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2일 경향신문

- [ 억장 무너지는 대통령의 ‘위로’ ] 2015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되던 날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에 갔다. 유가족이 항의 표시로 분향소의 문을 닫고 떠나버린 그곳에서 ‘위로’의 말이라며 ‘이제는 희생자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희생자들이 원하는 가족들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고통에서 벗어나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는 “대통령의 시계만 똑딱거린 1년이었나 보다. 대통령은 아직도 모르는 듯하다. 유가족이 2014년 4월16일에는 꽃다운 생명들이 살아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을. 세월호 침몰이 일어난 날이지만 아이들을 저 세상으로 보낸 날은 결코 아니라고 믿는다는 것을. 그날 혼신의 힘을 다해 구조했다면 올봄을 함께 누렸을 자식들을 국가가 내팽개쳐 죽어갔다고 여긴다는 것을. 국가의 배반에 들끓는 분노를 삭이며 살아온 유가족이 갈망하는 것은 진실이지 위로가 아니다. 세월호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자며 망각을 권하는 대통령의 말은 곧 진실을 은폐하겠다는 엄포로 들려 또다시 억장만 무너질 뿐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692Sbw

- [ ‘불사조’ 경남기업 ]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부실기업의 발생은 불가피하다. 경제가 호황을 구가하고 있어도 전체 기업의 10% 정도는 구조조정을 필요로 하는 부실기업이라고 한다. 옛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경남기업은 1999년 대우사태 여파로 ‘채권단자율협약’에 근거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졸업 후 2003년 경남기업은 성완종 회장에게 인수되었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건설업 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을 두 차례나 더 거쳤다. 그리고 지금은 ‘통합도산법’에 의한 법정관리가 개시된 상황이다. 통산 세차례나 워크아웃을 거치고 법정관리를 통해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불사조’ 수준이다. 관 뚜껑에 못질을 기다리고 있는 기업을 다시 꺼내 살리기는 쉽지않다. 이론상 다시 건강한 기업이 될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산송장 상태로 연명하다 다시 인공호흡이 필요한 상태가 된다. 뒷돈을 받은 사람들은 세금을 쌈짓돈 쓰듯 산송장의 수명 연장에 퍼붓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혈세가 낭비된다. 기업경제개혁연대 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살아 있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만큼이나 죽어가는 기업의 구조조정도 중요하다. 이번엔 제대로 법제도와 관행을 고쳐서, 부실기업의 저주가 정·관계를 뒤흔드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http://goo.gl/yfxGlg

- [ ‘성완종 리스트’ 낙마 2호 누굴까 ]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휩싸인 이완구 국무총리(65)가 4월 21일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치권의 부패 문제를 끄집어내며 거대한 개혁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은 ‘성완종 리스트’ 낙마 1호인 셈이다.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육성녹음과 메모로 불거진 ‘성완종 리스트’의 진실규명은 이제 시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두 번째 순방국인 페루에서 이 총리 사의 표명 보고를 받고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고 사실상 사의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완구 총리는 임명 63일만에 총리직을 물러난 역대 최단기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제 이완구 총리를 비롯해 홍준표 경남지사,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현 정권 핵심 인사가 거론된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http://goo.gl/ub67qY 

- [ 108년 ‘단성사’ 사라진다 ] 1907년 서울 종로에 문을 연 단성사는 그대로 한국 영화의 역사다. 1919년 한국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가 이곳에서 상영됐다. 1926년에는 나운규의 <아리랑>이 개봉돼 장안을 들끓게 했다. 1935년에는 한국 최초의 발성영화인 <춘향전>이 상영됐다. 영화·연극·음악·무용 발표회와 권투 등 스포츠행사도 이곳에서 열렸다. 1932년 당대 최고의 가수 이애리수가 ‘황성옛터’를 처음 부른 곳이 단성사였다. 광복 이후 1990년대까지는 개봉관 시대였다. 서울 종로와 을지로, 퇴계로 주변에 자리한 단성사·대한·서울·피카디리·국도·중앙·명보·스카라·국제극장이 서울 시내 10대 개봉관(1번관)으로 불렸다. 개봉관에서 상영이 끝난 영화들은 계림·화양·대지·서대문극장 등 재개봉관(2번관)으로 갔다. 변두리의 재재개봉관(3번관)에서는 한 번에 두 편의 영화를 ‘동시상영’했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1990년대 중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등장하면서 개봉관 시대는 끝났다. 극장 앞에 세워졌던 ‘매진사례’ 표지판, 손으로 그린 영화 간판 등도 아련한 추억이 됐다. 단성사 역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새 건물을 지어 멀티플렉스로 변신을 시도하다가 부도처리됐다. 최근 단성사 건물을 인수한 새 주인은 이곳을 영화와 관계없는 오피스 건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로써 단성사 영화관의 역사는 108년 만에 완전히 끝났다. 한국 최고(最古)의 영화관이 흔적없이 사라지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http://goo.gl/HmZ1O4

- [ 외국 욕실에 배수구가 없는 까닭 ] 가정 내 화장실이나 욕실 안에서 미끄러짐 사고는 2008년 646건에서 2012년 1617건으로 2.5배나 증가했다. 특히 신체적 약자인 어린이나 노인들의 경우 미끄러짐 사고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욕실에서의 미끄러짐 사고는 ‘습식’형 욕실과 연관이 있다. 우리나라는 물로 욕실 바닥과 변기 등을 청소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욕실 바닥이 항상 물에 노출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바닥 물기로 인한 미끄러움을 방지할 수 있는 자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와 함께 외국의 건식 욕실과 같이 물의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외국의 ‘건식형’ 욕실은 욕실 바닥의 배수구를 없애 물 사용 환경을 최대한 배제한다. 오정아 김포대 인테리어디자인과 교수는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라이프스타일이나 문화에 따른 공간사용 행태가 다르기 때문에, 건식 욕실을 우리나라 주택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안전을 위해 욕조의 경우 샤워시 바닥으로 물이 튀지 않도록 샤워커튼을 걸 수 있는 샤워봉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거나, 샤워부스를 욕실 바닥과 완전 밀폐해 물이 밖으로 흐르지 않도록 시공하는 등 가능하면 욕실 바닥이 미끄럽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제안한다. http://goo.gl/ERjl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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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1일 경향신문

- [ 정치의 부패 생성 메카니즘 ] “정치하는 사람은 권력을 추구한다.” 베버의 이 말대로 정치는 불가피하게 권력을 다룰 수밖에 없다. 권력을 다루다 보니 그 권력을 활용해 부당한 이익을 쉽고 편하게 얻고자 하는 ‘지대추구’(rent seeking) 행위에 유혹당하기 쉽다. 유혹에 안 넘어가야 하지만 권력을 가진 터에 유혹이 있으면 부패할 가능성은 늘 있기 마련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정치인이 부패하지 않도록 사전에 제어하려면 먼저 검찰·경찰과 법원 등 사정권력의 정상화가 필수적이다. 차별과 부패는 공생관계다. 사정권력이 공정하게 집행된다면, 즉 권력이 있다고 해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게 확실하면 정치부패는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철희소장은 또 “정치부패를 완전히 근절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제도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부패의 양과 질을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는 있다. 부패는 무능의 다른 표현이다.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삶을 살피는 데 정치 에너지를 집중하게 하고, 그들 간의 경쟁을 치열하게 만드는 게 답이다. 정치부패를 개인의 심성이나 도덕적 의지에 맡겨놓지 말고 부패를 제어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http://goo.gl/J8iQag

- [ 고승덕은 놔두고 왜 조희연만 기소됐나 ] 1978년 대학 4학년생 조희연은 유신헌법과 긴급조치 철폐를 요구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자신이 비판한 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법정에 섰다. 법원은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이 20대 초반의 청년을 감옥에 가두었다. 35년이 흐른 뒤인 2013년, 50대 후반이 된 조희연은 재심판결에서 무죄를 받았다. 이후 서울시교육감이 된 조희연은 올해 다시 법정에 섰다. 37년 만에 다시 피고인이 됐다. 지난 6·4 교육감 선거에서 조희연은 고승덕의 미국 영주권 의혹을 제기했고, 고승덕은 조희연의 장남 병역기피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둘 다 사실이 아니었고, 둘 다 선관위로부터 주의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지금 조희연만 기소가 됐다. 조국 교수가 경향신문 지면을 빌어 조희연 서울교육감을 변호하고 나섰다. 그리고 왜 조희연만 기소가 됐는지 알려줬다. “선관위가 주의경고로 마무리하고, 경찰이 무혐의 의견을 밝혔음에도 왜 검찰은 기소를 했을까. 무죄가 나도 상관없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기소가 되고 재판을 받으면, 그 과정이 마무리되는 오랜 시간 조 교육감은 공격을 받게 되고 업무추진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과 다른 정책을 추구하는 조 교육감을 비판하는 것, 자유다. 그러나 이렇게 ‘법률적 괴롭힘’을 가하는 것, 치졸하다.” http://goo.gl/KHrgci

- [ 박용성 막말 “목 쳐달라면…” ] 박용성 중앙대 재단 이사장(74·두산중공업 회장)이 학과제 폐지 등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들에게 인사보복을 추진하며 “목을 쳐주겠다”고 표현한 것으로 4월 20일 확인됐다.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중앙대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이 같은 내부 자료를 대거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지난달 24일 이용구 중앙대 총장과 보직교수 등 20여명에게 e메일을 보냈다. 박 이사장은 e메일에서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걸 처리한다”면서 “그들이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박 이사장은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라고도 했다. 박 이사장은 두산의 e메일 계정(******@doosan.com)을 이용했다. 박 이사장은 다른 e메일에서도 김누리 중앙대 독문과 교수 등이 주도하는 ‘중앙대 비대위’를 수차례에 걸쳐 변기를 뜻하는 “Bidet委(비데위)” 또는 “鳥頭(조두·무식한 말로 새XXX)”라고 불렀다. 박 이사장은 그러면서 “그들을 꽃가마에 태워 복귀시키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게 해줄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음을 중앙대 인사권자로서 분명히 한다”고 했다. http://goo.gl/WqXMdP 

- [ 참 독한 대학, 연세대 ] 법정 최저시급(5580원)으로 하루 8시간 일해서 116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그런데 갑자기 근로계약서를 새로 쓰자고 하더니 하루 5.5시간 근무에 95만원을 준다고 한다. 시간당 임금은 올랐지만, 월 임금 총액은 20만원 이상 깎였다. 더 황당한 것은 이 노동자들이 하루에 일하는 총량은 하나도 줄지 않았다는 거다. 국내 최고 사립 명문대인 연세대와 그 하청업체인 세안텍스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연세대는 대학 구조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비용을 절감한다며 가장 먼저 청소·경비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용역업체의 도급단가부터 깎아버렸다. 수천억원의 적립금을 쌓아놓고, 수백억원을 들여 지하주차장 공사를 하고 있는 연세대, 그곳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당하는 현실은 참혹하기만 하다. 오민규 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의원은 “재벌 원청은 이미 업무의 대부분을 하청 줘버렸기 때문에 노동자들 대부분이 하청, 하청에 재하청으로 하락해왔다. 더 빼앗길 수 없는 최저임금 수준까지 내몰렸는데, 여기에 5.5시간 일자리를 만들며 최저임금마저 빼앗으려 한다”고 개탄한다. http://goo.gl/jZP3qy

- [ 논문 표절 스님, 총장 반대 ] 동국대 교수들이 조계종 종단의 총장 선거 개입과 논문 표절이 드러난 보광 스님의 총장 선임에 반대하며 릴레이 단식에 돌입했다. 동국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교수된 자의 양심에 비춰 도저히 표절하신 분을 총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늘부터 동국대 팔정도 앞에 농성장을 차리고 교수들이 하루씩 릴레이 단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만수 교수협의회장과 장시기 영어영문학과 교수가 이날 단식을 시작했다. 비대위는 “보광 스님이 법적 총장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코 우리의 총장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동국대 총장 선거 논란은 지난해 말 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1위를 차지한 김희옥 전 동국대 총장이 조계종 고위관계자들과 만난 뒤 출마를 포기하면서 시작됐다. 자승 총무원장이 ‘스님 총장’을 세우기 위해 후보직 사퇴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단일 후보인 보광 스님의 논문 표절 사실도 드러났다. http://goo.gl/lTB5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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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0일 경향신문

- [ ‘대통령’ 자리가 비어있다 ]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다. 동시에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 이것은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국왕이 없는 나라를 만들 때 논란이 있었던 대목이다. 누군가가 행정수반이면서 동시에 국가원수라면, 그것은 선거를 통해 왕을 뽑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계몽주의자들과 미국 헌법의 작성자들은 입법권과 사법권을 독립시킴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했지만, ‘민주주의임에도 선거로 왕을 뽑는다’는 대통령제의 근본적 결함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모든 국가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단 한 사람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 그 사람이 바로, 우리의 경우, 국가원수로서의 대통령이다. 자유기고가 노정태씨는 경향신문 칼럼 <별별시선>에서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났고, 국무총리가 검찰의 수사 대상인 지금, 상징적 군주이며 국민의 구심점인 ‘대통령’ 자리는 사실상 비어 있다. 이럴 때 어떤 정치인이 정부, 경찰, 세월호 유족, 시민들을 설득해 광화문에서 평화적으로 추모 행사가 진행되는 장면을 이끌어낸다고 가정해보자. 국민들은 아마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을 진정한 ‘대통령’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김무성과 유승민, 문재인, 박원순 등에게 모두 열려 있는 정치적 기회다. 세월호 참사 이후 표류하는 대한민국은 그런 선장을, 책임지고 비난을 감수하며 국민을 하나로 묶어줄 대통령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MdnO1L

- [ 광장에 모인 우리가 ‘국가’다 ]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4월 18일 토요일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정부는 수많은 경찰병력을 동원해 집회현장을 겹겹이 둘러쌌다. 시민들을 완전히 고립시킴으로써 그들이 자신의 주장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권리를 박탈하는 한편 이들에게 폐쇄공포의 심리폭력을 가하는, 전대미문의 불법행위가 자행됐다. 원래 거리는 일상의 정치공간이다. 그곳은 대화와 공감의 장소이며 연대의 자리이다. 특히 힘없고 돈 없어 서러운 장삼이사의 서민들이 가진 자들의 권력에 맞서 자신의 애환을 나누고 삶의 희망을 말하는 유일한 통로는 바로 이 공간이다. 그러나 정부와 경찰은 시민의 외침에 질서를 앞세우며 폭력으로 겁박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월호 참사의 슬픔까지도 차벽으로 가로막고 나서는 경찰에 환멸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는 국가가 없기 때문이다. 국민과 함께하며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민의 국가는 이제 이곳에 없다. 무한탐욕의 권력과 그 권력의 뜻을 받들어 일신 영달을 꿈꾸는 과잉충성의 폭력은 ‘국가’를 침탈했다. 거리에 나서고 광장에 모인 우리가 바로 ‘국가’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MKx1iy 

- [ 세월호로 기억 될 박근혜 대통령 ] 김영삼 대통령이 인기 없는 대통령이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1997년의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다. 그 이전에 그는 지방자치제, 금융실명제 실시 등 제법 많은 공적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은 사라졌다. 동아일보조차 1998년 권두제언에서 IMF 경제위기로 귀결되는 그의 실책들을 거론하며 “김영삼 대통령은 모든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나라의 위신을 추락시킨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떨까?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로 기억될 것이다. 문화학자 엄기호씨는 “300명이 넘는 구성원이 희생된 사고라면 그것이 아무리 불가항력적인 사고였다고 하더라도 개인들의 ‘불운’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정치공동체는 그 개인들의 ‘우연한 불운’을 공동체의 ‘필연적인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 위한 다짐으로써 그들의 이름과 죽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그 정치공동체는 생명을 보호하고 역사를 추구하는 곳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1년의 시간을 보면 잊지 않고 기억하기는커녕 오히려 필사적으로 잊어버리거나 다른 일로 덮어 버리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업적을 세운다고 하더라도 역사는 그를 세월호로 기억할 것이다. http://goo.gl/zQFZ4A

- [ 부패 척결, 입에 올리지 못한 이완구 총리 ] 이완구 국무총리(65)는 19일 ‘4·19혁명 55주년 기념사’에서 “4·19는 민주주의와 정의의 표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이 총리 기념사에는 ‘부정부패 척결’ 관련 내용이 일절 없었다. 박근혜 정부가 핵심기조로 강조해온 ‘부패 척결’이 공식 연설이나 기념사에서 빠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사실상 처음이다. 이 총리 본인이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연루되다 보니 정부가 부패 척결 의지를 천명하지 못하는 비정상적 상황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19 기념사에서도 정홍원 총리는 ‘부정부패 근절’을 강조했었다. 이완구 총리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념식에서 이 총리와 좌석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앉았지만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지도부는 항의 차원에서 기념식에 불참했다. 문 대표는 기념식에 앞서 4·19묘지를 참배하고 방명록에 “4·19 정신 되살려 민주주의와 부패 척결 해내겠습니다”라고 남겼다. http://goo.gl/Rd8n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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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8일 경향신문

- [ 천륜의 절규를 모욕한 정부 ] “임금이 잘못할 때 신하는 세 번을 말리다가 그래도 듣지 않으면 떠나야 한다. 부모가 잘못할 때 자식은 세 번을 말리다가 그래도 듣지 않으면 울며 따라야 한다.” 유교의 기본 경전 중 하나인 <예기> 곡례편에 있는 말이다. 유교는 군신, 부자, 부부, 장유, 붕우의 다섯 가지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인륜의 기본으로 삼으면서도 그들 사이에 선후와 위계를 인정했다. 아버지가 군주를 배신할 마음을 품었다면, 자식은 그에 전혀 동의하지 않더라도 따라야 했다. 부모·자식 관계는 다른 모든 인간관계에 우선한다. 그래서 부모·자식 관계를 다른 인륜들과 구별하여 천륜(天倫)이라 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세월호 참사처럼 천륜관계에 비극이 닥치면 하늘도 원망하는 법이다. 하물며 정부의 대처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에랴. 그런데 그들은 천륜의 절규를 정치적으로만 해석하여 구조 실패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을 ‘반정부 세력’이나 ‘국가 전복 기도 세력’인 양 대했다. 자식 잃은 김에 돈이나 챙기려는 파렴치한으로 몰기도 했다. 천륜의 절규를 모욕하고 적대하는 자들이 윤리적일 수는 없다. 그런 자들의 옹호를 받는 권력이 윤리적일 수도 없다. 가까운 곳에서 비판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타락하여 결국 몰락하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다”라고 일깨운다. http://goo.gl/wdBnPJ

- [ 여성혐오의 원인 ‘일자리’ ] 오늘날 남성에게 여성은 연민이 아닌 경쟁의 상대이다. 1990년 33.2%였던 대학진학률은 2008년 83.8%로 정점을 찍었다. 2009년에는 남학생보다 더 많은 여학생이 고등교육에 진입했다. 여성고용률은 지난해 54.9%로 30여년 만에 13%포인트 넘게 늘었다. 하지만 일자리는 외환위기 이후 대부분 비정규직화됐고 청년실업률은 올 3월 10.7%로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민영 경향신문 미디어기획팀장은 최근 남성의 여성혐오를 색다른 시각으로 분석한다. “여성혐오의 여러 사회적 원인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괜찮은 일자리’ 부족이 아닐까. 남성들에게 양성평등은 그렇잖아도 작아진 ‘밥그릇’을 나누자는 고까운 얘기로 들릴 것이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한 랍비는 카인이 아벨을 죽도록 미워한 이유가 ‘여자’(성), ‘땅’(경제), ‘정체성’(인정욕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늘날의 여성혐오는 그 중 ‘성’과 ‘경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Dzy2wZ

- [ 직접 우산 받쳐 든 박 대통령 ]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오후(현지시간) 중남미 4개국 순방 첫 방문국인 콜롬비아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박 대통령은 직접 우산을 받쳐들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한국 대통령의 방문에 콜롬비아 대통령도 영접을 나오지 않고, 박 대통령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이도 없다. 콜롬비아의 손님 맞이가 불손하다고 볼 수도 있고 자기 우산은 자기가 드는 박 대통령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보일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17일 한·콜롬비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등 본격적인 ‘세일즈 외교’에 돌입했다. 국내 세월호 추모를 뒤로하고 순방 길에 나섰지만, 박 대통령 심경은 착잡하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속에 이완구 국무총리는 사실상 교체를 예고한 채 떠나는 등 마무리 짓지 못하고 좀체 출구도 안 보이는 국내 현안들 때문이다.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자격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지난해 6월 중앙아시아 순방 때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4·29 재·보궐선거 전망도 어둡다. 박 대통령은 재·보선 이틀 전인 27일 귀국한다. 당장 이 총리 거취 문제 등 힘겨운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된다. 박 대통령이 출국 때마다 전용기를 돌면서 청와대 동행 기자단과 인사를 나누는 ‘기내인사’를 생략한 것에서도 이런 복잡한 심경이 묻어난다.

- [ 이완구, 출근 땐 세월호 추모 퇴근 땐… ] ‘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시한부 총리’ 위기에 몰린 이완구 국무총리(65)는 17일 “대통령이 계실 때보다 더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출국으로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은 첫날, 첫 목소리로 내놓은 것이다. 11일 뒤면 총리직에서 내려가야 할 공산이 큰 상황이지만 오히려 강한 ‘직무 수행’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다짐과 달리 이 총리는 이날 하루 종일 총리실 안에서만 머물렀다. 업무 때문에 집무실에 머문 것이라기보다는 ‘두문불출’하는 칩거로 비쳤다. 출근길 2분여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총리는 계속해서 제기되는 의혹에는 쐐기를 박으려는 듯 단호한 태도도 보였다. 검찰 수사를 보고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국무총리라는 자리는 검찰을 수사 지휘할 수도 없고, 구체적 수사 내용을 알지도 못하고 또 알 수도 없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회동 후 (이 총리) 거취 문제와 관련해 입장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본회의장에서 상세히 말했다”고 했다. 이 총리는 대외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지만 출근 후에는 외부 일정을 일절 잡지 않은 채 ‘두문불출’했다. 점심 식사도 청사 3층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가슴에 세월호 배치를 달고 출근했지만 퇴근길에는 세월호 배치를 뗀 모습이었다. http://goo.gl/H5i2r6 

- [ 하루키, 노벨문학상보다 평화상을… ]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일본은 과거 다른 나라를 침략한 사실을 인정하고, (한국·중국 등) 상대 나라가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루키는 17일 보도된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다른 나라를 침략했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하루키는 이어 한·중·일 관계를 언급하면서 “역사인식은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사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뒤 “상대국이 ‘그 정도 사죄했으니 알겠다. 이제 됐다’고 말할 때까지 사죄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라고 밝혔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하루키가 노벨평화상을 먼저 받을 수도 있겠다. http://goo.gl/VEYO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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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7일 경향신문

- [ 삶을 누더기로 만들지 말라 ] 일본의 현대사상가 모리오카 마사히로가 정의하는 ‘무통문명’은 겉으로는 안정을 확보한 채 잘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닌 마치 중환자실에서 꼼짝하지 않고 잠만 자는 인간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문명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모습과 아주 많이 닮아 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세월호가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워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와, 세월호가 지겹다는 국민들에게서 무너져가는 공동체를 본다. 유가족을 보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고 말하지만 그들을 외면하는 삶은 이미 산 것이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피폐해져 가는 우리 사회에서 상실감과 공포감 때문에 뒤틀린 감정을 안고 살아도 자신만 이득을 보고, 남의 아픔을 못 본 체하는 왜곡된 방어기제는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지 몰라도, 필연적으로 자기 삶도 함께 누더기로 만들어버릴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http://goo.gl/9XQzbB

- [ 4·16을 위로하는 5·18 ] 5·18  민주항쟁의 첫 희생자는 김경철이었다. 어렸을 적 약을 잘못 먹어 귀가 먼 스물여덟의 농아. 국제양화점에서 신발 만들면서 백일을 갓 넘긴 딸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던 소박한 가장. 광주버스터미널에서 계엄군들이 그를 학생으로 오인해 둘러쌌을 때 그는 구령을 따라 부르지 못해, 진짜 벙어리가 말을 못한다는 죄로 목숨을 잃었다. 말을 하는 이조차도 말문이 막힐 기막히게 억울한 시절이었다. 이제 그는 국립5·18민주묘지에서 1-1이라는 번호로 그날의 끔찍함을 증언한다. 그의 어머니 임근단씨를 비롯한 5·18의 어머니들이 팽목항을 찾았다. 전시기획자 송수정씨는 “1980년의 상처를 안은 이들이 2014년에 상처를 안은 이들을 위로해야 하는 현실은 서글프다. 5·18 특별법을 위해 무려 15년을 기다려야 했듯, 그 특별법 이후에 모든 억울함이 다 해소된 것은 아니듯, 세월호의 유가족도 다시 지리멸렬한 기다림과 싸워야만 하는가. 봄이 올수록 슬픈 날들이 더 많아지는 것은 역사가 앞으로 가지 않기 때문인가. 5·18의 어머니들이 4·16 어머니들에게 전한 말. “당신 원통함을 내가 아오. 힘내소, 쓰러지지 마시오.” 진짜 울음을 울어본 이들만이 주고받을 수 있는 가장 성스러운 위로. 그러나 이 위로가 필요한 봄날은 너무 잔인하다”고 말한다. http://goo.gl/rBTvPf

- [ ‘성완종 녹취 파일’ 절도 사건 ] JTBC는 15일 ‘9시 뉴스룸’에서 2분43초부터 8분까지 네 덩어리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육성을 화면 자막과 함께 21분간 방송했다. 성 전 회장의 장남 승훈씨는 JTBC 보도국에 전화를 걸어 “고인의 육성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 방송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고, 경향신문 박래용 편집국장도 “유족 동의가 없고, 타 언론사 취재일지를 훔쳐 보도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JTBC는 “지금 방송 중단은 어렵다”며 그대로 보도했다. 뉴스가 진행되던 9시15분쯤 jtbc가 ‘음성 파일’을 입수한 경위가 확인됐다. 경향신문이 녹취 파일을 검찰에 제출하기 전 보안 작업을 돕겠다고 자진 참여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김인성씨는 자신이 보안 작업 후 파일을 삭제하지 않고 JTBC 기자에게 넘겼다고 알려왔다. 경향신문은 “JTBC 보도국장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밤새 울먹이며 전화 온 유족들과 회사 관계자에게 음성파일이 공개된 데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JTBC 손석희 앵커는 16일 <뉴스룸> 클로징 멘트에서 “고인과 가족, 시청자를 위해 진실 찾기에 도움된다고 판단했지만 입수경위 등 돌아볼 것을 냉정히 돌아보겠다”고만 했다. 이미 당사자가 자백한 녹음파일 절취 및 입수·보도 경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사과도 없었다. http://goo.gl/YjGH4C 

- [ 메이저리그엔 등번호 42번이 없다 ]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를 기리는 ‘재키 로빈슨 데이’ 행사가 16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전 구장에서 열렸다. 로빈슨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로, 1945년 LA 다저스의 전신인 브루클린 다저스에 입단해 194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1956년까지 통산 타율 3할1푼1리, 1518안타 137홈런 734타점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최초의 신인왕이었으며 1962년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로빈슨이 선수로 뛰던 시절 미국은 인종차별이 심한 국가였다. 로빈슨은 백인들의 무수한 살인 협박에 시달렸음은 물론이고 심지어 같은 팀 선수들로부터도 견제를 받곤 했다. ‘재키 로빈슨 데이’는 인종차별과 당당하게 맞서 싸워 이겨내고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미국 사회 전체에 인종차별이 없어지게 하는 데 큰 공헌을 한 로빈슨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4월15일은 로빈슨이 메이저리그에 처음 데뷔한 날이다. 이날 모든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로빈슨의 등번호 42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메이저리그는 1997년 로빈슨의 등번호 42번을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http://goo.gl/KB7s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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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6일 경향신문

- [ 차마 애국가를 부를수 없는 이유 ] 우리의 애국가는 작곡가의 친일 행각이 밝혀져 오점이 찍혔지만 1960년 4·19혁명의 학생들도 1980년 오월 광주의 시민군들도 안익태 작곡의 이 애국가를 불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시민들은 애국가를 불렀다. 민주주의를 향한 애국가와 월드컵의 애국가는 격이 다르다고 얘기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때의 애국가 역시 이상적 공동체를 꿈꾸며 불렀던 자발적 시민들의 노래였다. 하지만, 기억 속 애국가는  영화 <국제시장>의 국기 하강식 애국가처럼 국가와 사회의 존재 의의를 묻고 요청하는 시민의 노래가 아니었다. 반대로 시민의 자격을 억압적으로 심사하는 권력자와 관료들의 노래였을 뿐이다. 최유준 전남대 HK교수는 “애국가는 국민이 국가를 호출하는 노래여야지 그 반대일 수는 없다. 애국가가 진정 ‘나라 사랑하는 노래’라면 국가 공동체의 위기 상황에서 더욱 애절하게 불릴 것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 ‘이것이 나라인가!’라는 탄식 속에서도 한국의 시민들이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것은 그들에게 애국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국제시장> 국기 하강식 장면의 기억이 새겨진 애국가,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이 각인된 그 노래를 진도 앞바다를 향해서 차마 부를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V5KMSh

[ 진실은 서민들 마음속에 있다 ] 진실은 어디에 있는 걸까. 러시아 혁명기를 대표하는 아나키스트 작가 보리스 사빈코프의 소설 <검은 말>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진실은 어디에 있는 것 같아요? 당이나 군지도부에 있나요?” “단언컨대 없어. 만약 있다면 공장, 병영, 시골마을 뭐 그런 데 있겠지. 소박하고 꾸밈없이 사는 이들에게….” 임의진 시인은 경향신문에 연재 중인 칼럼 <시골편지>에서 “모든 진실들이 살아 눈을 뜨고 인양되어 올라올 것이다”라며 시골 백반집에서 서민들이 나누는 ‘진실’에 관한 대화를 들려준다. “몰강물(맑은물)이 어딨겄어? 저늠에 간디는(저놈의 곳엔) 통새(뒷간)보다 더 드런덴갑서. 파믄 팔수룩 몸통 등클(그루터기)이 장난이 아니구마.” “바닷물에 빠진 애기들을 하나라도 구했으야 애국씸이 생기고 말고 허는 것이재. 태극기 붙인다고 애국씸이 생겨? 벨짝시롭게(유별나게) 애국씸 타령이여.”  http://goo.gl/TP3H7D

- [ “꼭 꺼내줄게” ] “미안해. 아무것도 못해줘 미안해.” 세월호 참사 1주기 하루 전인 15일 오전 10시40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바다 3㎞. 1년 전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현장. 유가족·생존자·실종자 가족 등 207명이 팽목항에서 치르는 위령제에 앞서 뱃길로 30㎞ 거리를 거센 물살을 가르며 달려왔다. 오전 2시 경기 안산을 출발, 5시간여 동안 버스를 타고 오느라 지친 표정이었으나 쉴 새도 없이 빌린 철부선에 몸을 실었다. 1시간여 항해 끝에 도착한 그때 그 바다엔 ‘세월’ 두 글자가 적힌 노란 부표가 파도에 뒤뚱거리고 있었다. 이를 악문 채 말없이 바다만 바라보던 가족들…곳곳에서 울음이 터졌다. 부표를 향해 돌아 오라는 듯 손짓을 하던 단원고 허다윤양의 언니 허서윤씨(20)는 “동생아, 힘내라. 엄마 아빠랑, 이모랑, 내가 꼭 꺼내줄 거야”라며 눈물을 훔쳤다. http://goo.gl/7eg8P7 

사진을 누르면 경향신문 세월호 특별기획 http://sewol.khan.co.kr 으로 연결됩니다.

- [ 위기 조장하는 정부 ]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인플레이션 만큼 물가가 계속 떨어지는 디플레이션도 국민경제에 많은 피해를 준다. 소비자들은 물가하락세가 지속되면 물가가 더 떨어진 다음에 소비하려 하기 때문에 소비가 계속 위축된다. 기업은 같은 물량을 팔아도 가격하락으로 매출액이 감소하고, 인건비 등의 비용을 줄이기 어려워져 수익이 악화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조세 수입도 늘어나기 어려워 재정건전성이 악화된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보면 수요 부진을 더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많다. 담뱃세 인상과 일부 봉급생활자의 세금을 늘린 소득세 개편은 중·하위 계층의 처분가능소득을 감소시켜 소비를 줄인다. 물가하락을 틈탄 지하철 등 공공요금 인상도 비슷한 효과를 줄 것이다. 또한 정부가 집값 지지를 위해 조장하다시피 하는 전셋값 상승도 소비를 위축시켜 디플레이션을 고착화시키고 있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박근혜 정부가 현재와 같은 경제정책을 계속한다면 가계는 소비를 가능한 한 뒤로 미루게 되고, 이는 다시 물가와 성장을 떨어뜨린다. 경제는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진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침체의 늪에서 고생하고 있는 이유이다. 일본은 선진국이 되고 복지도 어느 정도 갖추어진 상태에서 경제가 위축되고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 국민이 겪는 장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의 고통은 일본보다 훨씬 클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http://goo.gl/cI5Hxt

- [ 범에게 대든 건 ‘하룻강아지’가 아니다? ] 당랑거철(螳螂拒轍). <장자>의 ‘인간세편(人間世篇)’에 나오는 말이다.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이다. 자신의 힘은 생각하지 않고, 강한 상대나 되지 않을 일에 무모하게 덤벼드는 행동거지를 비유적으로 이른다. 당랑거철에 해당하는 우리말 속담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이다. 주로 철모르고 함부로 덤빌 때 비유적으로 쓴다. 김선경 경향신문 교열부 기자는 “한데 ‘하룻강아지’를 태어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강아지로 아는 사람이 많다. 하루밖에 안된 눈도 못 뜬 강아지가 호랑이에게 대들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라며 “‘하룻강아지’의 어원이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조항범 충북대 교수는 ‘하룻강아지’는 ‘하릅강아지’에서 변한 말이라는 게 통설이라고 주장한다. 하릅은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지만 소, 말, 개 따위 가축의 나이를 이르는 말로 한 살을 의미한다. 옛사람들은 사람과 달리 가축의 나이를 셀 때는 하릅(1), 두습(2), 세습(3), 나릅(4), 다습(5) 등과 같은 말을 썼다”고 알려준다. http://goo.gl/8HEX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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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5일 경향신문

[ 부패한 자가 더 유능하다? ] 제나라 왕위다툼에서 패한 규(糾)의 추종자였던 관중은 그의 능력을 높이 산 포숙아의 천거로 재상이 된다. 관중은 보잘것없었던 제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다. “곳간이 가득해야 예절을 알고, 의식(衣食)이 족해야 영욕(榮辱)을 안다. 위에 있는 사람이 절도가 있으면 육친(六親)이 뭉치고, 예·의·염·치가 베풀어지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 법령이 흐르는 물처럼 민심을 좇았다. 범속한 사람이 바라는 대로 허여해주고, 꺼리는 것은 제거해주었다. 관중의 정사는 화(禍)가 될 것을 복(福)이 되게 했고, 실패를 성공으로 바꿨으며, 일의 경중(輕重)을 잘 헤아리고 저울질에 신중했다. 밖으로는 주변국 제후들에게 신뢰를 주어 제나라를 따르게 했다. 그는 말했다. “주는 것이 갖는 것임을 아는 것이 정치의 도(道)다.” 하지만 공자의 평가는 이중적이었다. <논어> ‘팔일’ 편에서 관중을 평가하기를, 그릇이 작았다, 검소하지 않았다, 또한 예를 몰랐다고 했다. 그런데 ‘헌문’ 편에서는 그의 공업(功業)을 들어 인(仁)하다고 평가하며 “천하를 크게 바로잡아 백성들은 지금까지 그 혜택을 받고 있다”고 했다. 김태희 다산연구소장은 관중의 예를 들며 오늘의 현실을 “은연중에 도덕성과 능력을 택일적인 것처럼 생각하고, 다소 부패한 사람이 더 유능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생각도 있는 듯하다.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에겐 과도하게 도덕성을 요구하는가 하면, 자신에게 이로울 것이 기대되는 사람에겐 공직자라면 갖춰야 할 최소한의 도덕성도 포기한다. 부패와 무능이 쌍으로 난무한다”며 개탄한다. http://goo.gl/00vz3j

- [ 이정현에게 기회는 위기다 ] 친박계 핵심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까지 불렸던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57)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두고 ‘하늘이 준 기회’라며 “박근혜 정부는 로비가 통하지 않는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정권 핵심들이 비리 의혹에 연루된 현실은 외면한 ‘아전인수’식 논리란 지적도 나온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을 시작하며 이완구 국무총리를 답변석으로 부른 뒤 이 총리에게 답변은 요구하지 않고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언급하며 “저는 지금 상황이 하늘이 준 기회라 생각한다. 정치의 부패 뿌리를 뽑기 위해서라도 또 모든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끝까지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성공한 로비와 실패한 로비, 한 정부는 로비가 잘 통했던 정권이고, 또 다른 정부는 로비가 전혀 통하지 않는 정권이라는 이 극명한 차이를 국민은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측 의원들로부터 “아직도 상황을 그렇게 파악 못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에게 경향신문 구독을 권유한다. http://goo.gl/VHMsPq

- [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시대 ] 대화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시냇물이 모여 거대한 의미의 강을 이루는 것이며, 대화의 목적은 더 큰 지혜를 창출하는 데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정파적 취향에 맞는 모임에 가고 인터넷을 통해 대화를 하면서도 반대 입장의 사람들과는 대화하지 않는다. 모두가 각자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이것을 의학이나 심리학에서는 주의편향 또는 선택적 인지라고 한다. 이 병이 만연하고 있다. 지하철에 앉아서도 끊임없이 스마트폰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들여다보지만 앞자리에 앉은 사람들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광장에서의 단절이다. 신좌섭 서울대 교수는 “동종 그룹 내에 편중된 밀폐 대화는 사회적 의제에 대한 선택적 인지를 더욱 강화한다. 이렇게 되면 상대의 입장에서 사물을 볼 수 없고 상대의 기쁨이나 고통을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공감할 수 없으니 경청도 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http://goo.gl/Hny7zs

- [ 국가 개조는 커녕, 실종 상태 ]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는 ‘국가는 어디에 있었습니까’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세월호 참사 가족의 분노만은 아니다. 여러 전문가들도 참사 이후 두드러진 문제로 국가와 정치의 부재를 꼽는다. 세월호가 불법 증축과 과적 상태로 출항할 때까지 국가 감시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구조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참사 진실을 밝혀내고 재발 방지 체계를 갖추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 국가 부재의 중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 박 대통령은 참사 이후 국민 안전대책 마련, 관료 마피아 근절, 국민안전처 신설을 발표하며 국가를 대개조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진상규명에 유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참사 가족의 여한은 풀어지지 못했다. http://goo.gl/xbsKWy 

사진을 누르면 경향신문 세월호 특별기획 http://sewol.khan.co.kr 으로 연결됩니다.

- [ 이름 없는 범죄 ‘제노사이드’ ]1941년 8월24일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가 BBC 생방송 연설에서 나치독일의 만행을 규탄했다. 그는 나치의 민간인 대량 학살을 두고 “우리는 ‘이름 없는 범죄(a crime without a name)’에 직면해 있다”고 표현했다. 독일의 살인특무무대가 빨치산 소탕을 명목으로 소련땅에서 자행한 민간인 학살을 지칭한 것이었다. ‘이름 없는 범죄’라고 한 것은 군대 간 전쟁이 아니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전쟁(war against peoples)’이었기 때문이다. 1944년 폴란드 출신의 유대인 법학자 라파엘 렘킨은 ‘이름 없는 전쟁’에 ‘제노사이드(genocide)’란 이름을 붙였다. 종족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genos)와 살인의 라틴어(cide)를 결합시켰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제노사이드는 반드시 한 집단의 ‘즉각적인 파괴’만을 뜻하는 개념이 아니었다. 어떤 집단의 절멸을 위해 자행되는 다양한 행위를 지칭했다. 집단의 존재기반을 서서히 와해시키는 ‘부드러운 절멸’도 포함시켰다. 창씨개명(정치), 모국어사용 금지 및 우민화정책(문화) 등도 역시 제노사이드다”라고 말한다. http://goo.gl/C37b3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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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4일 경향신문

- [ 마지막 순간, 성완종의 심정은… ] 마지막 순간, 꼭 기사화해 달라며 신신당부하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심정은 어땠을까. 누구도 원망 말라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성완종은 돈을 건넨 정권의 실세들을 일일이 거명했다. 원망 때문인지, ‘깨끗한 세상’을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그가 자신의 일생과 목숨을 걸고 우리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는 점이다. 1987년 이후 치른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캠프의 정치인들은 매번 불법자금을 끌어들였다. 지난 대선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게 돈을 준 사람의 고백을 통해 드러났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성완종의 고백은 형벌 따위를 피하기 위한 술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뿐인 목숨을 걸고 한 최후의 진술이다. 특별히 신뢰할 만한 진술이다. 해서 우리에겐 죽은 사람이 던진 질문에 답해야 할 책무가 생겼다. 산 사람들에겐 언제나 죽은 사람의 마지막 말을 경청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 한다. 그러나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게 제대로 칼을 겨눈 적은 없었다. 간혹 대통령의 가족들을 구속한 사례가 있지만, 그건 임기가 다 끝나가는 상황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아직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2년10개월이나 남았다. 하지만 여태껏 없었다는 게, 앞으로도 없을 거란 근거는 되지 않는다고…믿고 싶다. http://goo.gl/Xy45yO

[ ‘김진태 검찰’은 수사 못 할 것 ] “검찰이 말하는 부패는 우리 모두가 아는 그 부패가 아니다. 권력자가 ‘저건 부패야’라고 지목한 것이, 검찰이 말하는 부패다. 현재의 거악은 검찰의 칼날을 피한다. 아니, 검찰이 칼날을 휘두를 생각을 안 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이광철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검찰 수사의 성패는 2012년 대선자금에 칼날을 들이댈 수 있느냐에 달렸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이던 홍문종 의원에게 대선자금 2억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정식 회계처리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홍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쓴 셈이 된다. 김민아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공소시효도 충분하다. 문제는 검찰의 의지다. 정권의 정통성을 뒤흔들 만한 사안인데 검찰이 손댈 수 있을까. ‘김진태 검찰’의 궤적에 비춰볼 때 ‘수사 못한다’ 쪽에 걸겠다”라며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처음부터 특별검사에게 넘기는 편이 낫다”고 단언한다. http://goo.gl/5V9BzF

- [ 성완종 “이완구, 사정 대상 1호”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사망 전 단독 인터뷰를 한 경향신문의은 3번째 녹취 공개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이 2013년 4월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3000만원의 선거자금을 건넸다고 밝혔다. 당시는 이완구 총리가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섰을 때다. 성완종은 “(박근혜 정부가) 개혁을 하고 사정을 한다고 하는데 이완구 같은 사람이 사정 대상 1호”라고 말했다. 성완종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번(2013년 4월 부여·청양) 재·보궐선거 때 선거사무소 가서 이 양반한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고 밝혔다. 또 ‘이완구 총리가 당시 회계 처리를 했느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 꿀꺽 먹었지”라고 밝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정치자금법상 공소시효(7년)가 남아 있어 이 총리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기소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앞서 이완구 총리는 성완종이 숨진 뒤 그의 측근에게 15차례 전화를 걸어 “성완종 회장과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고 꼬치꼬치 캐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완구 총리는 “경남기업과 고인(성완종 전 회장)에게 후원금을 한 푼도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http://goo.gl/9kBBSl

- [ 진실은 안 꺼내고, 돈 꺼내는 정부 ] 정부·여당이 끈질기게 ‘돈’을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천정환 성균관대 교수는 “정부 브리핑은 사건 본질을 덮으면서 유족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려는 책략”이라며 “시민 덕성이나 공공선에 관한 감각을 액수의 과다 문제로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김진영 철학아카데미 이사장은 “참사 직후 함께 눈물을 흘리던 당시는 ‘시민’이라는 연대의식 없이 파편화된 개인들이 잠시 ‘동아리’를 구성하던 때”라며 “시간이 흐르며 ‘눈물잔치’도 끝나갔다”고 했다. 그는 “‘사회’라는 공동체 기반이 얇은 한국은 다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개인’들의 공간이 됐다”면서 “벼랑 끝에서 일상을 사는 개인들에게 ‘돈’은 절대 가치를 지닌 상징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했다. 진태원 고려대 HK연구교수는 “‘자식을 팔아서 한몫 챙기려고 한다’ ‘세월호 때문에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비난을 입으로 옮긴 이들 역시 국가로부터 배제당하기 일쑤인 ‘몫 없는 자’ 아니냐”고 묻는다. 서민의 시선을 돈 문제로 옮겨 진상규명의 초점을 흐리려 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얘기다. 유족들은 진실 규명 외침이 돈 문제로 환원되는 현실에 분노하고 절망한다. http://goo.gl/09ht1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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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파사회’가 된 대한민국 ] 세월호가 속절없이 물 속으로 사진진 직후, 대통령을 포함한 이름 있는 정치인들은 한입처럼 말했다.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그리고 1년이 지났다. 대한민국은 바뀌지 않았고, 대한민국의 시간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뉘지도 않았다. 아니, 대한민국의 시간은 2014년 4월16일에서 멈추었다. 어쩌면 지난 1년은 국가가 국민을 어떻게 버리는가를 고통스럽게 확인하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냉혈한 국가, 배반의 정치, 기만의 정부를 국민의 가슴속에 심는 시간이었다. 사회학자인 조대엽 고려대노동대학원 원장은 “지난 1년 간 우리 사회는 치유의 과정은 없고 안으로부터 깨어지고 갈라져 균열의 틈으로 인해 고통받는 ‘내파사회(內破社會)’가 되고 말았다. 가학적 정부의 보이지 않는 고문이 국민들을 갈라 그 상처로 인한 증오와 적대가 어떻게 쌓이는지를 온전히 확인한 1년이었다”라며 “우리 삶을 바꾸는 새로운 선택은 국민의 몫이고 깨어 있는 시민의 몫이다”라고 강조한다. http://goo.gl/tS6LZC

- [ 조선 발명가 장영실은 중국계 ] 주나라 시대에 계인(鷄人)이라는 벼슬아치가 있었다. 닭을 관장하면서 새벽을 알리는 관리였다(<주례> 춘관). 이렇듯 ‘하늘을 공경하여 백성에게 때를 알려주는(欽若昊天 敬授人時)’(<서경>) 직책은 매우 중요했다. 만약 농사철에 ‘때(인시·人時)’를 잘못 일러주면 농사를 천하의 근본으로 여기는 백성들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1434년 세종이 자격루의 제작을 명한 이유가 될 것이다(<세종실록>). 자격루(自擊漏)는 물시계와 자동시보장치를 겸비한 조선의 표준시계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자격루의 정교함은 6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혀를 내두를 만큼 대단하다. 내로라하는 과학자 30여명과 최첨단 장비까지 총동원하고도 23년 만에 겨우 복원했다(2007년). 쇠구슬의 크기가 1㎜만 달라도 제대로 시간을 측정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세종은 “원나라 때도 절로 작동하는 물시계가 있었지만 정교함에서는 장영실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 칭찬했다고 한다. 이 자격루를 만든 조선 최고의 발명가 장영실은 노비 출신이다. 실록은 “장영실의 아비는 원나라 소·항주 출신의 귀화인이었지만 어미 신분(기생)을 좇아 천민(노비)이 됐다”고 했다. 조선 최고의 발명가 장영실이 중국계였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http://goo.gl/mMUQlv

- [ 차두리의 눈물 ] 스포츠평론가인 정윤수 한신대 교수는 최근 스포츠계의 가장 의미있는 장면의 하나로 지난 3월31일 차두리의 축구 대표팀 은퇴식을 꼽았다. 그날 차두리의 아버지, 차범근 감독이 그라운드에 등장하여 아들을 끌어안았다. 입술을 굳게 다물고 은퇴식을 치르던 차두리는 끝내 아버지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정윤수 한신대 교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이 나라의 수많은 청년들도 눈시울이 뜨거워졌을 것이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 저렇게 따스한 위로와 격려를 받아본 적이 언제였던가.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일러준 대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바로 그 기성세대가 망쳐놓은 사회 구조 때문에 힘겨운 현실과 암담한 미래 앞에 불안하게 놓여 있다. 진심으로 따스한 위로 대신 사실상 공허한 채찍질에 불과한 이른바 ‘멘토’들의 격려사밖에 들은 게 없다. 그런 청년세대는 지금 이 순간 누군가로부터 진심어린 위로를 받고 싶어 한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 한번 울어보고 싶다. 차두리에 대한 강렬한 감정은 바로 이러한 집합적 감수성이 응축된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kbMO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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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3일 경향신문

- [ 박정희 “유신헌법은 엉터리” ] 1995년 봄, 서울의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전국 5대 도시의 현직 법관들에게 ‘가장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법부 관련사건’을 묻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유신 치하의 민청학련 사건 등 긴급조치 사건 판결’이 수치스러운 판결 1위로 나타났다. 문제는 한마디로 ‘유신헌법’에 있었다. 정작 그 창시자이자 수혜자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 미증유의 ‘위법(僞法)’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물론 겉으로는 그 정당성을 입에 올렸지만, 철석같이 믿는 측근에게는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봐도 유신헌법의 대통령 선출 방법은 엉터리야. 그러고서야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어?” 1979년 1월, 당시 대통령 경제특보이던 남덕우에게 한 말이었다(남덕우, <경제개발의 길목에서>, 2009). 경향신문에 <의혹과 진실-재판으로 본 현대사>를 연재하고 있는 한승헌 변호사는 “유신의 본체가 스스로 ‘엉터리’라고 실토한 그 유신헌법 때문에 이 나라와 국민이 겪어야 했던 참담함을 생각하니, 말문이 막힌다”고 말한다. http://goo.gl/7aXUV4

- [ 정치, 들은 적은 있으나 본 적은 없다 ]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자 생각을 공유하고 행동을 이끄는 좌표와 같다. 강제보다 설득에 의존하는 민주정치에서 말의 힘은 특히나 중요하다. 정치에서 적절한 말과 그렇지 않은 말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크다. 따라서 좋은 말, 공정한 말을 쓰는 것이 정치인에게는 거의 의무에 가까운 행위 규범이 되어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런 규범성에 소홀한 정치인의 말은 시민의 생각을 가두는 감옥의 역할을 한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오늘날 우리가 ‘정치 양극화’라고 부르는 현상은 부적절한 정치 언어에서 비롯된 바 크다. 여야 사이에서 혹은 같은 당의 계파 사이에서 그저 편을 나눠 ‘하게 되어 있는 말’을 반복하는 것, 마치 자신들만 옳음을 독점하고 있는 듯 내세우는 것, 상대를 마주 보고 차이를 좁히기 위해 대화하고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등을 돌려 자신의 지지자를 향해 상대의 잘못을 일러바치고 모욕하는 것, 이런 식으로는 일이 잘될 리 없다. 그렇게 해서는 정치가 사회를 통합하는 기능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한다. 타협·조정·합의는 차이와 이견을 전제한 개념으로 민주주의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타협·조정·합의를 입에 담는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은 있어도 실천하는 것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http://goo.gl/X0o3bv

- [ ‘효율성’의 함정 ] 스마트폰 배터리를 아껴주는 앱이 있다. 하지만 낭비되는 전원을 찾는데는 만만찮은 전원이 소모된다. 메모리를 덜 차지하도록 하는 앱도 있지만 메모리를 상시 감시하는 큰 덩치의 프로그램이 도리어 메모리를 더 차지하기도 한다. 효율은 공학의 궁극적인 화두이고, 적은 비용으로 더 나은 성능의 제품이나 방법을 만들어내는 것은 모든 공학자들의 사명이다. 조환규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이 효율의 문제를 공학이 아닌 사회에 적용할 때에는 그 효율화 과정의 효율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효율화의 효율, 즉 메타 효율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 문제를 고려하지 않으면 모순된 상황에 빠지기 쉽다”고 말한다. 기업에서 잡무를 줄인다며 잡무를 조사· 분석하는 작업, 선별급식을 하기위해 가난 상태를 상시적으로 감시하는 작업 등이 그 예가 될수 있겠다. 그리고 그 작업은 정교할수록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http://goo.gl/yF57sV

- [ 이루지 못한 귀가…산산히 부서진 봄 ] 경향신문 박래용 편집국장이 세월호 아이들이 끝내 가보지 못했던, 수학여행 일정을 따라가 봤다. 제주의 봄꽃 사이를 거닐며 웃고, 아쉬움을 남기며 금요일에 귀가 했어야 할 아이들…“단원고 학생 325명, 교사 14명이 수학여행을 떠났다. 여행에서 학생 75명, 교사 3명만이 돌아왔다. 아이들의 꿈과 기억과 관계, 그들의 세계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맹골수도에서 절멸됐다. 열일곱 살 고교생의 남은 생의 예상수입은 보통 인부 노임단가를 적용해 3억109만원이라는 계산서를 정부는 내놓았다. 승희는 “재밌게 놀다올게. 갔다오면 열공빡공해야지. 사랑해”란 편지를 수학여행 전날 가족에게 남겼다. 승희는 재미있게 놀지 못했고 ‘열공’ 약속도 지킬 수 없었다. 봄이 시작할 때 대한민국의 봄은 부서졌다. 만장(輓章)이 해를 가리고 호곡(號哭)이 파도보다 높았던 그 봄이 가고 다시 봄이 왔다. 250명 아이들이 한날한시에 사라진 슬픈 도시, 안산에도 꽃이 피었다.” http://goo.gl/3Zas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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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울라고 캡사이신 뿌려주는 경찰 ] 영국 미들랜드 버밍엄, 주택가 한복판에 소박하지만 잘 가꿔진  공원이 있다. 평범해 보이는 이 공원은 세상을 떠난 발달 장애 아이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메모리얼 파크’다. 이 공원에 가장 많은 것은 누군가의 이름들이다. 이곳엔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돌들이 가득하다. 풀숲 중간중간에는 아이의 사진과 아이를 그리워하는 편지가 놓여 있기도 하다. 공원은 지나치게 엄숙하지 않고 편안하다. 변변한 추모공간은 고사하고, 노란 리본을 다는 것만으로도 정치적인 해석이 덧붙여지는 한국의 상황과 너무도 다르다.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추모 집회가 있었는데, 경찰은 시위대의 얼굴에 캡사이신(최루액)을 뿌려댔다. 얼굴은 쏜 건 캡사이신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한 것일테고…얼마나 더 울라고 노란옷을 입은 유가족들에게도 예외없이 캡사이신이 뿌려졌다. 정진은 문화평론가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국민들을 이렇게 대하는 국가는 없다. 미국의 심리학자 퀴블러 로스가 말한 부정, 분노, 타협, 절망, 수용이라는 상실의 5단계에 비춰봐도 한국 사회는 아직 2단계인 분노에 멈춰 있는 셈이다. 다른 날도 아닌 4월16일에 해외 순방을 떠나는 대통령과 ‘4월의 어느 멋진 날에’ 콘서트를 열려다 부랴부랴 취소한 국회 사무처가 있는 한 우리는 2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쉰다. http://goo.gl/dWeU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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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1일 경향신문

- [ 자기소개, 몇 초나 할 수 있나요? ] 수년 전 <녹색평론선집 1>에 수록된 얘기다. 미국의 환경운동가 제리 맨더가 말하는 한 인디언 여성의 자기소개 장면이다. 캐나다 인디언 집단에서 온 한 여성이 회의에 앞서 자기가 누구인지 말하는데 무려 45분이 걸렸다. 인디언 여성은 자기 증조부모로부터 시작해 조상들이 어디에서 살았는지를 차례차례 설명했다. 어떤 이는 강에서 살던 사람이고 어떤 이는 산에서, 또 다른 어떤 이는 바닷가에서 살았다. 그녀는 그 지역의 다른 조상들에 대해서도 자기가 아는 바를 얘기했다. 그런 다음 놀라운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 모든 사람들이 자기라는 것이었다. 역사적인 부분뿐 아니라 영적 차원에서도 자기가 모든 조상들의 화합물이라고 말했다. 시인인 이문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강의 때 수강생들에게 일일이 자기소개를 시킨다. 수강생들의 천편일률적인 자기소개가 끝나면 맨더가 들려준 인디언 여성의 ‘자기 인식’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고는 서구 문명의 바깥에서 살아가는 인디언 여성과 21세기 디지털문명의 한복판을 살아가는 우리를 견줄 때 ‘누가 더 큰 인간인가’라고 되묻는다. 증조부모의 삶과 그들의 공동체, 나아가 공동체가 뿌리내린 장소(자연)를 ‘나’에 포함시키는 인디언 앞에서 우리는 작아도 너무나 작은 인간이다”라고 깨우쳐준다. 만약 나를 소개한다면 몇 분이나 할수 있을까…나를 되돌아보게 해주는 글이다. http://goo.gl/VY5h27 

- [ 세월호가 잊혀지길 바라는 사람들 ] 갑자기 닥쳐온 가족과의 사별은 엄청난 충격과 슬픔, 고통을 수반한다. 이 엄청난 개인적 시련을 이겨내는데 통곡은 피할 수 없다. 그런데도 세월호 유족들의 피눈물을 닦아줘야 할 국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진상조사특별법은 제정되었으나 조사특위는 현판식도 못하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무심한 공무원들은 1년이 다 되어서야 피해 배상금을 정하고,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각서를 쓰면 돈을 주겠다는 것이다. 진상조사가 착수조차 안되어 있는 불비 상태인데도 유족들을 돈으로 입막음하려는 의심을 받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허상수 지속가능한사회연구소 소장은 “일부 국민들과 공무원들은 4월만 지나가고, 이 고비만 넘기면 된다고 간주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을 중시하지 않는, 영혼없는 공무원들의 뇌리에는 세월호의 비극과 고통, 진실이 망각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기획조정업무를 내세워 진상규명의 지연, 기피, 왜곡하려는 음모에 가담하는 공무원들은 이런 망각의 유혹을 저버리기 어렵다. 하지만 이걸 넘어서야만 진실과 정의를 건져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당부한다. http://goo.gl/BtJmIS

- [ ‘성완종 리스트’ 추가 폭로 ]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단독 인터뷰를 한 경향신문의 추가 보도가 이어졌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이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당시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에게 선거자금 2억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또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현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때 홍문종 본부장에게 2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며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통합하고 매일 거의 같이 움직이며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덧붙였다. 또 ‘대선자금 장부에 회계처리가 된 돈이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라며 부인했다. 홍문종 본부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중앙선대위를 책임지고 있었다. 사실이라면 홍문종 본부장이 정식 회계처리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사용한 셈이다. http://goo.gl/F29qpp 

- [ 뚱뚱하면 치매 위험 낮다 ]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런던위생대학 연구팀이 20년 동안 평균연령 55세인 영국인 195만8191명의 건강실태를 조사한 결과, 과체중인 사람보다는 저체중인 사람이 치매에 걸리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리가 보기에도 놀라운 결과”라며 “과체중인 사람이 치매에 걸릴 확률은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24%나 적다”고 밝혔다. 연구팀을 이끈 나와브 퀴질바쉬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중년의 비만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기존 연구결과를 뒤집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비만이 치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비만이 심장병이나 당뇨병 등 다른 질병과 관련이 높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http://goo.gl/kuR3dm

- [ 뇌를 연결해 꿈에서 만난다? ] 마음의 실체는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할까. 인류는 수천년간 이 문제를 궁금해했다. 이에 대한 과거의 가설들은 대체로 두뇌의 역할을 과소평가한다. 예컨대 이집트인들은 두뇌를 쓸 데 없는 장기로 인식했다. 그들은 파라오의 시신을 방부 처리하면서 ‘필요 없는 두뇌’를 깨끗이 제거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마음이 두뇌가 아닌 심장에 있다고 믿었다. 근대로 들어와서야 두뇌의 역할에 점점 관심이 커졌고 데카르트는 사람의 영혼이 두뇌의 내분비선을 통해 들어온다고 생각했다. 신간 <마음의 미래>를 소개하는 문학수 경향신문 문화부 선임기자는 “이 책은 ‘마음을 읽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순식간에 도래할 ‘마음의 미래’에 대해 말한다. 책은 머잖은 미래에 마음은 육체의 한계를 극복한다고 말한다. 영화 <매트릭스>처럼 기억을 컴퓨터에 다운로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현실이다. 저자는 단지 기억을 저장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마음의 인터넷’ 혹은 ‘브레인넷’이 대세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꿈의 동영상을 촬영해 누군가의 꿈속으로 진입하는 것, 더 나아가 두 사람이 뇌를 연결해 꿈을 공유하는 현실도 곧 다가올 미래다”라고 말한다. 신간 <마음의 미래(김영사)> http://goo.gl/C2cy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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