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5일 경향신문

- [ 주한 美대사, 한옥에 사는 까닭 ] 서울 중구 정동(貞洞)은 1396년 조선 태조 이성계의 두 번째 부인 신덕왕후 강씨의 능인 정릉이 조성되면서 불리게 된 지명이다. 이곳에 1883년 최초의 외국 공관인 미국공사관이 들어섰다. 조선주재 초대 미 특명전권공사로 부임한 푸트가 민계호와 민영교 소유의 사저를 2200달러에 구입했다. 조선에서 서양인에게 매각된 최초의 부동산이라고 한다. 이후 영국, 독일, 러시아 공관이 차례로 들어서면서 정동 일대가 서양의 외교가가 됐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현재의 주한미대사관저 건물은 ‘하비브 하우스’로 불린다. 관저 신축 당시 국무부 반대를 무릅쓰고 한옥을 고집한 필립 하비브(Philip Habib) 대사를 기리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1976년 5월 완공된 전통 한옥 기와집으로 세계 미국 대사관저 중 최초로 주재국의 전통 건축양식을 따랐다고 한다. 건축가이자 ‘도깨비 박사’로 유명한 민속학자인 조자용이 설계하고 인간문화재 이광규 대목장이 총감독을 맡았다. 상량식 때는 시루떡까지 해놓고 한국식 고사를 지내 화제가 됐다”고 말한다. ‘ㅁ’자 구조의 한옥 관저 안뜰에는 포석정을 재현한 연못이 있다. 내부는 한옥과 서양식을 결합한 형태다. 솟을대문과 격자창, 문고리 등은 한국 최고의 장인들이 만들었다. 아이젠하워와 카터 등 방한한 미국 대통령들이 이곳에서 묵었다. 거의 공개된 적 없는 하비브 하우스 정원과 구한말 사용되던 옛 미국공사관이 일반에 공개된다고 한다. 서울 중구청이 오는 5월 29과 30일 양일간 개최하는 ‘정동 야행(夜行)’ 축제를 통해서다. http://goo.gl/wN314L

- [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과 비운의 약혼녀 ]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은 일제에 의해 이방자(일본명 마사코)여사와 정략결혼을 했다. 이 결혼 때문에 61년간 독신으로 살았던 여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영친왕의 정혼녀 민갑완(1897~1968)이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에 따르면 “민갑완은 10살 때인 1907년 대한제국 황실의 초간택에서 150여명의 규수 가운데 수망(首望·1순위)으로 뽑혔다. 동래부사 민영돈의 딸이었던 소녀는 영친왕과 생년월일까지 같았다. 간택자리에서 영친왕과 키를 재보고는 ‘남자가 왜 이리 작냐’고 속으로 투덜거렸단다. 그러나 영친왕이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손에 이끌려 일본유학을 떠나면서 혼사가 이어지지 못했다. 1918년 1월30일 21살 처녀가 된 민갑완에게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궁에서 상궁들이 나와 약혼반지를 강탈하다시피 회수해 간 것이다. 민갑완은 “충신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이요, 열녀는 불경이부(不更二夫)”라는 편지를 썼다. 물론 편지는 배달되지 않았다. 1920년 4월28일 영친왕의 결혼식이 거행되자 민갑완은 상하이 망명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우사 김규식 박사는 “아가씨의 원수를 갚으려면 그 자(영친왕)를 죽여야 한다”고 독립운동을 권했다. 하지만 민갑완은 고개를 내저었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으며, 남을 해쳐서까지 행운을 찾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민갑완은 귀국 후에도 가난과 병마, 그리고 잇단 사기극에 시달리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유해는 부산 실로암공원 납골묘에 안치돼 있다. 민갑완 사진 보기 http://goo.gl/VvV7Id

- [ 전기에 중독된 한국 ] 정부가 2020년까지 전력수요가 매년 4% 늘어나고, 2029년까지는 3%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해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년)을 수립 중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지난해 전력수요 증가율이 0.6%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과다예측이라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등을 새로 더 짓기 위해 수요를 부풀리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전망대로 7차 전력수급계획이 결정될 경우 발전소의 추가 건설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둔화와 인구구조의 변화로 보면 이미 계획된 발전설비만으로도 전력공급이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현재 계획 중인 발전소 17기가 지연 준공되고, 송전선로 건설 지연으로 발전소 8기의 가동이 늦어진다 해도 향후 12년간 전력수급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단기 전력수요 증가율이 3%대가 된다면 당장 발전소를 착공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http://goo.gl/JtT1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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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9일 경향신문

- [ 사과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 제대로 된 사과를 보기가 힘들다. 전쟁, 국가폭력과 같은 범죄에 대한 국가와 국정 최고책임자의 사과에서부터 뇌물수수와 같은 정치인들의 사과, ‘갑질’한 기업인, 혐오 발언한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다 그렇다. 이들은 자신이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듯하다. 뻔히 고통을 당한 당사자들이 있는데 그들은 제쳐놓고 ‘국민’이나 ‘시청자’에게 사과한다. 아니 ‘사과’ 대신 ‘유감’이라고 말해서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헷갈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문화학자 엄기호씨는 “사과는 자신이 가한 행위의 ‘의도’에 대한 것이 아니라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행위다. 자신의 의도가 선한 것이었건, 악한 것이었건 그것이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고통을 가했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사과다. 따라서 사과에 선행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행위가 왜 상대방에게 ‘본의와 달리’ 고통을 줄 수밖에 없었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그래야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사실상 사과는 거의 불가능하다. 잘못한 이가 자신이 누구에게 어떤 고통을 줬는지를 이미 알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경우에 가해자는 뻔히 고통인 줄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고통을 준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사과는 들켰기 때문에 하는 사과다. 들키지 않았더라면 결코 사과하지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가해자가 그가 고통을 가한 것에 대해 모르는 경우에도 사과는 불가능해진다. 무엇을 사과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사과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사과를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말한다. http://goo.gl/t1PNPE

[ 미국은 광주 5·18 개입 사과하라 ] 2010년 5월 미합중국은 체로키를 비롯, 5개 미 인디언 부족들에게 자신들의 ‘잘못된 정책’과 폭력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한다. 근 200년 만이다. 국가폭력에 대한 국가의 사과를 받기란 쉽지 않다. 제주 4·3사건은 반세기가 지나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사과를 받았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사실 제주 4·3의 경우 강경진압을 최종 지휘한 미군정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 광주 5·18 역시 한국 정치에 개입한 미국의 책임이 크다. ‘잘못된 정책’인 광주개입에 대해 이제 미국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다. 1979년 10·26이 발발하자 당시 미 국무장관 밴스는 코드명 ‘체로키’라는 일종의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편성해 서울의 미대사관과 동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자 했다. 코드명 ‘체로키’는 당연히 미국의 국익을 위해 존재했다. 밴스는 비밀전문에서 미국의 국익을 이렇게 정의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함으로써 ‘지속 성장하고 있는 한국과의 경제관계를 통해 최대한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 광주 관련 미국의 개입의혹은 5월22일 오후 4시(한국시간 5월21일 오전 7시)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정책검토회의’ 회의록을 보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된다. 참석자는 국무부, 백악관, 국방부, CIA, 합참, NSC 등의 최고위 관계자들이었다. 결론은 ‘필요한 최소한의 무력 사용’을 통한 광주에서의 질서회복이었다. http://goo.gl/FQpWaF

- [ 역대 가장 초라한 5·18 기념식 ] 유가족들이 앉아 있어야 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기념식장 의자는 공무원과 학생들로 채워졌다. 같은 시각 유가족들은 계엄군에 맞섰던 시민군이 최후를 맞은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 놓아 불렀다. 1997년 ‘5·18 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희생자들이 묻힌 묘지와 옛 전남도청 앞에서 따로 기념식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곳에서 ‘제3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리던 18일, 광주에는 비가 내렸다. 정부 주관 기념식이 열린 국립5·18민주묘지는 예년보다 한산했다. 추모탑 앞 광장에 마련된 기념식장에는 ‘유가족’이라고 쓰인 의자가 놓여 있었지만 유가족들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최고위 인사는 총리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였다. 5·18기념식은 대통령도 총리도 유가족도 참석하지 않은 역대 가장 초라한 행사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5·18기념식에 참석했지만 지난해에는 총리가 대신 참석했었다. http://goo.gl/KntWNg 

- [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생존’ ] 과거에 아이들은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의사, 판사, 교수, 기자, 소설가 등의 직업을 답변으로 내놓았다. 그런데 요즘은 “살아남는 것이 장래희망”이라고 말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단다. 에세이스트 김현진은 우리 사회에는 단 두 가지 선택만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빈둥거리며 시간제 일자리로 입에 풀칠이나 하면서 남들의 멸시를 감당하거나, 죽도록 일하고 죽어라 돈 벌고 걸레 짜듯 골수까지 짜낸 다음 50대에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 [ 불평등은 파국으로 가는 급행열차 ] <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창비)는 원로학자 백낙청이 ‘젊은’ 전문가들과 만나 우리 사회가 어떤 전환을 이뤄내야 하는지를 묻는 책이다. 경제편의 대담에서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한국 경제는 “거시경제 쪽에서 보면 세 가지가 핵심”이었다고 말한다. “첫째가 물가를 올리면서 성장률을 높여왔고, 둘째는 환율을 계속 올리면서 수출을 늘려왔다는 것이죠. 물가나 환율이 오르면 우리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개인의 소득이나 자산가치가 줄어들죠. 셋째는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건설경기를 부추기면서 성장했습니다. 이런 세 가지 정책을 쓰면 단기적으로는 성장률이 조금 더 나아질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자산이나 소득의 분배구조를 크게 왜곡합니다. (중략) 지금까지 한국 경제는 꽤 빨리 성장해왔습니다만, 속으로 세 가지 정책의 부작용이 쌓여왔던 것이지요. 그런 부작용들이 모여서” 양극화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시장이 가장 완벽하게 작동할 때조차 불평등은 심화되며, 그런 의미에서 불평등은 자본주의의 필연적인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피케티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세습 자본주의’로 명명했습니다. ‘21세기 자본주의는 부모로부터 부와 지위, 신분을 물려받은 상속 엘리트들이 지배하는 신 빅토리아식 계급사회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피케티의<21세기 자본>이 화제를 끈 이후 ‘불평등’이 세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불평등은 파국으로 가는 급행열차’라고 합니다. 이제 서둘러 우리가 그 열차를 멈춰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한다. http://goo.gl/zZ26UV

- [ 새정치의 혁신, 2가지 동력 ] 어느 정당이든 위기에 처하면 당내의 일부 세력이나 그룹이 새로운 기치를 내걸고 혁신을 요구한다. 1970년대 초의 ‘40대 기수론’이 대표적인 예다. 사회민주주의-복지국가 노선도 정통 마르크시즘의 실패에 따른 혁신 차원에서 시작됐다. 클린턴 대통령을 낳은 미국 민주당의 당내 서클 디엘시(DLC·Democratic Leadership Council), 영국 노동당의 현대화파도 당내 분파에 의한 혁신 성공의 사례들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새정치연합 내부에는 이런 혁신운동을 주창하는 그룹이 없다. 친노-비노 간의 식상한 지분 갈등이나 일부 당내 서클의 당권투쟁 개입은 혁신운동이라기보다 이권운동에 다름 아니다”라며 “새정치연합으로 하여금 보통사람의 열망을 대변하고, 그들의 삶을 책임지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는 혁신의 동력은 두 가지다. 하나는 대중성을 갖춘 유력 대선주자들의 정치연합이다. 문재인 대표,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이 혁신연대를 이루는 것이다. 3자 연대로 낡은 인물들을 솎아내고 당을 신선한 정당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다른 하나는 기초자치단체장들의 궐기다. 수원·고양·성남·부천 등 인구 100만 안팎의 도시에서 재선에 성공한 기초자치단체장들은 국회의원들의 정치독점과 계파정치의 폐해를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다. 그들의 분투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http://goo.gl/bxZK1b

- [ 삶의 현장에서의 ‘무차’ 실천 ] 무차(無遮)란 부처의 자비에 따른 차별 없는 평등사상이다. 승려와 속인, 남녀노소, 빈부귀천의 차별 없이 누구나 참여해 부처의 덕과 지혜를 나누는 대규모 법회를 무차법회라 한다. <화엄경>은 “마음과 행동이 같지 않고 구하는 바가 저마다 다르더라도 평등하게 베풀어 모두 만족하게 한다”고 무차대시회(無遮大施會)를 언급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고려 때 성행했다. 주로 백성의 어려움을 달래기 위해 무차회를 열었다고 한다. 조계종이 광복 70년의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지난 5월 16일 밤 서울 광화문에서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를 열었다. 수십만 불자들이 세종대로를 가득 채웠다. 종정 진제 스님은 법어에서 “사람이 곧 부처임을 깨달아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삶을 사는 일이 우리가 이루어야 할 서원”이라고 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너희들은 서로 화목하고 다툼이 없으며, 물과 우유처럼 서로 어울리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돌보며 사느냐”고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물었던 것을 상기시켰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과연 우리는 서로 사랑하며 돌보며 살고 있을까. 대답은 ‘노’다. 시비와 다툼만 더욱 커진 세상이다. 스님들 역시 자비행보다는 탐진치에 깊이 빠진 모습이다. 재가불자였던 유마거사의 통절한 한마디가 그립다.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 백번의 무차대회보다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무차를 실천할지가 관건 아닐까”라고 일깨운다. http://goo.gl/cQ9B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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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8일 경향신문

- [ 대체 몇 살까지가 ‘청년’인가 ]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서 청년을 29세까지로 한정하자 30세를 넘긴 미취업자들의 반발이 쏟아졌다. 결국 대상 연령을 34세까지 늘리면서 불만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지만, 대체 몇 살까지가 ‘청년’인지 모르겠다. 청년 논객 노정태씨는 “우리는 청년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최근 국민연금 개혁안을 놓고 벌어진 논란을 지켜보며 나는 하나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몸은 다 컸고 법적으로도 미성년자에서 벗어났지만,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미성년자 취급을 당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청년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iOS3zN

- [ “민주주의를 인양하라”…세월호 품은 5·18 ]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에서는 ‘5월의 영령’을 기리는 기념행사와 참배행렬이 이어졌다. 올해 ‘5·18 행사’는 35년 전 ‘그날’처럼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정신을 일깨우는 기념행사가 주류를 이뤄 여느 해보다 시민들과 추모객들의 참여 열기가 높았다. 특히 세월호 참사 가족들과 광주시민들이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가해 보여준 세월호 인양 퍼포먼스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http://goo.gl/vH3fOn 

- [ 대한민국 선거법의 뿌리는 일본 ] 우리 선거법의 모태는 90년 전 일본의 다이쇼(大正) 정권에까지 소급된다. 이 시대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향한 정치개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천황제 절대주의를 내세우는 관료집단과 신흥 자본가 집단 간의 타협으로 점철된 시기였다. 이 정권은 기존의 정치인 집단들과 관료권력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해 대중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최소화하기를 원했다. 사전선거운동 금지, 호별방문 금지, 기탁금제, 선거운동원의 수와 자격의 제한, 연좌제 등 유례없이 다양한 규제장치들을 두어 사람들을 정치로부터 떼어놓았고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무력화했다. 후보자 매수나 매표 행위들을 처벌하는 선거법 규정들조차도 선거 과정의 투명성·공정성보다는 ‘선거의 불가매수성’이라는 명분 아래 천황의 신성성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런 일제의 반민주적인 선거법 체제는 우리 선거법과 그것을 다루는 법원과 검찰에 그대로 답습된다. 얼마 전 법원이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게 적용한 사후매수죄의 규정이나 그 판결 이유로 거론했던 ‘선거의 불가매수성’이라는 말에는 이런 후진성이 깔려 있다. 조희연 교육감이나 정봉주 전 의원에게 적용된 허위사실유포죄 또한 마찬가지다. 그것은 유권자들이 체제를 비판하고 권위에 도전하는 기회를 박탈해 버리는 장치로 오·남용되기 십상이다”라고 지적한다. http://goo.gl/M6HrOR

- [ 국정홍보를 막말 인사에게? ] 문화체육관광부가 세월호 유가족들과 이를 돕는 시민단체를 원색적으로 비난해온 언론계 인사를 최근 신설된 국정홍보 차관보에 임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부는 이의춘 보수매체인 ‘미디어펜’ 대표 겸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비즈니스소통분과위원장(54)을 차관보로 임용했다고 5월 15일 밝혔다. 국정홍보 차관보는 고위공무원 가급(실장급)으로, 장관과 2차관을 보좌해 언론협력 업무 등을 관장하는 자리다. 보수매체인 미디어펜 대표 시절 이 차관보는 칼럼에서 “유가족들은…(세월호) 사고 수습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을 밝혀야 한다는 황당한 소리를 해대고 있다…여기에 반미 반체제 좌파인사들이 파리떼처럼 달라붙어 반정부투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좌파 시민단체는 악마의 집단 같다. 기업을 죽이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거나 ‘땅콩 회항’ 사건을 다루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여론의 기요틴(단두대)에 의해 무참히 단죄됐다”는 주장도 했다.  http://goo.gl/XKMNZF 

 

 - [ “천정배, 새정치와 만날 것”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58·4선)는 17일 경향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두들겨 패듯이 하지는 않겠지만 아주 체계적으로 요령 있게 박근혜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집권을 위한,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원내 운영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리고 ‘천정배 의원을 데려와야 된다고 보는가’란 질문엔 “천정배 의원은 수십년 동안 뼛속까지 민주당이라고 하신 분이다. 호남은 우리 당 뿌리다. 지금 친노의 활동은 줄기다. 계파 갈등은 그 줄기 이파리에 독소가 좀 묻어 있고 잘라내면 해결될 정도 문제다. 장성한 나무로 이번에는 집권해야 되지 않겠나. 다시 만날 것으로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http://goo.gl/9dZb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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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6일 경향신문

- [ 멘토와 꼰대의 차이 ] 직언과 폭언은 직설화법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핵심을 바로 찌르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는 미덕으로 장려되고 후자는 악덕으로 지탄받는다. 폭언은 상대방에게 모욕과 상처를 준다. 설령 그 내용이 맞다 해도 발언의 의도가 공격적이기에 관계에 균열을 일으킨다. 반면에 직언은 어떤 잘못을 지적하되 그 궁극적인 목적이 상대방의 변화와 상황의 개선에 있다. 당사자들 사이의 사소한 자존심 싸움을 넘어서 공동체나 공공성의 구현을 바라는 순수함이 거기에 깔려 있다. 김찬호 성공회대 초빙교수는 “직언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대방의 성장이어야 한다. 그의 삶이 나아지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는가. 위에서 내려다보거나 대상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곁에 서서 같은 눈높이로 길과 비전을 탐색하는가. 멘토가 꼰대와 구별되는 지점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KiMJSs

- [ 박정희와 박근혜의 차이 ] 5·16 군사쿠데타 당시 제2군 부사령관 육군 소장 박정희는 44세, 쿠데타를 주도한 육사 8기들은 중령급으로 34~36세, 쿠데타 직후 군사혁명위원회 의장,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내각 수반이 되었다가 곧 도태된 육군참모총장 장도영은 38세였다. 만약 지금 이 또래 사람들이 나라를 완전히 뒤바꾸겠다고 나선다면, 분명 “새파랗게 젊은 것들이 뭘 안다고 나서냐”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1964년 5월16일 5·16 군사쿠데타 3주년을 맞아 당시 대통령 박정희는 “5·16혁명의 본지와 과업은 불가피한 차질을 면치 못했다. 혁명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 통분의 심회(心懷)를 금할 길이 없고 나 자신 자괴의 염(念)을 억누를 길이 없다. 당초의 혁명공약은 오랜 침체의 역사 속에 뿌리 깊이 박혀진 고질적 악유산(惡遺産)을 말끔히 도려내고 새로 다듬어진 맑은 터전 위에 민족중흥의 일대 과업을 이룩하자는 데 있었다”며 스스로 공약을 지키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집권 3년차의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던 민생 문제 해결에 덧붙여 부패 척결을 주창하고 있다. 부패와 구악 일소, 민생고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5·16 당시 주도세력의 인식과 같다. 더구나 이 문제가 지속되는 원인을 ‘역사 속에 뿌리 깊이 박힌 고질적 유산’ 탓으로 돌리는 것까지 집권 3년차의 박정희 대통령과 똑같다. 다만 반세기 전의 박 대통령은 스스로 부끄럽다고 밝힌 반면 지금의 박 대통령은 그러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yicu8w

- [ 이익은 소수가, 손해는 모두가 ] 새만금사업의 경우 소실된 갯벌의 가치를 차치하고, 경제성 평가만을 봐도 ‘밑 빠진 독’이라고 할 만하다. 공동조사단이 총 사업비 약 3조원의 비용을 기준으로 비용편익분석을 한 결과, 시나리오에 따라 편익이 비용의 최대 3.81배에서 최소 1.25배로 산출됐다. 이마저도 법원 감정촉탁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성 평가에서 왜곡 평가의 예로 교과서에 실려도 좋을 만큼” 의도적으로 편익은 부풀리고 비용은 제외시켜 나온 결과이다. 심지어 수질개선 항목은 비용이 아닌 편익으로 포함됐다. 경제성 평가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끊임없이 변경되고 있는 새만금 기본계획에서 총 비용은 22조2000억원까지 늘어났다. 4대강 사업의 경우도 22조원을 투자했지만, 물부족 지역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이를 근거로 전국에서 댐건설 계획을 다시 추진 중이다. 평창 동계올림픽도 국가 사업들과 다르지 않다. 초기 8조8000억원이던 사업 예산은 전체 공정률이 미미했던 2014년 말 이미 13조원까지 뛰었다. ‘경제적 효과 평가’에서 추정한 직접적인 효과 21조원에는 정부 지출 3조원 등 비용까지 넣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사업을 추진해 직접적으로 경제적인 이익을 얻는 소수는 뒷감당에 관심이 없다. 이익은 그들 소수가 가져가지만, 손해는 우리 모두가 보는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http://goo.gl/ZblsEo

- [ 인성교육은 일제 잔재? ] 지난해 말 통과된 인성교육진흥법에서는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을 인성의 예로 들고 있다. 대학입시에 중요한 비중으로 반영되는 학교생활기록부에는 학생들의 교과성적 외에도 ‘인성발달 사항’을 담임교사가 주관적으로 기록하도록 돼 있다. 한국 교육계에만 있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학생의 인성을 주관적으로 평가해 입시에 반영한 제도는 1920년대부터 시작됐다. 일제가 중학교 입시 방식을 공개 선발에서 학교장 추첨제로 바꾸면서다. 중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식민지 조선인들은 급속하게 늘어났지만, 일제는 더 많은 학교를 설립하는 대신 입학문을 좁혀 조선인들의 교육열을 꺾고자 했다. 이 제도는 학생들의 반일사상을 통제하는 용도로도 활용됐다. 해방 후 인성교육은 1972년 이후 다시 부각됐다. 유신선포, 새마을운동 등과 더불어 사회 각계에 정신무장이 강조되던 시점이다. 박정희 정권은 1971년부터 학교장 권력을 강화하고, 대학 시간강사 등 비정규 교원의 지위를 불안하게 만드는 등 교육계를 적극 통제하는 정책을 썼다. 1976년 유기춘 문교부(오늘날 교육부) 장관은 ‘유신교육 심화를 위한 정신교육 체계화’를 위해 ‘인성교육’을 거론했다. 유 장관은 인성교육 목적을 아예 “민족주체성 함양, 국가안보의식 고취, 새마을정신 고양 등을 통해 국가관을 명확히 하고, 국민교육헌장 이념을 구현한다”로 못 박았다. 그리고 지금, 다시 인성교육이 부각되고 있다. http://goo.gl/li5XES 

- [ 살아남으려면 변화는 필연이다 ] 과일소주 경쟁이 불붙고 있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순하리’가 소주계의 허니버터칩이라 불리며 품귀현상을 빚자, 과즙을 첨가한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가벼운 술을 즐기려는 경향에 달콤한 맛을 찾는 허니 열풍이 맞물리며 벌어진 현상이다. 올해 3월 출시된 ‘순하리’는 유자 농축액과 유자향이 첨가된 리큐르(증류주 일종)다. 알코올 도수는 14도다. 당초 부산·경남 지역에 나왔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출시 한 달 만에 150만병이 팔렸다. 감자칩 허니버터칩처럼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는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사전 예약을 받아 판매하는 소매점들도 생겨나고 있다. 저도수 경쟁에 이어 또 한번 소주의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꼬꼬면 열풍처럼 한 때의 반짝 인기로 사그러 들수도 있지만 살아 남으려면 변화는 필연이다. http://goo.gl/sn3o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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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5일 경향신문

- [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 ] 인간관계에서 불성실과 딴청처럼 효과적인 억압은 없다. 상대가 스스로 미치기 때문이다. 육체이탈의 당사자는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극심한 고통을 체험한다. 반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유체이탈 화법’은 자기 고통이 아니다. 대화 중 혼자 맘대로 자리를 떠나 돌아다니다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난다. 자기 책임을 남 일처럼 말하고 비판하고 문책한다. “나는 아니니까 당신들 잘못”이라는 논리다. 국민에게 자기 문제를 대리 체험케 하는 것이다. 여성학 강사 정희진씨는 “차라리 멱살잡이가 낫다. 유체이탈 대화법처럼 사람을 열 받게 하는 일도 없다. ‘유체이탈’과 ‘유체이탈 화법’은 반대 현상이다. 전자는 본인의 고통이지만, 후자는 타인에게 고통을 준다.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는 이들과 공동생활은 한계가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나쁜’ 사람에 의해 보통 사람이 병에 걸리게 된다. 이 화법은 상대방이 없다. 상호 격투나 논쟁이 아니어서 처음부터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두 개 이상의 인격을 가진 ‘가해자’는 전혀 손상이 없다. 유체이탈 화법은 유체(幽體) 이탈이다. 유령 인격, 복수(複數)의 인격이 외출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d2fG0P

[ ‘어설픈 한국외교’의 뿌리 ] 전형적인 선악의 이분법이 한국 외교를 지배하고 있다. 북한은 나쁜 나라, 일본도 나쁜 나라, 미국은 좋은 나라다. 나쁜 나라들이 착해지지 않는 한 외교는 없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반면 좋은 나라 미국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 우리 편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그런 인식 속에 미국이 한반도 분단을 초래한 책임의 상당 부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은 묻혀버렸다. 분단 이후에도 여러번 우리를 배신했던 미국이지만 이미 신화로 자리 잡아, 신화에 도전하는 사람들만 나쁜 사람, 나쁜 나라가 된다. 한·미관계는 어떤 외교적 가치보다 우선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보다는 외교수사에 의해 채색됐다. 이분법 사고에서 출발한 외교 철학은 어설플수 밖에 없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는 출범부터 스스로 만든 진정성의 프레임에 갇혀 고립을 자초해왔다. 외교적 주도권은 다 내다버려 손에 남은 것은 원칙과 몇 개의 아이디어, 그리고 대국민용 정치언술뿐이다. 그런데도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는 인식을 하고 있으니 진심이면 무능하고, 거짓이면 위험하다”고 말한다. http://goo.gl/gH503q

- [ 권력 관리능력, 타고 난 김정은 ]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과 곧잘 비교된다. 김정일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후계자 수업을 받았던 데 반해 김정은은 그렇지 않아서 지지기반이 취약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닮은꼴’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정치적 수완과 스타일은 아버지보다 할아버지를 더 닮은 것 같다. 대중 친화적이고 비행기 타는 것 좋아하고 스포츠 좋아하는 것이 아버지보다 할아버지를 더 많이 닮았다. 원광대 초빙교수인 황재옥 평화협력원 부원장은 “김정은이 어린 나이에 권력을 계승했기 때문에 경험이 없고 젊어서 무모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김정은 체제는 결국은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김정은 체제의 기반이 되는 권력 네트워크는 김씨왕조의 ‘백두혈통’과 빨치산 후계 세대다. 이 두 집단이 끈끈하게 협력하면서 김정은 권력을 지탱해 줄 것이다. 봉화조(북한판 태자당, 혁명 원로나 고위 공직자 자제)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김씨왕조의 ‘백두혈통’을 대체할 만한 대안세력도 아직은 없다. 또 김정은의 권력을 유지하는 능력이 과소평가되는 측면이 있다. 우선 그 나이에 60~70대의 원로간부들을 처형하고, 집권 후 3년여 만에 70여명의 간부들을 숙청한 것으로 보아 김정은의 권력욕과 관리능력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타고 난 것 같다”고 말한다. http://goo.gl/zyTMn0

- [ 김정은의 역린을 건드린 죄 ] 사람의 마음이 한결같은 충심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구밀복검(口蜜腹劍)·표리부동(表裏不同)·소리장도(笑裏藏刀)·양봉음위(陽奉陰違)와 같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고사성어가 등장한 것이다. 제아무리 변함없는 충심을 발휘한다 해도 한번 삐끗하면 하루아침에 멸문의 화를 당하기도 한다. 오죽했으면 한비자가 “용(군주)을 잘 길들이면 그 등에 탈 수도 있지만, 역린(逆鱗·목줄기에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면 죽임을 당한다”(<사기> ‘노자한비열전’)고 했을까. 조선 태종의 처남이자 세자(양녕대군)의 외삼촌인 민씨 형제는 어떤가. 공신가문이기도 했던 민씨의 4형제(민무구·무질·무회·무휼)는 자결을 명 받고 죽는다. 이유는 태종이 양녕대군에게 양위의 뜻을 밝히자 민씨 형제의 ‘얼굴에 기쁜 빛이 보였다(喜形于色)’는 것이었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왕조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어이없고, 끔찍한 일들이 북한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 건성건성 박수를 치고, 졸았다는 이유로 한때의 충신(장성택·현영철)들이 참혹한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숙청대상자들에게 붙인 죄목은 ‘양봉음위’, 즉 ‘앞에서 받드는 척하면서 속으로 해를 가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조선조 태종은 민씨 형제를 “빨리 죽이라”는 신료들의 아우성 속에서 4형제를 다 죽일 때까지 8년7개월을 끌었다. 북한은 조선왕조보다 못한 것이다.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http://goo.gl/jwQVZs

- [ 이완구, 부패척결 외치더니… ]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총리 취임 직후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대국민담화와 함께 대대적인 사정의 신호탄을 쏜 지 63일, 총리직에서 퇴임한 지 17일 만이다. 국정 2인자로서 대대적인 사정을 지휘하다 부패 혐의로 서울 고등검찰청 1층 로비의 포토라인에 선 그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날 이 전 총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그는 2013년 재선거 출마 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현금 3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총리 소환은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 등장하는 여권 실세 정치인 ‘8인’ 중 홍준표 경남지사에 이어 두 번째다. http://goo.gl/s6rp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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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4일 경향신문

- [ 딸들에게 더 잔혹한 사회 ] 딸들은 대체로 또래의 아들들보다 더 일찍 현실을 깨친다.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보다는 좀 더 일찍부터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누군가로부터 평가받는 일에 더 익숙해지기 마련이라는 점이 한 가지 이유가 될 것이다. 또한 가정 내에서 자식들의 현실 적응을 돕고 그들을 바람직한 삶의 방향으로 조련하는 일을 아빠보다는 여전히 엄마가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 동성 멘토(엄마)의 지도를 받는 딸들이 아들들보다 ‘길들여지기에는’ 좀 더 유리할 것이다. 오늘날의 엄마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높아진 사회적 성공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확신과 결의를 가지고 딸들을 대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엄마는 이 사회가 여전히 남성 주도의 거칠고도 냉혹한 현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엄마들은 더 가혹하게 딸들을 조련한다. 최유준 전남대 HK교수는 “딸들에게 더욱 가혹한 현실은 자신의 능력이 아름다운 외모와 결합될 때만 이상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깨달아야 한다는 데에 있다. 일찍이 막스 베버가 말했던 자본주의 정신, ‘합리적 절제’의 정언명령은 여성들의 다이어트와 몸매 가꾸기에서 그 극점에 도달한다”고 말한다. 딸들에게 너무나 잔혹한 사회다. http://goo.gl/MW7Kbh

- [ 졸면 죽는다 ] 북한 인민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최근 반역죄로 숙청·총살당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국가정보원이 13일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최측근이자 군 권력의 핵심 인사가 재판도 없이 총살당하는 ‘이상 징후’가 정보당국에 포착됨에 따라 북한 내부 권력질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현 부장은 지난달 24~25일 열린 군 일꾼대회에서 조는 모습이 적발되고 김 제1비서 지시에 대꾸하고 불이행했으며, 김 제1비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부분 등이 ‘불경’ ‘불충’으로 지적됐다”고 밝혔다. 현 부장은 이 같은 지적이 나온 지 2~3일 만에 ‘반역죄’로 몰려 평양 순안구역 소재 강건군관학교에서 수백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 http://goo.gl/dFFpVN

[ 문재인의 성의없는 ‘읍참마속’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공갈’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자숙을 권고했다”면서 “읍참마속의 심정”을 토로한 것을 계기로 한때 네이버 검색어 1위에 ‘읍참마속(泣斬馬謖)’이 올랐다. 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읍참마속의 고사성어가 함의하는 리더십의 본령은 법과 기강을 세우기 위해 소아(小我)를 끊어내는 결단이다. 촉나라의 제갈량은 군령을 어기고 얕은꾀로 전투를 벌이다 참담한 패배를 불러온 장수 마속을 주변의 선처 호소에도 불구하고 참수한다. 마속은 제갈량이 총애하는 우수한 장수였다. 마속의 목을 벤 제갈량의 답은 이랬다. “이같이 어지러운 세상에 전쟁을 시작한 처음부터 군율을 무시하게 되면 어떻게 적을 평정할 수 있겠는가.” 양권모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새정치연합 최고위원들이 보여준 ‘참을 수 없이 가볍고 저열한 언행’은 4·29 재·보선 참패로 허우적대는 당에 KO펀치를 안긴 꼴이 됐다. ‘싸가지 없고 질서 없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며 당의 지지율 추락에 불을 댕겼다. 전투(선거)에서 패배하고 내분까지 불거진 비상한 상황에서 문 대표가 꺼낸 읍참마속은 아무런 울림도, 실제 효력도 내지 못하고 있다. 문 대표의 호소가 제갈량의 ‘읍(泣)’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고,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자숙 권고와 최고위원회의 출석 정지’ 조치가 시늉만의 ‘참(斬)’으로 비치기 때문일 터이다”라고 말한다. 제갈량은 마속을 읍참한 뒤 스스로 자신의 지위를 3단계 강등하며 병사들에게 사과했다. http://goo.gl/AOWrSR

- [ 아사리판의 ‘아사리’는 승려 ] 아사리판을 일본말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 아사리판은 ‘질서가 없이 어지러운 곳이나 그러한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아사리판은 ‘개판’ ‘난장판’처럼 한 단어로 국어사전에 올라 있진 않다. 사전은 ‘아사리’를 ‘제자를 가르치고 제자의 행위를 바르게 지도하여 그 모범이 될 수 있는 승려’로 풀이하고 있다. 어원전문가인 조항범 충북대 교수는 승려를 뜻하는 ‘아사리’와 일이 벌어진 자리를 의미하는 ‘판’이 붙어 ‘아사리판’(<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이 된 것으로 본다. 아사리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의견이 다를 경우 격론이 벌어졌는데 이 모습이 소란스럽고 무질서해 보인 데서 ‘질서 없이 어지러운 현장’이란 비유적 의미가 생겨났다고 한다. 김선경 경향신문 교열부 기자는 “아사리판과 비슷한 말로 ‘아수라장’이 있다. ‘아수라’는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이다. 아수라는 모이기만 하면 싸움질해 엉망진창이며 소란스럽다 해서 생긴 말이 아수라장이다. 아수라장을 줄여 ‘수라장’이라고도 한다”고 알려준다. http://goo.gl/RukstN

- [ 김진태 총장의 ‘작품’이 기다려지는 이유 ] ‘성완종 리스트’ 수사로 나라가 시끄럽다. 시간을 거슬러 2003년 대선자금 수사로 가 보자. 12년 전이나 이번 리스트 수사 모두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한 쉽지 않은 수사다. 그때나 지금이나 새누리당이 주된 타깃이다. 2003년 대선자금 수사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LG그룹이 2.5t 트럭에 현금을 싣고 경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에서 트럭째 150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의 하이라이트였다. 당시 한나라당이 거둬들인 불법 정치자금만 900억원을 넘었다. ‘차떼기’ 수법은 경향신문 특종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차떼기’는 배추나 무를 심은 농민들이 돈이 급한 나머지 수확 전에 밭을 통째 중간도매상에 넘기는 ‘밭떼기’에서 착안한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차떼기 작명의 위력이 그렇게 확산될 줄을 미처 몰랐다. 이번 대선자금 수사 역시 성 전 회장의 경향신문 인터뷰가 수사의 단초가 됐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12년 만의 데자뷰다. 박문규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검찰에게 이번 수사는 위기이자 기회다. 국민 여론도 검찰 편이다. 정치권에 만연된 불법 정치자금의 검은 고리를 이번에는 손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결국 검찰의 수사 의지에 달린 문제다. 이명박 정부 이후 검찰은 정권 눈치보기 수사로 국민 신뢰는 입에 담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공안사건은 몰라도 특수수사는 김진태 총장이 최고의 전문가다. 그는 7개월 후면 임기가 끝난다. 청와대 눈치 볼 일도 없다. 철저한 조사를 거쳐 기소하면 검찰의 임무는 끝이다. 그 뒤의 고민은 법원 몫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mX31nD

- [ 연금, 한국경제의 재앙되나 ]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 이상으로 세대 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 지금 공무원연금을 받거나 곧 받을 사람은 혜택이 아주 크지만 젊은 공무원은 별로다. 과거의 공무원연금 제도 개혁이 개혁 시점 이후부터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도 기존에 받는 사람들에게는 영향이 없고 젊은 공무원들만 혜택이 줄게 되어 있다. 여기에다 공무원연금이나 국민연금에 대한 과세도 2002년 이후 발생한 연금만 종합과세대상이다. 이미 연금을 받거나 곧 받을 사람은 세금이 거의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젊은 세대는 연금에 대해서도 꽤 세금을 내야 할 것이다. 이 또한 심각한 세대 간 불균형 요인이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세대 간 연금 불균형 문제의 근본은 한국의 인구가 늘고 경제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것을 전제로 연금제도가 설계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급격한 고령화로 노동인구가 줄고, 재정건전성은 악화되고, 성장률이 떨어지고, 주식시장은 국민연금에 목매어 있다. 국민연금은 미래 세대의 엄청난 짐이고, 한국 경제의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 사각지대를 줄이고, 세대 간 불균형을 축소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http://goo.gl/eGH7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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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3일 경향신문

- [ ‘팬티 사장’ 강제추행 아니다? ] 사장이 팬티 차림으로 20대 여직원에게 다리를 주무르라고 해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피해자 ㄱ씨는 2013년 한 업체에 취직했다. 취직 1주일여 만에 사장 ㄴ씨는 ㄱ씨를 사무실로 불렀다. 사무실에 들어선 ㄱ씨에게 사장은 손님이 올 수도 있으니 문을 잠그라고 한 뒤 더우니 반바지로 갈아입어도 되겠느냐고 묻고는 트렁크 팬티만 입은 채 앉았다. 얼마 뒤 사장은 고스톱을 쳐서 이긴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자며 ㄱ씨를 자신의 옆에 앉게 했다. 내기에서 이긴 사장은 ㄱ씨에게 “다리를 주무르라”고 시켰고, 종아리를 주물러 주자 오른쪽 다리를 ㄱ씨의 허벅지 위에 올리고는 “더 위로, 다른 곳도 만져라”라고 말했다. 강제추행죄로 재판에 넘겨진 ㄴ씨에게 1심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강의 80시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ㄴ씨가 다리를 ㄱ씨의 허벅지에 올리고, 다른 곳도 만지라고 말한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면서도 강제추행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폭행 또는 협박은 없었다는 이유였다. 직장 상사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는 ㄱ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ㄴ씨의 요구를 거절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법은 약한자를 편들어서는 안된다. 당연히 공평해야 한다. 하지만 강한자와 약한자의 중간에서 절대적으로 공평하다면? 내 생각에 그건 되레 불공평이다. http://goo.gl/RdPuxl  

- [ 홍준표, 얼마나 다급했으면… ]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검사로 재직 중이던 1993년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면서 업계 대부인 정모씨 형제로부터 돈을 받은 정·관계 유력자들을 구속시켰다. 그중에는 6공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장관도 있었다. 검찰 측에 물증이 없다는 것을 안 박철언 전 장관은 자신이 돈을 받지 않았다며 배달사고를 주장했지만, 당시의 홍준표 검사는 단호했다. 뇌물 사건은 대부분 물증이 없다고 박철언 전 장관의 변명을 일축했다. 목격자였던 홍모 여인의 증언은 결정적이었다. 결국 박철언 전 장관은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됐다. 이 사건은 스타 방송작가인 송지나씨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는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드라마 <모래시계>는 바로 이 슬롯머신 사건을 각색한 것이었다. 기생충박사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그 홍준표 지사가 지금 매우 곤궁한 처지에 놓였다.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에 출두해야 했으니까. 슬롯머신 사건 때 박 전 장관이 그랬던 것처럼, 홍 지사는 배달사고를 주장한다. 성 전 회장의 자살로 검찰 측에 물증이 없다는 걸 믿는 탓이지만, 검찰은 단호했다. 1억원을 직접 전달했다고 알려진 경남기업 윤 전 부사장의 증언도 확보한 터였다. 사태가 점점 불리해지자 홍 지사는 급기야 “경선 기탁금 1억2000만원이 집사람의 비자금”이며, 그 돈은 국회대책비를 가로챈 것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뇌물보다는 횡령이 낫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모래시계>의 스타 검사가 22년 만에 피의자가 돼 검찰에 출두한 건 흡사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 격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0IGcV4

- [ ‘슈퍼리치’에게만 ‘슈퍼감세’ ] 연간 12억5000만원 이상을 버는 소득 상위 0.01% ‘슈퍼리치’의 세금 부담이 지난 30년간 23%p나 줄었다. 1980년 연소득이 1억원이었던 ‘슈퍼리치’인 대기업 총수 김모 회장은 소득의 절반이 넘는 5800만원을 소득세와 의료보험료로 냈다. 31년이 흐른 2011년. 이 기업을 물려받은 아들 김모 회장은 연간 30억원을 벌어 이 중 10억2000만원(34%)을 세금과 국민연금·의료보험료 같은 사회보장기여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아버지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부담했지만, 아들은 3분의 1도 부담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부담률이 낮아지면서 고소득층과 중산층 간 소득격차는 더 커졌다. 연평균 소득이 29억원(2011년 기준)인 슈퍼리치의 ‘조세부담률’(소득세와 사회보장기여금 납부액을 합친 부담률)이 지난 30년간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 부담률이 대폭 낮아졌고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 건강보험) 부담률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반면 중산층 이하는 소득세 및 사회보장기여금 부담이 동반 상승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조세정책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소득재분배 기능이 지난 30년에 걸쳐 약화된 것이다. http://goo.gl/qdqD7j 

[ 한심한 국민연금 여야 공방 ] ‘국민연금 50% 급여율’을 위해 정부는 보험료를 두 배로 올려야 한다 말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1%포인트만 더 내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보다 4분의 1을 더 받으면서 보험료를 두 배 내야 한다는 건 용납하기 어렵고, 또 미래 연금재정이 어렵다는데 1% 인상으로 가능하다는 주장도 수긍하기 힘들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두 배 인상론은 가장치 않고, 1% 충분론도 곤란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현재 성인 3300만명 중 무려 절반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이들 비정규노동자, 영세자영업자, 전업주부 등은 노후에 국민연금에서 배제되어 있기에 급여율이 오른들 소용이 없다. 이에 비해 기초연금은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보험료 납부라는 문턱이 없기 때문이다”며 연금공방에서 이탈되어있는 기초연금도 논의에 포함 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http://goo.gl/KgvFpW

- [ 무릇 관계란 상대적인 것이다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이 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면, 오히려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는데, 오히려 그 프레임이 활성화되는 역설적 상황이다.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다른 글에서 유권자들이 가치·유대·신뢰·정체성에 입각해 투표한다고 파악했다. 조언하기를, 이슈·여론조사·정책목록·논리·중도·우월감·전문용어·책임전가 등의 함정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알기란 쉽지 않다. 김태희 다산연구소장은 “중국 청나라의 제4대 황제인 강희제 때, 사나운 범 두 마리가 있었는데 길들일 수 없었다. 황제가 노하여 코끼리 우리에 집어넣게 했다. 범을 본 코끼리는 크게 두려워 코를 한번 휘둘렀다. 범 두 마리가 그 자리에서 넘어져 죽었다. 코끼리가 범을 죽일 생각은 아니었다. 연암 박지원은 말했다. ‘코끼리가 코로 범을 때려눕혀 죽이니 그 코는 천하무적이다. 그런데 쥐를 만나면, 코를 둘 곳이 없어 하늘로 쳐들고 서있다.’ 쥐가 범보다 무섭다고 할 수는 없다. 무릇 관계란 상대적인 것이다”라고 일깨운다. http://goo.gl/dpH6hP

- [ 진보는 한·중관계, 보수는 한·미관계 중시 ]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서 최근 한·미, 한·중관계 외교정책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더라도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76%가 동의했다. 반대로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더라도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74%가 동의했다. 양쪽 모두 소원해지더라도 양쪽 모두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얼마나 될까. 분석결과 56%로 확인됐다. 논리적 모순인 것 같아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선택적 입장과 균형적 입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최정묵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부소장은 “선택적 입장을 보인 응답층을 살펴보니 진보는 한·미관계보다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보수는 한·중관계보다 한·미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으로 보면 한·중관계를 중시하는 주요 계층은 남성, 40대, 자영업자였다. 한·미관계를 중시하는 주요 계층은 남성, 60대, 생산직 종사자였다. 균형적 입장을 보인 주요 응답층은 남성, 20대, 사무직 종사자였다”라고 맗나다. http://goo.gl/obH0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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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5월 12일 경향신문

- [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 비누 7장, 쇠못 1개, 2000개비의 성냥. 인체를 구성하는 성분이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인간은 참 값쌀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이 같은 성분의 총합을 인간이라 부를 수도 없거니와 그렇게 대우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에게는 이 같은 성분의 총합을 뛰어넘는 생명과 인격이 있기 때문이다. 박주민 변호사는 “세월호 특조위의 생명은 핵심 조사대상인 정부부처로부터의 독립성이다. 조사대상이 되는 정부부처가 특조위에 영향을 행사하게 된다면 객관적인 조사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정부는 특조위의 독립성을 훼손하려 할까? 정부와 독립된 위원회가 성립될 때 각 위원회에서 시행령안을 만들어 정부에 제안하면 그 시행령안을 대부분 그대로 수용해왔던 전례에 비추어 봐도 너무 괴이한 일이다. 감추고 싶은 뭔가가 있지 않고서는 이렇게까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근 시민들과 피해자 가족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http://goo.gl/f08X5A

- [ 참으로 영리한 홍준표 ] 홍준표 경남지사(61)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기탁금으로 사용된 출처 불명의 돈 1억2000만원에 대해 “집사람 비자금”이라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이 같은 홍 지사의 소명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이날 경남도청에서 간담회를 열어 2011년 옛 한나라당 대표 경선 후보 기탁금으로 낸 1억2000만원에 대해 “11년간 변호사 활동을 하며 번 돈과 원내대표 시절 국회대책비로 나온 돈을 집사람이 모아 은행 대여금고에 넣어뒀던 것”이라고 밝혔다. 홍 지사는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국회운영위원장을 겸하면서 매달 국회대책비로 나오는 4000만∼5000만원씩을 전부 현금화해 쓰고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덧붙였다. 이 돈은 홍 지사의 공직자 재산신고에 그동안 빠져 있었다. 홍 지사는 재산신고 누락에 따른 처분은 받겠다고 말했다. 불법정치자금보다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벼운 공직자자 재산신고 누락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있다. http://goo.gl/ckkO8d 

- [ 한국의 복지는 왜 비정상인가 ] 누구나 일생 동안 소득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을 한다. 그럼에도 소득이 단절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므로 이런 위험에 대처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산업재해로 일할 수 없는 경우의 소득 단절에 대해서는 산재보험이 작동한다. 회사의 폐업이나 해고의 경우에는 고용보험이 작동한다. 질병으로 일하지 못해 소득이 단절된 경우에는 질병보험이 작동한다. 노령과 은퇴로 인한 소득 단절의 경우 국민연금이 작동한다. 이것이 공적 소득보장제도인 4대 사회보험이다. 4대 사회보험은 대상자 모두를 포괄하는 ‘보편적 가입’과 존엄한 삶이 가능한 수준의 ‘급여 보장성’(소득대체율)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복지국가들은 실질적 보편주의 원칙에 따라 국민 모두를 포괄하고 소득대체율 70%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건 ‘정상’이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우리나라의 공적 소득보장제도는 ‘비정상’이다. 첫째, 질병으로 입원할 경우 치료비는 건강보험으로 평균 63%를 충당하지만 소득 단절로 인한 생계 위협은 불가피하다. 둘째, 고용보험은 노동자의 절반 정도만을 보호한다. 셋째, 국민연금은 넓은 사각지대와 낮은 보장성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한다. 그래서 비정상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BR2g4s

[ 문재인, 고립무원? ]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에 이은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로 촉발된 계파 갈등이 수습이냐, 확산이냐의 기로에 섰다. 문재인 대표가 ‘봉숭아 학당’ 최고위 난맥에, 정 최고위원이 막말에 사과하는 것으로 갈등 진화에 나섰지만 김한길 전 대표가 새롭게 문 대표의 ‘재·보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친노·비노 간 대결구도는 첨예해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화 통화로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막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주승용 최고위원은 “사과는 받았지만 사퇴 철회는 별개의 문제”라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텅빈 새정치 최고위원 회의 탁자에 홀로 앉아있는 문재인 대표의 모습이 참 안쓰러워보인다. http://goo.gl/Kjc1I0 

- [ 강정호, 피츠버그에 강풍 분다 ]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28)가 홈런에 결승타까지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선발로 출전하는 경기마다 맹활약하며 주위의 편견을 하나씩 깨뜨리고 있다. 강정호는 11일 미국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2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해 1회 선제 솔로홈런과 7회 결승 적시타를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타격 때 발을 들어올리는 ‘레그 킥’ 우려 딛고 3할 타율 안착했으며, 수비에서도 동양인에 대한 편견을 날렸다. 선발 출전 경기 때마다 맹 활약하며 당당히 실력으로 ‘주전감’임을 입증하고 있다. http://goo.gl/q7ll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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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1일 경향신문

- [ 당신은 ‘꼰대’ 인가요? ] 조지 오웰은 “모든 세대는 자기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더 많이 알고 다음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믿음이 지나치면 ‘꼰대’가 되기 쉽다. 세상은 넓고 ‘꼰대’는 많다. 그들의 ‘꼰대질’에 때로 저항하고 처음부터 얽히지 않으려 애도 써본다. 그러나 꽉 짜인 조직 생활에서 꼰대를 피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꼰대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꼰대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도 꼰대는 사라지지 않는다. 경향신문에서 기획기사로 꼰대이야기를 풀어냈다. http://goo.gl/yM8fva 과연 당신은 꼰대인가? 체크리스트로 자신의 꼰대 성향을 알아볼수도 있다. http://goo.gl/qxTtth 

- [ 지지자들에게 모욕감 안긴 새정치 ] 정치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는 정당들 사이가 아니라 정당 내부에서 이루어진다. 격렬한 감정과 시기, 음모, 질투 나아가 느닷없는 각목 다툼과 자살 소동은 정당 내 공천권을 둘러싼 싸움에서 나타난다. 한 정당이 다른 정당을 선거에서 이기는 것보다 당 조직 내부에서 상대 파벌과 다퉈 승리하는 일이 더욱 고통스럽다. 그렇기에 정당조직을 좋은 정치공동체로 만드는 일은 최고의 민주적 과업이 아닐 수 없는데, 야당은 이 과업에서 실패함으로써 선거에서 연달아 패배했다. 그런데도 야당의 최고위 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동료인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막말을 퍼붓고, 주승용 최고위원은 자리를 박차고 퇴장했다. 그 과정에서 유승희 최고위원은 노래를 흥얼거렸다고 한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최근 야당 최고위원들이 보여준 참을 수 없이 가볍고 저열한 행동들은 정당조직이 얼마나 나빠질 수 있는가를 실증하는 한편, 야당 지지자들에게는 견딜 수 없는 모욕감을 안겨주었다”고 말한다. http://goo.gl/5MBq6b

- [ 증세 없는 복지 확대는 신기루 ] 우리나라는 적게 세금 내고 적게 지원 받는 전형적인 저부담-저복지 국가다. 2014년의 경우 우리나라의 GDP 대비 사회복지비 지출은 10.4%에 불과하다. 이는 OECD 나라들의 평균인 21.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2011년 우리나라의 개인소득세 부담률은 GDP 대비 3.8%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반에도 못 미친다. 우리의 복지 현실을 감안할 때, 세금을 더 거두는 중부담, 필요한 복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중복지의, 중부담-중복지 국가로 가야 한다. 경제학자인 이윤호 순천대 교수는 “증세 없는 복지 확대는 신기루다. 돈 없이 복지 확대가 가능할 수 없다. 담뱃세 인상 등의 편법으로는 조세 형평성만 나빠지고 서민층의 불만만 늘어날 뿐이다. 눈앞의 상황만 모면하고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임기응변의 공방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복지 문제에 대해 올바른 비전과 해법을 제시하는 일은 정치권의 책무다. 이 문제에 정면으로 승부를 걸고 해결하려는 정당이 미래의 한국 사회를 이끌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Xkz9J3

- [ 납세자 몰래 진행되는 세금 5조가 걸린 소송 ] 금융감독위원회는 2003년에 론스타가 1조3830억원에 외환은행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승인했다. 그런데 금감위는 2006년에 론스타가 국민은행에 6조3000억원에 되파는 것은 승인하지 않았다. 2007년에 싱가포르의 DBS은행에 지분을 파는 것도 반대했다. HSBC에 파는 것도 승인하지 않았다. 론스타는 2010년 12월에 하나금융에 4조7000억원에 팔겠다고 승인을 신청했다. 결국 판매가를 3조9000억원으로 낮추어 2012년 1월에 승인받았다. 그리고 국세청은 론스타에 4310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이에 불복한 론스타는 한국 정부를 세계은행 산하 국제 심판정으로 끌고 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송기호 변호사는 “5조원의 예산이 걸린 론스타 구두 변론이 15일에 시작된다. 5조원은 경남도가 157년 동안 무상급식을 지원할 수 있는 돈이다. 경남의 무상급식이 중단된 것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318억원의 예산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219억원의 예산을 변호사비용과 중재비용으로 썼다. 이는 홍준표 지사가 8개월의 무상급식을 지원할 수 있는 돈이다”라며 철저한 밀실주의로 납세자들에게 론스타 소송에 대해 알려주지 않는 법무부를 비판한다. http://goo.gl/Qekoqb

- [ 동기식과 비동기식의 차이 ] 정보통신 시스템을 설계할 때 동기식과 비동기식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선택된 방식에 따라서 초기 투자비용과 이후의 확장성 문제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동기식은 각 개체들이 정해진 공통의 시각 일정에 맞춰서 움직이는 방식을 말한다. 군대는 동기식 문화의 전형적인 예이다. 6시에 취사병은 식사를 준비하고 병사들은 그 시간에 와서 식사를 한다. 취사병이 병사들의 기상 여부를 체크한다거나, 또는 병사들이 식당에 밥이 나왔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없다. 동기식은 이렇게 정해진 시간에 각자 자기 일을 하면 된다. 반대로 비동기식의 과정은 좀 복잡하다. 어린아이들이 있는 집의 아침식사는 전형적인 비동기식 진행이다. 식사는 꿈틀대며 자고 있는 아이들의 상황을 수시로 보면서 준비되어야 한다. 밥투정, 반찬투정으로 아이들의 식사시간이 길어지면 그 시간만큼 설거지는 미뤄지게 된다. 비동기식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봐가면서 일을 도모하는 방식이다. 컴퓨터공학자인 조환규 부산대 교수는 “전화보다 비동기식인 문자나 메신저가 선호되는 현상은 현대적 삶의 한 특징이다. 복잡하고 다양한 삶의 방식, 각각 서로 다른 시간축의 삶이 가능해진 요즘, 일사불란이 강조되는 동기식 방법론은 그 높은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모두가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나라가 발전한다고 믿는 동기식 발전론은 현실과 동떨어진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다소 시끄럽고 번잡하지만 오류에 대한 적응성이 뛰어난 비동기식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가 위정자들에게 필요한 시절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oNvk6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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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9일 경향신문

- [ 돈 중심의 세계관 ] 요즘 강의실에 앉아 있는 대학생들은 1990년대 초반에 태어났으니 초등학교 시절 IMF 시기를 통과했을 것이다. 부모가 실직이나 폐업, 도산의 당사자였을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경제 난민’ 대열에 속하지 않았더라도 친척이나 이웃 중 누군가 땅이 꺼지라고 한숨짓는 모습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사춘기 시절, 자기 정체성에 대한 가슴앓이보다, 기성세대에 대한 이유 없는 반항보다 ‘경제적 공포’가 훨씬 더 깊이 각인된 것이다. 청소년으로 자라나는 사이 구조조정, 명예퇴직, 비정규직, 고용 없는 성장, 승자독식과 같은 신조어가 관용어구로 자리 잡았다. 그러는 사이 부모들의 가치관 아니 자녀 교육관은 급격하게 ‘돈’으로 쏠렸다. ‘어떻게 해서든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한다.’ 대학 졸업장이 직업을 결정하고, 직업(연봉)이 삶의 질을 보장한다는 생각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해졌다. 시인인 이문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들에게 한 세상이 일러준 미래는 단 하나였다. 대학. 대학이 유일한 출구였다. 대학에만 들어가라, 그럼 그때부터 네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대다수 대학생들에게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난다. 경쟁의 터널을 빠져나온 대학생들 앞에 더 길고 어두운 터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 대학에 다니는 거의 유일한 이유가 취업이다. 더 가혹한 ‘입시’, 아니 최후의 관문으로 여겨지는 취업에 대한 학생들의 강박은 상상을 넘어선다”고 말한다. http://goo.gl/D3eNQP

- [ 일확천금의 꿈, 패가망신의 현실 ] 카지노는 ‘작은 집’이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다. 어원인 카자(casa)는 르네상스 시대 귀족 소유의 사교·오락용 별관을 뜻한다. 18세기 들어 유럽 왕국들이 재원 충당을 위해 옥내 도박장을 잇따라 개설하면서 일반화됐다. 한국에서는 2000년 개장한 강원랜드에 한해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었다. 카지노는 확실한 국가 재정 확보 수단이지만 본질은 인간에게 유익하지 않은 사행산업이다. 조호연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첩보영화 ‘007’ 시리즈에는 주인공이 카지노에서 도박하는 장면이 많다. 출중한 도박 실력으로 거액을 따내 관객에게 일확천금의 꿈을 대리 경험하게 한다. 그러나 이는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현실은 딴판이다. 도박중독으로 패가망신한 사람들은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해양수산부가 그제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크루즈선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크루즈선상에서만 카지노를 할 수 있어 건전한 레저수단이라는 것이다. 배 타고 카지노 하면 사행성이 없어진다니 이런 궤변이 없다.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라지만 국가가 앞장서 사행을 부추기는 것은 안 될 일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mBdMfN

- [ 악마의 혀를 닮은 17번 홀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 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린 플로리다주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7215야드). 역시 17번홀(파3)이 변수였다. 첫날은 공 21개가 연못으로 사라졌다.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파3홀’이란 별명답게 첫날부터 풍성한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TPC 소그래스 17번홀은 그린 뒤편 스탠드에 편히 앉아 경기를 지켜보는 갤러리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지만, 선수들에겐 가장 큰 부담을 안겨주는 홀이다. 티샷 지점에서의 거리는 120m밖에 안되지만 그린 전체가 연못으로 둘러싸여 있는 아일랜드 그린(실제는 반도 모양)이고, 길이도 24m에 불과해 자칫하면 공을 물에 빠뜨리기 쉽다. 그린 스피드가 빠르고, 한쪽에는 작은 벙커가 도사리고 있으며 상공에 휘도는 바람도 시시각각 변해 어떻게 강약을 조절하느냐가 큰 관건이다. 사진을 보니 정기적으로 공을 건져내지 않았다면 아마도 연못 속엔 수만개의 골프공이 침몰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http://goo.gl/jaiHk4 

- [ 죽은 것이 다시 살아난 느낌 ] 임권택 감독은 1962년 <두만강아 잘 있거라>라는 영화로 감독 데뷔를 한 이후로 지금까지 역사와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에 개봉한 <화장>까지, 그는 감독으로 102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그중 <천년학> <취화선> <춘향뎐> <아다다> <씨받이> 등 사극만 해도 수십편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아제아제 바라아제> <태백산맥> <장군의 아들> 등 역사나 그에 근거한 시대극을 많이 연출했다. 임권택 감독은 많은 시대극을 많이 연출한 이유를 “역사를 통해 현재를 보고 미래를 맞이하기 위함이었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우리가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유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도 궁에 많은 사람이 찾아오길 희망한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수록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테니. 그래서 아름다운 행사 등을 통해 세상에 잘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창덕궁 달빛기행’이라는 야간 행사를 체험해본 적이 있다. 아, 정말 아름다웠다. 마치 죽은 것이 살아난 것 같아 무척 행복했다”고 말하며 올해 처음 열린 제1회 ‘궁중문화축전’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했다. http://goo.gl/OHiN8A

- [ 죽음에 대한 시대의 시선 ] 플라톤은 죽음을 종결·상실로 파악하지 않고, 삶이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이주로 여겼다. 그는 죽음에서 희망적인 가치를 발견하려 했다. 플라톤 사상을 마중물로 하는 철학자들은 죽음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 나섰다. 로마 시대 키케로는 “철학자들의 전 생애는 죽음에 대한 걱정으로 점철된다”고 했다. 키케로의 말마따나 죽음은 철학적 사유의 중요한 테마였다. 삶이 무엇인가. 존재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런 질문을 파고들자면 죽음이라는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죽음을 삶과 분리해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피타고라스는 육체를 영혼의 무덤이라고 일갈했는데 이원론의 시조쯤 된다. 데카르트는 육체를 태엽 감는 시계에 비유했다. 이 때문에 죽음은 한 기계의 종말을 의미할 뿐이다. 칸트, 헤겔 같은 이성주의 철학은 영혼을 다르게 부르자면 정신, 이성인데, 이런 것들은 죽음과 달리 불멸성을 지닌다고 봤다. 반면 스피노자와 쇼펜하우어는 죽음은 지극히 사적인 사건이라서 보편적인 것을 논할 여지가 없다고 봤다. 죽음에 대한 인식은 문화적인 것이기도 하다. 시대 분위기 따라 죽음에 대한 태도도 상이했던 것이다.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의 서평을 쓴 경향신문 서영찬 기자는 “한 시대가 어떤 시선으로 죽음을 바라보는가는 삶을 어떻게 성찰하는가와 직결된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사유는 의미 있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신간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구인회 저·한길사)> http://goo.gl/uiXENS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