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8일 경향신문

- [ 박근혜 인사 스타일, 참 쉽죠…] 공공기관장 3명 중 1명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 3명 중 1명이 통칭 ‘정피아’(정치+마피아, 정치인 출신 기관장) 혹은 ‘박피아’(친박+마피아) 낙하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17일 박근혜 정부 2주년을 맞아 지난 1월 말 기획재정부가 지정·발표한 316개 공공기관중 박근혜 정부에서 기관장이 바뀐 공공기관 237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우선 237곳 중 ‘정피아’가 수장으로 취임·재직 중인 기관은 85개(35.9%)로 조사됐다. 이 중 71개 기관(30.0%) 수장 69명(겸직 포함)은 박근혜 대선캠프 및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대통령 직속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박피아’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장 3명 중 1명 이상이 낙하산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는 “인사 원칙의 첫 번째 기준은 전문성”이라는 박 대통령의 대선 전 발언과 정면 배치된다. http://goo.gl/hh73cf 

‘수첩인사’는 박근혜 인사를 집약하는 단어다. 대통령이 되기 전 15년간 정치현장에서 만난 사람을 수첩에 일일이 기록해 두었다가, 인사 때 기용한다. 무리하게 기용하고 밉보이면 찍어낸다. 참 쉽죠잉~

- [ 박근혜 대통령 ‘영구’의 꿈 ] 연료 없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영구기관이 실현된다면? 인류는 더 이상 석유나 석탄 같은 에너지원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영구기관은 열역학 제1법칙에 위배된다. 에너지보존법칙이라고도 하는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는 형태가 변할 수 있을 뿐 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라는 내용인데,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지 않고도 일을 하는 기계는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한 한국인이 이같은 ‘영구기관’을 실현해 보이겠다고 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는 ‘증세 없는 복지’를 약속했다. 복지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은 세금이란 형태로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세금을 올리지 않고 복지를 하겠다니 다들 놀랄 수밖에.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한가요?” TV토론에서 야당후보였던 문재인이 이렇게 물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은 “그래서 제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거 아니에요?” 라고 답했다. 믿기지 않았지만 믿고 싶었기에…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국가가 부담하겠다는 4대 중증 질환 진료비에서 ‘3대 비급여 항목’을 제외했고,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에만 차등지급하는 것으로 바꿨다. 마지막 남은 무상보육 역시 재원조달이 어려워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http://goo.gl/SYnO2W

- [ 증세 논란의 본질, 용처와 불공정 ] 법인세가 줄고 근로소득세는 5000억원 늘었다. 언론은 “월급쟁이들만 쥐어짰다”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근로소득자들의 세금이 증가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전체적으로 고소득자일수록 세금을 훨씬 더 내고, 연봉 4000만원 미만 가구는 대체로 줄었다. 또 38% 최고세율 구간이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내려와 억대 연봉자 세금이 추가로 늘었다.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다자녀 가구의 공제가 축소됐다. 과거 복지가 없을 때는 자녀 소득공제가 이를 대신했지만 이제는 보육료가 직접 지원된다. ‘도찐개찐’이다. 법인세는 무려 3조원 덜 걷혔다.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 감세가 원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예상치보다 준 것이기에 감세와는 별개 사안이다. 기업의 소득이 줄었으니 덜 걷히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도 증세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아예 걷은 세금을 사회복지에만 사용하는 ‘사회복지세’를 신설하는 건 어떤가. 프랑스는 1991년 사회복지세를 제정했고 일본도 소비세를 올리면서 인상 몫은 복지에 배정하는 증세 방식을 채택했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에 의하면 사회복지세를 신설할 경우 세금을 더 낼 생각이 있다는 응답이 51.6%로 나왔다. 증세 논란의 본질은 불공정과 재정지출에 되한 불신이다. 용처만이라도 명확하게 해 재정지출에 대한 신뢰를 높힌다면 논란도 조금은 수그러들지 않을까 싶다. http://goo.gl/h9idl5

- [ 문재인의 헛발질 ] 대선 패자로서는 역대 최다인 1469만여표를 얻고도 승리를 날렸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취임후 취임 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 친노 배제 탕평책 등 한마디로 애쓰고 있다. 기대를 높이다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가 무안만 당했다. 한 번의 헛발질로 문재인 대표로선 정무감각 부재나 아마추어리즘을 노출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다행이 설 연휴라는 ‘인터미션’이 그에게 시간을 벌어 줬다. 진정한 평가는 지금부터다. 무엇보다 ‘젠틀 문재인’의 그림자를 지워라. 지난 대선 때 보여준 ‘젠틀 문재인’은 지지층은 물론 반대자들에게까지도 욕먹지 않으려는 듯한 ‘신사연(紳士然)’이 요체였다. 일반인들에겐 덕목일지 모르나 정치인에겐 ‘무능’ ‘무소신’ ‘무결단’의 그림자로 비춰진다. 어렵게 붙잡은 관심과 기대를 묶어내 무능한 야당의 이미지를 씻어내고 주권자의 신뢰를 얻어내는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려면 문재인은 더 독해져야 한다.  http://goo.gl/UPZeoC

- [ 욕 먹는 진나라가 천하통일을 이룬 까닭 ] 나라의 흥망은 인재가 제대로 쓰이느냐 마느냐에 달렸다. 너무도 평범한 진리다. 다산 정약용의 사론(史論) 가운데 하나인 ‘진지제업(秦之帝業)’도 같은 내용이다. “예나 이제나 진(秦)나라를 말하는 자는 오직 배척할 줄만 알지 마침내 제업(帝業)을 이루었고 거기엔 까닭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삼대(三代) 이래로 인재 등용에 정해진 틀에 구애됨이 없이 오직 인재에 급급했던 나라는(立賢無方 唯才是急) 진나라뿐이었다.” 지록위마(指鹿爲馬) 같은 권력의 농간 때문이었다 등등 진나라의 멸망을 말하면서도, 진나라의 성공은 주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진나라가 오랜 전국시대를 종식시키고 최후의 승자가 된 데엔 뭔가가 있었다. 바로 인재 정책이었다. http://goo.gl/FRtoQS

- [ 봄은 언제 시작되는가 ] 봄의 시작을 정의하는 과학적 기준이 있다. 1979년 이병설 전 서울대 지리교육과 교수가 제안한 방법론이 널리 쓰인다. 기상학계에서는 이 방법론에 따라 ‘9일간의 일 평균기온 평균값이 5도 이상으로 올랐다가 5도 이하로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을 봄의 시작으로 정의한다. 그래서 ‘기상학적 봄’은 해마다, 그리고 지역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올해 기상학적 봄은 제주도에서 지난 2월3일, 부산에서 2월12일 이미 시작됐고 광주에서는 오는 3월7일, 서울에서는 3월12일쯤이면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http://goo.gl/fPiy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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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17일 경향신문

- [ 골병 든 총리 ]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중 책임장관제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다른 대선 공약과 마찬가지로 이 약속 또한 공허하게 되고 말았다.  박 대통령은 밤새워 보고서를 읽고 모든 사안을 일일이 지시하는 만기친람형 미시(微視) 관리를 하고 있어 이 정부에서 총리는 아무런 용도가 없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총리는 행사에 참석해서 인사말이나 하고 국회에 나가서 내용 없는 답변이나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일도 없는 총리 자리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가 높기만 한 것도 아이러니다.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이 총리를 못 구해서 정부 자체가 골병이 든 형상이다. 그리고 결국 골병 든 총리를 임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나라에 총리가 필요한지 의문이다. http://goo.gl/UesC62 

이한구 총리 인준안 가결로 정홍원 총리는 드디어 ‘탈출’한다. 사의를 표하고도 10개월이나 더 총리직에 머물러 ‘무기계약직 총리’로 불리기도 했다. 이번에 이완구 총리가 낙마했다면 김황식 총리를 제치고 비록 ‘식물상태’이지만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간 마음 고생이 얼마나 심했겠는가. 떠나는 얼굴이 참 밝다. 얼마나 급했으면 총리 표결이 진행중인데 이임식을 했다.

- [ 최저시급, 1만원이 되면…]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소득 4만달러시대’를 말했다. 4만달러면 현재 환율로 연 4360만원, 월 소득 기준으로는 363만원가량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5580원, 월 116만원 남짓이다. 그리고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500만명에 육박한다.  이런 임금수준으로 어떻게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로 간다는 말인가? 잘사는 사람을 더 잘살게 만들어 이루겠다는 건가? 그렇다면 민주노총이 내건 최저 시급 1만원이면 어떻게 될까. 월 209만원을 받게 된다. 최저시급이 1만원으로 오르면 추가로 징수되는 4대 보험료만 1인당 연간 100만원에 육박한다. 500만 저임금 노동자들에게서 최소한 5조원의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근로소득세와 주민세, 그리고 소비 진작으로 늘어나는 부가가치세 등 국고 수입 또한 엄청난 규모에 달할 것이다. 분배를 억누르면서 성장을 이룰 순 없다. http://goo.gl/p4lLLS

- [ 88만원 청년들과 88억원 청년들 ] 지난 몇 해 동안 한국에서 발간된 책 가운데 가장 파렴치한 책을 꼽는다면 단연 <아프니까 청춘이다>일 것이다. ‘청년의 지옥’이라 불리는 사회에서 기성세대의 한 사람이 청년에게 할 첫 번째 말은 ‘미안하다’여야 한다. 좀 더 사리분별이 있는 사람이라면 ‘현실을 바꾸자, 나도 함께하겠다’여야 한다. 그런데 아프니까 청춘이라니…청년들에게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지 목하도록 만든 건 죄악이다. 중요한 건 모든 청년이 88만원 세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대다수의 청년이 88만원 세대인 건 맞지만 극소수의 청년은 88억원 세대다. 88만원 세대 청년들은 ‘노동하기 나쁜 나라’의 직격탄을 맞은 청년들이고 88억원 세대 청년들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수혜를 입은 청년들이다. 현재 한국은 소수의 88억원 세대 청년들의 건재를 위해 대다수 청년들이 88만원 세대로 살아야만 하는 사회다. 청년 문제의 진실은 세대가 아니라 철저하고 처절한 계급적 참상이다. http://goo.gl/N4sIqm

- [ ‘지덕체’가 아니라 ‘체덕지’ ] ‘지덕체’는 부등식 智>德>體의 표현이다.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도덕이나 윤리는 그 다음이며, 몸은 맨 나중이다. 우리 사회, 특히 교육에서 작동해 온 우선순위다.  ‘지덕체’는 출세지상주의나 ‘SKY’만 학교라는 그런 따위 생각이 만들어 낸 말이다. 우리는 마음(덕)과 지식(지)을 담는 몸(체)이 망가진 인간들의 참상을 매일 본다. 사람은 생명이다. 곧 생동(生動), 즉 ‘살아 움직임’이다. 그 반대는 ‘죽음’이다. 인간과 운동의 관계를 깨우치는 체육은, 수단이 아닌, 인류의 본질을 다루는 원초적 가치다. 강상현 진흥원 원장은 장담한다. “운동을 해야 너그러워지고, 공부도 일도 잘한다. 예뻐지고 젊어진다. ‘지덕체’가 아니라 ‘체덕지’가 맞다. http://goo.gl/PYaTkC 

- [ 바위를 뚫고 글자를 새기는 나무 ] 이굴기 궁리출판 대표는 북악산을 걷다가 한 푯말을 발견했다. 와룡공원에서 시작해 숙정문, 청운대를 지나 창의문으로 빠지는 고개에서 백악마루로 오르는 길목에 있는 푯말이다. “손톱 크기 남짓한 작은 잎에다 사람 키 두 배 정도 자라는 자그마한 늘푸른나무입니다. 오늘날은 정원 주위에 장식용으로 심는 경계나무일 뿐이지만, 옛날에는 나무 활자를 만들고 정교한 목판을 새기는 데에 쓰였습니다. 우리의 찬란한 인쇄문화를 책임지던 역사를 가진 나무입니다.”  살아선 바위를 뚫고 죽어선 글자를 새겼던 회양목이다. http://goo.gl/p4lLLS

- [ 한국영화, 왜 이렇게 됐나 ]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 부문에서 나영길 감독의 <호산나>가 금곰상을 거머쥐었다고 한다. 이미 여러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그런데 32살의 신예 감독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으로 만든 25분짜리 단편영화로 거둔 성과라니 더욱 놀랍고 대단하다. <호산나>는 올해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국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한국 장편영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쟁부문 진출에 실패했다. 칸에도 2년 연속 나가지 못했다. 얼마 전까지 임권택·이창동·김기덕·박찬욱 등이 칸, 베니스, 베를린의 세계 3대 영화제를 휩쓴 걸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대작 상업영화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작품 세계가 뚜렷한 작가주의 감독군이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외국 평론가들에게 한국영화가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얘기다. http://goo.gl/PQGj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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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16일 경향신문

- [ 장하준 교수 “쉬운 길만 찾는 박근혜”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52)가 한국의 ‘증세 없는 복지’ 논쟁에 대해 “증세는 내 돈을 뜯어가는 나쁜 것, 복지는 사치와 낭비라고 보는 격”이라며 “ ‘돈이 없으니 사치를 늘릴 수 없고, 세금은 나쁜 것이어서 걷을 수 없다’고 하는 이상 어떤 논의도 진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세금과 복지의 기본개념과 담론구조가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어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한국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장하준 교수는 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는 이미 고복지 스타트 단계”라고 한 것에 대해 “아이가 막 청소년기에 접어들어 키가 크고 있으니 곧 어른만큼 잘 자랄 거니까 밥도 안 주고 놔둬도 된다는 얘기나 똑같다”고 비판했다. 장하준 교수는 현재 한국 경제가 이렇게 침체된 것은 1970~1980년대에 만들어진 주력산업의 수준을 높이거나 새로운 산업분야를 개척하는 것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경기부양 등 쉬운 길만 찾고 있다”고 비판했다. http://goo.gl/KIh4R5 

- [ 거짓말 하고도 총리가 될수 있다? ] 미국 NBC의 브라이언 윌리엄스는 베테랑 기자로 연봉 110억원을 받는 앵커로 활약했다. 그는 이라크전에서 헬기를 타고 취재를 하던 중 포격을 당해 비상착륙을 했다는 무용담으로 유명세를 탔다. 다음해 메인뉴스의 앵커를 맡았으니 아마도 유명세가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주 이것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이 들통났고 윌리엄스 본인이 직접 뉴스에서 사과를 했다. 그러나 NBC는 신뢰가 생명인 앵커의 거짓말은 용납할 수 없다며 6개월간 무보수 정직을 발표했다. 한국의 잣대로 보면 좀 의아할 수도 있다. 크게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남에게 상처를 준 것도 아닌데, 게다가 뉴스에서 사과까지 했는데 무보수 정직은 좀 심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잣대라는 것이 문제다. 우리의 잣대라는 것은 거짓말을 삼시 세끼에다 커피, 간식까지 챙겨먹는 것처럼 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생긴 것이니까. 이완구 총리후보자도 X레이, 타워팰리스 시세차익, 1시간 1000만원 특강, 언론인을 총장으로 만들었다는 둥 거짓말을 쏟아냈다. 어떤 총리가 될지 미래를 알수 없으니 과거를 살피는 것이 청문회인데 거짓말이 들통 났다. 우리는 어떤 잣대로 그를 보아야 할까. http://goo.gl/zH1jeK

- [ 문재인은 그래서 문제가 있다 ] 만약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제안대로 이완구 총리 후보자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찬성이건 반대건 총리 후보자 인준 여론조사는 ‘이완구 문제’가 아닌 ‘문재인 문제’가 된다”고 말한다. 정치란, 불완전한 인간들의 사회에서 내전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민주주의자들이 만들어 내는 불완전한 협의와 결정의 과정이다. 그 과정과 결과가 좋아야 사회가 좋아진다.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포기하고 여론에 과하게 의존하는 문재인 대표의 일하는 방식은, 그래서 문제가 있다. 박상훈 학교장은 문재인 대표에게 “싸울 땐 싸우더라도 정치의 규범은 지키면서 싸워야 한다”고 충고한다. http://goo.gl/DJ1C7d

- [ 어찌, 귀로 맛을 보려하느냐 ] 도재기 경향신문 문화부장은 종교담당기자 시절 큰스님들을 만날 때마다 물어보았다고 한다. “깨달음의 맛은 어떤 맛이냐”고. 큰스님들은 깨달음을 얻겠다고 ‘쇠로 된 나무에 꽃을 피워내듯’ 평생을 비범한 삶을 산 선승(禪僧)들 아니던가. 하지만 꾸지람이 먼저 날아왔다고 한다. “스스로 맛을 봐야지, 귀로 그 맛을 봐 뭐하게”라는 호통이다. 그러고 나서 들려주는 스님들의 답은 공통적이다. 문경 봉암사든, 승주 송광사든, 도심의 사찰에서든 어디서 만난 스님이든 한결같다. “맹물 맛!”. 맹물도 맛이 있던가. 달지도 쓰지도 시지도 떫지도…않다. 혀로는 알 수 없는 맛이다. 그러면서 도재기 문화부장은 모처럼의 긴 여유를 맛 볼 이번 설에 ‘맹물 맛’을 느껴보라 조언한다. http://goo.gl/vRIJ42

- [ 남편 10명 중 4명 ‘간통’ ] 결혼한 남성 10명 중 4명이 배우자가 아닌 이성과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공개한 ‘여성·가족 관련 법제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연구: 간통죄에 대한 심층분석’ 보고서에서 지난해 6월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의 21.4%가 결혼 후 간통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성별로는 기혼 남성의 36.9%가 결혼 후 간통 경험이 있었고, 기혼 여성은 6.5%로 파악됐다. 형법상 간통죄 존폐 여부에 대해선 ‘간통죄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60.4%로 간통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비율과 비슷하다. http://goo.gl/0ZG8v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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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2월 14일 경향신문

- [ 윤창중·윤진숙…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 ] 국무총리 후보자 이완구(65)의 국회 인사청문회와 인준 절차로 시끄럽다. 인사청문회 날짜를 잡아주길 기다리고 있는 대법관 후보자 박상옥(59)도 쉽게 갈 것 같지 않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런 장면에 익숙하다. 인사청문회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요절복통’할 상황을 너무나 자주 봐왔기 때문이다. 지난 2년여 동안 인사 과정에서 사라진 사람들은 하늘의 별처럼 많다. ‘보수진영의 인재(?)를 모두 집어삼키는 블랙홀’이라고 불릴 정도로 박근혜 정부는 수많은 사람들을 역사의 뒤안길로 묻어버렸다. 최대석 미스터리, 헌재소장 낙마 이동흡, 성추행 파문 윤창중, 흙 속의 진주라던 윤진숙…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 http://goo.gl/Sc2H95 

[ 판사에게 ‘표현의 자유’란? ] ‘댓글 판사’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판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특정지역을 상습적으로 비하하고, 자신이 담당했던 재판의 피의자를 조롱하고, 동료 법관도 비난했다. 판사는 판결문으로 얘기 한다던데 그에게 판결문은 자신을 담아내기엔 부족했던 모양이다. 스스로는 ‘표현의 자유’를 누렸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그의 댓글은 신분을 감추고 벌인 철저히 개인적인 활동이다. 하지만 대중, 특히 법정에 선 사람들은 판사에게 법 전문가 이상을 기대한다. 판사도 악플을 달고, 밤에 ‘야동’을 보고, 긴 줄 앞에서 새치기를 할지 모른다. 하지만 판사에 대한 환상은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전제한다. 언론에 나오는 판결 기사에는 간혹 “재판부는 준엄히 꾸짖었다”는 투의 표현이 나온다. 사실 말이 안되는 표현이다. 판사는 양형 기준에 따라 판결하면 될 뿐, 누군가를 꾸짖을 권리는 없다. 꾸짖는 것은 부모, 스승, 사제가 할 일이다. 그럼에도 그런 표현이 나오는 건, 판사에 대한 윤리적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 평균보다 인격적으로 미숙한 사람이 법을 집행하고 있다면… http://goo.gl/SdlPe1 

- [ 10대 청소년, 공부를 잘하려면…] 뇌 연구는 주로 유아나 어린이의 두뇌 발달, 치매 등 노인성 질환에 집중돼왔다. 상대적으로 청소년의 뇌에 관해서는 연구가 부족한 편이다. 뇌는 신체기관 중 가장 천천히 성숙하는데 20대 후반, 심지어 30대 초반이 돼서야 어느정도 완성된다. 기본적인 신체활동을 담당하는 뒤쪽에서 시작해 공감, 충동 조절, 판단, 분석, 계획 등을 담당하는 뇌의 앞쪽 전두엽까지 순서대로 발달한다. 10대의 뇌가 학습능력이 최고조인 반면 감정이나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한 이유다. 성장중인 뇌는 회복력이 높아 각종 중독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중독도 뇌의 기제상 일종의 학습이어서 학습능력이 높은 10대의 뇌가 술, 담배, 각종 디지털 기기들, 마약 등에 자주 노출되면 그만큼 더 빨리 오래 강하게 단단히 중독돼 버린다. 그렇다면 지식에 중독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0대의 두뇌>를 펴낸 프란시스 얀슨은 “자는 동안 뇌는 정보를 재조합해 단단히 저장하므로 공부를 한 뒤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http://goo.gl/aW3MBE

- [ 조선의 정치에 이용된 고려 충신 정몽주 ] 문묘(文廟)란 공자를 필두로 한 유가 성현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을 일컫는다. 유교 국가 조선에서 공자는 흔들림 없는 도덕적·정치적·학문적 권위의 상징이었기에, 문묘 종사(從祀·학덕 있는 사람의 신주를 문묘·사당 등에 모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조선이라는 국가가 공인하는 지식인으로 인정받는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조선 들어 처음으로 문묘에 종사된 인물은 언급조차 금시시 되어오던 정몽주다. 정몽주의 문묘 종사를 주도한 세력은 연산군을 몰아내고 중종을 세운 조광조와 그 추종자들이다. 애초 이들은 세조에게 맞서다 죽은 성삼문, 박팽년 등을 종사하려 했다. 이들은 부당한 권력이라면 임금에게도 대들 수 있는 반정의 시대정신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연히 왕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정 주동자들을 종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대안으로 불의에 맞서다 죽은 지식인의 상징으로 정몽주를 내세우게 된다. 수성의 시대에는 혁명보다는 충성이 강조되기에, 고려라는 나라에 충성했던 정몽주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신간 <조선의 지식계보학(옥당)>  http://goo.gl/6iKGsl 

- [ 몽골 대제국의 배후, 여성들 ] 몽골은 아들이 애 딸린 과부와 결혼하면 “공짜로 손자를 얻는다”고 좋아하고, 이혼한 여성에게 “더 큰 인연이 오기 위해 작은 인연이 스스로 물러갔다”고 덕담하는 나라다. 조계종 승려인 해인 스님은 여성을 ‘생명의 경전’으로 받드는 몽골의 전통을 그들의 위대한 왕비들에게서 찾는다. 몽골제국의 건설자인 칭기즈 칸은 하늘과 땅, 남성과 여성의 균형을 중시했다. 몽골의 왕비는 ‘왕의 아내’ 역할에 머물지 않았다. 왕비는 칸과 함께 제국을 통치했고, 칸이 정복전쟁을 위해 자리를 비우면 직접 제국의 지배자가 됐다. 심지어 군대를 이끌고 전장에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제국의 건설과 유지에 여성의 기여가 적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몽골 사람들은 결혼, 이혼, 비혼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 않다. 혼전 출산에 대해서도 편견이 없는데, 이는 새 생명의 탄생이야말로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척박한 땅에서 남자와 여성이 함께 어려움을 이겨낸 탓이다. 신간 <몽골의 페미니스트 왕비들(운주사)> http://goo.gl/POGFz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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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2월 13일 경향신문

- [ 술자리에서 분위기 깨는 사람…] 술자리에서 분위기를 깨는 사람은 성희롱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성희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다. http://goo.gl/IkJrpr 

- [ 닭장 속 여우의 자유 ] 대개 ‘아름답고 고상한 단어’는 관념적이어서 타락, 오용되기 쉽다. 경향신문에 <정희진의 낯선 사이>라는 칼럼을 연재하는 여성학 강사 정희진씨는 자유, 평화, 인권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유, 평화, 인권은 약자에게 보장되어야 할 가치이지 보편적인 권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모든 사람의 보편적인 권리라면 권리들 사이의 충돌로 인류는 멸망할 수도 있다. 강자가 자신의 주장을 표현의 자유라고 말할 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테러이며, 테러라고 불리는 저항을 초래한다. 프랑스의 사회운동가 스테판 에셀은 “세계인권선언에서 말하는 자유는 닭장 속의 여우가 제멋대로 누리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http://goo.gl/IkJrpr

- [ ‘진정성’은 대통령이 쓸 말이 아니다 ]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진정성’이라는 것이있다. 진정성은 속이지 않고 모든 것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것인데, 의미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용례다. 미셸 푸코는 그리스·로마의 철학자들을 인용해 진정성이란 권력자나 가진 자가 입맛대로 휘두르는 무기가 결코 아니라고 말했다. 반대로 약자나 가난한 자가 권력을 향해 진실을 요구할 때 쓸 수 있는 단어라는 것이다. 강자의 과시욕 수단이 될 수 없으며 이미지 정치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한 말이다. 예컨대 진정성이란 말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묻고 대통령이 답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권력자가 진정성을 정말로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면 누군가에게 진정성을 묻기보다는 스스로를 판단하는 근거로서 자신에게 먼저 물어봐야 할것이다. http://goo.gl/An94me

- [ 땅콩회항, 결국 징역 1년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 됐다. 재판부는 ‘돈과 지위로 인간의 존엄을 해친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재판부는 “조직이 개인을 희생시키려 한 사건이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심이 있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건”이라며 “부사장, 오너라는 지위를 이용해 사무장을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하기시킨 것은 항공기 운항의 안전을 위협하고 승객의 안전을 위협한 비정상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조현아는 선고 말미에 자신의 반성문을 재판장이 읽을 때 어깨를 살짝 들썩이기도 했다고 한다.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즉각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http://goo.gl/dzHZK2

- [ 조선 경종, 홍시 먹고 죽었다는데… ] 떫은 감은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나지만 단감은 중남부지방에서 생산되며, 진영 단감이 유명하다. 감은 한약명으로 ‘시자’라고 하는데 비타민C와 천연당분이 많아 감기 예방과 숙취 해소에 좋고, 요오드 성분은 갑상샘 질환에 도움이 된다. 타닌산은 수렴작용이 있어서 체내에서 점막 표면의 조직을 수축시키는 약리작용을 함으로써 설사를 멎게 하고, 지혈작용도 한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목이 마를 때, 가래가 많고 기침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만성 기관지염 등에 사용된다. 또 구내염이나 혀의 염증이 있을 때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동의보감>을 보면 ‘홍시와 게는 함께 먹어서는 안된다’고 나와 있다. 역사적으로는 조선시대 *경종이 게와 홍시를 함께 먹고 사망했다는 주장이 있다. 감은 아랫배가 차면서 식욕이 없는 사람, 살이 단단하지 않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사상의학에서는 감을 태양인의 음식으로 분류하고, 태음인 체질엔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http://goo.gl/QJmLEB

*경종=숙종의 아들. 어머니는 희빈 장씨(,장희빈)이다. 1690년(숙종 16) 폐비 장희빈의 소생이라는 이유와 정치적으로는 남인계에 속한다는 점 때문에 송시열() 등 당시 정치적 실세였던 서인 세력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과하고 아버지 숙종에 의해 세자에 책봉된다. 경종의 세자 책봉을 반대하였던 송시열은 사사되었고 서인은 한때 실각한다. 희빈 장씨가 폐출되어 사사되면서 경종은 점차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했고 숙종으로 부터도 견제와 미움을 받아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고 전해진다. 그의 재위 4년 동안은 당쟁()의 절정기를 이루었다. 1724년 즉위 4년이 되던 해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고 자리에 누운지 단 몇일 만에 급서했다. 그의 사망을 두고 세간에는 게장을 먹고 독살되었다는 등 무수한 추측이 난무했다. http://goo.gl/OTMsH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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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12일 경향신문

- [ 문재인의 문제는… ] 문재인은 큰길을 벗어나 자주 옆길로 빠진다. 지난 대선 후보 단일화 때 그러더니,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경선규칙을 두고 경쟁자와 사생결단의 대결을 했다. 그 때문에 대선에 패배하거나 상처뿐인 영광을 손에 쥔 채 겨우 당대표가 되었다. 대선 패배 직후 차기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한 것처럼 결심도 쉽게 한다. 그리고 눈앞의 상황에 잘 휩쓸린다. 세월호 유가족 유민 아빠 동조 단식 때 그랬다. 그건 아마 그의 순수한 연민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단식은 정국의 초점이 되었다. 정치 지도자는 뜨거울 땐 뜨거워야 하지만 냉정할 땐 냉정해야 한다. 정치 지도자에게 기대하는 건 문제 해결이지 문제 제기가 아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설위원도 전날 조국 교수에 이어 문재인에게 당부의 말은 전한다. “문재인은 불안한 출발을 했다. 그렇다고 아주 나쁜 것은 아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가지들에 이끌려 길을 잃지 않으면 당을 바로 세울 수 있다. 그러면 그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 문재인의 역전극을 기다린다. 굵게 가라.” 이대근 논설위원의 당부처럼 굵게 가야 할 것이다. 굵고 짧게나 가늘고 길게 가려는 것은 꼼수다. 굵고 길게 가려면 이대근 논설위원과 조국 교수가 말한 ‘육참골단(肉斬骨斷)’의 당부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http://goo.gl/PlIw53

[ 듣지 않는 자, 독재자가 된다 ] 사회학자 짐멜에 따르면 눈은 ‘시선의 교환’을 통해 상호성을 가진다. 다른 이의 눈을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의 눈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이에 반해 귀는 듣기만 할 뿐 내어주는 것이 없다. 이러한 청각의 이기주의는 역설적으로 순응주의와 연결된다. 짐멜은 말한다. “귀는 오로지 받아들이기만 하기 때문에 근접한 것은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고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그래서 청각은 다른 감각들보다 더 정치적이며 위계적 성격을 갖게 된다. 두 사람이 대화할 때 마주 볼 수는 있어도 동시에 들을 수는 없다. 누군가 말할 때 다른 누군가는 들어야만 한다. 한편이 자기 뜻대로 말할 수 있는 반면에 다른 한편은 일방적으로 들어야만 한다면, 둘 사이에는 불가피하게 정치적 권력관계가 성립하고 그것이 독재다. http://goo.gl/kTZwfp

- [ ‘평양감사’는 애초에 없는 말 ] ‘평양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본인이 싫어하면 억지로 시킬수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런제 평양엔 감사가 없었다. 감사는 지금의 도지사에 해당한다. 조선시대 평양은 ‘도’가 아니라 ‘도호부’였고 책임자는 ‘도호부사’였다. ‘평양 감사’의 바른말은 ‘평안 감사’다. 평양과 그 주변을 아울러 이르는 땅이 평안도이고 이곳의 책임자가 ‘평안 감사’였다. ‘산수갑산’도 틀린 말이다. 자신에게 닥쳐올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어떤 일을 단행할 때 ‘산수갑산에 가는 일이 있어도’라는 말을 쓴다. 하지만 삼수갑산(三水甲山)이라고 써야 맞다. 가장 험한 산골인 ‘삼수’와 조선시대 대표적인 귀양지인 ‘갑산’이 이어붙은 말이기 때문이다. http://goo.gl/wKQFRn

- [ 판사가 익명으로 ‘막말 댓글’ 9500개 ] 현직 부장판사가 2008년부터 최근까지 익명으로 인터넷에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비윤리적 혐오성 막말 댓글을 상습적으로 달아온 사실이 확인됐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수도권 법원에 근무 중인 ㄱ부장판사는 200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다음·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5개의 서로 다른 아이디와 닉네임을 사용해 뉴스 기사와 다른 사람들의 댓글에 혐오성 댓글 9500개를 달아왔다. 전라도 지역을 상습적으로 비난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투신의 제왕’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심지어 자신이 판결을 선고했거나 맡고 있는 사건에 관한 기사에도 댓글을 달았다. http://goo.gl/CZZmiD

현직 판사가 포털사이트에 ‘막말 댓글’ 9500개를 달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전라도 사람들, 심지어 자신이 재판을 했던 피의자들에게까지 저급한 표현을 써 가며 조롱성 댓글을 달았다. 영종대교에서는 해외토픽에서나 보던 차량 105대 연쇄 추돌 사건이 일어나 2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다쳤다. 안개가 살인을 했고, 댓글은 때로 흉기가 된다.

- [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하라 ] ‘법고창신(法古創新·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은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주창한 탁월한 문장론이다. 연암은 “법고에 집착하면 때묻을 염려가 있고, 창신에만 경도되면 근거가 없어져서 위험하다”고도 했다. 과거없는 현재가 없으니, 모든 세상살이에 두루 들어맞는 이치일 터다. 김석종 경향신문 문화전문기자가 전통공예의 법고창신에 꽤 근접한 듯한 나전칠기(자개옻칠) 작가 김영준(56)을 소개한다. http://goo.gl/CfD0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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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11일 경향신문

- [ 조국, 문재인에게 대놓고‘육참골단’ 당부 ] 조국 교수는 “나는 2016년과 2017년 권력교체를 희망한다. 야당이 집권을 한다 해도 ‘천국’이 오진 않겠지만, ‘지옥’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기에…”라며 경향신문 칼럼 <조국의 밥과 법> 마지막 글에서 문재인에 대한 절절한 당부를 쏟아냈다. “정당 혁신 없이 총선 승리는 없다. 총선 승리 없으면 문재인은 없다. 그러면 문재인은 무엇을 결단해야 하는가. ‘육참골단(肉斬骨斷)’이다. “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어야 상대의 뼈를 끊을 수 있다.” 만약 문 대표가 ‘살’을 챙기다가는 자신도 죽고, 당도 죽고, 범진보도 죽을 것이다. 그 결과 수구기득권의 ‘뼈’가 끊어지기는커녕 더 튼튼해질 것이다.” 그리고 말미에 “써야 할 법학서가 있기에 대중매체에 글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밥’을 먹는 세상, 제대로 ‘법’이 서는 세상을 위한 노력은 미력이나마 계속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http://goo.gl/65V4Fa

- [ 정권 바뀌어도 악순환이 계속되는 이유 ] 한국 정치사를 무수하게 수놓으며 명멸했던 정당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특징이 있다. 현재의 여야를 비롯하여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새’, ‘신(新)’으로 시작하는 정당명이 유독 많다는 점이다. 변화와 쇄신, 개혁과 혁신을 부르짖지 않은 정당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의 임기말이 되면 여당은 으레 레임덕 대통령의 탈당을 원하고, 새 정권은 리셋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정부조직을 새로 짜느라 고심한다. 그러나 현실은 지난 2년 사이 행정안전부가 안전행정부로, 다시 노무현 정부 시기의 행정자치부란 이름으로 회귀한 것처럼 실제로는 리셋이 아니라 리사이클(재활용)이 되고있는 상황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비극의 악순환이 계속 되는 이유다. http://goo.gl/65MnVy 

- [ 정홍원, 역대 최장수 총리되나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65)가 “(기자들 김영란법에) 당해봐. 내가 이번에 통과시켜 버려야겠어”라고 밝힌 발언이 공개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1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가 지난달 27일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한 발언을 녹취한 파일 일부를 공개했다. 녹취파일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김영란법을 거론한 뒤 “지금까지 내가 공개적으로 막아줬는데 이젠 안 막아줘”라며 “이것들 웃기는 놈들 아니여. 지들 아마 검경에 불려다니면 막 소리 지를 거야”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또 “언론인들, 내가 교수도 만들어주고 (대학) 총장도 만들어주고”라고 했다. 충청도 양반인 줄 알았는데, 까면 깔수록 가관이다. 이대로라면 국무총리가 안될수도 있어 보인다. 대통령 직선제 이후 최장수 국무총리는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김황식 총리다. 제 41대 국무총리였던 국황식 총리는 2010년 10월 ~2013년 2월까지 약 2년 5개월간 총리를 맡았다. 이한구 총리 후보자가 낙마한다면 정홍원 총리가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될수도 있다.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인 정홍원 총리는 2013년 2월 26일 ~ 현재까지 만 2년간 총리직을 맡고있는데 5개월만 더하면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된다. http://goo.gl/wPXAHN 

- [ 재산 30배 차이나도 건보료는 3배 차이 ] 정부와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는 소득이 없어도 집과 차가 있으면 보험료를 내야한다. 재산이 1억원이면 해당 보험료가 약 월 8만원이다. 10억원이면 18만원, 30억원 초과면 26만원이다. 재산 1억원과 30억원을 비교하면 자산가격은 30배이지만 보험료는 약 3배에 불과하다. 또한 재산 부과 상한액이 30억원으로 묶여 있으므로 100억원 재산가도 26만원만 낸다. 명백한 자진자에 대한 특혜고 언뜻 봐도 불공정한데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에 미온적인 느낌이다. 정부가 생각하는 비정상과 서민이 생각하는 비정상의 잣대가 다르다면 정상화는 기대하기 힘들다. http://goo.gl/ZyyYaV

- [ 무릇 효도란 이런 것이다 ] 퇴계 이황이 쓴 농암 이현보(1467~1555)의 일대기를 보면 “이현보는 자손들이 다 모인 가운데 부모님 앞에서 색동옷을 입고 재롱을 피웠다.”(<퇴계선생문집> ‘이현보 행장’)는 대목이 있다. 환갑을 훨씬 넘긴 이현보가 왜 노부모 앞에서 꼬까옷을 입고 재롱잔치를 벌였을까. 춘추시대 초나라 은사인 노래자의 고사가 있다. 노래자는 나이 70이 넘었음에도 때때옷을 입고 딸랑이를 흔들고 아이들처럼 놀면서 부모를 즐겁게 했다고 한다. 한번은 부모에게 물을 갖다 주려다 넘어진 일이 있었다. 노래자는 부모가 걱정할까봐 일부러 물을 더 뿌린 뒤 드러누웠다. 어린아이 우는 흉내를 낸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부모는 아이들의 장난인 줄 알고 기뻐했다.(<초학기> 권17 ‘효자전’). 모름지기 효도란 이런 것이다. http://goo.gl/fpBcN8

[ 일본말 ‘호네누키’의 뜻은? ] 일본말 ‘호네누키(骨拔き).’ 동물·생선 등에서 뼈를 발라내는 행위를 뜻한다. 어떤 것의 알맹이를 빼버림으로써 무력화시키는 행위를 빗댈 때 많이 쓰인다. (骨:뼈 골, 拔:뽑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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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10일 경향신문

- [ 역겨운 말 ‘부덕의 소치’ ] 말하는 이들은 그럴싸한 말이라고 여기는지 모르지만 정작 듣는 이들에게는 매우 역겨운 말 중에 하나가 ‘부덕의 소치’다. 속셈은 뻔하다. 덕에 기대거나, 덕 뒤에 숨고자 하는 심리로 본다. 잘한 것은 아니지만, 덕의 차원이 아닌 (너희와 같은) 일반인 수준의 잣대로 보면 그렇게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 하는 심보를 말한다. 오만함을 감춘 조롱인 셈이다. ‘부덕의 소치’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개 ‘불법의 소치’다. 몰염치와 불결의 소치이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적반하장의 소치이다. http://goo.gl/vN6Cs9

- [ 위기를 다룰 줄 아는 정당, 새누리당 ] 영국의 노동당이 1979년부터 18년 동안 야당 생활을 할 때 당의 내부에서 10년 넘게 혁신 작업을 주도하던 인물이 필립 굴드다. 그는 원래 여론조사, 홍보 전문가였다. 2011년 61세의 나이에 세상을 뜬 그를 두고 토니 블레어는 ‘길을 찾는 사람(pathfinder)’이라 평했다. 굴드가 노동당 집권의 길을 연 선도자라는 얘기인데, 굴드는 그 여정을 끝없는 혁신의 연속(unfinished revolution)이라고 칭했다. 정치의 핵심을 잘 짚은 말이다. 새누리당은 위기를 다룰 줄 아는 정당이다. 2004년 차떼기 정당이란 오명 아래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 때 그들은 신예 박근혜를 얼굴로 내세웠다. 그리고 박근혜의 위기가 오자, 이번엔 유승민을 내세운다. 선당후사를 외치는 건 새정치민주연합인데, 실제 그 정신이 작동하는 건 새누리당이다. http://goo.gl/P1g83h

- [ 김무성 대표는 ‘조선인은 안돼’라고 생각하는가 ] 정부는 기업의 법인세 부담 증가 없는 증세가 불가능해보이자 이번에는 복지 과잉론으로 선회하며 이념전쟁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복지 과잉으로 국민이 나태해질 것을 우려하는 여당 대표의 모습에서 “국민의식이 떨어지기 때문에 민주주의 제도가 아직은 이르다”며 전두환 쿠데타를 정당화했던 당시 공화당 유력 정치인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이들의 의식은 “조선인은 스스로 결정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일본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던 일본 제국주의 논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http://goo.gl/n7PXu7

- [ 비난하는 사람은 피곤하다 ] “남이야 비방을 하건 비난을 하건 상관하지 마라. 그것은 불을 가지고 하늘을 태우려는 것과 같아서 비방하고 비난하는 사람만 스스로 피곤할 뿐이다.” 중국 당나라 승려 현각(666~714년)이 지은 <증도가>의 한 구절이다. 증도가는 예로부터 선불교의 대표적인 지침서로 많은 선승들이 해설하고 독송해왔다. 성철 스님은 증도가를 읽고 출가를 결심했다. 조계종을 대표하는 명강사(강백) 무비 스님의 <증도가 강의>는 불교계 베스트셀러다. 진품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던 금속활자 ‘증도가자’가 마침내 진품으로 확인됐다. 1033년에서 1155년 사이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까지 세계 최초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직지>(1377년)보다 최소 138년,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1455년)보다 200년 이상 앞서는 기록이다. http://goo.gl/5yqcwR 

- [ 원세훈 ‘유죄’… 대선 결과 뒤집히나? ] 원세훈 ‘유죄’에도 대선 결과엔 영향이 없다. 공직선거법은 ‘당선의 효력에 이의가 있는 정당 또는 후보자는 당선인 결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효가 지났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다른 '대선 무효 확인 소송'에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http://goo.gl/od3BqP

- [ “원세훈 유죄” 김상환 부장판사는… ]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개입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서울고법 형사6부 재판장은 김상환 부장판사(49·사법연수원 20기)다. 김 부장판사는 2010년 1인 시위를 하는 화물차 운전사를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맷값을 건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 최철원씨를 구속했다. 2011년 제일저축은행 회장에게서 청탁을 받은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 김재홍씨를 구속했다. 2012년 수백억원의 불법·부실 대출을 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에게 징역 6년을 내리기 앞서 “유·무죄 판단이 실체적 진실과 다를 수 있지만 결국 피고인 스스로 자신에 대한 재판을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반면 사회적 약자에게는 배려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2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복역한 박형규 목사에게 무죄를 내린 재심 판결문에 “부디 이 판결이 피고인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우리 사법에 대한 안도로 이어지길 소망한다”고 썼다. 참, 지난해 9월 원세훈의 대선개입 혐의에 무죄를 판결한 이범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1기)는 지난 3일 대구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했다. http://goo.gl/5c7bZ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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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9일 경향신문

- [ “우리 헤어져”…톡 치면 끝 ]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이별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전화 혹은 메신저로 관계를 종결하는 모습을 젊은 세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편리한 이별’이 연애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학교나 동아리, 취업스터디 등 인간관계 전반에서 20·30대는 쉽게 관계의 끝을 말한다. 그래픽으로 정리한 연애코치가 말하는 안 좋은 이별의 유형 4가지가 눈길을 끈다. 연락두절형, 일방통보형, 적반하장형, 자아비판형 4가지 유형중 나는 자아비판형인것 같다. http://goo.gl/WtrAKv 

- [ 원치 않는 감정이입을 막으려면… ] 우리 감정이 수직적으로 부모에서 자녀에게로 대물림되는 것처럼, 수평적으로 동시대인 사이에서도 서로 전염된다. 한 사회에 특정 사건이 일어나면 구성원들은 예민하게 서로 정서적인 삼투압현상을 느낀다. 냄새가 절로 맡아지고 소리가 절로 들리는 것처럼 불안감이나 분노도 절로, 고스란히 구성원의 정서 속으로 스며든다. 사회 구성원이 저마다 심리적 자기 경계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한다. 자기 느낌과 타인의 감정, 자신의 소망과 타인의 욕구, 자기 현실과 타인의 삶을 서로 구분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는 자극에 고스란히 휩쓸린다. 왜 이러는 걸까요. 김형경 작가는 “자기 걱정을 한없이 자식에게 털어놓는 엄마, 술 취한 채 화내는 아버지의 감정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해져 불안과 분노의 감정 공동체를 형성한다. 그런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희생시켜서라도 가족이 평화롭기를 소망한다. 성인이 된 후에는 모든 타인의 감정이 곧바로 심장으로 스며드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라고 말한다. 자극에 대해서 즉각 반응하기보다 일단 멈춰서 생각해 본다면 정서적으로 원치않는 감정이입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http://goo.gl/2BIqK8

- [ 자연을 조작하려는 시도 ] 영국의 생명공학회사 옥시테크는 열병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유전자변형기술을 활용했다. 암컷과 짝짓기를 했을 때 후손이 죽도록 수컷의 유전자를 변형한 것이다. 이를 두고 유전자변형생명체(GMO)를 생태계에 방출하는 문제를 두고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모기는 줄겠지만 그 자리를 다른 해충들이 채울수도 있고, 모기를 먹고 살던 동물들은 다른 먹이를 찾아야 할 것이다. 결국 ‘나비효과’처럼 생태계 교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높고 최종 소비자인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 자연을 통제하려는 시도,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http://goo.gl/PSJGip

- [ 뱃속에선 존중 받고, 태어나면 찬밥 되는 아기 ] 저출산 추세에 대한 대책으로 출산장려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이미 태어난 어린이가 건강한 시민으로 자라서 제 몫을 하게 기르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한다. 30년 전엔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고 하더니 이젠 덮어놓고 나으라는 식이다. 낳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아동 권리’에 대한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 아동학대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그 본질은 들여다 보면 대부분 아이들을 소유물처럼 여기는 부모나 인격체로 보지 않는 어른들의 왜곡된 개념 탓이다. 유엔은 1989년 ‘어린이는 비로소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하나의 인간’이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아동권리협약’을 선포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아동을 권리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인식하고 있다. 즉, 어린이를 연약하고 보호해줘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권리를 지닌 능동적인 존재로서 존중 받아야 한다. http://goo.gl/L1xfmK

- [ 복지 선진국 중 거지된 나라 있나 ]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66)는 8일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관련 지출은 선진국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라며 “우리나라가 거덜 날 지경이면 그 나라들은 벌써 국제적 거지가 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학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가 재정 압박의 원인을 복지 지출 탓으로 돌리는 최근 정부·여당의 태도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준구 교수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복지 프로그램은 그 본질상 무상일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정부·여당·보수언론들이 구태여 ‘무상’이라는 말을 앞에다 붙이는 건 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http://goo.gl/RRcu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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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7일 경향신문

- [ 무중력 사회의 청소년들 ] 사람들은 저마다 안간힘을 다해 성공과 행복을 추구하지만 그것을 누리는 주인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성공이나 행복은 대부분 미래로 가 있다. 그래서 현재는 오직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시간으로 변질됐다. 미래가 엄청나게 확대된 데 견주어, 현재는 상대적으로 축소된다. 청소년들이 특히 심해서, 장래를 인질로 강요된 공부에 갇혀 산다. <유유자적 피플>의 저자 이충한씨는 오늘의 한국 사회를 ‘무중력 사회’라고 명명한다. 중력이 갈수록 희박해져서 ‘둥둥 떠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그렇다. 이충한씨는 즐거움·관계·노동이 건강한 개인을 바람직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중력의 세 요소라고 꼽는다. 최인철 교수의 ‘영혼의 3대 영양소’,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의 ‘삶의 위대한 세 영역’도 이와 다르지 않다. 최 교수는 자유·유능감·관계를 강조했고, 셀리그먼은 사랑·일·놀이에 주목했다. 이들 세 요건은 그 어느 것도 개인이 혼자 충족할 수 없다. http://goo.gl/GUOH3C

- [ 희망이 없어 행복한 젊은이들? ] 일본의 젊은 사회학자가 쓴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이언숙 옮김, 민음사 펴냄)이 나왔다. 희망이 없어서 오히려 행복하다는 ‘사토리(得道) 세대’의 안팎을 탐사한 보고서인데 한국 사회와 공통점이 적지 않다. 결말 부분 “이제껏 일본은 경제성장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는 생각으로 계속 달려왔는데, 돌연 경제성장이 멈춰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전통이 없는 일본은 모두 망연자실한 상태로, 그렇게 우두커니 서 있게 된 것이다.” 일본의 망연자실이 우리의 무중력 상황과 다르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누군가 신호를 보내주었으면 좋겠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먼저 우주로 간 아버지가 딸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http://goo.gl/GUOH3C

- [ 고시원엔 이제 꿈이 살지 않는다 ] 한국이 ‘압축 성장’하던 시절에 신분상승의 사다리를 가장 빠르게 타고 오를 수 있는 수단이 이른바 ‘고시’였다. 타고난 경제적 형편과 상관없이 자신만의 노력으로 출세를 성취할 수 있는 것이 ‘고시 합격’이었고, 이런 까닭에 ‘고시생’이라는 신분은 현재의 곤궁을 미래의 가능성으로 유예할 수 있는 훌륭한 보증이었다. 그러나 로스쿨 도입과 사법시험의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요즘에 이런 고시원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졌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처럼, 이제 고시원은 고시생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비싼 주거비를 지불할 수 없는 이들이 머무는 장소가 되었다. 한국에서 ‘고시’가 고도성장의 꿈을 대변하는 것이었다면, 오늘날 고시원은 오히려 이 꿈의 종언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고시원은 저소득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공간이다. 고시원에서 2인 이상 거주하면서 육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란한 가정을 꿈꾸던 중간계급의 붕괴를 건축이라는 실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고시원이다. http://goo.gl/agijaq

[ 한국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이유 ] 미국,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는 과속차량이나 불법주차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의 운전은 불법행위의 연속이다. 속도위반은 예사고 교통신호를 적당히 위반하기도 한다. 불법주차의 경우는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의 문제라기보다는 제도의 문제다. 선진국들은 도로모양, 교통량에 따라 제한속도가 세분화 되어있고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어디선가 경찰차가 나타나 어김없이 단속을 한다. 하지만 서울~ 춘천고속도로를 보라. 시속 100km는 돼야 할것 같은 데 제한속도는 70km다. 나만 규정속도로 가는 것은 손해보는 것 같아 속도 위반을 해도 경찰은 나타나지 않는다. 심지어 전방 몇 미터 앞에 단속 카메라가 있으니 조심하라고 알려준다. 그러다보니 걸리면 반성보다는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경제학 용어로 얘기하면 법규를 무시해서 얻는 기대이익이 단속에 걸려 지불하는 기회비용보다 크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게 되는 것이다. http://goo.gl/gDDCNK

- [ 검찰, 노무현 흠집내기 실패 ]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초본을 삭제한 혐의로 기소된 백종천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 비서관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회의록 초본은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통령기록물은 형태요건·직무관련성 요건·주체요건·생산요건 등 4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회의록 초본은 ‘생산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 사건 회의록 파일과 같이 비밀로 생산·관리될 내용이 담겨 있는 회의록 파일 초본은 폐기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 맞다”고 판결했다. 노무현 정부의 회의록 초본 삭제는 위법이 아닐뿐더러 올바른 것이었다는 의미다. 이번 판결로 검찰은 야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을 흠집내기 위해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htttp://goo.gl/XGoHls 

- [ 선행학습 금지법=학원 자영업자 지원법 ] 공교육 정상화를 목표로 지난해 9월부터 ‘선행학습 금지법’으로 불리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고 있다.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이 법은 학교만을 적용 대상으로 하고, 실제 선행학습의 주범인 학원 등 사교육 업체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실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행 선행학습 금지법에 따르면, 사교육 업체가 선행학습을 내세운 광고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을 뿐 사실상 제한 없이 선행학습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학습은 예습, 수업, 복습으로 이루어지고 학원은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가는 곳인데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금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결과적으로 ‘선행학습 금지법’은 공교육 정상화는 못 시키고 학원의 돈벌이를 지원하는 ‘교육 자영업자 지원법’이 되어 버린 형국이다. 차라리 학교에서 선행학습을 시키는 쪽으로 법이 바뀌었다면… 마찬가지로 공교육 정상화는 되지 않았겠지만 그나마 사교육비는 조금 줄지 않았을까? http://goo.gl/Sn7d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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