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7일 경향신문
- [ 의제화와 이슈화의 차이 ] 진보를 표방하는 세력이라면 사회경제적 아젠다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수를 점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계층적 이해관계를 잣대로 정치를 바라보고 선거에 참여하는 게 그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유능한 경제정당론’은 적절한 선택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의제화와 이슈화가 다르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의제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정치적 경쟁이나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안이한 판단”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대선을 상기해 보면,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초반에 의제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기존의 태도를 바꿔 복지와 경제민주화 의제를 수용해버리자 이 의제는 선거의 쟁점으로 등장하지 못했다. 의제화에는 성공했으나 이슈화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의제화는 어떤 갈등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이고, 이슈화는 갈등의 해법에 있어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의제화는 문제제기고, 이슈화는 해법 제시에 방점이 찍혀있다. 승부를 결정 짓는 결정적인 요소는 이슈화다. http://goo.gl/Usrc28
- [ 정치 거물들 ‘재·보선 열국지’ ]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여야 간판급 정치인들의 ‘테스트 베드(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 광주 서을, 경기 성남중원 4곳에서 치러지는 ‘미니 선거’이지만 내년 총선을 딱 1년 앞두고 치러진다는 점에서 ‘미리보는 20대 총선’으로 받아들여진다. 단순한 ‘전초전’이 아니라 정치인 개개인의 명운이 걸려 있는 ‘서바이벌 게임’ 양상까지 띠면서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규모는 작아도 등장인물은 매머드급이다. 경향신문 정치부 정환보 기자는 이를 “중국 춘추전국시대 550년을 다루면서 수많은 인물과 일화·고사성어를 녹여낸 <열국지(列國志)>에 비견할 만하다”고 말한다. http://goo.gl/jrcOki
- [ 종북언어 ‘동무’의 몰락 ] 예전 동요 속 ‘친구’는 대부분 ‘동무’로 표현 되어있다. 하지만 지금은 일종의 고어(古語)가 됐다. 동무와 같은 뜻인 친구(親舊)가 대세어로 등장한 것은 오래전 일이다. 동무가 북한에서 즐겨 쓰는 단어였으므로 금기어로 굳어진 탓이다. 북한의 <조선어사전>은 “동무는 혁명대오에서 함께 싸우는 사람을 친근하게 이르는 말”이라 풀이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 신세대 사이에서 ‘동무’라는 단어를 꺼리는 풍조가 생겼났다고 한다. 북한계간지 ‘문화어학습’ 최신호는 “동무라는 말을 공식석상에서나 쓰고 보통 때는 ‘야, 자’ 하는 거친 말을 쓴다”고 개탄하는 논문을 실었다. 한 탈북자는 “남한 TV를 보는 젊은이들이 ‘동무’라는 말을 촌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전한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아주 친한 사이를 일컫는 아름다운 우리말(동무)이 이제 남에서나 북에서나 버림받는 단어로 전락하고 있다”며 “하지만 남과 북이 거리낌없이 써야 할 단어가 하나 있다. 어깨동무다. 어깨동무는 ‘상대의 어깨에 서로 팔을 얹어 끼고 서는 것, 또는 그렇게 노는 아이들의 놀이’(국어사전)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FFwBFY
- [ 무의미한 연명치료 ] 스콧 니어링(1883~1983)은 20세기 초·중반 미국의 산업주의 체제와 그 문화의 야만성에 비판적이었던 경제학자로, 인생 후반을 버몬트와 메인의 숲에서 농림업을 영위하며 살았다. <조화로운 삶> 등 많은 저서를 남기고 100세까지 장수한 그는 ‘위대한 자유인’으로 칭송과 존경을 받고 있다. 그가 존경받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사전의료의향서’를 남겼다. 김영길 사단법인 희망 도래미 사전의료의향서 지원단장은 “병원 중환자실에서 심폐소생술이나 인위적 영양공급 등 소위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고통받으면서 경제적 부담으로 남은 가족을 힘들게 하는 사례를 접하게 된다”며 존엄사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스콧 니어링은 올바른 식사방식과 절제된 생활로도 잘 지낼 수 없다면, 될 수 있는 한 빨리 죽는 것이 나와 내가 속해 있는 사회를 위해서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1963년 마지막 죽음이 가까워오면 그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도록 무의미한 연명치료는커녕 의사도 목사도 가까이 오지 않도록 하고, 되도록 빠르고 조용하게 가고 싶다는 뜻을 포함해서 최후 단계를 위해 자신의 처치에 관한 의향서를 썼다. 이것이 체계적이면서 상세하게 작성해 놓은 가장 오래된 ‘사전의료의향서’인 스콧 니어링의 ‘주위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이다. http://goo.gl/i1ZY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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