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30일 경향신문
- [ 휴대폰, 약정 끝날 때 쯤 고장 왜? ] 독일의 사회심리학자 하랄트 벨처의 <저항안내서>(원성철 옮김, 오롯 펴냄)를 보면 미국의 작은 도시 리버모어의 한 소방서에서 매년 한 전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를 갖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구의 생일? 그 전구는 1901년 소켓에 끼워진 이래 지금까지 불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어느 순간 전구나 형광등이 예고도 없이 수명을 다하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백년 넘게 장수하는 전구가 있다니.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인 이문재 시인은 “전구의 수명은 반영구적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필라멘트가 끊어지는 이유는 기업이 개입했기 때문이다. 1924년 전구 생산업체들이 전구 수명을 1천 시간으로 제한하기로 담합했다는 것이다. 반영구적 전구는 수요를 발생시키지 않고 결국 기업이 문을 닫게 만든다. 소비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이윤이 발생하지 않으면 생산이 불가능한 체제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논리다. 그런데 전구 생산업체만 제품 수명을 조절해온 것일까. ‘노후화 기술’이 있다. 지난 세기 초반, 미국 전구 생산업체처럼 제품의 수명을 일부러 단축시키는 기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고장이 나도록 해, 새 제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시장 논리의 입장에서 보면 노후화 기술은 전문기술이자 첨단기술이 아닐 수 없다. 어디 전구뿐이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제품에 노후화 기술이 내장되어 있을 것이다. 이제 오래 써서 못 쓰는 제품은 많지 않다. 닳고 닳을 때까지 사용하는 소비자도 별로 없다. 여전히 소비는 미덕이고 소비 능력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 만일 지구 자원이 무한하다면 노후화 기술은 환영받아 마땅한 신기술이다. 끊임없이 이윤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구 자원이 결코 무한하지 않다는 데 있다. 화석 연료를 비롯한 모든 자원이 유한하다. 반드시 고갈된다. 전구 수명을 짧게 하면 단기적으로는 기업에 이윤을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자멸, 공멸하는 것이다. 제품 수명의 단축은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소비 증가는 자원 고갈과 폐기물의 증가로 이어진다. 소비량이 늘어나는 만큼 공멸의 시기가 빨리 다가온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를 엔진으로 하는 시장 전체주의가 지구 자원, 인류의 미래를 앗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http://me2.do/xdZqIVnn
- [ 사람을 죽인 말 한미디… ] 60대 아파트 경비원이 경비실에 맡겨둔 택배의 수령시간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입주자 대표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아파트 경비원 김모씨(67)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시흥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입주자 대표 ㄱ씨(69)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관리사무소 안에는 소장과 경리직원도 있었으며, 김씨는 범행 후 경비실로 돌아와 있다가 경찰이 오자 순순히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경비실로 배송된 택배를 주민들이 새벽시간대에 찾아가는 문제를 놓고 ㄱ씨에게 애로사항을 얘기하던 중 ㄱ씨가 “그럴 거면 사표 쓰라”고 말하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지난 26일 김씨 등 해당 아파트 경비원들은 관리사무소장과 상의해 주민들이 택배를 찾아가는 시간을 오후 11시까지로 제한한다는 안내장을 아파트 게시판 등에 부착했다. 그러자 ㄱ씨가 “주민들 편의도 고려해야 한다”며 김씨를 불러 안내장 부착에 대해 질책하는 과정에서 언쟁이 벌어졌다. 김씨는 “다른 아파트에선 택배 찾는 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 곳도 있어 관리사무소장과 상의해 오후 11시로 제한하자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ㄱ씨가 사표 얘기를 꺼내자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http://me2.do/xvPc0yet
- [ 중국, 출산 9000만쌍×2명 ‘빅뱅’ ] ‘샤오황디(小皇帝·소황제)’는 1980년 시작된 중국 1가정 1자녀 정책의 산물이다.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의 격동기를 겪은 부모 세대는 가난과 무지를 대물림하지 않으려고 하나뿐인 ‘금쪽같은 내 새끼’를 꼬마황제로 떠받들며 키웠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중국의 한자녀 정책은 중국 사회의 근간을 바꿔놓았다. 예컨대 샤오황디에겐 지갑이 6개나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친·외가 할머니·할아버지 4명과 부모 2명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자녀)에게 따로 용돈을 챙겨준다는 뜻이다. 집안에서만큼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성장한 샤오황디지만 막상 사회에 진출하면 웨광쭈(月光族)로 전락하기 일쑤였다. 웨광쭈는 매달(月) 타는 월급을 자신만을 위해 몽땅 써버리는(光) 사람들(族)을 가리킨다. 샤오황디로 자란 버릇을 버리지 못한 채 흥청망청한다는 소리다. 이렇게 ‘일단 쓰고, 즐기고 보자’여서 빚에 쪼들리고 대출 상환에 허덕여 결국 팡누(房奴·집의 노예), 처누(車奴·차의 노예), 카누(잡奴·카드의 노예)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생긴 신조어가 취직을 해도 여전히 부모에게 의지하며 생활하는 컨라오쭈(老族)다. 또 온실 속에서 자란 딸기는 스트레스에 매우 약하다는 뜻의 차오메이쭈(草매族)라는 용어도 있다. 샤오황디로 자라오다 사회에 진출한 뒤 아무리 동분서주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람들을 뜻하는 번번쭈(奔奔族)도 있다. 축구와 같은 단체종목에서 유달리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샤오황디로 자란 젊은이들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중국이 35년 만에 1가정 1자녀 정책을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무려 9000만쌍이 두 자녀 출산의 권리를 얻었다니 이제 출산 빅뱅이다”라고 말한다. http://me2.do/GIcQq6U9
- [ 싸인펜으로 눈화장하는 소녀들 ] 청소년들의 화장은 ‘유행’이 아닌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에서도 ‘교복에 어울리는 메이크업’ ‘안 걸리는 중학생 화장법’ 등의 조언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학생이 운영하며 같은 또래를 대상으로 화장법 등 ‘생정(생활정보)’을 전수하는 뷰티 블로그도 있다. 일선 교사들도 “학생들 사이에 화장이 대세”라고 인정했다. 충남 지역의 중학교 교사 이모씨(51)는 “과거에는 소위 ‘일진’이라는 아이들이 주로 센 화장을 하고 다녔다면 요새는 여중생의 70% 정도가 화장을 한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화장이 학생들의 일상이 되면서 ‘화장하면 안된다’는 교칙은 낡은 것이 돼 버렸다. 이씨는 “이미 여학생들 필통은 파우치(화장품을 넣고 다니는 주머니)나 마찬가지”라며 “화장한 학생들을 일일이 지적하게 되면 수업 진행이 어려울 정도다. 대세가 화장이니 아예 관련 교칙을 없애자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사회부 김서영 기자는 “청소년들의 화장을 눈감아주자니 피부의 안전 문제가 걸린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은 ‘화장품 아닌 화장품’을 이용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인터넷 쇼핑몰, 문구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색조화장품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브랜드 제품 모두 성분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업자가 등록되지 않아 관리와 유통이 불분명한 경우도 있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컴싸(컴퓨터용 사인펜)’로 아이라인 그리기도 문제다. 사인펜의 잉크가 눈에 들어가 안질환이 발생하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http://me2.do/GxXWOIVS
- [ 정치권에서 청년은 몇 살? ] 정치권에서 ‘청년(靑年)’은 몇 살까지일까.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청년 나이 논쟁이 뜨겁다. 당 ‘청년비례선출 태스크포스(TF)’가 내년 총선 비례대표 공천 대상을 ‘만 35세 이하’로 해야 한다는 방안을 당에 제출하자, 이른바 ‘나이 든 청년들’이 “당규대로 ‘만 45세 이하’로 하자”고 반대하면서다. TF 위원장인 김광진 의원(34)은 지난 10월27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내년 총선에 만 35세 이하 청년 비례대표 후보로 남녀 1명씩을 내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19대 총선 때 김 의원과 장하나 의원(38)을 청년 비례대표로 선출한 방식을 20대 총선에도 준용하자는 것이다. 그러자 당 청년위원회 소속 40대 당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내부 토론장에서 “한낱 동네 계모임도 회칙이라는 것이 있다”며 “청년위 기준과 청년비례 기준이 다를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지난 2월 개정된 당규가 ‘청년 당원’을 ‘만 45세 이하’로 규정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공무원 시험도 나이 제한이 없다. 청년 정책은 청년기를 거친 사람이 더 잘 안다”는 논리도 제시했다. 반면 30대 당원들은 “나이가 다르면 관심사도 다르다”며 “학자금, 취업 등 청년 문제에 공감하고 대변할 수 있으려면 그 문제의 당사자이거나 또래가 합당하다”고 반론을 폈다. ‘청년 나이’의 결론은 다음달 1일 당 청년위 운영위원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http://me2.do/xaKvPQ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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