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0일 경향신문

- [ 정부는 ‘비용’을 입에 담지마라 ] “제방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대대적으로 보수해야 한다.” “그걸 누가 모르나. 그러나 경제 살리기가 급하니 시급한 곳만 성장에 투자하자.” 너무 익숙해서 한국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1930~1940년대 네덜란드 이야기다. 그러다가 1953년 북해 대홍수가 발생한다. 네덜란드에서는 1800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 여기까지는 한국과 닮은꼴이다. 네덜란드는 북해 대홍수 발생 후 한 달 만에 델타위원회를 구성하고 안전을 중심으로 국토를 다시 그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바닷물에 맞서 싸우는 이 작업은 1997년까지 무려 44년간 지속됐다. 2008년부터는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는 사업으로 오늘까지도 진행 중이다. 재난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62년간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회학자인 장덕진 서울대 교수는 “네덜란드가 비용 때문에 안전을 외면하고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며 “안전은 일종의 공공재이다. 남의 일이라고 무관심하다면 언제 그 위험이 내게 돌아올지 알 수 없다. 희생자와 일반인을 구분할 수 없는 영역인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공공의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라면, 비용은 고려의 대상이 될수 없다. 국민들이 비용을 문제 삼을 때 국민을 설득해야 할 정부가 되레 비용을 문제라고 한다면…그 정부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http://goo.gl/LtNxNC

- [ ‘임나일본부설’을 깬 한국인 김석형 ] ‘임나일본부설’은 “왜가 4세기 중엽부터 약 200년간 한반도 남부를 정벌, 임나일본부를 설치하고 경영했다”는 주장이다. 이는 일본학계가 노렸던 ‘타율성·정체성의 식민사관’을 뒷받침했다. 즉 ‘한사군이 313년까지 한반도 서북부를, 4세기부터는 왜가 한반도 남부를 차례로 점령했으니 제대로 된 조선의 고대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1930년대 말 ‘임나일본부’를 강의하던 스에마쓰 야스카즈(末松保和)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학생이 있었다. 경성제대생 김석형(金錫亨)이었다. 해방 후 월북한 그는 1963년 스에마쓰의 임나일본부설을 반박하는 논문(‘삼한 삼국의 일본열도 진출’)을 발표한다. 김석형은 철옹성 같던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을 뿌리째 흔들어놓았다. 임나일본부는 한반도 남부가 아니라 일본 열도에 존재했다는 것이다. 일본열도에 이주한 삼한·삼국의 주민들이 각각의 고국을 상징하는 분국을 세웠고, 그중 가야인의 분국이 바로 임나국이었다는 것이다. 김석형의 ‘분국론’은 한·일 학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그것을 계기로 정설로 굳어졌던 임나일본부설이 본격적인 논쟁의 장으로 나왔다”고 설명한다. http://goo.gl/edbCof

- [ 성완종의 상자가 열렸다 ]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자살 전 경향신문과 마지막 단독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에서 성완종(새누리당 전 의원) 정 회장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미화 10만달러를 건넸다고 밝혔다. 또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전 비서실장(당시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에게 현금 7억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9일 오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불참한 그는 오후 3시32분쯤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 전 회장은 이날 서울 청담동 자택을 나온 직후인 오전 6시부터 50분간 경향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김 전 실장이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며 “당시 수행비서도 함께 왔었다. 결과적으로 신뢰관계에서 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http://goo.gl/9DlmJh 

- [ 남성은 도박, 여성은 쇼핑? ] 혼자 여행을 즐기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해외관광지는 일본 도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행사가 작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세계 호텔에 혼자 투숙한 여행객의 연령과 성별을 분석한 결과, ‘나 홀로’ 여행족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일본 도쿄(18%)로 조사됐다. 일본 오사카가 13%로 2위였고, 홍콩이 7%로 3위다. 4위 후쿠오카, 10위 나고야, 11위 삿포로, 13위 교토 등 상위 20위권 내에 일본 주요 도시 6곳이 포함됐다. 아시아에서는 5위 태국 방콕, 6위 싱가포르, 7위 중국 상하이, 8위 대만 타이베이, 9위 마카오, 12위 중국 베이징, 16위 필리핀 마닐라, 17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19위 베트남 호찌민, 20위 필리핀 세부 등 대도시가 포진했다. 유럽에서는 영국 런던이 14위로 가장 높았다. 나홀로 여행객의 특징은 한마디로 교통·숙박·치안이 좋은 곳이라고 볼수 있겠다. 좋아하는 관광지를 성별로 보면 남성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역은 마카오(66%), 방콕(65%), 상하이(62%)였으며, 여성은 후쿠오카(58%), 오사카(57%), 홍콩(56%)을 좋아했다. 한마디로 남성은 도박, 여성은 쇼핑인가? http://goo.gl/gcbY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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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9일 경향신문

[ 국가의 ‘설명책임’ ] 정치사상가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소비에트사회주의권의 붕괴라는 역사적 격변사태를 두고 쓴 논문 ‘역사의 종언’을 통해서 이제는 ‘자유민주주의’야말로 인류사회 최후의 유일한 보편적 정치체제라고 공언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체제가 온전히 기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수적임을 지적한다. 그중에서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정부 혹은 권력자의 국민에 대한 ‘설명책임’이다. 설명책임을 결여한 정치는 민주정치라 할 수 없고, 그런 나라를 민주주의국가라고 인정할 수도 없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은 “역사적으로 어떠한 권력, 어떠한 통치세력도 순전히 자신의 선의에 의해서 국민의 뜻을 따르고, 설명책임을 다하려고 한 적은 없다. 그들은 국민의 뜻을 따르고 설명책임을 이행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망하게 된다고 느끼는 경우에만 국민의 뜻을 따른다. 요컨대 권력이 설명책임을 방기하는 것은 그렇게 해도 권력을 상실할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관건은 여야 불문하고 권력자에 대하여 설명책임을 강제하기 위한 민중(혹은 시민적) 권력의 강화이다”라고 일깨운다. http://goo.gl/ZRoUfK

- [ ‘9·11 테러’와 ‘4·16 세월호 참사’의 차이 ]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세월호 참사’는 그런 국가의 기능과 역할이 총체적으로 붕괴된 사례다. 미국의 ‘9·11 참사’는 이러한 기본적 측면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정부와 국회가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고,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미국이 9·11 이후 ‘국토안보부’를 신설하고 국회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한 것과 유사한 대응을 한 것이 하나의 방증이다. 그런데 9·11 테러와 4·16 세월호 참사, 두 사건에 대한 두 국가의 대응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바로 ‘피해자에 대한 태도’이다. 9·11 발생 직후 뉴욕 소방당국은 전체 인력의 절반을 참사 현장인 무역센터빌딩에 투입했고, 뉴욕시경 역시 구조인력을 최대한 급파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과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상황을 직접 파악하고 신속한 결정을 내리며 ‘피해자 및 국민과 함께’하는 리더십과 효율적인 관리능력을 보여줬다.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세심한 지원과 의료 및 심리치료를 제공했고 조사결과 역시 CIA와 FBI 등 국가 안보체제의 심각한 무능과 비효율을 그대로 공개하고 개선책을 제시하며 피해 발생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는 “미국과 달리 대한민국에서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피해자와 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제2차 피해’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곧 ‘세월호 참사 1주기’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당리당략을 떠나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반성하고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이 겪은 고초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또한 비용 문제를 떠나 세월호 인양을 결정해야 한다. 그것이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역할이다”라고 지적한다. http://goo.gl/Unl3eX

- [ 세월호…덮은 자도, 잊어버린 자도 공범 ] 경향신문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5차례에 걸친 시리즈를 연재한다. 기억, 분노, 공감, 불감, 성찰이라는 세월호 참사를 관통하는 5게의 키워드를 통해 지난 1년간의 대한민국을 돌아보며 성찰의 의미를 되세긴다. 그 첫번째인 기억에 대한 이야기가 4월 10일 시작 됐다. “국화꽃처럼 쌓인 하루하루가 304명의 희생자 수를 이미 훌쩍 넘어섰다. 길고 잔인한 1년이었다.”로 시작하는 소설가 박민규 작가의 글이 1면에 실렸다. 그는 “덮은 자도, 묻은 자도, 잊어버린 자도 공범임을…나는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http://goo.gl/bIa980 

사진을 누르면 경향신문 세월호 특별기획 http://sewol.khan.co.kr 으로 연결됩니다.

- [ 세월호 트라우마 어디까지… ] 트라우마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으로 진단한다. PTSD의 영향력은 사건을 직접 경험한 피해자뿐만 아니라 목격자, 가족과 친구, 관련 응급 서비스직과 자원봉사자, 취재기자, 그리고 TV 등을 통해 사건을 접한 사람들까지 확장된다. 이를 감안할 때 세월호 참사 과정을 TV 생중계로 지켜본 대다수 국민들이 트라우마 혹은 PTSD 증상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선현 대한트라우마협회장은 “자연재해·테러·폭행 등 모든 종류의 트라우마를 다루면서 연구·교육·치료를 위한 통합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미국 국립PTSD센터, 모든 국민에게 포괄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의료 시스템에 기반을 둔 영국 PTSD센터, 상담·진료·정보 보급 등을 체계화한 일본 효고현 트라우마센터 등 소위 선진국들의 선례를 마냥 부러워만 할 때는 아니다”라며 “이제 우리 정부도 국립트라우마센터 건립과 재난 발생 시 전문 심리지원팀의 조기개입 등 피해자들을 위한 심리지원 시스템을 갖추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http://goo.gl/XBSBcS

- [ 서울의 향기는 ‘마늘향’ ] 향수는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화장품이다.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몸을 청결히 하기 위해 향나무 즙을 몸에 발랐다. 절세미인 양귀비는 온천수에 용뇌향(龍腦香)을 풀어 목욕을 했다. 알코올 증류 향수의 원조는 14세기 헝가리 왕비 엘리자베스가 썼던 ‘헝가리 워터’다. 그가 70세를 넘은 나이에 폴란드 왕의 구혼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유명한 샤넬 넘버파이브는 마릴린 먼로가 인터뷰에서 “잠잘 때 샤넬 넘버파이브를 입고 잔다”고 말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향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옷’이란 말도 있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향수를 만드는 조향사를 현대의 연금술사, ‘향기의 지휘자’라고 부른다. 조향사의 섬세한 후각과 치열한 장인정신에서 다양하고 미묘한 차이의 명품 향수가 탄생하기 때문이다”라며 한국에 온 프랑스 명품 향수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수석 조향사 장 클로드 엘레나를 소개한다. “서울의 깨끗한 마늘 향이 좋네요.” 장 클로드 엘레나는 서울에서 ‘굉장히 깨끗한 마늘 향’을 맡았다고 한다. 몸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고 일본인에게 핍박 받던 조선인들의 ‘체취’가 그에게는 ‘향취’로 느껴진 것이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 보느냐에 따라 인간의 오감은 다르게 작동한다. 긍정적으로 살면 그만큼 더 많은 향을 맡게 될 것이고 삶은 더 행복해 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 http://goo.gl/nXo9n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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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4월 8일 경향신문

- [ 청춘을 잃은 청년들 ] 우리의 청년들은 청춘을 잃었다. 결정적으로 비관적인 사실은 청년층의 경제적 곤란과 정치적 소외가 상호작용하는 악순환의 과정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은 이제 청년층의 정치적 향배에 예전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1980년대에 전체 유권자의 35%에 육박하던 20대가 이제는 그 절반도 채 되지 않으며, 이들의 정치적 참여는 매우 저조하기 때문이다. 정부 여당이 노골적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일관된 경제정책을 펼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며, 그 결과로서 청년층의 경제적 상황은 물론 더 악화될 것이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현재의 청년문제가 잠시 홍역처럼 앓고 지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정말 심각한 문제임을 정치원은 직시해야한다”며 “정부나 정치권은 청년의 고용, 주택, 결혼, 양육, 복지 등의 문제를 선거의 관점에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문제로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고 토론해야 한다”고 말한다. 싫건 좋건 청년들은 내일의 기성세대가 되어 오늘의 기성세대를 부양하게 될 것이고 이들의 행복과 안녕이 우리 공동체의 존속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http://goo.gl/tBg6Ys

- [ 대학은 주식회사가 아니다 ] 우리나라 대학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는 대학, 대학원, 학과 등 교육단위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학과는 많고 각 학과의 학생 정원은 적지만 교수들의 숫자는 채워야하니 규모의 경제가 이뤄질 수 없다. 소수의 학생을 지키기위해 교수들은 전공이기주의에 안주하게 된다. 지난 2000년을 전후 해 대학에는 건축 붐이 일었고 교수 1인당 학생 숫자를 낮추기 위해 교수들을 많이 채용했다. 대학 등록금이 가파르게 인상된 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있다. 경쟁의 과정에서 정부의 특혜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중앙대가 요즘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30년 간 중앙대 교수로 재직했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두산이 왜 중앙대를 인수해서 운영하고자 했는지 그것 자체가 의문이다. 두산은 육영에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여하튼 두산이 중앙대의 ‘시장가치’를 높이고자 했던 것은 분명하다. 캠퍼스 통합과 학과 철폐 등 구조조정은 잭 웰치 전 GE 회장의 기업 구조조정을 연상시킨다. 기업적 관점에서 볼 때 안성 캠퍼스와 정년이 보장된 교수집단은 가장 고약한 존재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대학은 기업이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http://goo.gl/xJxdte

- [ 정이품송, 친자 확인 ] 충북 보은의 ‘정이품송’이 자식을 갖는 데 성공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7일 “과학관에 심은 ‘정이품송 후계목’과 정이품송의 엽록체 DNA를 분석할 결과 두 나무가 친자관계임이 처음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이품송은 조선 7대 임금인 세조가 탄 가마가 무사히 지나가도록 스스로 가지를 들어올려 벼슬을 받았다는 일화를 가진 소나무다. 수령은 600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천연기념물 제103호다. 정부는 정이품송의 우수한 유전형질을 보존하기 위해 2002년부터 정이품송 꽃가루를 또 다른 천연기념물 소나무인 ‘정부인송’ 암꽃에 수분시켜 교배종을 얻었다. 이렇게 얻은 나무를 ‘정이품송 후계목’이다. http://goo.gl/APvfBr 

- [ 우리의 소원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수없이 불러봤을 노래 ‘우리의 소원’은 1947년 극작가이자 소설 삽화가 등으로 활동하던 안석주씨의 노랫말에 당시 서울대 음대에 재학 중이던 그의 아들 안병원씨가 곡을 붙인 노래다. 삼일절 특집 라디오 드라마 주제곡으로 발표될 당시 가사는 “우리의 소원은 독립…”이었다. 이듬해 남북 분단이 되면서 ‘독립’ 대신 ‘통일’로 바뀌어 불리게 된 것이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캐나다 토론토에 살던 작곡자 안씨가 지난 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그의 생전 소원은 ‘우리의 소원’이 그만 불리는 것이었다”라고 전한다. http://goo.gl/BI9i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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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7일 경향신문

- [ 의제화와 이슈화의 차이 ] 진보를 표방하는 세력이라면 사회경제적 아젠다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수를 점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계층적 이해관계를 잣대로 정치를 바라보고 선거에 참여하는 게 그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유능한 경제정당론’은 적절한 선택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의제화와 이슈화가 다르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의제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정치적 경쟁이나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안이한 판단”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대선을 상기해 보면,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초반에 의제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기존의 태도를 바꿔 복지와 경제민주화 의제를 수용해버리자 이 의제는 선거의 쟁점으로 등장하지 못했다. 의제화에는 성공했으나 이슈화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의제화는 어떤 갈등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이고, 이슈화는 갈등의 해법에 있어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의제화는 문제제기고, 이슈화는 해법 제시에 방점이 찍혀있다. 승부를 결정 짓는 결정적인 요소는 이슈화다. http://goo.gl/Usrc28

- [ 정치 거물들 ‘재·보선 열국지’ ]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여야 간판급 정치인들의 ‘테스트 베드(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 광주 서을, 경기 성남중원 4곳에서 치러지는 ‘미니 선거’이지만 내년 총선을 딱 1년 앞두고 치러진다는 점에서 ‘미리보는 20대 총선’으로 받아들여진다. 단순한 ‘전초전’이 아니라 정치인 개개인의 명운이 걸려 있는 ‘서바이벌 게임’ 양상까지 띠면서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규모는 작아도 등장인물은 매머드급이다. 경향신문 정치부 정환보 기자는 이를 “중국 춘추전국시대 550년을 다루면서 수많은 인물과 일화·고사성어를 녹여낸 <열국지(列國志)>에 비견할 만하다”고 말한다. http://goo.gl/jrcOki 

- [ 종북언어 ‘동무’의 몰락 ] 예전 동요 속 ‘친구’는 대부분 ‘동무’로 표현 되어있다. 하지만 지금은 일종의 고어(古語)가 됐다. 동무와 같은 뜻인 친구(親舊)가 대세어로 등장한 것은 오래전 일이다. 동무가 북한에서 즐겨 쓰는 단어였으므로 금기어로 굳어진 탓이다. 북한의 <조선어사전>은 “동무는 혁명대오에서 함께 싸우는 사람을 친근하게 이르는 말”이라 풀이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 신세대 사이에서 ‘동무’라는 단어를 꺼리는 풍조가 생겼났다고 한다. 북한계간지 ‘문화어학습’ 최신호는 “동무라는 말을 공식석상에서나 쓰고 보통 때는 ‘야, 자’ 하는 거친 말을 쓴다”고 개탄하는 논문을 실었다. 한 탈북자는 “남한 TV를 보는 젊은이들이 ‘동무’라는 말을 촌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전한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아주 친한 사이를 일컫는 아름다운 우리말(동무)이 이제 남에서나 북에서나 버림받는 단어로 전락하고 있다”며 “하지만 남과 북이 거리낌없이 써야 할 단어가 하나 있다. 어깨동무다. 어깨동무는 ‘상대의 어깨에 서로 팔을 얹어 끼고 서는 것, 또는 그렇게 노는 아이들의 놀이’(국어사전)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FFwBFY

- [ 무의미한 연명치료 ] 스콧 니어링(1883~1983)은 20세기 초·중반 미국의 산업주의 체제와 그 문화의 야만성에 비판적이었던 경제학자로, 인생 후반을 버몬트와 메인의 숲에서 농림업을 영위하며 살았다. <조화로운 삶> 등 많은 저서를 남기고 100세까지 장수한 그는 ‘위대한 자유인’으로 칭송과 존경을 받고 있다. 그가 존경받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사전의료의향서’를 남겼다. 김영길 사단법인 희망 도래미 사전의료의향서 지원단장은 “병원 중환자실에서 심폐소생술이나 인위적 영양공급 등 소위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고통받으면서 경제적 부담으로 남은 가족을 힘들게 하는 사례를 접하게 된다”며 존엄사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스콧 니어링은 올바른 식사방식과 절제된 생활로도 잘 지낼 수 없다면, 될 수 있는 한 빨리 죽는 것이 나와 내가 속해 있는 사회를 위해서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1963년 마지막 죽음이 가까워오면 그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도록 무의미한 연명치료는커녕 의사도 목사도 가까이 오지 않도록 하고, 되도록 빠르고 조용하게 가고 싶다는 뜻을 포함해서 최후 단계를 위해 자신의 처치에 관한 의향서를 썼다. 이것이 체계적이면서 상세하게 작성해 놓은 가장 오래된 ‘사전의료의향서’인 스콧 니어링의 ‘주위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이다. http://goo.gl/i1ZY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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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6일 경향신문

- [ 감정을 낭비하는 사람들 ] 한 사람이 내보이는 자랑질은 다른 모든 사람에게 결핍감을 선사하고, 결핍감은 즉각 그들 내면에 억압되어 있는 시기심을 촉발시킨다. 우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의외의 결과를 가끔 목격한다. 탄복할 만한 재능을 가진 이가 언제나 우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이들은 경쟁 초기에 두각을 나타내다 어느 순간 무너지기 십상이었다. 쉽게 타인들의 시기심의 표적이 되어 따돌림당하거나 이유 없는 분노를 뒤집어쓰기도 했다. 그렇게 마음이 흔들리면 다음 경쟁에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무너지기 일쑤였다. 물론 시기심을 표출하거나 모함과 공격을 경쟁 전략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오래 살아남지는 못했다. 그런 사람은 재능을 발휘하는 데 사용하는 에너지보다 타인을 시기하고 공격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재능을 낭비했다. 소설가 김형경 작가는 “역설적이게도, 치열한 경쟁의 장에서 최종 우승자는 대체로 경쟁하지 않는 사람, 자랑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쓰지 않고, 타인들의 갈등에 휩싸이지 않은 채 불필요한 감정 에너지를 퍼올리지 않는다. 마음으로 다양한 심리 전략을 사용하는 이들이 빠르게 정신 에너지를 소진해가는 동안 그들은 고요하게 비어 있는 마음에 새로운 경험을 쌓아갔다. 그런 이들은 경쟁 과정에서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최종 우승자가 된 후에도 자신의 부족함을 말했다”고 일깨운다. 경향신문에 실린 김형경 작가의 칼럼 ‘뜨거운 의자’, 꼭 전문을 읽어 보길 권한다. <김형경의 뜨거운 의자> 전문  http://goo.gl/GdR9Un 

- [ 박근혜 대통령, 무궁화 심은 까닭 ] 박근혜 대통령이 4월 국회를 앞두고 정국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4일 공개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으며, 5일에도 청와대 내에서 식수행사만 했다. 유일한 공식 일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녹지원에 높이 2m ‘홍단심계’(붉은 중심부에 붉은 꽃잎)와 ‘백단심계’(붉은 중심부에 흰색 꽃잎) 무궁화 세 그루를 심은 뒤 “산림녹화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것도 모든 국민이 힘을 합쳐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노력하니까 이뤄졌다”며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벌거숭이산 우리나라가 이렇게 푸르게 덮이고, 모든 일도 다 그렇게 마음을 합해야 되지 않나.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생각할 게 많았던 모양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노동시장 구조개편, 무엇보다 오는 16일 세월호 1주기에 어떤 행보를 할지도 고민거리다. 잘못하면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http://goo.gl/2rwbYl 

- [ 맨 바닥이나 다름없는 사회안전망 ] 서커스 공연장의 공중그네 밑에는 탄력 있고 튼튼한 그물이 깔려 있다. 곡예사들이 떨어지더라도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달인들은 가끔 일부러 떨어졌다가 튀어올라 그네를 다시 잡는 ‘깜짝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곡예사를 보호할 뿐 아니라 재도전도 가능케 하는 탄력이 그물에 있는 것이다. 서의동 경향신문 경제부장은 “한국의 사회안전망은 ‘군용 담요’ 수준이어서 추락하면 뼈를 다치거나 자칫 죽을 수도 있다. 해고되는 노동자는 이 담요 위로 뛰어내려야 하는 곡예사 신세다. 해고된 뒤 재취업을 하더라도 대체로 최저임금 수준에 장시간 근로의 질 나쁜 일자리를 얻는 게 고작이다. 이래서는 아이 교육비는커녕 집세도 감당하기 힘들다. 자영업은 사정이 더 나쁘다. 이미 2013년부터 자영업을 새로 시작한 사람보다 접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노사정위원회가 정규직을 쉽게 해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놓고 교착상태에 빠졌다. 정부와 재계는 정규직이 과보호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해고장벽은 이미 충분히 낮아져 있다. OECD가 조사한 ‘해고 보호지수’를 보면 한국은 34개 회원국 중 22위로 중하위권이다. http://goo.gl/9CJuVy

- [ 밥도 안주고 쪽박까지 깬 선생님 ] 서울의 한 고교 교감이 급식비 미납자들을 한 명씩 불러 미납자들은 밥 먹지 말라고 전체 학생들 앞에서 망신을 주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치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충암고 김모 교감이 임시 식당 앞 복도에서 점심 급식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던 3학년 학생들 앞에 나타났다. 김 교감은 급식비 미납자 현황이 적혀 있는 명단을 들고 한 명 한 명씩 3월분 급식비 납부 현황을 확인하고 식당으로 들여보냈다. 이 과정에서 김 교감은 전체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급식비를 못 낸 학생들 개인별로 몇 달 치가 밀렸는지 알려주며 “내일부터는 오지 말라”고 다그쳤다. 주변 학생들에 따르면 김 교감은 “넌 1학년 때부터 몇 백만원을 안 냈어. 밥 먹지 마라” “꺼져라. 너 같은 애들 때문에 전체 애들이 피해 본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밥도 안 주고 쪽박까지 깼으니, 아이들 가슴에 박힌 대못을 어이할꼬… http://goo.gl/lMhLzt 

- [ 9호선 지옥철 이유, 알고보니… ]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이 지난달 28일 개통됐다. 이로서 송파·강남과 김포공항이 40분 거리에 놓이게 됐다. 노선의 형태도 다른 노선에 비해 ‘직선’에 가까워 ‘우회로 인한’ 시간 손실이 최소화되었을 뿐 아니라 급행 운행으로 승용차 대비 시간 경쟁력도 높다. 즉, 지하철 9호선은 서울 지하철 중에 가장 잘 설계된 노선 중 하나이다. 이런 ‘시간 경쟁력을 갖춘’ 노선에 승객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지하철 9호선은 과거에도 혼잡했고, 2단계 구간 개통 후에는 더 혼잡해졌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맥파든 교수는 ‘수단선택(통행자는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교통수단을 선택한다)’ 모형을 고안해 바트(BART)라는 신규 경전철에 적용했고 ‘통행량’을 거의 정확히 예측했다. 이 사례로 ‘교통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미신이 생겼고, 이로부터 ‘엉터리’라는 형용사가 ‘수요예측’이라는 용어의 수식어로 자주 등장하게 되었다. 김남석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맥파든 교수가 수요조사를 한 것은 바트의 개통 전인 1972년쯤이고 검증한 시점은 바트의 완공 직후인 1975년이다. 즉 예측 목표연도가 3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하철 9호선의 수요예측은 2000년 최초로 시행되었고, 2004년, 2005년에 각각 재예측을 거쳤다. 이런 ‘강산이 변하는’ 시간차를 두고 승객 수를 맞추려는 시도에 큰 신뢰를 두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수요를 공사 기간 중에도 꾸준히 모니터링해 수정·보완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http://goo.gl/B2ACF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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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3일 경향신문

[ 홍준표 따라하는 김무성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청춘무대’라는 이름으로 청년과의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그런데 김무성 대표의 행보는 여러 뒷말을 남겼다. 소통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언행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는 고시촌을 방문했다가 청년정책 실패를 비판하는 청년들의 항의를 받았다. 김무성 대표는 “오래전부터 계획된 방해세력”이라면서 ‘배후론’을 꺼내들었다. 모교인 한양대 강연에선 “힘을 얻기 위해서라면 자유를 유보해서라도 경제를 빨리 발전시켜야 한다. 이게 박정희 대통령의 5·16혁명”이라고 했다. 김진우 경향신문 정치부 기자는 “김무성 대표의 발언들만 놓고 보면 그의 최근 행보가 과연 청년들과의 소통, 더 나아가 이들의 지지 획득을 염두에 둔 것인지 의아하다. ‘청춘무대’라는 형식만 빌린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라고 말한다. 어찌보면 홍준표 경남지사가 욕을 먹고 싶어하는 이유(http://goo.gl/mdoUmg)와 비슷해 보인다. http://goo.gl/H4hkPf 

- [ 반항하는 홍준표 지사 ] 홍준표 경남지사가 3일 무상급식 중단에 반발하는 여론에 대해 ‘종북세력’을 직접 언급하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인 박종훈 경남교육감에 대해 편가르기식 발언을 했다. 홍준표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교조, 일부 종북세력, 이에 영합하는 반대세력과 일부 학부모단체들이 연대해 무상급식을 외치고 있다”며 “그러나 교육감이 천명한 대로 급식사무는 학사행정이므로 도에서 감사 등 일체 관여하지 말라고 한 요구를 수용해서 우리는 급식사무에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교조 출신 경남교육감께서 책임감을 갖고 잘 수습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머리를 길게 기르지 말라고 하니까, 반항의 의미로 머리를 완전히 빡빡 밀어 ‘스킨 헤드’로 등교한 친구가 있었다. 홍준표 지사를 보면 그 친구 생각이 난다. http://goo.gl/hGiCzC 

- [ 억울(?)한 KBS 일베 기자 ]  KBS 일베 수습기자가 정식으로 임용 됐다. 비록 보도를 하지 않는 부서로 파견을 보내긴 했지만, 그는 엄연히 공영방송 KBS의 기자가 됐다. 그가 일베에 썼던 글이 평소 자신의 ‘생각’을 정직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가 기자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부적절 해 보인다. 그는 지난 1, 2년 사이에 무려 6000여건에 이르는 왕성한 글쓰기를 통해 일베에 온갖 험한 말을 쏟아냈다고 한다. 여성에 대한 비하와 폄하, 특정지역과 정치인에 대한 혐오와 공격,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조롱 같은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해진다. 백병규 미디어비평가는 “‘생리휴가를 가고 싶은 여성은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등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삐뚤어진 생각을 갖고 있는 그가 제대로 사회의 제반 현상을 다면적으로, 심층적으로 살펴봐야 할 기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게다가 공영방송으로 그 어느 언론보다 ‘공정함’과 ‘공평함’을 보도의 제1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는 KBS에서 일할 수 있을까. 그가 KBS 기자 시험에 합격했다고 해서 그의 ‘생각’과 ‘신념’이 갑자기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되레 자기와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단지 일베에 글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논란없이 정치를 하고 판결을 하고 교사가 되고 기자가 되는 현실에 억울한 마음을 품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http://goo.gl/PSpxll

- [ 잠들지 못하는 남도 ] 제주도 4·3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의 무대인 동광리 삼밭구석 마을터 인근에 ‘헛묘’가 있다. 토벌대를 피해 한라산 볼레오름으로 도망치다 붙잡혀 총살당한 뒤 정방폭포 절벽 아래로 버려져 주검을 찾을 수 없었던 마을사람들의 빈무덤이다. 제주도 4·3 사건은 반세기 넘게 국가에 의해 누명을 쓰고 있었다. 이승만 정권 이래 김영삼 정부 때까지 4·3은 ‘북한의 사주에 의한 폭동’ ‘좌익세력의 반란’으로 덧칠되었다. 희생자는 좌익 동조자로 두 번 죽임을 당하고, 살아남은 제주 사람들은 ‘통곡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결국 2003년 4·3사건은 ‘국가권력에 의한 주민 학살’로 재조명되었고, 그 해 10월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가 차원의 잘못을 공식 사과했다. 양권모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4·3의 역사는 지난해 ‘4·3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됨으로써 어둠의 터널을 온전히 벗어날 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추념식에 불참, 국가추념일 지정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박 대통령의 불참이 4·3의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극우보수단체들의 움직임과 닿아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래서 지난 4월 3일 67주기 추념식에서 불리려다 돌연 제외된 4·3의 진혼곡 ‘잠들지 않는 남도’의 울림이 더욱 처연하다”고 말한다. http://goo.gl/atDKNd

- [ 서세원 오피스텔, 가격이 무려… ] 폭행과 이혼소송 등으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방송인 서세원(59)·서정희(55)씨 부부의 딸이 소유한 20억원대 오피스텔이 법원 경매에 나왔다. 부동산경매 업체 지지옥션은 서씨의 딸 동주씨가 소유한 서울 청담동 피엔폴루스 오피스텔이 은행에 의해 경매 신청돼 현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해 5월 서세원씨가 아내 서정희씨를 폭행하는 폐쇄회로(CC)TV 녹화 장면이 공개됐던 건물이다. 4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비싼 오피스텔에 이름을 올렸으며 유명인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매물건은 23층 건물 중 10층에 있으며 전용면적은 138.56㎡(42평)이다. 등기부등본상에는 2011년 3월 17억7000만원에 서동주씨가 매입한 것으로 돼 있고 감정가는 21억9000만원으로 평가됐다. http://goo.gl/hlZqKs

피엔폴루스 오피스텔 지지옥션 제공

- [ 피그말리온 신화 ] 피그말리온은 우윳빛 상아로 여체를 조각한 뒤 그 조각과 사랑에 빠진다. 피그말리온의 애무를 받은 조각은 생명을 얻어 아름다운 여성이 된다. 이 여성 갈라테이아(우윳빛이라는 뜻)는 누군가 자신을 아름답게 만들어주기를 원하는 여성들의 심리를 대변한다. 미용실을 찾은 여성에게는 미용사가. 성형외과를 찾은 여성에게는 의사가 바로 피그말리온이다. 신간 <미의 심리학(책세상)> http://goo.gl/MVQl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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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3일 경향신문

- [ 욕 먹고 싶어하는 홍준표 ] “욕먹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말은 무상급식 폐지의 정치적 속셈을 들춰 보인다.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을 폐지하는 난폭한 결정의 뒷면에는 설령 ‘욕먹는 마케팅’으로라도 전국적 주목도를 높이고, 보편복지에 맞서는 보수의 아이콘으로 등극을 도모하는 ‘홍준표의 꿈’이 도사리고 있을 터이다. 반면 성남시는 무상급식을 ‘친환경급식’으로 전면 확대하고, 신규로 204억원을 들인 창의교육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홍준표 지사가 양자택일을 강요한 ‘밥’과 ‘공부’ 둘 다를 말짱하게 실시하고 있는 셈이다. ‘무상복지’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출산 여성의 산후조리를 무상 지원하고, 내년부터 중학생 ‘무상교복’도 추진한다. 양권모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실험을 새누리당에서는 ‘포퓰리즘의 극치’로 몰아붙이지만, 무상산후조리에 소요되는 예산은 성남시 예산의 0.4% 수준이다. 어디에서든 무상급식을 비롯해 복지정책은 예산이 아니고 철학과 의지의 문제다”라고 지적한다. http://goo.gl/Fqcmqr

- [ 학생들이 재고품이라니… ] ‘인구론’이라는 말이 있다. 인문계 졸업생 90%가 논다고 해서 나온 유행어다.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안도 사실상 취업률이 낮은 인문계열의 통폐합이 핵심이다. 교육부 장관조차 “인문학보다 취업이 우선”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세상이다. 한양대 총장이 학교를 ‘공장’에, 학생을 ‘재고물품’에 비유해 학생들이 들끓고 있다. 총장은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했는데 재고만 쌓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되겠느냐. 취업률 같은 사회적 요구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패러디 사진전을 여는 등 총장을 성토하고 있다. 물론 학생들의 취업난에 대한 걱정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미래의 인재를 키우는 한 대학의 수장이 학교를 고작 ‘회사에 납품할 학생을 생산하는 공장’에 비유하는 건 어처구니없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교육에 대한 근본 철학도 없이 대학을 오직 취업을 위해 학점을 쌓는 취업공장, ‘주식회사 유니버시티’로 만들겠다는 천박한 인식이 개탄스럽다. 200년 전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학교가 학교다우려면 참스승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http://goo.gl/m2QsxA 

- [ 부모 권력의 대물림 ] <아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유명 연예인과 딸들이 나온다. 하지만 딸들의 출연은 정말 아빠를 위한 것일까? 이경규와 강석우의 두 딸인 이예림과 강다은은 모두 아빠의 모교인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재학생이다. 조재현의 딸인 조혜정은 미국의 한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조민기의 딸 조윤경은 미국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아빠의 입을 통해 아나운서를 희망하는 걸로 알려졌다. 모두 방송 연예인 지망생들이다. 물론 이 프로그램이 노골적인 딸들을 위한 연예인 입문 프로그램으로 보긴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연예계 데뷔가 매우 절실한 시점에 있는 20대 초·중반의 딸들은 이미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방송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이들은 엄청난 방송 분량으로 노출되고 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프로그램명을 <아빠를 부탁해>가 아니라 <내 딸을 부탁해>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빠가 딸의 마음을, 딸이 아빠의 마음을 알아나가는 진솔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화사한 포장에 불과하다. <아빠를 부탁해>는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 딸을 위한 ‘아빠의 청탁’, ‘아빠에 의한’ 딸의 일자리 창출에 공모하는 프로그램이다”라고 말한다. 덧붙여 “‘내 딸을 부탁해’라는 불편한 요청은 프로그램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본인이 총장으로 있던 중앙대에 30대 초반인 딸의 교수 채용을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위 ‘땅콩 회항’으로 구속된 조현아의 경우도 부친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잘못된 권력의 증여에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부모의 권력을 대물림하는 또 하나의 불평등의 기호가 아닐까? http://goo.gl/azOPw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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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일 경향신문

- [ 종북 언어 ‘미끌거리다’ ] ‘미끌거리는 비누’ ‘미끌거리는 미꾸라지’ ‘미끌거리는 다시마’…. ‘미끌거리다’는 ‘몹시 미끄럽다’ ‘흠이나 거친 데가 없이 부드럽다’란 뜻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널리 쓰는 말이다. 한데 ‘미끌거리다’는 표준어가 아니라 ‘북한어’다. 해서 국어사전은 ‘미끌거리다’ 대신 ‘미끈거리다’로 쓰라고 한다. 하지만 ‘몹시 미끄럽다’란 뜻으로 쓰인 ‘미끌미끌하다’는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종북 공안몰이가 한창인 요즘, 북한어를 쓰다간 ‘종북’으로 몰릴 수도 있다. 경향신문 김선경 기자는 “왜 ‘미끌미끌하다’는 표준어인데 ‘미끌거리다’만 북한어 취급을 하는지 모르겠다. 하루바삐 ‘미끌거리다’에 ‘미끄럽고 번드러워서 자꾸 밀리어 나가다’란 뜻을 주어 ‘북한어’란 족쇄를 풀어주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http://goo.gl/Hd4qDn

- [ 누가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나 ] 아이들은 세상이 가르친 대로 따라한다. 아이와 침팬지를 비교하는 유명한 실험이 있다. 나뭇가지로 검은 상자 위쪽을 두드리는 등의 세 가지 행동을 한 뒤 상자 한 면에 달린 창을 열어 나뭇가지로 사탕을 꺼내는 것이다. 아이와 침팬지 모두 잘 따라 했다. 그 다음 투명한 상자로 같은 실험을 했다. 사탕이 잘 보이므로 상자 위쪽을 두드리는 행동은 불필요했다. 그냥 창을 열고 사탕을 꺼내면 된다. 그러나 아이는 세 가지 절차를 다 따랐다. 반면 침팬지는 바로 사탕을 꺼냈다. 침팬지가 아이보다 똑똑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하지만, 침팬지는 문명을 만들지 못한다. 모방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인간은 모방할 줄 알기 때문에 선례를 배우고 지식을 습득해 후대에 전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장점은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보도된 시리아 난민촌 사진 한 장을 보자. 사진에서 네 살짜리 아이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두 손을 들고 있다. 누군가가 자기를 겨냥하자 살려달라며 두 손을 든 것이다. 아이가 생존법부터 배운 것이다. 인간의 문명이 아이에게 왜 공포가 됐는지 이 사진은 묻고 있다”고 일깨운다. http://goo.gl/25GJen 

- [ 건물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 좋은 건축은 집주인뿐 아니라 일반시민들의 이익도 지켜줄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건축주는 그 건축의 사용권만 가질 뿐, 소유권은 사회가 갖는 게 맞다. 건축이 목표하는 바는 단순한 부동산의 가치를 뛰어넘는 공공성의 가치라는 것인데 이는 바로 건축이 지녀야 할 윤리를 뜻한다. 서울 대학로에는 ‘샘터’라는 잡지사의 사옥이 있다. 대학로 대로변 가장 번화한 곳에 있다. 1970년대 말에 지어진 이 건축의 1층 가운데 부분은 비워져 있어 앞의 큰길과 뒤편 작은 길을 이어준다. 마치 도시의 로비처럼 바로 앞의 지하철역을 빠져나온 이들이 서로 약속하여 만나는 장소이며, 비 오는 날이면 길 가다 비 그치기를 기다리는 행인들로 북적이는 공간이다. 이 지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이니 막아서 카페 같은 공간으로 쓰면 큰 수익을 올리련만 이 건축의 주인은 지난 수십년간 이 공간을 그냥 공공에 내주어 이제는 모두를 위한 공공의 장소가 되었다. 난삽한 상업적 풍경이 득세하는 대학로에서, 오랜 시간의 윤기가 맑게 배인 벽돌벽과 그 위를 덮은 담쟁이는 이 건축의 도시에 대한 헌신을 상징하며 그래서 넘보지 못할 기품이 늘 있다. 건축가인 승효상 이로재 대표는 “‘샘터’사옥이 40년 가까운 세월을 한 장소에서 변함없이 건축의 윤리적 사명을 지키고 있는 것은 건축가 김수근 선생과 건축주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건축의 공공적 가치에 대해 완벽한 일치를 이룬 결과다”라고 말한다. http://goo.gl/uB1ZlK

- [ 대학은 공장, 학생은 재고 ] 한양대 이영무 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학교를 공장에, 학생을 재고물품에 비유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총장의 발언을 패러디한 사진전을 열어 이 총장을 비판했다. 이 총장은 “종합대로서 어느 한 전공만 잘돼서는 발전할 수 없다”며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했는데 재고만 쌓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되겠나. 취업률 같은 사회적인 요구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총학은 1일 오전부터 페이스북에서 이 총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패러디 사진전’을 열었다. 창고에 재고 상자들이 잔뜩 쌓여 있는 사진에 ‘입학식’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상자들이 마주 쌓여 있는 사진으로 선후배 대면식을 표현했다. 공장에서 물품을 확인하는 직원의 사진을 게시한 뒤 “교수님이 출석을 체크하고 있다”는 설명을 달기도 했다. http://goo.gl/jsmMrF 

- [ 생물을 고기로 부르지 마라 ] 누구든 일상생활에서 동식물을 가장 자주 접하는 곳, 다름 아닌 바로 밥상이다. 산에서 뜯은 나물, 흙에서 자란 야채, 그리고 바다에서 건진 생선. 서식지로부터 그릇 위까지 긴 여행을 마친 여러 종의 생물이 하루에 세 번, 또는 그 이상, 우리와 마주한다. 웬만한 한국인의 식탁은 단일 먹거리가 아닌 최소한의 생물다양성이 나타나는 식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장류 학자인 김산하씨는 “밥상에 오르는 다양한 생물 중 유독 물고기만이 거의 원형 그대로 식탁에 오른다. 사람들이 소나 돼지를 보면서 그 자체로 입맛을 다시지는 않는다. 하지만 물고기는 심지어 날 것으로 산채로 회를 떠서 먹고, 통째로 구워 먹는다. 그리고 살아있건 죽었건 간에 대놓고 ‘고기’라고 부른다”며 “물고기가 아닌 물살이로 명칭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어엿한 생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자는 취지다. http://goo.gl/prx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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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일 경향신문

- [ 군인들 무상급식을 폐지한다면… ] 복지정책에 있어서 선별주의는 보편주의에 비해 예산이 적게 드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결코 경제적이지 않다. 가난한 사람을 선별하는 데 큰 조사비용이 들고, 선별에서 빠진 어려운 사람이 발생하고(송파 세모녀 사건), 가난하지 않은 사람이 속여서 나랏돈 빼먹는 부정이 생기고, 선별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고(낙인효과), 복지는 가난한 달동네 사람들을 위한 것이니 나하고는 상관없다는 반복지 의식을 함양하고, 국민들이 세금 내는 것을 거부하게 만들어 되레 복지국가 건설을 방해한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홍준표 경남지사는 예산이 부족하니 예산을 학교급식에 쓰지 않고, 저소득층 아이들 교육지원에 쓰겠다고 한다. 스웨덴, 핀란드가 학교 무상급식을 시작한 것은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도 안될 때였다. 소득이 2만5000달러가 넘는 한국이 아직 가난해서, 예산이 부족해서 무상급식을 못한다면 그건 핑계일 뿐이다. 문제는 예산이 아니고 의지다. 예산이 없는 게 아니고 하기가 싫은 것이다. 예산이 부족해서 아이들 밥 못 주겠다는 도지사가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홍준표 지사는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지, 밥 먹는 곳이 아니라고 한다. 그의 어법을 빌리자면 미국 출장은 일하러 가는 것이지 골프 치러 가는 게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무상급식을 폐지하는 것은 군대에서 무상급식을 폐지하고 가난한 군인에겐 무상급식을, 살만한 군인들은 밥을 사먹게 하는 것과 같다. http://goo.gl/zkuh2A

- [ 박 대통령의 눈물, 진짜였나? ] 세월호 참사 후 한 달여가 지난해 5월19일,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면서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정하게 처벌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 것도 제안합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눈물에 많은 이가 감동했었다. 그리고 지금, 어렵사리 통과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은 누더기가 되어버렸다. 진상규명 의지는 실종됐고 정부와 여당은 되레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형국이다. 기생충박사로 유명한 서민 교수는 “궁금해진다. 대통령이 흘렸던 눈물은 진짜였을까? 혹시 눈에서 땀이 났다든지, 콧물이 역류해 눈으로 간 것이 아닐까? 아니면 좌파들의 주장처럼 50초간 눈을 깜빡이지 않아서 눈물이 난 것일까? 이유가 무엇이든 난 그 이후 눈물을 흘리는 사람을 보면 덜컥 의심부터 한다”고 말한다. 대통령 탓에 눈물까지도 불신 받는 시대가 됐다. http://goo.gl/MQIP67

- [ 아이는 살고 싶었다 ] 전쟁은 누구에게나 고통을 주지만, 특히 아이들이 받는 상처는 크고 깊다. 내전 중인 시리아 어린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사진에 담긴 것은 아디 후데아라는 4세 여자아이다. 두 손을 들고 있고, 큰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하다. 오스만 사을리라는 터키 기자는 지난해 말 시리아의 한 난민촌에서 이 사진을 찍었다. 기자가 들고 있던 카메라를 본 아이는 총을 든 줄 알고 두 손을 번쩍 든다. 사을리 기자는 31일 BBC 인터뷰에서 “나는 망원렌즈를 쓰고 있었는데 아디는 그걸 무기라고 생각했다. 카메라를 들고 나서 아이가 겁에 질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들이 어떤 일을 겪는지는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을 통해 더 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ttp://goo.gl/3Wd0Ld

- [ 무상급식 요구하면 종북? ] 경남지역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들이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는 학부모들 배후에 종북세력이 있다는 경남도의 색깔공세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30일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해 경남도 명의로 ‘종북세력을 포함한 반사회적 정치집단이 경남도를 상대로 정치투쟁을 하려는 행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성명서를 냈다. 무상급식을 요구하면 종북이라니…무상급식을 복지가 아닌 공산주의 국가의 배급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http://goo.gl/3G2Osi 

- [ 축복 받지 못하는 ‘장수’ ] 서경(書經) 홍범편에는 인생의 다섯 가지 복으로 수(壽)·부(富)·강녕(康寧)·유호덕(攸好德·덕을 쌓는 것)·고종명(考終命·제 명을 다하고 죽음)을 들었다. 청나라 학자 적호(翟灝)는 ‘통속편(通俗編)’에서 좀 더 서민적인 오복으로 유호덕과 고종명 대신 귀(貴)와 자손중다(子孫衆多·자손을 많이 남김)를 넣었다. 한때 중·장년층 이상의 술자리에서 애용되던 건배 구호가 ‘구구팔팔이삼사’였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2~3일간 앓다가 4일 만에 죽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요즘 ‘구구팔팔이삼사’라는 건배 구호를 잘 들을 수가 없다. 오복 중에 으뜸이던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 부담인 시대요, 사회가 됐기 때문이다. ‘구구팔팔이삼사’는 고사하고 ‘웬만하면 90살, 재수 없으면 100살까지 산다’는 농담이 뼈 있게 들리는 세상이다”이라고 말한다. 박윤경 청주교대 교수 등이 57권의 도덕·사회·경제 교과서를 분석하니 대부분 고령화를 노인 부양 부담 증가, 경제 성장 둔화, 국가 경쟁력 약화 등 부정적 관점으로 기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장수 만세’가 ‘장수 재앙’이 되는 현실은 매우 곤혹스럽고 혼란스럽다. http://goo.gl/eqUnu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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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3월 31 경향신문

- [ 금리인하의 역습 ] 형태의 보조금을 일부 가계채무자에게 제공할 때 실제 실속을 챙기는 것은 부동산 소유자다. 벼 재배농가의 소득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쌀 직접지불금을 논을 빌려준 지주가 전부 가로채거나 농지임대료를 올려 일부 가로채고, 이를 배경으로 농지가격이 올라간다. 어린이집에 보육료를 지원하니까 어린이집에 높은 프리미엄, 즉 권리금이 붙어서 거래된다. 이른바 보조금의 자본화 현상이다. 금리 인하 조치에 힘입어 저리로 대출받아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면 주택가격이 상승한다. 전세를 놓던 사람도 이자가 싸니까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주택임차가구는 높은 월세 부담을 지게 된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는 “금리 인하는 자산가격 상승을 통해 자산소유자의 부를 키워주는 한편 주택 전·월세와 상가임대료 상승으로 주택임차 서민과 상가임차 자영업자들을 괴롭힌다. 자산불평등을 심화시킨다”라고 지적한다. http://goo.gl/pMo8Hq

- [ 사장님 편드는 ‘괴물’ ] 노사정위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논의하고 있다.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 제한은 고용불안을 야기하니 조건을 달아 4년으로 연장하자, 파견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직무와 숙련에 기초한 임금체계로 개편하자…. 정부의 친(親)자본 편향을 꼭 빼다 박았다. 결국 사장님들이 기간제와 파견노동자를 대량 양산하고 자유롭게 쓰다가 해고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오민규 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은 드라마 ‘미생’의 등장인물에 비유해 “갓 입사한 장그래에겐 최저임금만 주는 직무급제, 숙련이 높아진 김 대리에겐 성과급제, 근속이 오래된 오 과장에겐 임금피크제라는 ‘3종 선물세트’가 주어진다”고 말한다. 노사정 합의가 이뤄지면 국무회의와 국회에서는 더 흉측한 괴물들을 만들어낼 것이고, 사장님들은 법·제도를 악용해 온갖 잡귀들을 만들어낼 까 두렵다. http://goo.gl/RVPKeD

 - [ 당신의 가난을 증명하시오 ] 홍준표 경남지사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고 추진하는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 신청이 극히 저조하다. 신청 마감일을 사흘 앞두고 있지만 지원 대상자 중 26%만 접수를 끝냈다. 학부모들이 홍보 부족으로 지원대상 기준을 잘 모르거나 소위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구비서류가 너무 많고 신청 절차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전세 자금을 대출받아 전세로 거주하고 차량을 한 대 소유하고 있으며 부인이 자영업을 하는 일용직근로자의 경우, 읍·면·동에 비치된 필수작성 서류 5가지와 함께 신청인이 따로 준비해야 할 서류 9가지 등 모두 14가지를 제출해야 한다. 연간 50만원을 받으려고 소송 수준의 서류를 준비해야 하니, 복잡한 절차에 상담하다가 신청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http://goo.gl/15QuLs 

- [ 이억만리엔 ‘화성’이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가 텅 비도록, 젊은이들은 모두 중동에 가라’고 하자 갑자기 ‘이억만리 중동’이란 말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바른 표현은 이역만리(異域萬里)다.  ‘만리나 떨어진 다른 지역, 즉 외국’임을 뜻한다. 이억만리는 억만리(里)의 두 배인 二億萬里일 것이다. 10리가 4㎞쯤이니, 이억만리라면 8000만km가 될 것이다. 어느 정도 거리일까. 1997년 7월 5일 무인 우주탐사선 패스파인더 호가 8000만킬로미터를 날아간 끝에 도착한 곳은 화성이다. http://goo.gl/Uhk6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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