 다음 50대에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 [ 불평등은 파국으로 가는 급행열차 ] <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창비)는 원로학자 백낙청이 ‘젊은’ 전문가들과 만나 우리 사회가 어떤 전환을 이뤄내야 하는지를 묻는 책이다. 경제편의 대담에서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한국 경제는 “거시경제 쪽에서 보면 세 가지가 핵심”이었다고 말한다. “첫째가 물가를 올리면서 성장률을 높여왔고, 둘째는 환율을 계속 올리면서 수출을 늘려왔다는 것이죠. 물가나 환율이 오르면 우리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개인의 소득이나 자산가치가 줄어들죠. 셋째는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건설경기를 부추기면서 성장했습니다. 이런 세 가지 정책을 쓰면 단기적으로는 성장률이 조금 더 나아질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자산이나 소득의 분배구조를 크게 왜곡합니다. (중략) 지금까지 한국 경제는 꽤 빨리 성장해왔습니다만, 속으로 세 가지 정책의 부작용이 쌓여왔던 것이지요. 그런 부작용들이 모여서” 양극화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시장이 가장 완벽하게 작동할 때조차 불평등은 심화되며, 그런 의미에서 불평등은 자본주의의 필연적인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피케티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세습 자본주의’로 명명했습니다. ‘21세기 자본주의는 부모로부터 부와 지위, 신분을 물려받은 상속 엘리트들이 지배하는 신 빅토리아식 계급사회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피케티의<21세기 자본>이 화제를 끈 이후 ‘불평등’이 세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불평등은 파국으로 가는 급행열차’라고 합니다. 이제 서둘러 우리가 그 열차를 멈춰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한다. http://goo.gl/zZ26UV

- [ 새정치의 혁신, 2가지 동력 ] 어느 정당이든 위기에 처하면 당내의 일부 세력이나 그룹이 새로운 기치를 내걸고 혁신을 요구한다. 1970년대 초의 ‘40대 기수론’이 대표적인 예다. 사회민주주의-복지국가 노선도 정통 마르크시즘의 실패에 따른 혁신 차원에서 시작됐다. 클린턴 대통령을 낳은 미국 민주당의 당내 서클 디엘시(DLC·Democratic Leadership Council), 영국 노동당의 현대화파도 당내 분파에 의한 혁신 성공의 사례들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새정치연합 내부에는 이런 혁신운동을 주창하는 그룹이 없다. 친노-비노 간의 식상한 지분 갈등이나 일부 당내 서클의 당권투쟁 개입은 혁신운동이라기보다 이권운동에 다름 아니다”라며 “새정치연합으로 하여금 보통사람의 열망을 대변하고, 그들의 삶을 책임지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는 혁신의 동력은 두 가지다. 하나는 대중성을 갖춘 유력 대선주자들의 정치연합이다. 문재인 대표,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이 혁신연대를 이루는 것이다. 3자 연대로 낡은 인물들을 솎아내고 당을 신선한 정당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다른 하나는 기초자치단체장들의 궐기다. 수원·고양·성남·부천 등 인구 100만 안팎의 도시에서 재선에 성공한 기초자치단체장들은 국회의원들의 정치독점과 계파정치의 폐해를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다. 그들의 분투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http://goo.gl/bxZK1b

- [ 삶의 현장에서의 ‘무차’ 실천 ] 무차(無遮)란 부처의 자비에 따른 차별 없는 평등사상이다. 승려와 속인, 남녀노소, 빈부귀천의 차별 없이 누구나 참여해 부처의 덕과 지혜를 나누는 대규모 법회를 무차법회라 한다. <화엄경>은 “마음과 행동이 같지 않고 구하는 바가 저마다 다르더라도 평등하게 베풀어 모두 만족하게 한다”고 무차대시회(無遮大施會)를 언급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고려 때 성행했다. 주로 백성의 어려움을 달래기 위해 무차회를 열었다고 한다. 조계종이 광복 70년의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지난 5월 16일 밤 서울 광화문에서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를 열었다. 수십만 불자들이 세종대로를 가득 채웠다. 종정 진제 스님은 법어에서 “사람이 곧 부처임을 깨달아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삶을 사는 일이 우리가 이루어야 할 서원”이라고 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너희들은 서로 화목하고 다툼이 없으며, 물과 우유처럼 서로 어울리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돌보며 사느냐”고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물었던 것을 상기시켰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과연 우리는 서로 사랑하며 돌보며 살고 있을까. 대답은 ‘노’다. 시비와 다툼만 더욱 커진 세상이다. 스님들 역시 자비행보다는 탐진치에 깊이 빠진 모습이다. 재가불자였던 유마거사의 통절한 한마디가 그립다.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 백번의 무차대회보다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무차를 실천할지가 관건 아닐까”라고 일깨운다. http://goo.gl/cQ9B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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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8일 경향신문

- [ 대체 몇 살까지가 ‘청년’인가 ]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서 청년을 29세까지로 한정하자 30세를 넘긴 미취업자들의 반발이 쏟아졌다. 결국 대상 연령을 34세까지 늘리면서 불만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지만, 대체 몇 살까지가 ‘청년’인지 모르겠다. 청년 논객 노정태씨는 “우리는 청년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최근 국민연금 개혁안을 놓고 벌어진 논란을 지켜보며 나는 하나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몸은 다 컸고 법적으로도 미성년자에서 벗어났지만,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미성년자 취급을 당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청년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iOS3zN

- [ “민주주의를 인양하라”…세월호 품은 5·18 ]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에서는 ‘5월의 영령’을 기리는 기념행사와 참배행렬이 이어졌다. 올해 ‘5·18 행사’는 35년 전 ‘그날’처럼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정신을 일깨우는 기념행사가 주류를 이뤄 여느 해보다 시민들과 추모객들의 참여 열기가 높았다. 특히 세월호 참사 가족들과 광주시민들이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가해 보여준 세월호 인양 퍼포먼스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http://goo.gl/vH3fOn 

- [ 대한민국 선거법의 뿌리는 일본 ] 우리 선거법의 모태는 90년 전 일본의 다이쇼(大正) 정권에까지 소급된다. 이 시대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향한 정치개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천황제 절대주의를 내세우는 관료집단과 신흥 자본가 집단 간의 타협으로 점철된 시기였다. 이 정권은 기존의 정치인 집단들과 관료권력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해 대중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최소화하기를 원했다. 사전선거운동 금지, 호별방문 금지, 기탁금제, 선거운동원의 수와 자격의 제한, 연좌제 등 유례없이 다양한 규제장치들을 두어 사람들을 정치로부터 떼어놓았고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무력화했다. 후보자 매수나 매표 행위들을 처벌하는 선거법 규정들조차도 선거 과정의 투명성·공정성보다는 ‘선거의 불가매수성’이라는 명분 아래 천황의 신성성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런 일제의 반민주적인 선거법 체제는 우리 선거법과 그것을 다루는 법원과 검찰에 그대로 답습된다. 얼마 전 법원이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게 적용한 사후매수죄의 규정이나 그 판결 이유로 거론했던 ‘선거의 불가매수성’이라는 말에는 이런 후진성이 깔려 있다. 조희연 교육감이나 정봉주 전 의원에게 적용된 허위사실유포죄 또한 마찬가지다. 그것은 유권자들이 체제를 비판하고 권위에 도전하는 기회를 박탈해 버리는 장치로 오·남용되기 십상이다”라고 지적한다. http://goo.gl/M6HrOR

- [ 국정홍보를 막말 인사에게? ] 문화체육관광부가 세월호 유가족들과 이를 돕는 시민단체를 원색적으로 비난해온 언론계 인사를 최근 신설된 국정홍보 차관보에 임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부는 이의춘 보수매체인 ‘미디어펜’ 대표 겸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비즈니스소통분과위원장(54)을 차관보로 임용했다고 5월 15일 밝혔다. 국정홍보 차관보는 고위공무원 가급(실장급)으로, 장관과 2차관을 보좌해 언론협력 업무 등을 관장하는 자리다. 보수매체인 미디어펜 대표 시절 이 차관보는 칼럼에서 “유가족들은…(세월호) 사고 수습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을 밝혀야 한다는 황당한 소리를 해대고 있다…여기에 반미 반체제 좌파인사들이 파리떼처럼 달라붙어 반정부투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좌파 시민단체는 악마의 집단 같다. 기업을 죽이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거나 ‘땅콩 회항’ 사건을 다루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여론의 기요틴(단두대)에 의해 무참히 단죄됐다”는 주장도 했다.  http://goo.gl/XKMNZF 

 

 - [ “천정배, 새정치와 만날 것”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58·4선)는 17일 경향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두들겨 패듯이 하지는 않겠지만 아주 체계적으로 요령 있게 박근혜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집권을 위한,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원내 운영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리고 ‘천정배 의원을 데려와야 된다고 보는가’란 질문엔 “천정배 의원은 수십년 동안 뼛속까지 민주당이라고 하신 분이다. 호남은 우리 당 뿌리다. 지금 친노의 활동은 줄기다. 계파 갈등은 그 줄기 이파리에 독소가 좀 묻어 있고 잘라내면 해결될 정도 문제다. 장성한 나무로 이번에는 집권해야 되지 않겠나. 다시 만날 것으로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http://goo.gl/9dZb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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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6일 경향신문

- [ 멘토와 꼰대의 차이 ] 직언과 폭언은 직설화법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핵심을 바로 찌르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는 미덕으로 장려되고 후자는 악덕으로 지탄받는다. 폭언은 상대방에게 모욕과 상처를 준다. 설령 그 내용이 맞다 해도 발언의 의도가 공격적이기에 관계에 균열을 일으킨다. 반면에 직언은 어떤 잘못을 지적하되 그 궁극적인 목적이 상대방의 변화와 상황의 개선에 있다. 당사자들 사이의 사소한 자존심 싸움을 넘어서 공동체나 공공성의 구현을 바라는 순수함이 거기에 깔려 있다. 김찬호 성공회대 초빙교수는 “직언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대방의 성장이어야 한다. 그의 삶이 나아지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는가. 위에서 내려다보거나 대상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곁에 서서 같은 눈높이로 길과 비전을 탐색하는가. 멘토가 꼰대와 구별되는 지점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KiMJSs

- [ 박정희와 박근혜의 차이 ] 5·16 군사쿠데타 당시 제2군 부사령관 육군 소장 박정희는 44세, 쿠데타를 주도한 육사 8기들은 중령급으로 34~36세, 쿠데타 직후 군사혁명위원회 의장,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내각 수반이 되었다가 곧 도태된 육군참모총장 장도영은 38세였다. 만약 지금 이 또래 사람들이 나라를 완전히 뒤바꾸겠다고 나선다면, 분명 “새파랗게 젊은 것들이 뭘 안다고 나서냐”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1964년 5월16일 5·16 군사쿠데타 3주년을 맞아 당시 대통령 박정희는 “5·16혁명의 본지와 과업은 불가피한 차질을 면치 못했다. 혁명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 통분의 심회(心懷)를 금할 길이 없고 나 자신 자괴의 염(念)을 억누를 길이 없다. 당초의 혁명공약은 오랜 침체의 역사 속에 뿌리 깊이 박혀진 고질적 악유산(惡遺産)을 말끔히 도려내고 새로 다듬어진 맑은 터전 위에 민족중흥의 일대 과업을 이룩하자는 데 있었다”며 스스로 공약을 지키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집권 3년차의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던 민생 문제 해결에 덧붙여 부패 척결을 주창하고 있다. 부패와 구악 일소, 민생고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5·16 당시 주도세력의 인식과 같다. 더구나 이 문제가 지속되는 원인을 ‘역사 속에 뿌리 깊이 박힌 고질적 유산’ 탓으로 돌리는 것까지 집권 3년차의 박정희 대통령과 똑같다. 다만 반세기 전의 박 대통령은 스스로 부끄럽다고 밝힌 반면 지금의 박 대통령은 그러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yicu8w

- [ 이익은 소수가, 손해는 모두가 ] 새만금사업의 경우 소실된 갯벌의 가치를 차치하고, 경제성 평가만을 봐도 ‘밑 빠진 독’이라고 할 만하다. 공동조사단이 총 사업비 약 3조원의 비용을 기준으로 비용편익분석을 한 결과, 시나리오에 따라 편익이 비용의 최대 3.81배에서 최소 1.25배로 산출됐다. 이마저도 법원 감정촉탁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성 평가에서 왜곡 평가의 예로 교과서에 실려도 좋을 만큼” 의도적으로 편익은 부풀리고 비용은 제외시켜 나온 결과이다. 심지어 수질개선 항목은 비용이 아닌 편익으로 포함됐다. 경제성 평가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끊임없이 변경되고 있는 새만금 기본계획에서 총 비용은 22조2000억원까지 늘어났다. 4대강 사업의 경우도 22조원을 투자했지만, 물부족 지역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이를 근거로 전국에서 댐건설 계획을 다시 추진 중이다. 평창 동계올림픽도 국가 사업들과 다르지 않다. 초기 8조8000억원이던 사업 예산은 전체 공정률이 미미했던 2014년 말 이미 13조원까지 뛰었다. ‘경제적 효과 평가’에서 추정한 직접적인 효과 21조원에는 정부 지출 3조원 등 비용까지 넣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사업을 추진해 직접적으로 경제적인 이익을 얻는 소수는 뒷감당에 관심이 없다. 이익은 그들 소수가 가져가지만, 손해는 우리 모두가 보는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http://goo.gl/ZblsEo

- [ 인성교육은 일제 잔재? ] 지난해 말 통과된 인성교육진흥법에서는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을 인성의 예로 들고 있다. 대학입시에 중요한 비중으로 반영되는 학교생활기록부에는 학생들의 교과성적 외에도 ‘인성발달 사항’을 담임교사가 주관적으로 기록하도록 돼 있다. 한국 교육계에만 있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학생의 인성을 주관적으로 평가해 입시에 반영한 제도는 1920년대부터 시작됐다. 일제가 중학교 입시 방식을 공개 선발에서 학교장 추첨제로 바꾸면서다. 중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식민지 조선인들은 급속하게 늘어났지만, 일제는 더 많은 학교를 설립하는 대신 입학문을 좁혀 조선인들의 교육열을 꺾고자 했다. 이 제도는 학생들의 반일사상을 통제하는 용도로도 활용됐다. 해방 후 인성교육은 1972년 이후 다시 부각됐다. 유신선포, 새마을운동 등과 더불어 사회 각계에 정신무장이 강조되던 시점이다. 박정희 정권은 1971년부터 학교장 권력을 강화하고, 대학 시간강사 등 비정규 교원의 지위를 불안하게 만드는 등 교육계를 적극 통제하는 정책을 썼다. 1976년 유기춘 문교부(오늘날 교육부) 장관은 ‘유신교육 심화를 위한 정신교육 체계화’를 위해 ‘인성교육’을 거론했다. 유 장관은 인성교육 목적을 아예 “민족주체성 함양, 국가안보의식 고취, 새마을정신 고양 등을 통해 국가관을 명확히 하고, 국민교육헌장 이념을 구현한다”로 못 박았다. 그리고 지금, 다시 인성교육이 부각되고 있다. http://goo.gl/li5XES 

- [ 살아남으려면 변화는 필연이다 ] 과일소주 경쟁이 불붙고 있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순하리’가 소주계의 허니버터칩이라 불리며 품귀현상을 빚자, 과즙을 첨가한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가벼운 술을 즐기려는 경향에 달콤한 맛을 찾는 허니 열풍이 맞물리며 벌어진 현상이다. 올해 3월 출시된 ‘순하리’는 유자 농축액과 유자향이 첨가된 리큐르(증류주 일종)다. 알코올 도수는 14도다. 당초 부산·경남 지역에 나왔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출시 한 달 만에 150만병이 팔렸다. 감자칩 허니버터칩처럼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는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사전 예약을 받아 판매하는 소매점들도 생겨나고 있다. 저도수 경쟁에 이어 또 한번 소주의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꼬꼬면 열풍처럼 한 때의 반짝 인기로 사그러 들수도 있지만 살아 남으려면 변화는 필연이다. http://goo.gl/sn3odP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