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30일 경향신문
- [ 막말은 세사람을 죽인다 ] 중국 오대십국시대의 정치가 풍도(馮道)는 ‘설시(舌詩)’에서 “입은 화를 불러일으키는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라고 했고, 탈무드는 “살인은 한 사람만 죽이지만 막말은 말한 사람, 듣는 사람, 대상이 된 사람 세 사람을 죽인다”고 했다. 박구재 경향신문 기획·문화에디터는 “‘충청 맹주’로 차기 대권까지 꿈꾸다 70일 만에 낙마한 이완구 전 총리를 절멸로 몰고간 것은 ‘진실하지 않은 입’이었다.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막말과 거짓 해명은 ‘역대 2번째 단명 총리’라는 오명을 씌웠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월 부여·청양 재선거 때 현금 3000만원을 ‘비타 500’ 상자에 담아 전달했다는 경향신문 보도가 나오자 이 전 총리는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했다.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된 직후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던 그는 성 전 회장과 217차례 통화한 내역이 공개되자 ‘거짓 해명’ 퍼레이드를 마감했다. 그러곤 목련 꽃처럼 펄썩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하긴 떨어져야 할 때 가지에 매달려 누렇게 변한 목련 꽃은 그 얼마나 추하고, 안쓰러운가”라고 말하며 이완구 전 총리는 “독일 나치스의 선전장관이었던 괴벨스의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에는 부정하지만, 두 번 말하면 의심하고, 세 번 말하면 믿게 된다’는 ‘거짓말의 위력’을 신봉했던 것은 아닐까”라고 말한다. http://goo.gl/vrXhGK
- [ 여기 아기가 있다 ] 무너진 벽에 깔려 다리가 부러졌다. 옆에서는 시체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음식도, 물도 없었다. 붕괴된 벽으로 사방이 막혔다. 연명하기 위해 오줌을 마셔야 했다. 그리고 죽을힘을 다해 도와달라고 계속 소리쳤다. 그렇게 82시간이 지났고 자칫 무덤이 될 뻔한 곳에서 그는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조의 ‘골든타임’인 72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살아남은 사람은 28세 네팔 청년이다. 생후 4개월 된 아기가 22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현지 언론인 카트만두 투데이는 네팔 군인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아기를 꺼내 들어올리는 사진을 실었다. 처음에는 아기가 죽은 줄 알았지만, 잠시 후 우렁차게 울음을 터뜨리자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http://goo.gl/KLRU3j
- [ 끝없이 이어지는 장애물 경주 ] 허들을 하나 넘었는데 또 다른 허들이 나타나고, 넘으면 또 나타나고…이렇게 끝없이 늘어나는 허들을 가진 장애물 경주를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청년취업 문제를 생각하면 이런 끝없이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경주가 떠오른다. 최근에는 기업체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갖출 것, 구체적으로 이공계 전공자라는 허들이 또 하나 생긴 모양이다. 이제는 오래전에 빈사 상태에 빠진 문·사·철을 넘어 문과 계열 전체가 함께 위기를 맞는 형국이다. 경제학자인 류동민 충남대 교수는 “슬프게도 이러한 경향은 커다란 틀에서 보면 자본주의 발전의 필연적 결과이기도 하다. 기술발전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교육을 잘 받은 소수만이 그에 적응하여 질 높은 일자리를 얻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다수들은 뒤처진다는 경제학 이론이 있다. ‘교육과 기술의 경주’라는 이 이론에서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는 결론 중의 하나는 소득과 일자리의 양극화는 결국 교육이 기술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다면 개인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제대로 된’ 교육을 남들보다 더 많이 받는 것뿐이라는 사실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IKR0zW
- [ 축복받은 도시 ‘서울’ ] 1000만 인구가 사는 세계의 메가시티 25개 중에서 산을 도시 내부에 품고 있는 곳은 서울이 거의 유일하다. 건축가인 승효상 이로재 대표는 “서양의 큰 도시에서 온 건축가들을 매료시키는 것은 서울의 산이다. 시내 어느 곳에서도 불과 10, 20분 이내에 산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이 환상적이라고 했다. 그럴 만도 한 게 그들 관념으로 도시는 평지여야 한다. 2000년의 역사를 가진 파리나 런던, 빈, 프랑크푸르트 등 모두가 로마군단의 캠프였던 카스트라라는 조직을 원도심으로 가지며, 평지에 설치할 수밖에 없었던 그 캠프시설이 시대를 거듭하며 확대된 게 오늘날의 모습이다. 중세유럽에 유행처럼 번진 이상도시 건설도 기하적 도형을 실현한 결과여서 바탕은 평지여야 했으며, 20세기에 등장한 마스터플랜의 도시들도 평지를 전제로 한다. 녹지의 공원? 물론 평지가 전제다”러고 말한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까이에서 산을 만날수 있으니, 이건 축복이다. http://goo.gl/em4p1M
- [ ‘문법나치’ 어떤사람? ] ‘나 보고 일해라 절해라 하지 마라’ ‘곱셈추위’ ‘멘토로 삶기 좋은 인물’.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놀라운 맞춤법 모음’에 등장하는 맞춤법이 틀린 것의 예시들이다. ‘이래라 저래라’ ‘꽃샘추위’ ‘멘토로 삼기 좋은’으로 써야 한다. 온라인상에서 맞춤법이 틀린 것을 보면 참지 못하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사, 방송자막, 블로그 등에서 맞춤법 오류를 발견하면 댓글로 틀린 곳을 정정해준다. 과도하게 문법에 집착하는 이들에겐 ‘문법나치’라는 별칭이 붙었다. 문법이나 맞춤법, 띄어쓰기의 오류를 물고 늘어지는 사람을 독일 히틀러 나치와 같다며 비꼬는 말이다. 최근 한 인터넷 게임 커뮤니티에선 ‘문법을 틀린 것이 문제냐, 문법나치가 문제냐’는 논쟁이 일었다. 논쟁에 참여한 한 누리꾼은 “갑자기 맞춤법 지적이 들어오면 흥이 깨진다. 지적을 통해 자부심을 느끼거나 시비를 걸려고 문법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페이스북에서 ‘맞춤법 틀리면 짖는 개’라는 페이지를 운영하는 김희태씨(20)는 “말다툼이 일어날까봐 맞춤법 지적은 조용히 하는 편이지만 우리 문자를 올바르게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해 페이지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자유기고가 노정태씨는 “문법나치는 영어권에서 쓰이던 ‘Grammar Nazi’가 번역돼 넘어온 것”이라며 “편집자가 따로 있던 올드미디어 시대와 달리 누구나 자신의 글을 블로그 등 공개된 매체에 게재할 수 있어 문법에 대한 긴장감이 약해진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http://goo.gl/K5str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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