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8일 경향신문

- [ 메르스보다 대통령이 더 무섭다? ] 지난 6월5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과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이 뿌려졌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에서 7시 사이 종각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 명의의 전단 3000장이 살포됐다. 전단에는 “무서운 건 내가 아니라 너희들이야”라고 말하는 낙타 옆으로 박 대통령이 서 있는 6월4일자 경향신문 만평 ‘그림마당’과 함께 “메르스보다 대통령이 더 무섭다”, “책임지지 않는 정부, 국민들이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 이게 나라냐”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이날 홍대입구역 근처에서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단 수백장이 뿌려졌다. 전단에는 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그림과 “세월호로 아이들이 죽고 메르스로 노인들이 죽는다”고 쓰여 있었다고 한다. http://goo.gl/YRG64Z 

- [ 총리, 일요일엔 쉰다?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58)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7일 출근을 생략했다. 2주 연속 ‘주일(主日)’ 결근이다. 휴일인 데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사태까지 겹치면서 총리 후보자 결근에 뒷말이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부는 물론 온 나라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일각이 여삼추’ 같은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 시간을 그만큼 날려버린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황 후보자는 “주일은 하나님 앞에 드리는 것이 바르다고 생각한다”고 공·사석에서 밝혀 왔고 또한 가급적 이를 지켰다. 저서에서는 “주일에 사법시험을 치르는 것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유감”이라고도 했다. 총리에 취임할 경우 앞으로 ‘주일 근무’는 어떻게 할지 관심을 끈다. ‘주일’에 일이 터져도 그는 교회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골프장에 있는 것 보다는 욕을 덜 먹겠지만… http://goo.gl/VlXzYU 

- [ 시민들에겐 욕할 자유뿐 ] 인간이 만든 정치체제 가운데 민주주의만 유일하게 ‘목적을 전제하지 않은 체제’로 불린다. 민주주의는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목적을 시민이 참여하는 공적 논의를 거쳐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민주주의란 모든 시민이 의견을 가질 권리를 향유하는 체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가장 날카롭게 비판하고 나선 사람이 있었으니…바로 플라톤이다. 그는 시민 대중의 불안정한 의견에 의존한다는 이유에서 민주주의를 나쁜 체제로 보았다. 불안정한 의견이 아니라 확고한 진리 위에 체제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 그가 주창한 것은 ‘철학자 왕’ 내지 교육받은 소수 엘리트에 의한 지배였다. 민주주의자라면 플라톤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플라톤의 주장처럼 행정권력이나 언론권력에 사회를 통째로 맡길 수는 없다.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민주주의는 집단과 조직, 결사체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시민 참여와 의견 형성 과정으로 이해된다. 이런 기준에서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를 보면 국가와 개인 사이가 텅 빈 공간처럼 다가온다. 이 같은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한, 우리의 민주주의가 행정권력과 언론권력에 휘둘리는 상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민주주의에서 시민이 향유할 수 있는 것은 욕할 자유뿐이다. 이래저래 시민은 더 사나워지고 사회는 더 분열되는 일만 많아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6Hk9TG

- [ 메르스 퇴치의 기본 ] 전염병 퇴치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병원체와 감염경로를 확증하는 일이다. 그 다음으로는 그 확산 범위를 예측하고, 중요 길목을 지켜 더 이상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그런데 지도를 펼쳐 발원지에 중심을 둔 동그란 원을 그려 그 구역을 격리하는 방식은 인적이 드문 시골에서나 통할 방법이다. 도시화가 완성된 공간에서의 거리는 교통망으로 결정된다. 뉴욕에서 밀워키로 가는 사람의 수보다 런던으로 가는 사람의 수가 더 많기 때문에 물리적 직선거리로 반경을 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대도시의 중심에서 10분에 도달할 수 있는 모든 도착점을 모아보면 그 경계는 원이 아니고 교통망을 중심으로 길쭉한 소시지 모양의 타원체가 될 것이다. 또 모든 사람이 똑같은 정도로 남을 감염시킨다는 식의 단순 계산법으로는 전염병 확산 형태를 예측할 수 없다. 컴퓨터공학자인 조환규 부산대 교수는 “전염병 확산은 임계전이(critical transition)의 대표적인 예이다. 전염병, 폭동, 눈사태, 동식물의 멸종, 사막화, 인기 연예인의 몰락 등은 임계전이의 좋은 사례다. 임계전이는 파국 바로 직전까지도 별 조짐을 드러내지 않아 예측이 아주 어렵다. 게다가 임계전이 이후 다시 이전 상태로의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 일반적인 전이와 다른 점이다. 따라서 임계전이가 있는 시스템이라면 초기 상태부터 극단의 노력으로 시스템이 문턱을 넘지 않도록 방어해야 한다. 파국으로 인한 엄청난 손해와 비교하면 어떤 초기 비용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국가 경제와도 직접 맞닿은 작금의 메르스 사태에, 호들갑을 떤다느니, 감기 수준에 과잉 대응이다라는 식의 발상은 임계전이 현상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메르스를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궐기대회나 결연한 각오, 유언비어 발본색원 등 정치적 과시가 아니라 계산이다. 지금은 계산역학(computational epidemiology)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HbsnQa

- [ 메르스 감염자 말고 메르스와 싸워라 ] 경찰서, 병원, 법원은 안 가는 게 좋지만 살다보면 갈 일이 생기는 이 3곳에서 ‘아는 사람’의 여부는 대단히 중요하다. 꼭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아쉬운 소리를 하거나 소소한 정보를 얻어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난리인 지금 같은 때 아는 의사가 있다면 당장 연락을 해보고 싶을 것 같다. 적어도 이 동네 병원 중에 어디를 가지 말아야 할지, 일상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보와 위안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어디서 파는지조차 알 수 없는 낙타유와 낙타고기 먹지 말라고 국민을 계몽하는 보건복지부나, 손을 자주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입과 코 가리라는 뒷북 문자를 요란스럽게 보내는 국민안전처보다 믿음직스러울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누구라도 치안, 보건, 법 영역의 일을 맞닥뜨렸을 때 시스템이 아니라 ‘아는 사람’, 즉 연줄을 먼저 찾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문화평론가 정지은씨는 “언제부터인가 ‘생존’은 ‘각자도생’과 동의어가 되어버렸다.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는데 나는 요새 자꾸 시계를, 달력을 들여다보게 된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알아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버틸 수 있을까 싶어 불안하기만 하다. ‘미국이 위대했던 때에는 가난과 싸웠다. 가난한 사람과 싸우지 않았다.’ 미국 드라마 <뉴스룸>에 나오는 대사다. 그렇다. 우리는 질병에 걸린 사람과 싸우는 대신 질병과 싸워야 한다. http://goo.gl/7BCl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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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6일 경향신문

- [ ‘역병’에 내던져진 국민들 ] 인간 생명의 ‘3대 주적’은 전쟁, 기근, 역병이었는데 그중에서도 역병의 살상력이 가장 컸다. 역병은 인간의 대규모 이동 이후에 치성(熾盛)했다. 인간은 언제나 세균, 바이러스 등과 함께 이동했으며, 처음 밟은 땅에 그들을 퍼뜨렸다. 몽골군과 접촉한 이후 반복적으로 페스트의 참화를 겪었던 유럽인들은 역병이 어떤 재앙보다도 무섭다는 사실을 절감했고, 그 확산을 막기 위한 집단적 대응책을 세워갔다. 유럽인들은 16세기 이후 지구 전체로 활동 반경을 넓힐 때도, 자기들이 점령한 땅의 원주민보다 질병에 더 촉각을 곤두세웠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2003년 세계적으로 사스가 창궐했을 때 한국은 사스 예방 모범국으로 국제적 칭송을 받기까지 했다. 그런데 2015년 6월, 메르스 방역 실패로 한국은 현대 문명국으로서의 자격을 의심받기에 이르렀다. 12년 전에 이 나라는 방역 모범국이었다. 그랬던 나라가 12년 만에 최악의 방역 후진국이 된 것이다. 나라의 기본을 이렇게 망가뜨렸으면, 국정 총책임자가 책임을 통감해야 정상이다. 그럼에도 그분은 다른 사람들을 질책할 뿐 국가의 기본이 무너진 게 자기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국가의 기본이 왜 이렇게 무너졌는지, 국가 운영을 책임진 사람들 스스로 통렬히 반성하지 않으면, 국민은 ‘나라 잃은 백성’과 다를 바 없는 불쌍한 처지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KpSR2W

- [ 박 대통령, 마스크도 안쓰고… ] 박근혜 대통령이 6월5일 오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발생 16일 만에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전격 방문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메르스 의심환자 격리병동과 선별 진료소가 설치된 현장으로 박 대통령이 메르스 대처를 국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와 정부의 ‘뒷북 대응’에 대한 비판여론을 진화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노란색 민방위복 차림의 박 대통령은 의료진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박 대통령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격리병동을 방문했는데 이를 두고 뒷말이 많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갔다가 감염이라도 되면 어쩌려고 그랬냐는 의견이 있지만 마스크를 쓰고 갔더라면 또 마스크를 쓰고 갔다고 뒷말이 나올수도 있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많은 의견이 있었겠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을 것이라고 판단 했던 것으로 보인다. http://goo.gl/ob1bDd 

- [ 박 대통령, 국정운영 능력 있나? ] 전염병과의 싸움은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이자 질병의 확산이 불러오는 공포와의 싸움이다. 바이러스의 피해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감염자 또는 잠재적 감염자를 효율적으로 보호·격리하는 보건시스템적 대응, 바이러스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의료기술적 대응, 불필요한 공포의 확산을 막고 시민이 차분하게 질병에 맞서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정치적 대응, 이 세 가지가 맞물려야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 경향신문 사회부 정제혁 기자는 “국가적 재난의 극복은 대통령의 첫째 소임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나서야 점검회의를 소집했다. 그 자리에서도 남 일 말하듯 하는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사람들의 속을 뒤집어놓았다. 메르스 확산 국면에서 정부가 취한 선제적 대응이라고는 ‘유언비어 엄벌’ 방침밖에 없다. 메르스 사태로 한국은 국제적 망신거리로 전락했다. 가게는 텅텅 비었고, 중국인을 비롯한 관광객은 급감했다. 이 정권이 말하기 좋아하는 ‘국격’은 곤두박질쳤고, 경제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서울 강남구가 ‘메르스 괴담’의 직격탄을 맞은 것을 보면 이 정권이 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이익은 고사하고 우파적 가치와 핵심 지지층을 보호할 능력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박 대통령은 국가를 운영할 최소한의 능력이 있는가”라고 묻는다. http://goo.gl/EbR289

- [ ‘재난 콘트롤타워’ 자처한 정조 ] 1783년 경기·호남·동북지역에 기근이 들자 정조는 침전에 ‘상황판’을 걸어놓았다. “침실 벽에 재해를 입은 지역을 세 등급으로 나누어 고을의 수령 이름을 써놓고, 세금을 감면하거나 구휼을 마칠 때마다 그 위에 기록했다.”(<홍재전서>)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정조가 침실을 ‘재난 컨트롤타워’로 삼아 진두지휘한 까닭은 명쾌했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으니 곤경에 빠진 백성을 편안하게 만들어야 과인의 마음도 편안해진다’는 것이었다. 군주가 나서 발 빠른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정조의 재난대처법은 심금을 울린다”라고 말하며 박근헤 대통령에게 들려주면 좋을 것 같은 정조의 <홍재전서>에 나온 글을 전한다. “재난을 당한 백성을 돌보는 것은 특히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서둘러야 한다. 백성의 목숨이 달려있는 사안이다.” http://goo.gl/JhvO4M

[ 대학 총장은 아무나 하나 ] 사학의 전횡을 볼 때마다 대학의 주인은 과연 누구냐는 물음이 떠오른다. 국공립대학의 주인은 두말할 나위 없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이며 궁극적으로 주권자인 국민이다. 한국 대학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은 어떠한가? 큰 뜻을 품고 토지와 건물을 기부한 설립자의 소유도 아니요, 총장이나 이사장, 이사회의 재산도 아니다. 초·중·고교이든 대학이든 사학은 사회의 공유자산이며, 역시 국민이 주인이다. 그래서 사학도 공공성이 보장되는 투명한 운영을 해야 한다. 최근 총장 임명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동국대 정관은 이사 정원 13명 중에 무려 9명을 ‘대한불교조계종 재적승려’로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님들만 다니는 대학도 아닌데 말이다. 김명환 서울대 교수는 “대학이 행하는 연구와 교육의 질과 성과에 대해 최종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대학 운영의 ‘주역’은 교수이다. 총장은 주역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교수진, 그리고 학생과 직원 등 다양한 대학 구성원을 이끄는 막중한 자리이다. 특히 학문의 길, 학자의 길에 대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깊은 이해를 지녀야 한다. 또 대학의 사회적 책무에 민감한 동시에 권력과 자본의 압력과 유혹 앞에서 대학의 자율성과 학내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기업 경영이 주된 이력인 분, 장관이나 국회의원 등 정무직 경력자가 대학총장으로 종종 적격이 아닌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5GlF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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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5일 경향신문

- [ 한국 정부는 왜 무능해졌나 ] 한국의 정부는 지난 30년간 깜짝 놀랄 정도로 무능해졌다. 과거 성장의 신화를 써나가던 시절 외국 학자들은 한국과 일본의 관료들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명문대를 졸업한 최고의 인재들이 엄격한 시험을 거쳐 등용되어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의 이익을 앞세워 정책을 끌고 나가니 나라가 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 독재에 대한 우려들은 많았으나 한국 정부가 유능하다는 데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불과 30년 사이에 이것이 과연 같은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무능해졌다. 그 이유는 뭘까. 사회학자인 장덕진 서울대 교수는 “현장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관료들은 탁월한 역량과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국가는 무능해졌다.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지고 한 부서에서 오래 근무한 관료들은 정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안다. 그러나 말하지 않는다. 한국의 정권은 제왕적이다. 특히 정권 초기에는 그렇다. 정책을 잘 아는 관료의 입장에서 보면 실패할 것이 뻔한 정책도 새 정권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그는 이 정책이 무슨 이유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얼마쯤 세금을 낭비하고 실패할 것이라는 걸 대충 알고 있다. 정책전문가로서의 사명감으로 반대의견도 내보지만, 정권과 가까운 쪽에서 두어 번 태클이 걸리고 나면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 게 신상에 좋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러니 관료의 역할은 정책이 실패할 걸 알면서도 말은 안 하고 예측대로 실패하는 걸 지켜보는 것이 된다. 유능한 관료가 무능한 정책밖에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정권의 책임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01seua

- [ 메르스보다 무서운 ‘불평등’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한국에서 3차 감염까지 생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팬더믹(Pandemic)이라는 영어 단어가 일반인에게도 소개되었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대창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세계보건기구(WHO)가 분류한 전염병 경보단계의 최고단계를 의미하며, 대량 살상 전염병이 생겨날 때 이를 팬더믹이라고 표현한다. 팬더믹은 이른바 ‘비전통안보위협(Non-Traditional Security Threat)’이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팬더믹보다 더위협적인 ‘비전통안보위협’으로 ‘불평등’을 꼽는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불평등이 활력의 동인이 되기도 하지만 불평등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불평등 극복의 희망이 없어지면 사람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그 자체의 정당성에 대해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의하면 선진국 인구의 5분의 2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소득이 거의 늘어나지 않았고, 선진국 34개 회원국의 소득 불평등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보스 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에서도 불평등을 향후 세계가 직면한 가장 위험한 리스크 중 하나로 꼽고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NSgzkK 

- [ 박원순의 승부수 ]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35번째 확진판정 의사의 행적과 관련해 긴급 브리핑을 가진 것은 보건복지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한 수동적 방역만으로는 서울시민들의 대량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지난 3일 대책회의 참석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이 의사의 서울시내 동선을 자체 인지하게 됐다”며 “상황에 대해서 (보건당국의) 정보를 공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이어 “개포동 재건축행사에 참여한 1565명이 메르스 위험에 노출된 시민들이라고 판단,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사실관계 공개를 요청했다”며 “그러나 4일 오전부터 복지부 관계자와는 유선통화가 안됐다”고 덧붙였다. 또 “(보건당국은) 정확한 정보도 없고 동선도 모르고 1565명 참석자 명단 확보도 안 했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는 아무것도 안했다는 것이다. 결국 서울시와 정부가 정면 충돌했다. 박원순 시장은 “시민을 직접 지키겠다”고 나섰고 박근혜 대통령은 “혼란만 초래한다”고 맞받았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지금 당장은 알 수 없으나 박원순 시장의 지지율은 올라가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다. http://goo.gl/uD42X0 

 

- [ 정부의 순진한 ‘질병관리’ ] 한국의 ‘질병관리본부’는 미국 관련 기구를 본뜬 것이다. 그런데 미국 기구의 공식 명칭은 ‘질병관리본부’가 아니라 ‘질병통제 및 예방중심’, 통칭 ‘질병통제센터’이다. 그런데 정작 한국은 ‘질병관리’라고 한다. 이번 경우와 같은 ‘괴질’을 어찌 관리하겠다는 말인지…허상수 지속가능사회연구소 소장은 “질병관리본부는 ‘환자가 다녀갔던 병원은 다른 사람들이 방문해도 안전한가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메르스의 전파는 환자와 같은 공간에 동시에 머물면서 밀접한 접촉이 있었던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발생합니다. 환자가 이미 거쳐 간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메르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이런 안이한 태도와 자세로 메르스의 퇴치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왜냐면 정부는 자가 격리만으로도 메르스의 조기 퇴치가 될 것이라고 순진하게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rgVXgP

- [ 황교안의 정체성, 애국가와 찬송가 ]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사람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다. 왠지 낯설다 했더니 43대였던 이완구 전 총리를 비롯해 그간 총리로 재직한 사람들 가운데 법조인 출신은 많았지만 법무부 장관을 지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더구나 현직 장관이 곧바로 자리 이동을 하는 것도 흔치 않았다. 황교안 장관의 정체성은 애국가와 찬송가로 대표된다. 황 장관의 애국가 사랑은 유별나다. 기독교적 신념도 국가관 만큼이나 철저하다. 경향신문 김재중 사회부 기자는 “황 장관은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사법연수생이던 1983년 신학교를 졸업한 현직 전도사인 그에게 찬송가는 애국가 못지않게 소중하다.황 장관은 적 또는 남과 나를 구분하는 도구로 애국가와 찬송가를 즐겨 사용해 왔다. 그는 현역 국회의원 5명이 속한 통합진보당이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다면서 ‘암적 존재’라고 했다. 애국가로 ‘국민’과 ‘비국민’을 가른 셈이다. 그가 책에 쓴 ‘우리 기독교인들로서는 세상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은 교회 안에선 ‘신앙고백’이겠지만, 교회 밖으로 나오는 순간 ‘교인’과 ‘비교인’을 가르는 칼이 된다. 황 장관에겐 ‘다양성’보다는 ‘구분’이 어울린다. 그에게 구분은 나와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기 위한 전제가 아니다. 강요와 배제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에 더 가깝다. 그가 총리가 되면 한국 사회에서 관용과 다양성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Un8I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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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4일 경향신문

- [ ‘사법 신뢰’가 무너진 한국 ] 미국에서는 ‘사법 부정’ 혹은 목격자의 진술이나 피의자의 자백에 의존해 엉뚱한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죄 입증 프로젝트(Innocence Project)’를 운영하고 있다. 1992년에 시작된 독립 민간 기구인 이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총 343명의 사형 및 무기징역 등 장기수가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됐고, 이들 대신 140명의 진범이 검거됐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는 “범죄 사건의 진실은 오직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하늘만 안다. 그 현장에 함께 있지 않았던 경찰과 검찰, 법원이 내리는 결정이 진실에 가깝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솔직하고, 치우치지 않으며, 이해가 반영되지 않고, 오직 과학과 법 절차에 기반해 발견한 증거에 입각해야 한다. 그런 완벽에 가까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실수나 오판이 발생할 수 있다. 그 경우에 대비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무죄 입증 프로젝트’가 그 대안이고, 우리의 경우 한때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등 한시적인 기구들이 있었다. ‘사법 신뢰’가 무너진 대한민국,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http://goo.gl/cxG0PS

- [ 새정치 혁신, 새 것을 찾아라 ] 야당의 혁신 분위기나 자원이 강하지 않다고 보는 의견들이 많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분열적 분파가 극성을 부리며 광주와 봉하마을에서 물세례 사태를 연출했다. 상대방을 공격한다면서 결국은 자해행위로 귀결되는 행태를 반복한다. ‘민주주의’를 내세우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무책임하고 분열적인 소아병에 주목한다. 더 중요한 것은 혁신의 내용이다. 육참골단(肉斬骨斷)이니 우산지목(牛山之木)이니 하는 고사성어가 거론됐지만, 자칫하면 내용 없는 말의 성찬이 될 수 있다. 고인 물이 된 기득권 세력을 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문제는 새로움을 어디서 찾고 있나 하는 것이다. 경제학자인 이일영 한신대 교수는 “혁신이란 기존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 본질이다. 슘페터 식으로 말하면 ‘창조적 파괴’나 ‘새로운 결합’일 것이고, 네트워크 사회학자들의 표현으로 하면 ‘새로운 연결’이 될 것이다. 기존의 경제적 배열 속에 들어와 있지 않은 요소들을 발견하는 것이 필수적 요소다. 새로운 경제적·사회적 흐름들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적으로는 그간 대표되지 못한 혁신 세력을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조언한다. http://goo.gl/aB4cNM

- [ 이승엽 ‘400홈런’ 대업 ]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후부터 이승엽(39·삼성)은 수많은 홈런을 쳤다. 6월3일 포항 롯데전에서 날린 홈런도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400’이라는 숫자는 모두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이승엽이 개인 통산 400번째 홈런을 드디어 달성했다. 5-0으로 앞선 3회 롯데 구승민에게서 2구째 140㎞ 직구가 날아왔다. 기다리던 볼이었다. 이승엽은 놓치지 않고 받아쳤고 타구는 쭉쭉 뻗어 포항구장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승엽이 달성한 통산 400홈런 기록은 프로야구 역사가 한국보다 오래된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흔치 않은 기록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는 배리 본즈(762개·은퇴)다. 40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51명에 불과하다. 일본 프로야구로 시선을 돌리면 가치는 더욱 크다. 전·현직을 통틀어 40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18명이다. 과거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함께 뛰었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주니치)가 현역 최다인 378홈런(19시즌 1952경기)을 기록 중이다. http://goo.gl/P6wJLU 

- [ 메르스 2주 만에 대통령의 한마디 ] 감염환자 1명에서 시작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문제가 ‘대란’으로 번지기까지 정부는 없었다. 메르스 발생 15일째인 3일 현재 격리자만 1300명을 넘을 정도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국민들이 ‘메르스 공포’에 빠지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다. 하지만 국민을 보호하고, 안심시켜야 할 정부는 이번에도 무능했다. 국민 불안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국가신인도가 추락 위기에 놓였지만 정부는 메르스 방역에도, 국민의 ‘불안 방역’에도 모두 실패했다. 초기 안이한 판단과 대응은 메르스 대란으로, 우왕좌왕 대응과 비밀주의는 신뢰의 위기를 자초하며 ‘불안 방역’ 실패로 귀결됐다. 정부의 무능·무책임이 도드라진 지금, 1년여 전 세월호 참사 때처럼 ‘정부는, 국가는 어디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 확진 판정이 나온 지 2주가 지난 이날에서야 처음으로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메르스 대응 전면에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계신다. 더 이상 확산이 안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은 많은 국민들에겐 사실상 “소 잃었으니, 외양간 고칩시다”라고 들렸을지도 모른다. http://goo.gl/CVOsXY 

 - [ 침팬지가 요리 안 하는 이유 ] 침팬지에게도 요리를 할 수 있는 인지능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 연구팀이 콩고의 침팬지 보호구역에서 2년간 실험한 결과다. 물론 침팬지는 인간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 요리를 할 줄 모른다. 연구팀은 침팬지에게 ‘요리가 가능한 인지능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플라스틱 그릇 두 개를 위아래로 붙인 간단한 요리 장치를 고안해냈다. 아래쪽 그릇에 미리 익힌 고구마를 넣어 놓고, 침팬지가 이 장치 안에 생고구마 조각을 넣으면 연구진이 이 통을 흔든 뒤 익힌 고구마를 꺼내줬다. 실험 결과 거의 90%의 침팬지들이 요리 장치에 생고구마를 넣고 기다렸다가 익힌 고구마를 먹었다. 심지어 일부 침팬지들은 나중에 익혀 먹기 위해 고구마를 최대 28조각까지 비축해놓기도 했다. 연구팀은 침팬지가 날음식이 익을 때까지 인내하고 자신을 통제할 능력, 특정 과정을 거치면 음식이 더 맛있어진다는 최소한의 인과관계를 이해할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 국제부 남지원 기자는 “그럼에도 침팬지가 ‘진짜 요리’를 할 수 없는 것은 불을 다루지 못할 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날음식을 익히는 동안 누구도 음식을 훔쳐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요리가 가능한데, 침팬지들에게는 이런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사회적 기술이 없다”는 연구팀의 설명을 전했다. http://goo.gl/oZPQ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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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3일 경향신문

- [ 사랑의 유효 기간 ] 아일랜드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 제프리 쿠퍼 박사는 실험을 통해 이성이 매력적인지 판단하는 데 1000분의 1초도 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험대상자에게 수초간 이성의 사진을 보여준 뒤 이들을 한방에 모아놓고 5분간 대화하도록 한 결과, 사진 호감도와 대화 후 호감도가 63%나 일치했다. 이성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즉흥적인 것이다. 사랑이 끝나는 속도 역시 생각보다 빠르다. 미국 코넬 대학의 신시아 하잔 교수는 사랑의 유효 기간을 18~30개월로 잡았다. 물론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3년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결혼해서 아이 낳고, 아이의 생존이 보장되기까지 3년이 필요하기 때문이란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그래서 ‘끝없는 사랑’을 원하면 3년 이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건 알고 사랑하는 게 좋다. 뇌과학적으로 사랑은 판단 중추인 전전두피질의 비활성화, 사회 인지에 관여하는 두피질 영역인 측두극과 두정측두 결합부의 비활성화에 기인한다. 한마디로 판단력, 비판기능의 마비를 뜻한다. 병리학적으로 사랑의 증세가 정신병과 유사하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 위험한 사랑에 빠져 인류가 멸망할까 걱정된다면 사랑의 유효 기간을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 같다. 사랑 이후에는 무엇으로 사느냐고? 정, 의리, 우정, 연대 뭐 이런 것도 있지 않나”고 말한다.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면 정, 의리, 우정, 연대로 사는 부부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http://goo.gl/sP5Uqb

- [ 남성들이 매춘부에게 돈을 주는 이유 ] <노팅 힐> <러브 액츄얼리>의 배우 휴 그랜트는 대단한 미남이다. 지적이고 자상하고 위트 넘친다. 런던에만 집이 17채 있을 정도로 부유하다. 1995년 그는 큰 사건을 저질렀다. 심야에 자기 차의 뒷좌석에서 매춘부와 구강성교를 하다가 경찰에 체포된 것이다. 참으로 이상하다. 그랜트처럼 잘생긴 갑부라면 술집에서 젊은 여성을 유혹해 하룻밤 정을 나누기란 그리 어렵지 않을 터이다. 그런데 왜 매춘부에게 돈까지 내고 성교를 했을까? 아니할 말로, 남자가 그랜트라면 돈을 내야 할 쪽은 오히려 여자 아닐까? 왜 그는 일반인과의 뜨거운(?) 만남 대신 매춘부와의 거래를 택했을까? 진화심리학자인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답은 이렇다. “남성들은 성교에 대한 대가로 매춘부에게 돈을 주지 않는다. ‘성교만’ 하는 대가로, 즉 끝나고 사라지라는 뜻으로 매춘부에게 돈을 준다. 이처럼 남성들이 낯선 여성과 ‘성교만’ 하고자 기꺼이 돈까지 내놓는 까닭은 남녀의 진화된 성심리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성매매는 먼 과거의 진화적 환경에서 남녀가 자원과 성을 맞바꿨던 행동에서 유래했다. 시장경제가 발달한 오늘날에는 성매매가 더 빈번하고 다양하게 행해지고 있다. 성매매가 진화된 인간 본성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성매매에 대한 법적, 정책적 판단이 훨씬 더 세심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뜻한다”라고 말한다. http://goo.gl/lEbelO

- [ 고종은 왜 전깃불을 켰나 ] “듣도 보도 못한 불이어서 공포감마저 들었다. 휘황찬란한 불빛이 대낮같이 환했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1887년 1~3월 사이 어느 날 경복궁에서 전깃불이 켜진 밤의 풍경에 대한 묘사이다. 이 광경을 숨어서 지켜봤다는 한 상궁은 이를 ‘불가사의한 불’이라 했다. 바람에 건들거리며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전등불을 ‘건달불’이라고도 했다. 경복궁 전깃불 점등은 1879년 토머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한 지 불과 8년 만의 일이니 얼마나 신기한가. “고종은 임오군란 및 갑신정변 이래 밤에 병란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했다. 궁궐 내에 전등을 많이 켜서 새벽까지 훤하게 밝히도록 명했다”(황현의 <매천야록>). 황현의 말대로라면 당시 2만4000달러가 넘는 거액을 들여 전등을 설치한 이유가 흥미롭다. 결국 ‘밤이 무서워서’였던 것이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변란을 우려해 밤을 환하게 밝히고 싶었던 고종과, 조선을 동양 진출의 교두보로 삼았던 에디슨의 생각이 맞아떨어진 것이지만 이 최초의 전깃불은 단명하고 만다. 당시 전등설비는 경복궁 내 연못을 이용한 증기동력으로 발전했다. 이 때문에 뜨거워진 냉각수가 다시 연못으로 역류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그러자 ‘증어망국(蒸魚亡國)’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고종은 꺼져가는 왕국의 불을 되살리려 궁궐을 밝혔지만 끝내 나라의 운명을 되살리지 못했다. 궁궐에 불을 켠 지 불과 23년 만인 1910년 조선의 불이 꺼졌다”라고 말한다. http://goo.gl/f9AhJR

- [ 중국판 세월호 사건 ] 중국 중부 양쯔(揚子)강 유역에서 458명을 태우고 가던 유람선이 지난 6월1일 밤 갑작스레 불어닥친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침몰했다. 불과 2분 만에 배가 침몰한 데다 배에서 구조신호가 발신되지 않아 뒤늦게 구조작업이 시작되면서 큰 인명피해가 생겼다. 한국의 사월호 사건 때 처럼 선장과 기관장이 소수의 생존자 안에 포함돼 구조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승객 406명, 선원 47명, 여행사 직원 5명 등 458명이 탑승했다. 사고 수역은 수심이 약 15m이며 2013년에도 침몰사고가 있었다. 2일 오후 5시(현지시간) 현재 14명의 생존이 확인됐으며 5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탑승객 중에는 50~80대의 고령자가 많았고 수백명이 실종 상태여서 얼마나 많은 승객이 구조될지 불확실하다. 중국 리커창 총리는 사고 다음날 비행기를 타고 곧장 사고현장으로 날아갔다. http://goo.gl/7O6uIl 

- [ 뭔가 잘못 알고있는 박 대통령 ] 1983년 미국 대법원은 의회가 행정부의 행정입법을 무효화할 수 있도록 한 입법적 거부(legislative veto) 제도를 위헌으로 판시한 적이 있다. 대법원은 법률안 제정을 위해선 상하 양원 통과가 필요하고 대통령은 상·하원을 통과한 법률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입법적 거부는 한 개의 원(院)에 의해서도 행사될 수 있으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기회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위헌으로 판시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1983년 미국 대법원 판결에 의해 위헌 판정을 받은 입법적 거부는 지금 문제가 된 한국의 국회법 개정안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미국의 입법적 거부는 의회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 순간 해당 규칙(시행령)이 무효화된다. 반면 우리 국회법 개정안은 상임위원회가 소관 부처로 하여금 처리하고 보고하도록 하는 데 그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의 시행령까지 국회가 번번이 수정을 요구하게 되면 정부의 정책추진은 악영향을 받게 되어서 국정이 마비상태가 되고 정부는 무기력하게 될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위헌 논리를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국민의 대표기관이며 원래 입법기관인 국회를 국정을 마비시키는 집단으로 보고 있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시행령 제정을 대통령의 전적인 재량으로 알고 있다면 그것 역시 큰 문제다”라고 말한다. http://goo.gl/nDdQzo

- [ 삼권분립의 진정한 의미 ]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가 기싸움을 하고 있는 개정 국회법의 핵심은 정부 시행령을 국회가 심사하고 수정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행정부의 곤혹스러움을 이해한다. 요컨대, ‘원칙주의자’인 국회가 ‘현실주의자’인 행정부에 대해 감독권을 행사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며, 이것은 행정부에겐 악몽이 될 것이다. 법률을 제정하기에도 인력과 자원이 부족해 정부나 심지어 민간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일하는 국회가, 법률보다도 더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행정입법까지 관리하겠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의 경우 국회가 행정부에 요구한 것이지만 미국의 경우는 다르다. 법보다 운용을 어찌 할지가 더 중요해 보인다. 정치학자인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 행정입법에 대한 의회제한(입법적 거부·legislative veto)은 후버 대통령이, 보다 많은 행정입법권을 보장받기 위해 의회에 먼저 안전장치로 제안한 것이라는 점이다. 의회에 잠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행정입법 통제권한을 약속한 대신, 광범한 수준의 행정입법권을 넘겨받았던 것이다. 진정한 삼권분립은 삼부가 서로 경멸하며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과 고유한 영역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http://goo.gl/JJT7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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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일 경향신문

[ 아담에게 배꼽이 있었을까? ] 궁금하다. 아담과 이브에게는 배꼽이 있었을까? 인체의 생물학적 기능으로 따진다면 아담과 이브의 배꼽은 없어야 맞다. 양수에 싸인 태아는 탯줄을 통해 양분을 공급받다 세상의 빛을 본 후 탯줄을 자르는데 탯줄 아문 자국이 배꼽이라면, 조물주가 흙으로 빚은 아담과 한 가닥 갈비뼈로 빚은 이브에게 배꼽이 있다는 건 모순이다. 그들은 엄마의 자궁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 조물주의 손과 숨결로 생명을 얻은 태초의 인류이기 때문이다. 미켈란젤로가 5년여에 걸쳐 완성한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연작 가운데 정중앙에 배치된 ‘아담의 창조’에 등장한 아담에게는 배꼽이 있다. 신과 인간에 대한 새삼스러운 궁금증으로 아담의 배꼽이 논란거리가 됐던 르네상스 시대에 미켈란젤로는 기독교적 해석을 넘어 상식적 종교의 입장에 섰다. 구약성서의 창조설화에 개의치 않고 아담에게 배꼽을 그려 넣었다. 비교문학자인 류점석씨는 “기독교적 상식에서 없어야 할 것은 아담의 배꼽만이 아니다. 바벨탑처럼 위압적인 예배당 위에 마천루를 세우고 그 꼭대기엔 퇴마의 증표로 십자가를 덧댄 후 마무리로 매단 피뢰침은 어떤가? ‘지은 죄가 두려워 교회 안에서도 벼락을 맞을 것 같으니까 피뢰침을 달았다’고 하면 웃어넘길 교인은 없으리라. 양식 있는 기독교인이라면 민망하더라도 벼락을 막아줄 피뢰침 다는 걸 마다할 순 없다.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피뢰침 밑에 쌓아올린 바벨탑과 마천루에 쏟아부은 건축헌금 모금을 위한 협잡이다. 그것은 신도들의 무지와 몰상식에 기댄 종교 지도자들의 농간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HLwqOA

[ 대통령은 통치, 의회는 정치 ] 정치하는 사람을 정치인이라고 할까, 아니면 정치인이 하는 것이 정치일까? 정치하는 사람이 정치인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치인이 모두 정치를 하는 건 아니다. 이름만 정치인일 뿐 실제 정치가 뭔지 모르거나 정치가 뒷전인 정치인이 많다. 우리 정치인의 문제 중 하나는 정치인이면서도 정작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제도로 보면 입법부가 행정부보다는 태생적으로 민주적이다. 대통령은 1인이기 때문에, 또 대통령을 보좌하는 관료화된 행정부는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권위주의와 친화성(affinity)을 갖는다. 반면 의회는 다수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부득불 조정하고 타협해야만 결정에 이른다. 민주적 절차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두 기관은 서로 다른 속성, 즉 대통령은 통치하려 하고 의회는 정치하려 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여당을 강하게 옥죄는 경우 의회는 위축되고 정치는 실종된다. 대통령이 여당을 통해 의회를 지배하게 되면 정치가 온전하게 구현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금까지의 여당은 언제나 대통령의 뜻에 따르는 박수 부대, 거수기였다. 이런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게 바로 김무성·유승민 두 대표다.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한다. http://goo.gl/yqehfb

- [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노빠와 박빠 ]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사람이란 근본적으로 편견과 주관성을 극복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며, 스스로 사유하려 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기대는 속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람으로 산다는 건 끊임없이 누군가를 판단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런 한계와 모순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판단해야 하는 대상의 개인적 인격과 사회적 활동을 나누어 보는 건 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는 좋은 사람이지만 일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 “그는 예술가로선 훌륭하지만 애인으로선 빵점이지.” 식으로 말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그런 말에 대해 ‘이중적’이라 항의하지 않는다.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은 “판단해야 하는 대상의 개인적 인격과 사회적 활동을 나누어 보는 게 안 되는 사람을 흔히 ‘빠’라고 한다. 빠는 ‘열렬한 지지자’와 전혀 다르다. 빠는 대상을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도 아니다. 빠는 단지 자기애를 대상에 투사하는 사람이다. 빠는 대상에 대한 비판에 무작정 반발하며 증오감을 드러낸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노무현 지지자는 박근혜 지지자보다 나은 사회의식을 가진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노빠와 박빠는 같은 병을 앓는 환우일 뿐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비판이나 토론이 아닌 치료다”라고 말한다. http://goo.gl/cQ3spf

- [ 김상곤, 내년 총선 불출마…왜? ]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을 책임진 김상곤 혁신위원장(66)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혁신위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상곤 위원장은 6월1일 새정치연합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에서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열매는 없으며, 희생 없이는 혁신을 이룰 수 없다”며 “저부터 내려놓겠다. 저는 내년 총선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새정치연합은 당원을 중심으로 운영하돼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기반으로 한다’는 당헌 총칙 3조 2항을 근거로 혁신위 이름을 ‘당권재민 혁신위’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http://goo.gl/bzIwE4 

- [ SK, 신약 덕 주가 훨훨 ] SK그룹이 개발한 수면장애 치료 신약(SKL-N05)이 미국에서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간다.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인 3상 시험이 성공하면 2018년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팜은 SKL-N05가 미국에서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한다고 6월1일 밝혔다. 통상 임상 1상은 동물, 2상은 제한된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3상은 다수 환자에게 투약한다. SK바이오팜은 SK(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신약 개발 전문회사다. 이번 시험은 SK바이오팜 신약 개발 파트너인 미국 제약사 ‘재즈’가 북미·유럽 지역 전문병원에서 기면증이나 수면무호흡증을 앓는 주간 졸림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수면장애 치료약 시장은 30억달러(약 3조원) 규모로, 연평균 6% 이상 성장하고 있다. 현재 SK가 독자적으로 임상을 진행하는 뇌전증(간질) 신약(YKP3089)도 이달 임상 2상 후기 시험을 완료해 10월 임상 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뇌전증 시장 1위 제품인 빔팻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릴 것으로 SK는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SK 주가는 신약 소식이 전해진 6월1일 전일 대비 13.97% 오른 20만4천 원을 기록했다. http://goo.gl/JcXYb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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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일 경향신문

- [ 한국 종교에 숨은 신 ‘돈’ ] 요즘 한국 각 종교의 숨은 신(神)은 바로 ‘돈’이라고 한다. 불교의 붓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예수는 2인자라는 것이다. 최근 화쟁문화아카데미가 연 종교포럼 ‘종교를 걱정하는 불교도와 그리스도인의 대화’에서 나온 얘기다. 종교 전문가들은 “오늘날 한국 종교는 스스로가 가난하지 않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고 혹독하게 질타했다. 천주교의 경우 “주교들은 사장이고, 본당 사제는 프랜차이즈 지점장이 되어버린 꼴”이라는 말도 들었다. 붓다와 예수는 가난하고 병들고 힘없는 사람들을 껴안아서 위대해졌다. 불교에는 ‘기한(飢寒)에 발도심(發道心)’이라는 격언이 있다. 춥고 배고파야 도를 닦는 마음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해방 후 한국불교를 이끌었던 청담 스님은 제자들에게 “흐르는 개울물도 아껴 쓰라”고 가르쳤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법정 스님 하면 지금도 바로 ‘무소유’가 떠오를 정도다. 김수환 추기경, 한경직 목사도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손을 잡았다. 그랬던 종교가 이제 가난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은 슬프다. 사실 돈이 붓다와 예수를 대신하는 시대라는 지적이 나온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종교의 세속화와 성장주의에서 비롯된 성직자들의 일탈행위를 열거하려면 끝이 없다. 이젠 한국의 종교들이 좀 더 낮아지고 가난해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http://goo.gl/5yAi0l

[ 원빈·이나영, 영화같은 결혼식 ] 배우 원빈씨(38)와 이나영씨(36)가 지난 5월30일 강원도 정선에서 극비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의 소속사인 이든나인은 “원빈과 이나영의 결혼식이 가족들의 축복 속에 원빈의 고향 들판에서 열렸다”고 밝혔다. 소속사 이든나인은 “두 사람의 시작을 축복받고 싶은 감사한 분들이 많았지만 가족들의 희망에 따라 이나영, 원빈의 가족들만 결혼식에 왔다”고 밝혔다. 원빈씨와 이나영씨는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 초원 위에 가마솥을 걸어 초청된 하객 40여명과 함께 국수를 나눠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하객은 “예식이 낭만적인 한 편의 영화 같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신혼집은 서울 방배동에 차리기로 했다. 결혼 전 항간에 떠돌았던 임신설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http://goo.gl/fU2cNd 

- [ 뉴욕 맨해튼에 롯데호텔? ] 롯데그룹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을 인수한다. 롯데호텔은 국내 브랜드 호텔로서는 처음으로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호텔을 보유하게 됐다. 인수금액은 8억500만달러, 우리돈 약 9000억원이다.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은 지상 55층 규모로, 맨해튼 미드타운 매디슨 애비뉴에 있다. 객실 909개, 연회장 23개를 갖추고 있다. 세인트패트릭 대성당과 센트럴파크, 카네기홀 등 주요 관광명소와 가까워 인기가 높다. 미국 인기드라마 <가십걸>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이 호텔은 133년 전 철도왕 헨리 빌라드 주택인 ‘빌라드 하우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82년 뉴욕 최고 부호 해리 헴슬리가 ‘헴슬리 팰리스 호텔’로 개조했고, 1993년 브루나이 국왕이 인수해 뉴욕 팰리스 호텔로 이름을 바꿨다. 롯데호텔은 오는 8월 말까지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http://goo.gl/KBvq0b  

 - [ 집값과 전세, 두 마리 토끼 ] 한꺼번에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를 두고 흔히 ‘두 마리 토끼’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도망갈 때 각자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는 토끼의 습성 때문에 두 마리를 동시에 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그나마 한 마리라도 잡을 수 있다. 주택 정책 분야의 대표적인 두 마리 토끼는 집값과 전세 대책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아파트값을 겨우 잡나 했더니 곧이어 전세 대란이 나타나고, 전세가 조금 안정된다 싶어 돌아보면 여지없이 집값이 올라 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람들이 주택을 구입하는 데는 집값 상승을 통한 차익 추구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면 구매에 적극 나선다.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사람에게는 이자 부담 없이 집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는 전세 제도가 고마울 것이다. 이렇게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때는 주택 수요가 늘어 실제 집값도 오른다. 하지만 거주 이외 목적의 구매가 많은 만큼 이는 곧 전세 공급을 늘려 전세값을 낮춘다. 반대로, 집값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아 가수요가 사라지거나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리기 쉬워지면 전세 물량이 줄어 가격이 오른다. 즉, 토끼 두 마리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서는 같은 방향으로 몰아가야 하는데, 집값과 전세가격은 그 성격상 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어서 함께 해결한다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http://goo.gl/TD7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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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5월 30일 경향신문

- [ 박정희의 호 ‘중수’에 숨은 뜻 ] 조선의 선비들에겐 최소 세 개의 이름이 있었다. 명(名), 자(字), 호(號)다. 명은 오늘날처럼 태어난 뒤 짓는 ‘이름’이며, 자는 성인식 뒤에 짓는 이름이다. 자는 귀한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기 위한 수단이었다. 명과 자는 모두 부모 혹은 스승이 지어준다. 하지만 호는 본인이 살아가면서 스스로 짓는 이름이다. 살면서 뜻한 바를 명확히 하거나, 머문 장소에서 따오거나, 옛글이나 위인에서 빌려오거나, 자신의 용모를 묘사하기도 한다. 하나의 호만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수백개의 호를 지은 사람도 있다. 추사 김정희(1786~1856)가 대표적이다. 김정희의 호는 조사자에 따라 적게는 100여개, 많게는 5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경향신문 백승찬 기자는 36명의 조선 선비들이 호를 지은 유래를 통해 그들의 삶과 사회상을 살피는 책 <호, 조선 선비의 자존심>을 소개한다. 책에는 현대 정치인·경제인의 호가 가진 뜻도 소개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호는 ‘우주의 가운데 뿌리박은 나무’라는 뜻의 중수(中樹)였다고 한다. 1966년 어느 한학자가 박정희를 만나 지어줬는데, 정작 박정희는 이 호를 거의 쓰지 않았다. 저자 한정주씨는 “진정성이 담긴 작호(作號)라기보다는 다분히 아부와 아첨으로 뒤범벅된 작호”라고 평가한다. 최규하 전 대통령의 호는 ‘검은 돌’이라는 뜻의 ‘현석(玄石)’이었다. 본심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세상을 떠날 때까지 대통령 재직 당시의 상황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던 최규하의 행적에 어울리는 호다. 신간 <호, 조선 선비의 자존심(다산초당)> http://goo.gl/uAkXe9 

 - [ ‘친노’는 어쩌다 새정치의 족쇄가 됐나 ] ‘친노무현(친노) 프레임’은 야당에서 유통기한이 가장 긴 논쟁거리다. 친노의 계파가 있는지 없는지 실체 논란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실체가 있든 없든 ‘친노’ 논쟁에 불이 붙으면 정치권을 집어삼킬 정도로 파괴력이 크다. 문제는 ‘친노 프레임’의 후유증이다. 친노 프레임은 (친노)패권주의로, 계파 갈등으로, 제1 야당 분열로 이어졌다. 경향신문 주말기획부 구혜영 기자가 친노 프레임은 어쩌다 제1 야당의 덫이 됐는가를 상세히 정리했다. http://goo.gl/FOdqTt 

 ▲프레임(Frame)=사람들이 정치·사회적 현상을 ‘반복을 통해 뇌 속에 주입된’ 틀 속에서 본다는 의미다. 2006년 미국 언어인지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미국 진보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레이코프는 프레임을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정신적 구조물’이라고 했다.

- [ 돈과 권력이 만나는 식당, 어디? ]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혼밥(혼자 먹는 밥)’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성완종 전 의원의 일정표에 기록된 식사는 결코 ‘혼자서’가 아니었다. 항상 상대가 있었다. 다른 전·현직 정치인들 또한 이와 유사한 동선을 반복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더 비싼 요릿집을 찾아다닌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데리고 있는 직원들 밥도 제대로 못 사줘 쩔쩔매는 현역 의원도 꽤 있다. 그러나 이들이 먹고 마시는 데 들어간 돈의 상당 부분이 국회 돈·회삿돈·눈먼 돈일 것이라는 의심을 거둬들이긴 힘들다. 경향신문 정치부 정환보 기자가 성완종 다이어리 속 ‘돈과 권력이 만났던 그곳’을 파헤쳤다. 성완종 전 의원의 다이어리에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여의도와 광화문의 고급 식당 이름이 등장한다. http://goo.gl/nGBewH 

- [ 늑대 학살, 피해자는 인간 ] 환경부가 최근 경북 영양에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를 착공하면서 늑대, 표범 등 대형 육식동물 복원을 검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상위 포식자가 생태계에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유명한 것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늑대 복원 사업이다. 1920년대 미국은 늑대가 가축을 공격해 목장주의 피해가 커지자 대대적인 늑대 박멸에 나섰다. 늑대를 완전히 없애는 데는 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늑대가 없어지자 엘크의 수가 급속히 늘어 풀과 나무를 마구 먹어치웠다. 숲이 망가지고 살 곳을 잃은 곤충도 사라져 자연이 황폐하게 변하고 말았다. 결국 환경운동가의 노력으로 1995년 70년 만에 늑대 방사가 이루어졌다. 늑대가 돌아와 최상위 포식자 역할을 수행하자 생태계가 다시 이전 모습으로 회복됐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일제강점기의 해수구제(害獸驅除) 정책으로 곰, 호랑이, 늑대 등이 대량학살됐고, 여우나 살아남은 늑대도 1960~1970년대 쥐 잡기 운동이나 개발, 밀렵 등으로 씨가 말랐다. 일제의 표현대로 ‘해로운 짐승’이 이 땅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그 결과 더 안전하고 풍요해졌을 텐데 우리가 오히려 불안과 결핍을 느끼는 것은 왜일까”라고 말한다. http://goo.gl/vIXG4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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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5월 29일 경향신문

- [ 총리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다? ] 한 달여 국무총리가 없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연이은 ‘총리 잔혹사’ 덕에 이제 총리 유고 상태가 지속되어도 국민은 불편해하거나, 새삼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 사실 온전히 ‘책임총리제’를 시행하지 않는 한, 대통령제 아래서 총리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실세 장관보다 비좁다. 양권모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황 후보자의 도덕성 의혹과 자질 하자들은 역대 낙마한 총리 후보자들이 억울하게 보이게 만들 정도다. 16개월 동안 16억원을 벌어들인 고액 수임료는 이명박 정부 때 전관예우로 자진사퇴한 정동기 감사원장 지명자보다 많은 액수다. 황 후보자는 최근 10년간 365만명 중에서 4명만 해당된 91만분의 1 확률의 희귀한 ‘만성 두드러기’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자식들에 대한 편법 증여와 증여세 탈루, 아파트 투기, 상습 과태료 체납, ‘삼성X파일’ 수사에서 떡값검사 봐주기 등 의혹의 가짓수부터 남다르다. 여기에 정교일치를 내면화한 듯한 종교 편향, 4·19혁명을 ‘혼란’으로 5·16쿠데타를 ‘혁명’으로 규정하는 헌법정신 부정, 냉전적 국가보안법 찬양 등은 내각을 통할할 국무총리로서의 적합성에 근본적 의문을 낳게 한다. 황 후보자를 두고 ‘빨갱이를 입에 달고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극렬 기독교인들의 고급 버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박근혜 정부에서 낙마한 김용준, 안대희,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의혹들은 황 후보자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G21frp

- [<단독>황교안 “애국가 4절까지 불러야 애국자”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58)가 지난달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하지 못한 검사들을 향해 “헌법 가치 수호의 출발은 애국가”라며 훈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5월28일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4월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 도중 법무장관 자격으로 축사를 하던 황 후보자의 언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는 본래 준비한 원고대로 축사를 읽어내려가다 검사에게 필요한 덕목 3가지 중 하나로 ‘헌법 가치 수호’를 꼽으면서 원고에 없던 말을 덧붙였다. 황 후보자는 “헌법 가치 수호는 나라 사랑에서 출발하고, 나라 사랑의 출발은 애국가”라면서 “기본이 애국가인데 다 잘 부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순간 자리에 모인 신임 검사들과 행사를 준비한 선배 검사들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얘졌다고 한다. 황 후보자가 장관으로 부임한 이후 법무부 주관 행사에서는 대부분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도록 하고 있다. 2010년 7월 제정된 국민의례규정에 따라 정부부처 행사에서는 반드시 애국가를 불러야 하지만 4절까지 다 부를 필요는 없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 대통령은 “통합진보당에 속해 있는 의원들 중에 애국가 부르는 것을 거부하는 의원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http://goo.gl/iWNXVo 

- [ 아버지는 어쩌다 왕따가 됐나 ] 이사 가는 날, 은퇴한 남편은 강아지를 꼭 껴안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남편은 버려도 강아지는 버리지 않기 때문에, 강아지만 안고 있으면 버려지지 않기 때문이란다. 농담 같은데 농담 같지가 않다. 실제로 가정에서 아버지는 우선 순위에서 강아지에게 밀린다. 아버지는 또 불통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있었다. 게다가 엄하고 무섭다. 그러니 아이들도 할 이야기가 있으면 엄마를 찾는다. 아버지와는 점점 더 멀어진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아버지들’은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됐는가. 박정희, 전두환의 군사독재시절 이 나라는 거대한 병영사회였고 이들이 다닌 직장은 사실상 ‘민간 군대’였다. 이들에겐 가족 역시 상명하복의 조직이었다. 이들에게 가족이란 먹여 살려야 할 대상, 즉 식구(食口)였다. 먹이는 것이 곧 그들의 임무였고 계속 먹이기 위해 회사를 더 열심히 다녀야 했다. 직장에서 쓰디쓴 모욕을 당하면 술을 퍼마셨고 집에 와서 소리도 좀 질렀다. 그들은 회사에 충성하며 가족과 멀어져갔다. 그런데 마침내 은퇴의 그날이 왔다. 퇴직한 그들이 가정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아직 쓸모 있는 존재임을 알리고 싶지만,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렸다. 그렇게 아버지는 왕따가 되어간다.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라도 가족에게 투자하라. http://goo.gl/O7HKEh

- [ 도인들이 서울에 올라 오는 까닭 ] 의박정희 정권시절인 1965년, 현충일에 갱정유도 도인 500여명이 총본산인 남원에서 상경해 서울 시내에 평화통일선언문이 담긴 유인물 30만장을 배포했다. 마침 국립묘지 참배를 마치고 돌아오던 박정희 대통령은 상투 틀고 갓 쓴 이들의 기이한 집회를 목격했다. 박 대통령은 전단에 들어있는 ‘원미소용(遠美蘇慂)’을 문제 삼았다. ‘원, 미소용’, 즉 ‘미국과 소련의 꾐을 멀리하자’는 뜻인데, 이를 ‘원미, 소용’으로 읽고 ‘미국을 멀리하고 소련의 종용을 받자’로 풀이한 것이다. 전단배포를 주도하다 청와대에 끌려간 한 도정은 결국 반공법 위반으로 92일 동안 옥살이를 해야 했다. 당시 집회는 경향신문의 ‘갓 쓰고 데모’를 비롯해 ‘장안에 난데없는 청포(靑袍) 데모’ ‘기괴한 난동’ 등으로 일간지에 보도돼 화제가 됐다. 그 갱정유도(更定儒道) 도인들이 오는 6월4일, 서울 광화문 도심에서 ‘상극의 시대를 물리치고 상생의 대통합을 이루자’는 취지의 집회를 연다고 한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갱정유도는 유·불·선과 동·서학을 아우르며 종래의 유교를 갱신하고자 하는 민족종교다. 지금도 일부 교도들이 전북 남원과 지리산 청학동 등에 은둔해 옛 복식을 고수하며 도를 닦는 생활을 한다. 현재 갱정유도를 대표하는 이가 한양원 도정이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종교행사에서 늘 흰 수염에 검은 갓을 쓰고 도포자락을 휘날리는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올해 나이 아흔 세살인데도 갱정유도 특유의 정신 수행과 영선도인법이라는 도인체조로 젊은이 못지않게 심신이 건강하다“고 전한다. http://goo.gl/O7HKEh

- [ 흡연, 여성에게 더 치명적 ] 5월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20·30대 여성 흡연율이 높아져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흡연으로 인한 폐해는 여성이 남성보다 크다. 담배의 독성물질은 대부분 지용성이기 때문에 남성보다 지방이 10% 정도 많은 여성의 몸에서 잘 녹고, 오래 축적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여성은 남성보다 폐가 작고 노폐물을 분해시키는 자정력이 약해 같은 양의 담배를 피워도 더 해롭다”면서 “폐포의 변성이 빨라 남성 흡연자보다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 또한 2~3배 높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박효순 의학전문 기자는 “일단 흡연을 시작하면 여성은 남성보다 담배 끊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코틴 대사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의 활성도가 남성보다 커서 니코틴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여성의 특성상 생리 전에 나타나는 세로토닌의 변화로 기분이 우울해지고 충동성이 강해져 흡연의 유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O7HK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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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8일 경향신문

- [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부자들 ]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상대적 소득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학문적 근거도 있다. 불평등 연구의 대가인 영국의 경제학자 앤서니 앳킨슨이 최근 저서에서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영국에서 소득 상위 1%에 들어가는 변호사와 은행가들에게 소득 상위 10%의 수준을 맞혀보라 했더니 실제보다 4배 이상 되는 금액을 말했다. 반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경계선일 것이라고 답한 금액은 총소득의 중간값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보통수준의 소득을 ‘빈곤’이라 여긴다는 뜻이다. 경제학자인 류동민 충남대 교수는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소득수준을 과소평가하는 만큼이나 가난한 사람의 소득수준은 과대평가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은 남들에 비해 선하고 열심히 산다는 착각을 하고 있기 마련이니 그럴 법도 하다. 그렇다면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은 어떨까? 혹시 자신의 소득은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들, 특히 잘사는 사람들의 소득은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는 훨씬 낮은 위치에 있으면서도 ‘그래도 나는 진짜 없는 사람들보다는 낫다’고 자위하거나, 실제로는 훨씬 더 소득이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설마 그 정도로까지 높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http://goo.gl/oeTVPF

-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 ] 정조가 바쁜 정사로 인해 책을 가까이 하지 못해 책가도를 병풍으로 둘러쳤다. 책가도는 책장에 있는 여러 완상물이 장식되어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말한다. 정조는 학문을 통하여 세상을 이끌어가려는 큰 비전을 가진 탁월한 정치가였으며, 동시에 가히 당대 최고의 학자였고, 저술가이자 출판가였다. 천성적으로 학문하기를 즐겼던 정조는 바쁜 정무로 인해 독서할 시간이 부족하자 책가도로 대신했다고 전한다. 정조는 “예전에 정자가 이르길 비록 책을 읽을 수 없다 하더라도 책 있는 방에 들어가 책을 어루만지면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였다. 나는 이 말의 의미를 이 그림으로 인해서 알게 되었다”고 했다. 미술평론가인 박영택 경기대교수는 “정조가 애용한 책가도를 떠올리다가 문득 우리 모두의 책장이 궁금해졌다. 우리는 어떤 책들을 수집하고 읽고 가슴에 새겨둘까? 우스갯소리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책 한 권 읽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는 오로지 자신이 읽은 책 한 권으로 인해 받아들인 것을 절대적인 지식으로 삼아 살아갈 것이다. 그것처럼 무서운 일은 없다. 독서란 나와 다른 이의 감각과 사유를 만나는 일이자 편협한 나로부터 부단히 벗어나는 일이다. 그러니 돌이켜보면 우리네 삶이 이처럼 이기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로 치닫는 이유의 하나가 독서의 부재 때문은 아닐지 모르겠다”고 일갈한다. http://goo.gl/JxAvDB

- [ 인간은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다 ] 백인은 1800년 호주에 딸린 섬 태즈메이니아에 이주했을 때 원주민을 원숭이보다 낫지만 인간으로는 진화하지 못한 동물로 간주했다. 아이는 잡아서 노예로, 여성은 성노예로 부리고, 남성은 바다표범처럼 사냥했다. 영국 왕립 태즈메이니아 연구회 소속 박사들은 마지막 남성이 죽자 기념품으로 그의 머리, 손, 발, 코, 귀를 잘라 각자 나눠 가졌다. 누구는 피부로 담배쌈지를 만들었다. 마지막 여성이 죽었을 때는 시체를 파헤쳐 뼈를 모아 1947년까지 박물관에 전시했다. ‘깨진 유리창 이론’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1971년 교도소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학생을 무작위로 선발해 간수와 죄수 역할을 부여했다. 그런데 간수 역의 학생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학적으로 변했고, 죄수 역의 학생은 제대로 항의하지 못한 채 신경쇠약 증세를 보였다. 이 실험은 엿새 만에 중단됐다. 짐바르도 교수 자신의 판단이 아닌 주위의 만류 때문이었다. 짐바르도 교수 자신도 간수가 죄수를 학대할 때 죄수가 그럴 만한 존재로 느껴졌고 그들이 죄수 역할에 알맞은 사람이 아닌가 의심했다고 한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인간은 선한 존재인지, 악한 존재인지 인간 본성을 둘러싼 논쟁은 쉽게 끝나지 않겠지만 분명한 건 인간에게 선과 악 두 가지 모두 잠재해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악은 제도와 환경이 뒷받침되면 독버섯처럼 자라난다. 절대 인간에 대해 안심하면 안된다”고 경고한다. http://goo.gl/mN23KU

- [ 서울여대학보, 백지 발행 ] 서울여대 청소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간지 36일째 되는 27일, 서울여대 본관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의 파업지지 성명을 발표하는 사이 한 학생이 학교측과의 갈등으로 1면을 백지로 발행한 학보를 살펴보고 있는 사진이 경향신문에 실렸다. 학보사 기자들이 졸업생들의 파업지지 성명을 1면에 실으려 하자 주간교수가 반대를 했고 이에 반발한 기자들이 백지발행을 단행했다.  <서울여대학보 백지 발행 화보 보기> http://goo.gl/VV2ueC 

 

- [ 거짓말하는 기업 ‘간상배’ ] 중국의 사관 사마천은 <사기> 화식열전에서 “천하가 희희낙락하는 것은 모두가 이익을 위해 모였기 때문이고, 천하가 흙먼지가 일 정도로 소란스러운 것은 모두 이익을 찾아 떠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익을 좇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이익을 쫓되 거짓말은 안된다. 거짓말은 기업의 존망을 좌우한다. 1982년 미국의 제약회사 존슨&존슨의 감기약 타이레놀에 독극물이 들어가 8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는 즉시 3100만병을 모두 회수했다. 모든 폐기비용으로 약 1억달러가 들었다. 그리고 알약 형태도 캡슐로 바꾸어 이물질 혼입을 원천봉쇄했다. 이런 정직하고도 성실한 태도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타이레놀은 세계적인 의약품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0년 도요타자동차는 초기 부품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다 230만대의 자동차를 리콜하면서 돈도 잃고 회사의 이미지도 망가졌다. 박종성 경향신문 경제에디터는 “백수오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국내 시판된 백수오 제품 가운데 5%만이 백수오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95%는 먹어도 되는지 여부도 아직 불확실하다. 침을 튀겨가며 백수오제품을 팔았던 홈쇼핑업체는 피해자 보상과 관련해 제각기 주판알을 튕기며 눈치를 보고 있다. 그러는 사이 불신과 함께 건강식품 시장도 시들어가고 있다. 신뢰를 헌신짝처럼 여기는 간상배의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다. http://goo.gl/OCfZHg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