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3일 경향신문

- [ 이완구 투기의혹, 과연 우연일까 ] 총리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의혹에 우연의 일치라고 말한다. 하지만 타워팰리스를 사서 곧 팔았던 것, 분당 전원주택지를 장모가 산 것, 함께 부근 땅의 주인이 된 사람들의 대단한 면모 이 모든 것이 과연 우연일까. 인근 개발계획은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소속 김윤기 건설교통부 장관이 짰고, 이완구 총리 후보는 당시 자민련 원내총무였다. 우연은 어디까지가 우연일까? 사전은 우연(偶然)을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이 뜻하지 않게 일어난 일’이라고 푼다. 임석진 편저 <철학사전>에는 “원인이 없는 것이 ‘우연’이 아니다. 원인이 없다면 결과도 없다. 그러나 우연은 현실로 존재한다. 우연은 (우리가 아는) 어떤 인과의 법칙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 빚어진 것이다…우연적인 것만을 분리해 우연이라 규정함은 불가능하다…거기엔 일정한 방향으로 작용하는 필연적 법칙이 있다.”라고 되어있다. 우연히 생기는 우연은 없다. http://goo.gl/J4lb2o

- [<단독>이완구, 타워팰리스 ‘딱지’ 4억5888만원 웃돈 주고 구입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65)가 2003년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4억5888만원의 ‘웃돈’을 얹어 분양권을 사들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 후보자는 분양권 매입 9개월 만인 2003년 10월 이 아파트(전용면적 159.43㎡)를 16억4000만원에 매각해 세금과 제반 수수료 등을 제하고도 2억2365만3030원의 순수익을 남겼다. 청문준비단은 이같은 사실을 숨기다가 경향신문서 의혹 제기후 뒤늦게 시인했다. http://goo.gl/zKOwQI

- [ 슬픔에도 부피와 질량이 있을까 ] 통증의 주관적 느낌을 수치화한 ‘맥길 척도(McGill Pain Index)’에 따르면, 인간이 느끼는 통증 가운데 최악은 작열통(불에 탈 때의 통증)이라고 한다. 다음은 손가락이나 발가락 절단, 초산(初産) 등의 순이다. 하지만 수치화할 수 없는 고통, 진통제도 소용없는 고통이 있다. 세월호 유가족 13인의 육성기록 <금요일엔 돌아오렴>이 전하는 슬픔은 한없이 크고 무겁다. 안산 단원고 2학년생들은 3박4일 수학여행을 마치고 ‘2014년 4월18일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돼 있었다. “가슴 절절한 용단”이라며 세월호 인양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던 이주영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새누리당 의원)은 이제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 인양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치 ‘다수 국민’이 반대라도 한다는 듯한 뉘앙스다. 여론조사에서는 인양 찬성(60.5%)이 반대(29.1%)를 크게 앞서는(리서치뷰 1월29일 조사) 것으로 나온다. 세월호 인양은 그냥 바다 속 고철더미를 건져올린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돈 문제로 주춤할 수 없는 ‘치유제’를 만드는 일이다. http://goo.gl/XIRxaI

- [<단독>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박종철 고문치사’ 축소 은폐 검사 ]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59)가 1987년 검사 재직 당시 검찰의 축소·은폐 의혹이 제기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수사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서울지검은 1987년 2월 1차 수사에서 고문 경찰관 2명으로부터 “고문치사의 범인이 3명 더 있다”는 진술을 받고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이 같은 사실은 5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의해 폭로되자 검찰은 뒤늦게 재수사에서 고문 경찰관 3명을 추가 구속했다. 당시 박 후보자가 일 했던 수사팀은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을 “범인 축소 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전혀 없다”고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나 민주화항쟁 이후인 1988년 1월 검찰은 강 전 치안본부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는 2009년 보고서에서 “검찰은 사건 진상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다가 정의구현사제단이 정부의 은폐 사실을 폭로한 이후에야 최소한의 관계자만 기소해 결과적으로 정부 관계기관대책회의의 부당한 개입을 방조하고 은폐했다”고 밝혔다. http://goo.gl/wWdjG6 

- [ 저출산으로 좋아지는 것 ] 저출산 문제가 나올 때면 늘 ‘고령화’가 따라붙는다. 그리고 고령화 현상이 마치 아이를 적게 낳아서인 것처럼 설명한다.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의 수명이 늘어나는 일과 어쩔 수 없어 애 낳지 않는다는 두 현상 사이엔 어떠한 인과관계도 없다. 2017년을 기점으로 15세부터 64세까지의 생산가능인구가 줄기 시작한다지만, 갑자기 일할 사람들이 무더기로 증발하는 건 아니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되면서 힘든 육체노동을 중심으로 몸값도 올라갈 것이다. 그러면 굳이 고학력에 좋은 학벌이 아니어도 먹고살 만한 사람이 늘어난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싼값에 쓸수 있는 노동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보육 지원의 질을 높이고 출산휴가 등 여성 노동력을 보호하는 것은 인권이 존재하는 문명사회의 기본자세이지 저출산 대책으로 내놓을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저출산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는 주장이다. 저출산이건 고령화건 모든 사회현상엔 잃는게 있으면 얻는게 있다. http://goo.gl/fWbGMA 

- [ 유비의 자호 ‘현덕(玄德)’의 숨은 뜻 ] 우리는 누군가에게서 도움을 받았을 때 ‘덕분에’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된다. 덕분(德分)은 말 그대로 ‘덕을 나눈다’는 의미다. 덕(德)이라는 한자는 ‘얻는다’는 뜻의 ‘득(得)’이란 글자와 ‘마음’이라는 뜻의 ‘심(心)’이란 글자가 합성된 형태다. 소설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의 자(字)는 현덕(玄德)이다. 왜 유비는 인생의 좌우명과 같은 자신의 자를 현덕으로 택했을까? 현덕의 현(玄)은 어둠을 뜻한다. 다시 말해 현덕은 ‘어두운 덕’, 즉 ‘보이지 않는 덕’을 말한다.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 덕을 베풀 때 자신의 속을 드러내지 않고 자연스러운 애정으로 전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받는 사람이 이를 눈치챈다면 그 덕은 마음(心)이 빠진 득(得)에 불과하다. http://goo.gl/KMp8eO

- [ 치매환자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농심 ]  치매에 걸려 검찰 조사도 받을 수 없다던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77)이 농심의 사외이사로 선임되고 연말 송년모임에도 참석하는 등 활발히 활동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라 전 회장은 2010년 ‘신한 사태’ 때 불명예 퇴진한 뒤 횡령 혐의로 기소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설 것을 요구받았지만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치료 중”이라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해왔다. 2013년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지난해 10월에는 2010년 ‘신한 사태’ 때 불법 계좌추적 등을 벌인 혐의로 검찰에 재차 고발됐다. 하지만 치매를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http://goo.gl/qLFX5s

- [ 인간의 욕심, 하늘을 찌르다 ] 현대차그룹이 2020년까지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에 115층, 571m짜리 마천루를 지을 계획이다. 2016년 완공 예정인 제2롯데월드(555m)보다 16m 더 높아 ‘국내 1위’의 지위를 얻게 된다.  1885년 55m(10층·시카고 홈보험 빌딩)로 시작된 마천루는 이제 828m(163층·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빌딩)까지 치솟았다. 2018년 완공 목표로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중인 킹덤 타워는 무려 1007m나 된다. 초고층 빌딩은 엘리베이터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탓에 효율성으로 보면 최악의 선택이다.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줄고, 자연히 임대료는 비싸진다. 합리적인 판단보다 ‘랜드마크’가 되고 싶은 인간의 욕심이 하늘을 찌른다. http://goo.gl/029yMI 

- [ 노동시장 기형, 방치하는 정부 ]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orld Bank)과 같은 국제 평가기관에서는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노동시장 왜곡으로 발생된 노동생산성 저하를 꾸준히 지적하여 왔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소속된 34개국 중 최하위다. 임금은 미국의 시간당 67달러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32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근로시간은 네덜란드의 연평균 1380시간보다 800시간이나 많지만 수입은 거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송봉근 강남대 특임교수는 성장을 원한다면 노동시장을 제대로 작동 시키라고 권고한다. http://goo.gl/9bhY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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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일 경향신문

- [ 박근혜 정부, 비정상의 고착화 ]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7년 7월 도입된 법정의료보험제도는 50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와 피부양자들에게만 적용되었다. 전체 인구의 8.8%에게 적용 되었다. 독일 비스마르크 방식을 모델로 삼았기 때문에 당시 의료보험료는 부담능력이 아니라 가입자의 근로소득에만 정률로 부과되었다. 이는 당대의 시대정신에 어긋나는 게 아니었다. 그때 시대적 요구에 어긋났던 것은 대기업 근로자 외의 대다수 국민이 의료보험제도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1987년 이후 전국민이 의료보험이 등장했고 당연히 전국민 개개인의 부담 능력을 고려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현재 연금 등 종합소득이 연간 4000만원 미만이거나 재산이 과세표준으로 9억원 미만이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가 되어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이는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는 근로소득뿐만 아니라 부담 능력에 따라 부과하는 게 옳다는 최근의 오늘날의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3년간 추진 되어 오던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안을 백지화 했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는 박근혜 정부가 실제로는 비정상을 고착화 시키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http://goo.gl/ewJBp0

- [ 청년 절반, 판을 흔들고 싶어한다 ] 3년 전쯤 일본 청년들 사이에서 ‘일본리셋론’이 유행한 적이 있다. 정부의 소비세 인상에 대한 반발로 생긴 담론이다.  ‘세금을 올리느니 재정이 파탄나게 내버려두자. 사회가 불안정해지면 기회가 박탈된 청년층에도 좋은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자조(自嘲)가 깔려 있다. 컴퓨터 리셋 버튼을 눌러 껐다 켜듯 일본 사회를 뒤집어 버렸으면 하는 심리는 1990년대 불황기에서 자라나 비정규직을 전전해온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 상당수에게 자리 잡고 있다. ‘국가미래전략 정기토론회’에서 박성원 박사의 조사결과 5대 도시에 거주하는 20~34세 청년층 42%가 ‘붕괴-새로운 시작’을 ‘선호하는 미래’로 꼽은 것이다. 하와이미래학연구소가 개발했다는 미래예측방법을 원용해 ‘계속성장’ ‘붕괴-새로운 시작’ ‘보존사회’ ‘변형사회’ 등 4가지 미래사회 중 선택하도록 한 조사결과다. 한국에서도 일본처럼 ‘한국리셋론’이 퍼지고 있다. http://goo.gl/5Rl8GK

- [ 이명박 회고록, 후폭풍 ] 이명박 전 대통령(74)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으로 세종시 수정안 문제가 또다시 여당 계파갈등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청와대에서도 ‘유감’이라고 반박에 나서면서 해묵은 갈등이 재연됐다. 이미 4년7개월 전 폐기된 세종시 수정안이 여전히 양측의 충돌을 야기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양측이 세종시를 ‘정책’이 아닌 여권 내 ‘권력다툼’ 차원에서 활용해 온 탓이다. 특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등 당시 여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실패 유무와 상관없이 ‘박근혜 죽이기’로 설계됐다는 인식이 암암리에 퍼져 있었던 것이 문제의 근원이었다. 당시 주류였던 친이계도 이런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http://goo.gl/cJBGfK 

- [<단독> 임종인 안보특보, 군사기밀 누설 전력 ] 신임 청와대 안보특보에 임명된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원장(59·사진)이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국군사이버사령부 위치를 누설했다가 국방부로부터 경고를 받은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국내 최고 보안전문가로 통하는 임 특보의 보안의식을 놓고 당시 군 내부에서는 ‘낙제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군사기밀 누설하는 ‘보안전문가’를 인보특보로 임명하다니… http://goo.gl/8KKp1h

- [<단독> 유명출판사, 수십만원 전집 직원에 강매 ]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와 참고서, 어린이를 위한 학습만화 전집 등을 펴낸 국내 유명 출판사가 수십만원대 자사 신간 전집을 직원들에게 강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회사 직원 ㄱ씨는 1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회사에서 지정한 신간 전집을 구매하라는 지시가 내려온다”면서 “다들 매해 연봉 계약을 갱신하는 처지라 회사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이라면 직원에 대한 회사의 갑질 사례가 되겠다. 더욱이 연봉계약을 앞두고 강요했다면 A급 갑질이다. http://goo.gl/uND70n

- [ 아랍, 가족 복수의 전통 ] 아랍 사회에서는 가족이 모든 가치의 우선이다. 따라서 가족의 복수는 일종의 신성불가침 영역이다. 가족의 죽음에 대한 피값인 ‘디야(diya)’가 지불되지 않는다면 똑같은 피의 복수를 하는 전통이 아직은 매우 강하다. 이러한 분노와 증오의 문화가 팽배한 토양에 알카에다와 IS가 등장하자 수십만명의 동조자가 복수를 위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인류의 보편가치와 이성적 판단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더욱이 IS는 단순한 복수살인집단이 아니라 성스러운 종교적 사명을 완수한다는 기가 막힌 포장을 곁들였다. 자신이 순교하더라도 살아남은 가족들이 보살핌 받을 수 있다는 믿음에 그들은 주저하지 않는다. 9·11 테러 이후 대테러전쟁에 3조40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도 테러는 그 이전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무차별 폭격으로 IS나 알카에다를 궤멸시킬수는 없다. 테러 원인에 대한 분석을 통해 증오와 복수를 치유하는 처방이 필요하다. http://goo.gl/OEP0C9

- [ 과거에 눈감은 사람은 현재도 볼 수 없다 ] “과거에 눈감은 사람은 현재도 볼 수 없다. 독일인은 누구나 부끄러운 과거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독일의 양심을 대표하는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이 1월 31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4세.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은 1984년 서독 대통령에 취임한 뒤 1990년 동독과의 통일을 이끌어냈고, 통일 독일의 초대 대통령으로 1994년까지 재임했다. http://goo.gl/jC2CGu

- [ 예술가와 예술인간의 차이 ] 조정환 ‘다중지성의 정원’ 대표(59)는 4년 만에 낸 단독 저서 <예술인간의 탄생(갈무리)>에서 ‘예술가’와 ‘예술인간’을 구분한다. ‘예술가’는 예술대학 졸업장, 수상 실적에 의해 자격을 얻지만, ‘예술인간’은 저마다의 삶에 내재한 에너지를 끄집어낸 즉시 태어난다. 2008년 광화문 촛불집회, 2010년 아랍의 봄, 2011년 월가 점령 시위를 ‘위대한 예술작품’으로 평가하는 그에게 물었다, ‘예술’은 무엇인가. “예술은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삶 자체가 예술의 원료이며, 에너지다.” 위대한 예술은 제도의 흐름을 위반할 때 나타난다. http://goo.gl/MzoW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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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월 31일 경향신문

- [ 이완구의 황당 해명 ]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2003년 1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8억8000만원대 분양권, 이른바 ‘딱지’를 11억7980만원에 사들였다. 원소유자가 건설사에 지급해야 할 미납금 8800만원은 따로 떠안았다. 웃돈을 얹어 ‘딱지’를 매입하는 건 부동산 투기에 흔히 쓰이는 수법이다. 이 후보자는 이 아파트를 10월 16억4000만원에 되팔았다. 불과 9개월 만에 3억7000여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취득세·등록세와 양도소득세를 빼고도 앉은 자리에서 2억2000여만원을 벌었다. 2억2000만원은 월 급여 200만원인 직장인이 9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액수다. 올해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시간당 5580원) 노동자가 주말을 제외하고 매달 22일 하루 8시간씩 총 18년6개월간 꼬박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이 후보자는 십수억 더 오를 수 있는 아파트를 일찌감치 팔아 3억대의 차익만 남겼으니 투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의 장인·장모는 경기도 분당의 토지를 2000·2001년 7억5600만원에 매입한 뒤 2002년 딸(이 후보자의 부인)에게 증여했다. 이 후보자의 부인은 이 땅을 2011년 다시 차남에게 증여했다. 현재 이 땅의 공시지가는 20억원대, 실거래가는 30억원대다. 증여세 5억원을 제하고도 14년 새 20억원에 이르는 시세차익이 생긴 것이다. 최저임금 노동자가 169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가능한 액수다. http://goo.gl/53W9vl

- [ 정책 결정자들의 인성 ] 산아제한을 하던 80년대 광고엔  “셋부터는 부끄럽습니다”라고 되어있다. 지금은 외동 아이로 자란 사람들이 성격에 문제가 있다며, 출산을 부추긴다. 정책에 따라 부끄러웠던 아이는 귀한 아이가 되었다. 인성교육이란 폭넓게 말하면 인문학교육이고, 인문학이란 결국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려는 생각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기르는 공부다. 사람은 산업역군이기 전에 사람이고 국가의 간성이기 전에 사람이다. 어떤 정책이나 정치적 이념에 맞춰 사람을 끼워 맞추려는 시도는 사람을 ‘배반’하는 것이다. 사람이 국가나 제도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나 제도가 사람을 위해 있다는 것은 지극히 명백한 진실이다. 교육부에서 인성교육을 강화 한다고 한다. 어떻게 강화할 건지 기대반 우려반이다. 정책을 결정하기에 앞서 결정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인성에 대한 충분한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http://goo.gl/DR1QDO

- [ 시치미떼다의 어원이 된 ‘시치미’ ] 경향신문 포토다큐가 인간과 야생의 생생한 교감을 보여준다. 세계인류문화유산 박용순 응사(매를 길들이거나 매사냥을 하는 사람)와 매의 이야기. 시치미는 매의 발목에 매어놓던 일종의 이름표. 어떤 사람들은 남의 훌륭한 매를 보면 매의 발목이나 꼬리에 있던 이름표를 떼고 그 매가 자기 것인 척했다. 그리하여 매사냥에서의 ‘시치미떼다’가 오늘날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http://goo.gl/Ks3wbi

- [ 공부 외엔 스토리가 없는 아이들 ] “보수적인 부모는 아이를 일류대에 보내려고 하고, 진보적인 부모는 아이를 의식 있는 일류대생으로 만들려고 한다.”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김규항씨가 한 말이다. 한 청소년은 고백한다. “제가 고3인데, 대학을 어디로 가야 할까 생각하다가 자기소개를 한 번 써보려고 책상에 앉았는데 글이 너무 안 써지는 거예요. 아, 내가 정말 이야기가 없구나, 내가 좋아하는 게 뭐고, 이걸 위해서 어떤 일을 했고, 술술 나와야 하는데, 그냥 공부만 하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23명의 청소년들이 인문학 책방 ‘길담서원’에서 기획하고 진행한 청소년인문학교실에서 강연을 들었다. “당신의 힘은 무엇이고 당신은 지금 어디에 힘을 쓰고 있습니까.” 강연 주제는 ‘힘’이었다. 신간 <세상을 바꾸는 힘(궁리)> http://goo.gl/d2jZ3N

- [ 묻지마 양심 ] “선(善)을 쌓는 집안에 반드시 경사가 생긴다(積善之家 必有餘慶).” <주역> ‘곤괘·문언’에 나오는 이야기다. 조선 중기 문신인 허목(1595~1682)은 ‘돌이 쌓이면 산을 만들 듯(積石者成山) 선이 쌓이면 덕을 이룬다(積善者成德)’고도 했다. 옛사람들은 평소에 선을 쌓으면 후손들이 번창한다는 뜻에서 ‘적선’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인용한 것이다. ‘대구 돈벼락 사건’ 이후 돌아오지 않은 515만원을 대신 채워 달라며 한 독지가가 500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묻지도, 찾지도 말라”는 말과 함께 ‘돌아오지 못한 돈도 사연이 있을 것이니 그 돈으로 생각해서 사용하라’는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또 다른 독지가들의 성원도 이어져 이미 뿌려진 800만원을 훌쩍 넘었다. 미담이 넘치는 사회, 선을 쌓으면 사회적으로 분명 보상 받는다는 믿음이 쌓여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http://goo.gl/LbTD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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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월 30일 경향신문

- [ 이완구, ‘큰 꿈’을 도모한다면… ] ‘이완구 총리’가 되면 내각의 3대 축인 총리와 사회부총리(황우여), 경제부총리(최경환) 모두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 출신 현역의원이 맡게 된다. 내각제에서나 가능한 구조다. 지지율 하락으로 다급해진 대통령으로선 여당 통제력을 붙들고, 레임덕을 차단키 위해 사실상 ‘당정 일치’ 진용을 꾸린 모양새다. 대통령제에서 3권분립을 엄격히 하는 것은 막강한 대통령 권한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이 필요에 따라 입법부의 국회의원을 아무 제한 없이 행정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게 반복되면 3권분립의 훼손은 불가피하다. 대통령제인 미국은 의원이 장관에 임명되면 의원직을 사퇴한다. 한국은 의원을 겸한 장관이 원하면 의원의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꿩 먹고 알 먹는 데도 문제의식은 없다. 양권모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이완구 후보자에게  총리가 되면 의원직을 사퇴 할 것을 권유한다. 의원·장관 겸직의 폐단을 막을 단초를 마련해 보자는 취지를 밝히면서 소문대로 ‘큰 꿈’을 도모한다면 1년 남은 의원직에 연연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http://goo.gl/LHyv1q

- [ 박근혜 시대, 기만의 통치 ] 정부는 증세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연말정산으로 더 걷히는 세금이 9300억원, 지난해 대비 올해 증액된 20조원 예산의 5% 정도. 꽤 짭짤한 수입원이 된 셈이다. 그런데도 증세는 아니라고 우긴다. 박근혜 정권의 정치적 기만은 그 뿌리가 깊다. 경제민주화 공약에서 기초연금에 이르기까지 선거 때의 약속을 깬 것이 한둘이 아니다. 박 대통령이 애용하는 ‘통일대박론’ 역시 기망에 가깝다. 종북몰이로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한껏 키우면서 남북의 상생과 협력을 말하는 것은 또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박 대통령은 길을 잃었다. http://goo.gl/GnfJ0n

- [ MB 회고록, 지나가던 똥개도 웃을 일 ]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이 29일 경향신문 보도로 알려지자 야당과 관련 당사자, 전문가들은 이 전 대통령이 변명과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회고록 내용이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이란 반발도 이어지면서 파장이 확산되는 기류다. 특히 4대강 사업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블로그를 통해 “4대강 사업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결부시키는 것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자기정당화”라며 “길가던 분견(糞犬)이 이 말 듣고 가가대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비판했다. http://goo.gl/Szd821

- [ 착취 당하고도 식지 않을 열정이 있겠나] ‘열정 착취’의 핵심은,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나 단체가 사회초년생들에게 과중한 봉사를 ‘강요’했다는 점이다. 법망을 피해가며 최저시급을 한참 밑도는, 사실상 보수라고 할 수 없는 돈을 주고, 과중한 노동을 요구하며, 심지어 인격적 대우조차 하지 않는다. 회사 자체가 수익이 나지 않아 조직 모두가 동등하게 고통을 분담하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대표나 임원진은 막대한 연봉을 챙기면서 신입사원이나 인턴에게 형편없는 임금을 주고 부려 먹을 때는 윤리적인 문제가 된다. 이런 비윤리성은 착취를 당하는 사람들이 자신들과 함께하는 경험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을 것이라는 착각, ‘너 아니고도 이거 할 사람 많아’ 식의 배짱에서 연유한다. 열정을 착취 당하는 이들 중 일부는 착취자의 논리를 진심으로 믿는다. 자발적으로 선택한 일이고 ‘돈 주고도 못 배우는 것’을 배우니까 만족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열정을 착취하려고 주어진 업무가 자기주도권이나 결정권이 있을리 만무하다. 착취를 당하고도 식지 않을 열정은 없다. http://goo.gl/ZMy5Tk

- [ 세월호를 이유로 상을 받을 순 없다 ] 세월호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배의철 변호사(38·연수원 41기)가 법조언론인클럽에서 선정한 ‘올해의 법조인상’을 고사했다. 배 변호사는 1월 29일 “부족한 제게 너무나 큰 상을 선정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세월호의 고통으로 이처럼 큰 상과 축하를 받을 수 없다”며 수상을 고사했다. 배 변호사는 “ ‘올해의 법조인상을 아픔으로 축하한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축하 인사를 듣고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자신의 활동은 “변호사법 1조1항이 명시한 사회정의와 인권옹호를 위한 당연한 책무”라며 자신이 실종자 가족의 법률 대리인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http://goo.gl/EpB5Qs

- [ 중이 되기 전에 사람이 돼라 ] 근현대 한국불교의 걸출한 선승인 만암 스님(1875~1957)이 갓 출가한 수산 스님(1922~2012)을 불러세웠다. “중 승(僧)자를 쓸 줄 아느냐.” “사람 인(人)변에 일찍 증(曾) 아닙니까.” “중 되기 전에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일찍 일어나고 부지런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도 못된 것들이 중을 하면 세상이 시끄러운 법이다. 알겠느냐?” 수산 스님은 스승의 말에 어긋나지 않게 ‘중 노릇’ 하려고 평생토록 애썼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이 생전의 수산 스님에게 직접 들은 말이다. 조계종의  ‘종단 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에서 자승 총무원장은 “‘중(僧) 정신’이 실종됐다.”고 했다. 승려로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탐진치(탐욕·화·어리석음)에 빠져서 공심(公心)과 계율을 내팽개쳤던 불교의 반성이 시작됐다. 참회의 법당에서는 새로운 불교의 미래가 싹틀 것이다. http://goo.gl/Mdr58w

- [ 한국도 일본도 연초부터 ‘애국심’ ] 아베 일본 총리의 신년 소감은 역사인식보다는 애국심 강조에 방점이 찍혀 잇었다. 그는 전후 평화와 민주주의를 향한 일본의 노력을 상찬하면서,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혹독한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금메달을 쟁취한 여자배구팀 다이마츠 감독이 즐겨 쓴 “하면 된다”라는 구호를 상기시켰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 여자 배구팀의 헌신이 올림픽 개최의 성공을 가져다주고 일본을 세계의 중심으로 진입시켰다는 것이다. 이제 그러한 영광의 과거를 본받아 일본이 지향하는 새로운 국가의 모습을 세계에 발신하자는 것이다. 한국 지도자들의 화법과 비슷하다. “하면 된다”는 표현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주 쓰던 말이라던데…일본에서도 널리 쓰였던 모양이다. http://goo.gl/e8FTDc

- [ 관타나모, 영욕의 역사 ] 쿠바와 미국이 관계 정상화 과정을 밟는 가운데 쿠바가 미국에 “불법 점거 중인 관타나모 미군기지를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쿠바 국토 남동쪽 끝에 있지만 1898년 이후 미군이 점거하고 있는 관타나모 기지는 양국관계 앙금의 상징이다. 관타나모만(灣)에 위치한 관타나모 기지가 미국 수중에 들어간 것은 1898년 미·스페인 전쟁으로 쿠바가 스페인 지배에서 벗어나면서다. 미국은 1902년 쿠바가 공식 독립한 뒤 철수했으나 석탄 수송과 군사전략상 요충지인 관타나모에서만은 물러나지 않았다. 미국은 이듬해 쿠바와 조약을 맺어 연 2000달러에 이곳을 임차했다. 조약에 따르면 사법·관할권은 미국이 갖지만, 쿠바의 주권은 인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쿠바 선박이 이 항로를 통해 카리브해로 나가는 것도 허용된다. 이후 양국 간 복잡한 역사 속에 이 기지는 쿠바 안의 미국 점유지로 굳어졌다. 쿠바는 1959년 공산혁명 이후 줄곧 기지 반환을 요구해왔다. 미국은 9·11 사건 이후 세계 각지에서 붙잡은 테러 용의자들을 이곳에 수용해두고 있다. http://goo.gl/mu9f8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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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월 29일 경향신문

- [ 대망의 2017년? 아이고~의미없다 ] 산업시대의 민주주의는 농경시대의 민주주의와 크게 다르다. 자연의 질서에 기대는 농업·목축업 등이 전부였던 옛날, 민주주의란 순전히 정치 권력의 문제였다. 하지만 산업사회에서는 다르다. 오늘날의 산업이란 기술 및 그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무수한 사회 경제 제도들에 의해 조직되는 ‘인위적’ 질서다. 사람들의 삶은 이러한 산업에 절대적으로 좌우된다. 요컨대, 권력은 이제 아테네의 민주주의 광장이 아니라 은행 창구로 이전했다. 산업사회에서의 민주주의란 산업과 사회 경제적 관계 속에서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여기에 함께 힘을 모으자고 호소할 때 비로소 구현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폭락했다고 고무된 ‘민주 세력’은 연일 강도 높은 정권 공격의 목소리를 내면서 벌써부터 ‘대망의 2017년’을 운운하기 시작했다. 민주세력이 경제는 내버려두고 선거에서의 한판승만을 꿈꾼다면…. 아이고~의미없다. http://goo.gl/QuQZ15

- [ 박근혜 대통령이 달라졌다 ] 박근혜 대통령은 목표 설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설사 목표 설정이 바르다 해도 적절한 수단을 선택하지 못한다. 적절한 수단을 선택했더라도 정책 집행 절차와 과정에 혼선을 빚다 결국 일을 그르친다.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라는 모순된 목표를 설정했다. 연말정산이라는 잘못된 수단을 동원했다. 그 때문에 나라는 어지러워졌다. 놀랄 일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무능에도 높은 지지율이 유지되는 것도 익숙해졌다. 그런데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최근 깜짝 놀랐다. 하나의 정책이 실패하자 실패에 합당한 지지율이 나타나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에 신속하게 반응한 것이다. 사실 이건 정상적인 정치 과정이다. 박 대통령이 말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박근혜 대통령 자신에게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것. 그것이 놀라운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의 뒤만 쫒는 야당에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말을 전한다. “만일 당신이 가진 유일한 도구가 망치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일 것이다.” http://goo.gl/geGNRp

- [ 박근혜 대통령, 또 전통시장 찾은 까닭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7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후 광주 대인시장을 방문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부속 일정이지만 대통령에게는 ‘본행사’보다 더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 대표 때부터 정치적으로 힘들 때마다 시장 일정을 넣곤 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 등 힘들 때마다 전통시장을 찾는 습관이 있다는 분석은 어느 정도 타당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9번 재래시장을 방문했다. 시기는 실제로 정치적 위기 때 였다. 집권 3년차를 맞은 시점에서 청와대는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항명 파동, 연말정산 파동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광주대인시장을 찾은 것도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29.7%)로 추락한 다음날이었다. http://goo.gl/VPZ8H1

박근혜 대통령이 1월 28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 장면, 주인공 덕수가 상상 속에서 6·25 때 헤어진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 등을 보면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고 한다. 영화를 함께 관람한 주연배우 황정민씨는 “(대통령께서) 눈물이 그렁그렁하셔서 무슨 말을 붙여볼 수가 없었다”고 했다.

- [<단독> MB회고록 전문 입수, 자화자찬에 시종일관 ‘남 탓’ ] 경향신문이 2월 2일 출간 예정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전문을 단독 입수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 마지막 부분에서 “책을 쓰면서 이런 원칙을 갖고 있었다. 사실에 근거할 것, 솔직할 것, 그럼으로써 후대에 실질적인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고록을 꼼꼼히 분석한 경향신문 정치부는 “회고록 전반이 자화자찬 성격이 강하고, 불리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거나 ‘남 탓’으로 일관했다”고 평가한다. http://goo.gl/YUzJrR 

- [ 마스터플랜의 재앙 ] 50만명이 사는 분당이 5년 만에 만들어진 것, 이는 세계의 도시역사에 유례없는 일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도시학자들은 분당을 교과서에 기록하지 않는다. 그러면 이 도시가 실패한 걸까? 아니다. 분당은 분명 성공했다. 하지만 성공한 것은 도시가 아니라 부동산과 자본이다. 분당에 가면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른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는 “철저히 프로그램화된 ‘거주기계’에서는 모험도 낭만도 없으며, 우리는 모두 구획화 되고 분리되어 서로에게서 멀어진다”고 했다. http://goo.gl/yXkz63 

- [ 대법관, 소수정예인가 소수독점인가 ] 검사권력 맞먹는 대법관이지만 실질적으로 재판을 담당하지 않는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대법관은 12명이다. 2012년 현재 대법관 1인이 연 평균 30만1983건을 처리하고 있다. 과중한 업무량이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대법관의 파워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법원의 문제는 ‘검찰권력’ 문제에 가려 상대적으로 노출되지 않았지만, ‘사법권력’이 효과적인 견제 시스템의 부재 속에 갈수록 비대화하고 있는 것은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독일에서 민·형사에 관한 상고심을 담당하는 연방대법원은 2014년 현재 128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행정, 재정, 사회, 노동 등 다른 분야를 합하면 300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행정사건을 제외한 일반사건의 최고법원인 파기원은 129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http://goo.gl/fmTrHR

- [ 핵폐기물 공장, 월성원전 1호기 ] 월성원전 1호기를 폐쇄해야 하는 이유로 노후화로 인한 사고 위험, 없어도 전력 수급에 지장 없다는 것, 수명연장이 오히려 경제적으로 손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황윤 다큐멘터리 감독은 여기에 그간 간과해 왔던 두가지 결정적 이유를 새로 알려 준다. “월성원전은 중수로 원전이라서, 경수원전에 비해 5배나 많은 핵폐기물이 나온다”는 것과 “중수로 원전이라 발암 가능성이 높은 삼중수소라는 방사성물질을 다량으로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http://goo.gl/i1SsfF

- [ 인류의 미래를보장하는 약속어음 ‘수소’ ] 수소차는 제철이나 정유 등 산업 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수소 등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에너지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와 달리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아무리 달려도 물만 나오는 무공해 운송수단이기도 하다. 다만 차량 가격이 비싸고 충전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게 단점이다. 제러미 리프킨은 2002년 발간한 저서 <수소혁명>에서 “수소는 인류의 미래를 보장하는 약속어음”이라고 말했다. http://goo.gl/NwGmjG

- [ ‘맛집’이 국어사전에 없다니… ] 식당 차림표에 ‘오돌뼈’가 있다. 씹을 때 ‘오돌오돌한’ 느낌을 준다 해서 ‘오돌뼈’라고 많이들 부른다. ‘작고 여린 뼈처럼 깨물기에 조금 단단하다’란 의미를 지닌 말이 ‘오돌오돌’이니 소나 돼지의 여린 뼈를 일컫는 뜻으로 ‘오돌뼈’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오돌뼈’는 바른말이 아니다. 정확한 표현은 ‘오도독뼈’다. 씹을 때 ‘오도독오도독’ 소리가 난다고 해서 ‘오도독뼈’다. ‘오도독오도독’은 작고 단단한 물건을 잇따라 깨무는 소리 또는 모양을 일컫는 우리말이다. 표준어를 정할 당시에는 ‘오도독뼈’가 ‘오돌뼈’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쓰였기 때문에 ‘오도독뼈’를 표준어로 삼았단다. 덧붙여 우리가 쓰는 ‘맛집’도 사전엔 없는 표현이다. 사전이 사람들의 말 씀씀이를 쫒아가지 못하고 있다. http://goo.gl/8HdN8p

- [ 북한의 한글날 ] 지난 1월15일은 북녘의 조선글날(훈민정음 기념일)이었다. 북녘은 ‘한글’이란 말 자체를 쓰지 않으므로 이렇게 부른다. 북녘은 한글(훈민정음) 창제를, 남녘은 한글 반포를 기준으로 삼다 보니 이런 차이가 생겼다. 한글 창제는 1443년 음력 12월에 이루어져 특정 날짜는 모른다. 그래서 음력 12월15일을 기준으로 그것을 양력으로 바꿔 기리는 것이 북녘의 조선글날이다.http://goo.gl/tKYs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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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월 28일 경향신문

- [ 아무나 승진시키지 마라 ] 승진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자신이 진짜 승진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 스스로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1978년 미국 심리학자 폴린 클렌스와 수잔 아임스는 ‘사기꾼 증후군’(imposter syndrome), 일명 ‘가면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이러한 심리 현상을 연구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발각되지 않을까 하는 조마조마한 두려움, 성공과 인기와 명성이 전부 허위와 우연이라 조만간 그것들이 사라지고 나면 사람들이 자신의 무능한 참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뜻한다. 자신의 성공 능력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성공을 외부요인에 둘 때 나타나는 심리 현상이다. 물론 열심히 노력한 결과이겠지만 경영컨설턴트인 톰 피터스가 말한 것처럼 “멋진 실패에 상을 주고 평범한 성공을 벌하라”는 말을 생각해 보면 승진한 사람들 중엔 두려움을 갖게 된 사람도 있으리라. 그래서 인사는 참 어렵다. 하지만 만약 인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피터의 원리(The Peter Principle)>처럼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아닌 무능한 사람이 계속 승진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조직은 두려움에 가득차게 될 것이다. http://goo.gl/mhIQyL 

*<피터의 원리>는 무능력이 개인보다는 위계조직의 메커니즘에서 발생한다고 하는 이론이다. 피터의 원리에 근거하면, 행복한 삶을 살려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수준의 성공에 만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 이상의 승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을 무능력하게 만들고 마는 승진에 집착하기보다는 유능한 구성원으로 남을 수 있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더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http://goo.gl/SQVu13

- [ MB 자서전 출간 목적은… ] 2차 세계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노벨평화상이 아닌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소설가·시인이 아닌 사람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경우는 처칠이 유일하다. 처칠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긴 작품은 회고록 <제2차 세계대전(The Second War)>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는 회고록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쓴 <갈리아 전쟁기>이다.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은 국보급 회고록이다. 현대에선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가 회고록의 진수를 보여준다. 소설가 이청준은 <자서전을 씁시다>에서 “과거가 아무리 추하고 부끄러워도 솔직히 시인할 정직성과 참회할 용기, 자신의 것으로 사랑할 애정이 없으면 단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2년도 안돼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펴낸다고 한다. 경영인 출신 대통령이라 그런가…왠지 성찰은 커녕 대통령 경험을 팔아 돈을 벌려는 건 아닌지 의심부터 든다. http://goo.gl/RZzq4Y

- [ 황희 정승, 뇌물수수·간통의 진실 ] 1452년(단종 즉위년) 7월 <세종실록>을 편찬하려고 사초(史草)를 들춰 보던 지춘추관사 정인지가 깜짝 놀랐다. ‘황희 정승’을 주제로 쓴 사초에 어마어마한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황희가 대사헌 때 승려 설우에게 황금을 뇌물로 받아 ‘황금대사헌’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는 것이다. 황희가 곤경에 처한 나머지 “도와달라”고 찾아온 역적(박포)의 아내와 간통했다는 대형 스캔들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또 황희가 “매관매직했으며, 자신에게 거스르는 자가 있으면 몰래 중상했다”고까지 기록했다. 어진 재상으로 알려진 황희에 대한 중상모략이란 주장도 이었지만 <세종실록>의 편수관들은 ‘사관의 기록은 절대 삭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로 “목이 달아나도 사필은 굽힐 수 없다(頭可斷 筆不可斷)”(1735년)고 외친 조선시대 사관들의 자세였다. http://goo.gl/Q53w12

- [<단독> 세월호 특위 파견 공무원, 돌연 철수 ]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위)가 출범도 하기 전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세월호특별법에 합의한 여당이 딴죽을 걸고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공무원들을 철수시키면서 특위 설립준비단이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새누리당 추천의 조대환 특위 부위원장은 전날 특위 전원회의에서 설립준비단의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체안을 발의했다가 부결되자, 정부에 공무원 지원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부위원장의 요청을 받은 해수부와 행자부는 속전속결로 소속 공무원을 원대복귀시켰다. 앞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특위의 조직·예산이 비대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선 터였다. 진실규명에 다 같이 합의 해 놓고 이런식으로 훼방을 하는 것 보면, 진짜 누군가 뒤가 구린 대단한 사람이 있나 보다. http://goo.gl/P29qAW 

- [ 어떤 세금도 몰래 올릴 순 없다 ] 직접증세는 눈에 보이니까 ‘너도 내고 나도 낸다’고 느끼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간접증세는 ‘나만 더 내게 되었다’며 불평을 제기하기 쉽다. 즉 직접증세보다 간접증세가 더 강한 조세저항에 봉착할 수 있다. 모든 혁명은 조세저항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어떤 세금도 몰래 올릴 수는 없다. 증세를 주장하는 정당은 다음 선거에서 지기 십상이다. 그러니 세금 문제에서 솔직한 정치인을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말하지 않으면 유권자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인들의 어리석은 자기기만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소장은 “증세를 위해서는 ‘너도 더 내고 나도 더 낸다. 그게 우리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정치인들부터 솔직해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http://goo.gl/TcfFC4

- [ 홍천, 왜 ‘귀농 1번지’로 뜨나 ] 지난해 홍천군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귀농·귀촌 인구는 710가구 1124명에 달한다. 2013년에도 941가구 1425명이 귀농·귀촌했다. 같은 해 강원도 내 귀농·귀촌 인구가 5903명인 점을 고려하면 이 중 4분의 1가량이 홍천에 자리잡은 셈이다. 홍천군은귀농·귀촌인들에게 주택수리비(500만원)와 비닐하우스설치비(325만원), 농자재구입비(100만원)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오는 2022년까지 1만명을 추가로 유치할 계획이다. http://goo.gl/WpL4nb

- [ 야생 동물에게 로열티 내라 ] 사람들은 야생이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 야생이 왜 중요한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야생은 우리 주변에 넘친다. 곰표, 토끼표, 노루표, 캥거루표, 제비표 등 무척이나 다양한 업종에서 동물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전혀 관계없이 특정 회사의 얼굴마담 노릇을 하고 있다. 야구장에서는 사자와 호랑이와 곰과 독수리가 각축전을 벌이고, 온라인 세계에서는 새들의 입을 빌려 조잘대고 펭귄과 여우 브라우저로 인터넷을 검색한다. 야생동물의 초상권을 침해하면서도 보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야생을 보호하지 않으면 그 이름을 더 이상 쓸수 없을 텐데도 그저 경제적 이익의 소모품 정도로 생각한다. 양심적인 경우도 있다. 럭셔리 차 ‘재규어’는 재규어와 재규어 서식지의 보전에 힘쓰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인 퓨마는 탄소 절감 등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유엔환경기구와 함께 아프리카의 사자, 코끼리, 고릴라 보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http://goo.gl/qV26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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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월 27일 경향신문

 - [ 재상이 왕을 죽여야 할 때 ] “군주의 권한은 단 두 가지뿐이다. 하나는 재상(宰相)을 선택·임명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그 한 사람의 재상과 정사를 논하는 것이다.”(<경제문감>) 삼봉 정도전(1342~1398)의 ‘재상론’은 혁명적이다. 재상을 잘 뽑아서 그와 모든 국정을 논하는 게 바로 군주의 권한이라는 것이다. “재상을 상(相·돕는다)이라 하는 이유가 있다”며 “그것은 바로 ‘임금을 도와서(相) 바로잡는다’는 뜻”이라 했다. 정도전은 또 <맹자> ‘양혜왕·하’를 인용, “어짊과 올바름을 해친 자는 군주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사내’에 불과하므로 죽여도 된다”고 했다. 그러니까 재상은 최악의 경우 민심을 잃은 군주를 죽일 각오까지 해야 한다는 뜻이다. 경향신문 이기환 논설위원이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게 정도전의 말을 전한다. “천하를 화평하게 만드는 것이 재상의 몫입니다. 임금이 잘못할 때 비위를 맞춰서는 절대 안됩니다.” http://goo.gl/hrpIAT

- [ 장하준 “정부 꼼수 탓에…”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52)가 최근 불거진 연말정산 사태와 관련해 “지금 조세부담이 과연 공평하게 가는가에 대해 국민 불만이 많다”면서 “(정부가)꼼수 같은 것을 써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법인세가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 기업 활동을 장려하는데 법인세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자꾸 씀씀이를 줄이고 조세감면 줄이고 남은 잔돈으로 복지하겠다고 하는데, 기본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며 복지확충을 위한 증세 필요성을 강조했다. http://goo.gl/lwPiLG

- [<단독> 조신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체중 미달로 병역면제 ] 조신 청와대 미래전략수석(57)이 체중 미달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을 경향신문이 단독 보도했다. 조 수석은 1970년대 후반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중 받은 병무청 징병 신체검사에서 체중 미달과 낮은 시력을 이유로 제2국민역 처분을 받았다. 당시 ‘신체검사 규칙’에 따르면, 병역 면제에 해당하는 ‘병종’ 판정을 받으려면 몸무게가 45㎏ 미만이어야 했다. 최근에는 심사 기준이 강화돼 저체중으로 병역을 면제받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1980년대 기준을 적용하면 키가 164~165㎝의 경우 몸무게 43㎏ 미만, 166~167㎝는 44㎏ 미만, 168~170㎝는 45㎏ 미만이어야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다. 빼빼 마른 몸 때문에 ‘통아저씨’로 알려진 방송인 이양승씨도 키 158㎝에 체중 50㎏으로 면제 기준을 초과한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첫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장남이 체중 미달로 군 면제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사퇴했다. 대선에 출마했던 이회창 전 대법관 아들도 키 1m79cm에 45kg미만 저체중으로 병역면제를 받았다. 당시 키에 비해 체중이 너무 적게 나간다는 논란이 일었고 이회창은 낙선했다. http://goo.gl/Yj9DiO

‘조신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의 병역면제 의혹’ 단독 기사 옆에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총리 후보, 그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8년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화자찬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이 오는 2월 2일 출간된다. 책 제목인 <대통령의 시간>, 즐거웠다는 건지 되돌리고 싶다는 건지 읽어보고 싶진 않은데 궁금하다.

- [ 무책임한 짐작은 재앙을 부른다 ] 담론(談論)은 권력이다. 세상 허다한 사물(事物) 즉 사건과 물건 중 ‘오늘의 주제’로 선택된 이야기다. 그날의 세상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그 담론에 쓰인 단어는 권력을 펴는 도구다. 어느 말 하나 쉽게 고를 일이 아니다. ‘시민의 입’인 언론의 언어는 더 바르고 옳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엔 ‘짐작(斟酌)’이 난무한다. ‘짐작’이란 말의 본디 뜻은 생뚱맞게도 ‘술을 따르는 것’이다. 술 따를 짐(斟)과 술 따를 작(酌)이 한단어를 이루고 있다. 술을 따르는 것이 짐작의 어원(語源)어원이다. 술은 제사를 지내는 귀한 음식이며, 약(藥)이었다. 병 고치는 의사의 의(醫) 글자에도 들어있는 술은 동전의 양면처럼 뒷면은 독(毒)이다. 갑골문에도 술 주(酒)가 있다. 유리가 없던 시기의 토기(土器) 술그릇은 그 안이 보이지 않았다. 술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니 응당 조심해서 찬찬히 ‘짐작’해야 했을 것이다. 정서적 조세저항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연말정산 대란도 어쩌면 정부의 ‘대충 짐작’의 결과가 아닌지 짐작해본다. 짐작은, 아무렇게나 제멋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무책임한 짐작은 재앙을 부른다. http://goo.gl/YqEzzN

- [ 한국엔 ‘프리덤’만 있고 ‘리버티’는 없다 ] 오늘 한국의 어지간한 시민들에게서 애국심이나 나라에 대한 자긍심 같은 건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대한민국은 소수의 도둑들이 주인인 몹쓸 나라라는 분노와 비판이 폭발하고 있다. 모든 게 박근혜 일당 때문이고, 박근혜를 지지하는 우매한 사람들 때문인가. 사회를 그렇게 단순하게 파악하는 건 편한 일이지만, 아쉽게도 사회는 단 한번도 그렇게 단순했던 적이 없다. 한국에서 자유는 미국과 달리 ‘리버티’(Liberty)가 아닌 ‘프리덤’(Freedom)에 편중되어 있다. 리버티와 프리덤은 똑같이 ‘자유’라 번역되지만 다른 말이다. 프리덤은 어떤 구속으로부터 벗어난 상태, 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그러나 리버티는 사회 성원들이 서로에게 배분한 책임감을 수반한 자유다. 한국에서 리버티가 없는 것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한국 보수에게 자유는 ‘공산독재로부터 자유’에서 기인했고 여전히 그렇다. 한국 진보에게 자유는 ‘반공독재로부터 자유’에서 기인했고 여전히 그렇다. 둘 다 과거의 현실에 퇴행적으로 머물러 있다. 둘 다 정체성과 존재 가치를 스스로가 아니라 상대의 부정을 통해 만들어낸다. 둘은 서로 싸울 수 있을 뿐 제 나름의 사회를 구현할 능력은 확인된 바 없다. 한국사회는 무성한 사회적 토론이 존재하는 듯하지만, 보수의 자유로운 진보 까대기와 진보의 자유로운 보수 까대기를 제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보수 시민은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을 ‘종북 좌파’라 싸잡아 까대고 진보 시민은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을 ‘수구 꼴통’이라 싸잡아 까댄다. http://goo.gl/qKEHZd

- [ “우리는 자연과 협상할 수 없다” ] 기후변화의 파국을 막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은 온실가스 2900Gt(기가톤)인데, 이미 1900Gt을 배출해 버렸다. 따라서 1000Gt이 인류에게 남는 한도이다. 그 안에서 190여개 국가가 몫을 나눠야 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우리는 자연과 협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오는 방귀는 어쩔수 없겠지만 온실가스 배출은 참아보자. 지구가 죽으면 인간이 무슨 소용인가. http://goo.gl/MySpdm 

대한민국 국민들 마음도 가뭄이다. 민심이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들린다. 자연과는 협상 할 수 없지만 민심과 소통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시간은 자꾸 가는데 대통령이 점점 외톨이가 되어가는 건 아닌지 마음이 불편하다.

- [ CCTV의 치명적 단점 ‘사각’ ] 어린이집 대책의 큰 흐름은 두 가지. 첫째 학대 발생 원인을 개별 어린이집에서 찾는 흐름이다. 둘째 비정상적 보육환경을 만드는 사회구조에서 찾는 흐름이다. 전자는 감시와 처벌 위주의 형사정책적 경향을, 후자는 구조 변화와 보상 중심의 사회정책적 경향을 보인다. 어떤 대책이 바람직 할까. 원인를 살펴보자. 아동학대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본 원인은 영리사업자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보육서비스에서 찾을 수 있다. 비영리 국공립·법인 어린이집 비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지지 않는 한 어린이집 아동학대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CCTV 감시와 처벌을 골자로 한 2010년 MB정부의 대책도, 감시와 처벌에서 벗어났던 2013년 대책도 국공립·법인 어린이집 확대는 없었다. 박근혜 정부의 대책은 MB처럼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CCTV의 사각지대에서 아동학대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창조적 국정을 강조하면서도 ‘사각’을 줄이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건 왜 일까. 그것이 궁금하다. http://goo.gl/F1b6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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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월 26일 경향신문

- [ 오바마와 박근혜의 차이 ] 과거의 체제가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데도 과거의 지배계급이 여전히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면 세상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위기를 빌미로 과거의 체제가 더 공고해진다면 그 사회는 마비를 거쳐 붕괴에 이르고 말 것이다. 지금 한국이 꼭 그렇다. 정태인 성공회대 교수는 “우리 아이만 살릴 길은 없다, 우리 아이들 모두를 살릴 길만 존재한다”라고 강조한다. 미국의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자본이득세와 상속세를 통해 건설노동자와 식당종업원 가족의 복지를 늘리는 정책을 제시했지만 한국의 대통령은 담뱃세와 연말정산을 통해 대형 건설업자와 상위 20%(서울의 경우)의 이익을 부풀리는 정책을 내놓았다. 누군가는 변화를 생각하고 누군가는 역행한다. 그래서 경제도, 결국 정치가 문제다. http://goo.gl/jTEr2k

- [ 언론사 수습기자의 실상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피노키오>의 주인공들이 수습기자인 탓에 언론사 수습기자들의 생활이 화제가 되고 있다. 경향신문에서 실제로 갓 입사한 수습기자 7명의 실상을 들여다 봤다. “내 전화는 벨이 세 번 울리기 전에 받아.” 집착 쩌는(?) 남친이나 할 법한 이 말. 일진 선배로부터 처음 들어봤다. 어두컴컴한 새벽, 택시에서 조는 바람에 전화를 두 번이나 놓쳤더니 “무슨 일이 있어도 전화를 빨리 받으라”는 불호령이 날아들었다. 우연히 본 SBS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박신혜도 똑같은 소리를 듣더라. “세 번 울리기 전에 받습니다.” 너무 똑같은 대사에 흠칫 놀랐다. 일진 선배들은 서로 짜기라도 하는 걸까… http://goo.gl/EBnV1o

- [ 보육 교사들의 실상 ] ‘교수’와 다르게 ‘교사’의 노동에는 감정노동, 양육노동, 그 외에 생활노동 등이 집적되어 있다. 이러한 교사의 노동은 학생들의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고되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교육기관은 양육자로서의 가정이 담당하던 역할을 상당부분 넘겨받게 되었고 나이가 어린 학생을 교육하는 유치원,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기관일수록 학생들의 생애주기 특성상 교육에서 양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육교사들은 다른 교육기관의 교사들에 비해서도 장시간·고강도·저임금의 노동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생활관리, 대소변 처리부터 식사준비와 설거지, 기관의 청소까지. 보육교사의 대다수가 ‘여성’임을 감안했을 때 이들의 노동은 시공간을 초월한다. 집의 안에서든 밖에서든 ‘집안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http://goo.gl/64SgT1

- [ 제발, 우리 아이도 좀… ] 경향신문 어린이집 기획 기사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보내고 싶은 어린이집, 보내고 싶어도 못 보내는 어린이집, 보낼수 밖에 없는 어린이집으로 나눠 보육 현실의 꼭대기부터 밑바닥까지 훑었다. 불평등은 어린이집에서부터 본격화 되고 있었다.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 전체 예산 중 51% 정부 지원 “돈 걱정 없이 보육에만 신경” 

보내고 싶은 어린이집 http://goo.gl/8BeNB7

국가기관·대기업 어린이집, 맞춤교육에 야간 위탁도 눈치 안봐도 되는 꿈의 어린이집

보내고 싶어도 못 보내는 어린이집 http://goo.gl/dEMtvU.

민간·가정 어린이집, 전문조리사 없어 급식 부실 미끄럼틀 하나에 아이들 뒤엉켜

보낼수 밖에 없는 어린이집 http://goo.gl/8ltLA9.

- [ 뉴딜 정책의 오해와 진실 ] 1930년대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은 흔히 공공정책을 통한 일자리 마련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건 내용상 일부에 불과하고 보다 중요한 비중은 부자증세, 노조 보호, 사회보장제도에 있다. 이 나라의 학교 교육에서 뉴딜 정책의 실체은 완전히 은폐되어 왔다. 루스벨트 이후 미국 정치는 뉴딜 정책을 방어하려는 세력과 해체시키려는 세력 간 투쟁의 역사라고 할 만하다. 1936년 루스벨트의 연설 한 대목이다. “기득권 세력들은 정부를 자기들을 위한 부속품처럼 여겨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돈이 장악한 정부는 조폭이 움직이는 정부 이상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말이다.” http://goo.gl/l7gl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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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24일 경향신문

- ‘창조경제’ 아닌 ‘참죠경제’ ] 정부는 경제성장이 소득 불균형의 개선도 가져올 것이라는 입장인데 지난 몇 년 동안 경제성장 위주의 정책을 썼음에도 소득분배도 경제성장도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 현 정부는 창조적 경제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창조적 사고와는 거리가 먼 정책들만 내세우고 있다. 부동산 경기 부양 등을 통한 내수 진작은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의 폭발 위험만 키울 가능성이 높고, 규제는 없을수록 좋다는 식의 ‘규제 혁파’는 재벌기업들로의 경제력 집중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또 참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경제를 ‘창조경제’가 아닌 ‘참죠경제’라고 부른다. 창조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현훈 강원대(경제무역학) 교수는 인적자원의 질적 수준과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동시에 경제주체로서 소외계층의 경제활동을 확대함으로써 소득과 부의 분배 정상화도 가능한 ‘포용적 성장’을 제안한다. http://goo.gl/dg9OZF

[ ‘하면된다’는 사기다 ] 어르신들 말처럼 ‘하면 된다’식의 정신을 지금 시대에 대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어르신들의 시대와는 경제환경이 판이하게 다르다. 성장은 멈추었고 혁신도 일자리를 혁신적으로 늘리지는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하면 된다’는 어쩌면 ‘수탈’을 최적화하기 위한 담론이다. “아르바이트로, 인턴으로, 수습으로, 비정규직으로 조금만 더 고생하면 구직의 문이 열릴 것이다. 그리고 곧 안정적 일자리라는 미래를 얻을 것이다”라며 눈앞에서 희망의 딸랑이를 흔들어 대는 식이다. 그렇게 노동을 착취해서 이득을 얻는 사람들이 대체로 담론을 유포하는 사람들과 겹친다. 그런 면에서 보면 ‘하면된다’는 일종의 사기다. http://goo.gl/yOvl8m  

- [ 박 대통령, 문짝 바꾸면서 문고리는 그대로 ]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65)를 지명했다. 하지만 인적쇄신 핵심으로 지목돼온 청와대 ‘문고리 3인방’ 비서관에 대해서는 일부 업무조정만 했을 뿐 그대로 청와대에 남게 했다. http://goo.gl/lJuEB9 

- [ 신망 높은 그 분이 청와대로 간 까닭 ] 이번에 민정특보라는 낯선 직책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이명재 전 검찰총장. 그는 검찰 총장을 지내고도 평판을 잃지 않은 ‘희귀한’ 인사다. 2001년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법복을 벗은 그는 이듬해 신승남 당시 총장이 동생의 비리로 물러난 후 총장에 올랐다. 현직 검사가 아닌 첫 검찰총장이었다. 이후 신 전 총장 등 전·현직 검찰 실세를 기소하고 대통령의 두 아들을 구속했다. “진정한 무사는 얼어 죽을지언정 곁불을 쬐지 않는다”며 검사의 명예를 강조한 취임사는 지금도 회자된다. 취임할 때 007가방 하나 들고 갔다 퇴임할 때 이 가방만 들고 나왔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서울지검 피의자 구타 사망사건’으로 사퇴했지만, 이 또한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로 평가받았다. 경향신문 김민아 설위원은 “그는 72세에 사법시험 11회 출신이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보다 14세 많고 사시 기수는 12년 선배다. 김진태 검찰총장보다는 9년 연상에 시험으로 13년 선배다. 48세로 아들뻘인 우병우 신임 민정수석과는 같은 대구·경북(TK) 출신이다. ‘수도승 총장’이 돌아온 까닭은 몰라도, 박 대통령이 그를 부른 까닭은 짐작할 것 같다”고 말한다. 이날 발행된 경향신문 5 제목은 “이명재 민정 특보 ‘TK 검찰 수장 출신…검찰 장악 포석”이다. http://goo.gl/CwnDIH

- [ 한국 경제를 성장시킨 ‘집단적 결심’ ] 전쟁은 인간이 벌이는 일 중에서 가장 반생명적이다. 전쟁은 생명 존중을 중심으로 구축된 인간다움의 가치들을 전복시킨다. 평시에는 강력 범죄인 살인과 방화도 적에 대한 행위일 때에는 훈장감이 되는 것 처럼. 전시의 사람들은 생존의 목적을 생존 자체로 한정한다. 그럴수록 삶과 죽음이 모두 가벼워지고 물질의 가치만 치솟는다. 그런 조건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의 밑바닥’은 말 그대로 밑바닥이다. 전시의 인간은 자의로든 타의로든 수시로 ‘가축만도 못한’ 행동을 한다. 그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나라를 이만큼 발전시킨 세대에게 헌정된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 <국제시장>이 화제가 되면서 그 시절을 지배했던 의식과 태도,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쟁 중에나 전쟁 직후에나, 자식들에게는 이 지긋지긋한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일반적 결심이었다. 한국 경제를 성장시킨 견인차 중의 하나는 이 집단적 결심이었다. 이 결심 안에는, 자식들은 ‘인간성의 밑바닥’에 도달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염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전쟁 때의 정신을 되살리자는 건 <국제시장> 세대의 성취를 부정하는 것이고, 그들의 일생 자체를 모욕하는 짓이다. http://goo.gl/HkQdYx

- [ 로마 군대 주둔지가 와인 명산지 된 이유 ] 동서고금 따질 것 없는 불변의 사실. ‘돈은 돌고 돈다.’ 제국시대 로마의 동전도 황궁에서부터 황제의 권력이 미치는 곳까지 돌고 돌았다. 로마의 둥근 청동 화폐 ‘세스테르티우스’도 군대를 통해 전세계로 퍼졌다. 로마는 군사력을 통해 영토를 넓히고 정복지를 관리했는데 군대는 돈을 가지고 다니며 유통시켰다. 당시 동전은 통화수단일 뿐만 아니라 황제 등극과 같은 정보를 알리고 황제의 업적을 홍보하는 수단이었기에 군대 발길이 닿는 곳엔 어김없이 동전이 뿌려졌다. 또 당시 포도 재배는 군대에만 허가됐다. 룩셈부르크·벨기에 접경 트리어는 모젤 와인으로 유명한데, 로마군이 주둔하면서 포도 생산지로 각광을 받았다. 오늘날 유럽 와인 주산지와 로마군 주둔지가 겹치는 이유도 그런 연유가 있다. 신간 <고대 로마제국 15,000킬로미터를 가다(까치)>. http://goo.gl/uexeic

- [ 한자의 탄생 ] 청나라 광서제 25년이었던 1899년, 왕의영이라는 이가 말라리아에 걸린 친척을 치료하기 위해 용골(龍骨)을 구하고 있었다. 용골이라고는 하지만 아마 흙 속에서 캐낸 오래된 동물 뼈였을 것이다. 왕의영은 뼈에서 날카로운 칼로 새긴 듯한 기호를 발견했다. 호기심을 느낀 그는 더 많은 용골을 사들였고, 이 기호들이 거북 껍질이나 짐승의 뼈에 새겨진 한자의 초기 자체(字體)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출토된 거북 껍질과 짐승의 뼈는 10만점이 넘었고, 문자의 수는 4000개에 이르렀다. 이것들이 갑골문이다. 예를 들면 아침 단(旦) 자는 태양이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신간 <한자의 탄생(김영사)>. http://goo.gl/17VUQB

- [ ‘황소’는 대접받고, 그린 이중섭은 홀대 ] 의 묘는 이중섭(1916~1956)은 노매드(유랑민)였다. 호는 ‘대향’(大鄕). ‘덕지덕지 아들딸 많이 낳아서 그놈들과 대향촌(큰 고을)을 만들어’ 정착하고 싶은 게 중섭의 꿈이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전쟁과 가난으로 그는 끊임없이 떠돌았다. 평양 출신 중섭이 일본 도쿄-원산-부산-제주-통영-진주를 거쳐 서울에 거처를 마련한 것은 1954년 7월, 나이 39세 때였다. 종로와 마포에 살며 열심히 그려낸 그림은 1955년 1월18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미도파화랑에서 이중섭개인전에 걸린다. 4월엔 대구 미국문화원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두 번의 전시는 화가 이중섭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그림은 팔리지 않았고 경제적 어려움은 그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정신분열증이 심해지면서 그는 대구와 서울의 병원을 전전했다. 일 년의 투병은 서대문 적십자병원에서 끝이 났다. 중섭이 숨지던 1956년 9월6일, 그의 곁엔 아무도 없었다. 그는 ‘무연고자’로 처리 됐고, 시신은 뒤늦게 부음을 들은 친구들에 의해 화장된 뒤 망우리 묘지에 묻혔다.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산 57번지. 이곳에는 이중섭 이외에도 한용운, 이인성, 방정환, 오세창, 문일평, 지석영, 조봉암, 박인환, 최학송 등 수십명의 문화예술가·독립운동가들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대부분의 유명인 묘지에는 산책로 옆에 연보비나 기념비를 설치했으나 이중섭 묘지에는 어떠한 표지도 없다. 유명인 묘지 가운데 이중섭 만큼 소홀히 관리되는 곳은 없다. 내년은 이중섭 탄생 100주년이다. http://goo.gl/pkrS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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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23일 경향신문

[ ‘흡연구역’은 ‘납세구역’ ] 사람들은 ‘흡연구역’을 ‘납세구역’으로 부른다. 담뱃값을 2000원 올릴 때 세수가 극대화 된다는 연구결과대로 담뱃값은 2000원 올랐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건강을 위한 담뱃값 인상이라고 주장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조세지출예산서에서는 2014년분 소득세 환급 규모가 9조8700억원으로 2013년분보다 8761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환급이 줄어든다는 것은 세수가 늘어난다는 것으로 분명한 증세다. 그런데도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라는 박근혜 정부 국정방침을 고집해 증세가 아니라고 우기고 있다. 정부 여당은 이제라도 솔직히 국민에게 ‘증세’를 고백해야 한다. 그리고 증세의 방향은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많이 물리는 것이다. 국민총생산 대비 소득세의 비중은 2013년 현재 7.1%에 불과하고 OECD 평균 11.6%에 훨씬 못 미친다. http://goo.gl/wBwJBA

- [ 소수의 정치엘리트가 군림하는 정당 ] 한국 사회와 정치를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 중 최근 주목을 받는 것이 ‘기울어진 운동장’론이다. 기득권이 있는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선거법, 정치를 냉소로 몰고 가는 편향된 언론의 행태 등 한쪽으로 쏠린 조건이 ‘페어플레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운동장이 기울어진 탓에 상대팀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도, 실력이 뛰어나도, 승부를 뒤집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이 이론의 요지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한국 사회가 과거로 역행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면, 그러기 위해 선거에서의 승리가 필요하다면, 진영을 구분하기에 앞서 고통받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일상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를 정당 내부에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진보니 민주주의니 외치지만 결국 소수의 정치 엘리트들이 군림하는 권위주의 정당 대신, 민주적인 의사 결정 시스템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당원민주’ 정당이 실현된다면 보수·진보를 떠나 울분이 있는 국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http://goo.gl/aQBaaM

- [<단독>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 황당 특혜 ]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으로 서울시 5급 별정직으로 채용된 정무수석이 1급 공무원 대우를 받아 온 것으로 밝혀졌다. 연간 3000만원의 업무추진비 등 1급  대우를 받으면서 5급 이하만 받을수 있는 초과 근무수당도 챙겼다. 그리고 감사원에 적발되자 “그간의 관례로 알고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다. 초과근무수당 400여만원은 즉각 반납하겠다.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http://goo.gl/Fvm1G2

- [<단독> 판사에 뒷돈 준 ‘사채왕’ 석연찮은 봐주기 의혹 ] 3년 전 검찰이 ‘명동 사채왕’ 최모씨(61·구속기소)를 상대로 처음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던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최씨의 범행은 수억원대 공갈 혐의에 무고 교사까지 더해져 죄질이 나빴지만 법원은 여론을 등에 업은 검찰이 재청구한 뒤에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또 이 재판을 시작한 지 3년이 다 되도록 1심 판결이 나오지 않는 등 법원의 사건처리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http://goo.gl/d8oYLV

[ 청와대 유리창 깨진 건 놔두고… ] 1969년 미국 스탠퍼드대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슬럼가의 골목에 중고차 두 대를 보닛을 열어 놓은 채 놔뒀다. 한 대는 유리창을 조금 깨뜨려 놓았다. 1주일 후 자동차 상태는 너무도 달랐다. 보닛만 열어놓은 차는 별로 변화가 없었으나, 유리창을 깬 차는 고철더미가 됐다. 나머지 유리창까지 몽땅 작살난 것은 물론 낙서투성이에 타이어, 배터리까지 사라졌다. 단지 유리창 하나를 조금 깨놓았을 뿐인데 걷잡을 수 없는 파괴를 부른 것이다. 이 실험 결과를 토대로 범죄심리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은 1982년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을 발표한다. 도시 변두리 건물에 유리창 하나가 깨진 집이 있다. 내버려 두면 행인들이 버려진 집으로 생각하고 돌을 던져 나머지 유리창을 모조리 깨뜨린다. 이어 인근의 빈집과 건물들의 유리창이 파손되고, 벽들은 페인트 낙서로 덮인다. 작은 무질서와 사소한 범죄를 방치하면 더 큰 사고와 심각한 범죄로 번진다는 이론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범죄도시로 악명 높았던 뉴욕의 치안 대책에 실제 쓰였다. 조지 켈링은 뉴욕 지하철 흉악범죄를 줄이는 대책으로 ‘낙서 지우기’를 제안했다. 교통국이 전동차의 낙서를 지우기 시작하자 범죄증가율이 주춤했고, 4년쯤 지나자 놀랍게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http://goo.gl/9pH9cp

- [ ‘그것이 알고 싶다’ 그것을 알고 싶다 ]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공분’의 대변자로 자리 잡았다. < 그것이 알고 싶다>가 처음 방송된 해는 1992년. 무려 30년간 지속되어 오던 군사정권 말기, 방송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서서히 완화되면서 찾아온 시사 프로그램의 황금시절이었다. 이때 정착한 KBS <추적 60분>, MBC <PD수첩>,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시사 프로그램 삼각구도는 현재까지 이어진다.  ‘미스터리 다큐멘터리’로 출발했던 <그것이 알고싶다>가 우리 시대 비판 저널리즘의 대명사가 된 것은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공분’을 녹여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여대생 공기총 청부살해죄로 구속된 영남제분 회장 부인의 호화 수감생활, 특권층 귀족학교로 전락한 국제중 스캔들, 형제복지원 사건, 윤 일병 사건으로 재조명한 군대 폭력 문제, 세월호 참사 특집 등 화제의 에피소드 중심에는 어김없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공분’과 비판이 있었다. 국민 분노와 소통하며 시청율을 올리는 것 처럼 박 대통령도 국민의 분노와의 소통을 통해 지지율 추락 행진을 멈추기 바란다. http://goo.gl/MbM2UG

[ 긴장을 먹고사는 나라, 북한 ]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정부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최근 법원과 국회 외통위 등에서조차 비판적 판결과 결의안을 내놓자 마지못해 입장을 바꾸었다. 하지만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탈북자단체는 아랑곳하지 않고 전단 10만장을 추가로 살포하고 영화 <인터뷰> DVD까지 살포하겠다고 경고한다. 마치 정부의 대북정책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식의 황당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북한의 인권보호 운동을 하는 와중에 남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인 생명과 재산권이 침해받아도 괜찮은가. 널리 알려진 대로 북한은 ‘긴장을 먹고사는 집단’이다. 북한이 그토록 신성시하는 김정은 ‘최고 존엄’을 훼손하는 삐라를 살포해서 남북관계를 극도의 긴장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 과연 지금 이 시기에 온당한 일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남과 북은 대치하고 있는 것이지 대결하는 것은 아니다. 정당도 없애는 정부가 한 탈북자단체 앞에선 약해지는 이유, 그것도 알고 싶다. http://goo.gl/nYyqXo 

- [ 투탕카멘 수염 ‘뚝’ 공업용 접착제로 몰래 ‘척’ ] 이집트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유물인 고대 파라오 투탕카멘의 황금가면. 지난해 말 박물관 직원 3명이 청소를 하던 도중 투탕카멘의 황금가면에 달린 턱수염 부분이 부서졌다. 그러자 한 직원이 이를 에폭시 접착제로 급히 붙였다. 에폭시는 석재나 금속 구조물에 많이 쓰이는 접착제다. 공업용으로 많이 쓰이지만, 유물 복원에 사용하지는 않는다. 한번 붙여놓으면 원래대로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투탕카멘은 이집트 제18왕조의 파라오로, 기원전 1332~1323년 이집트를 다스렸으며 18세의 어린 나이에 숨졌다. 1922년 영국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이집트 중부 룩소르의 ‘왕가의 계곡’에서 그의 무덤을 발굴했다. 숱한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들이 수천년에 걸쳐 도굴된 반면 투탕카멘의 무덤은 상대적으로 작아 오히려 피해를 입지 않았고, 황금가면 등 화려한 유물들이 나와 세계 고고학사의 일대 사건이 됐었다. http://goo.gl/3BYhO3

- [ 빼앗긴 아이들의 땅 ] 안전문제로 폐쇄 또는 철거 될 처지에 놓인 전국 놀이터의 숫자는 2015년 1월 현재 2842개이다. 놀이터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새로 짓지는 못해도 보수를 해서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해야지 폐쇄와 철거라니…. 위험하니까 없앤다는 상상력이 끔찍하다. 문제는 위기에 처한 놀이터가 대부분 오래된 주택가나 낡은 아파트 주변의 놀이터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가난한 동네의 놀이터가 대부분 없어질 지경에 놓여 있다는 말이다. 이곳에 사는 아이들은 다른 지역에 사는 아이들보다 놀 공간이 매우 열악하다. 놀이터는 이 탐욕의 도시에서 과거 골목을 대체할, 아이들에게 허락된 유일한 땅이다. 아이들의 코 뭍은 돈을 빼앗는 것처럼 치졸한 행정이다. 놀이터가 사라진 땅이 어떻게 쓰여질지, 누가 이익을 보는지 궁금하다. http://goo.gl/RbalNr

- [ 시진핑, 실크로드로 미국 추월 ‘승부수’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9월과 10월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를 각각 재건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중국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외환보유액을 적절히 활용하는 한편 철강을 비롯한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의도도 무시할 수 없다. 실크로드 주변국들과 손잡고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에 맞서보자는 것이다. 실크로드 주변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라시아 대륙과 아프리카까지 합쳐 모두 60개국이 넘는다. 육상 실크로드는 중국을 떠나 중앙아시아 초원 지대를 거쳐 유럽 로테르담에 이른다. 해상 실크로드는 중국을 출발해 동남아시아, 인도를 거쳐 아프리카 케냐와 수에즈 운하를 거쳐 그리스, 이탈리아로 이어진다. 시진핑 주석이 국가주석에서 물러나는 2023년이면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http://goo.gl/uupFUk

- [ 디지털이 고전을 만났을 때… ] 네이버문화재단이 후원하는 강연 프로젝트 ‘문화의 안과 밖’이 24일부터 두 번째 시즌을 이어간다. 이번 시즌의 주제는 ‘고전 읽기’다. 총 7개 섹션에서 50회의 강연이 펼쳐진다. 플라톤과 공자·한비자·화엄경 등을 다루는 고전시대, 셰익스피어와 괴테·주자 등을 다루는 전근대, 칸트와 헤겔·프로이트·데리다 등을 다룬 근대 정신과 비판 등이다. 강연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서울 안국동 W스테이지에서 열리며, 2주 후 네이버에서 강의와 토론 동영상, 강의록 전문을 볼 수 있다. 김우창 위원장은 “고전은 동시대가 가졌던 자리와 의미를 새로이 해석해야 비로소 살아 움직이는 현실로 이해할 수 있다”며 “고전은 이러한 동시대적 의미를 알게 됨으로써 삶의 핵심적 사건으로서의 구체성을 얻고 오늘의 삶을 조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http://goo.gl/ZaUBfE

- 프랑스의 구조주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에 따르면 독서는 저자와 독자의 욕망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독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텍스트의 의미를 재생산하며 저자는 독자를 유혹하기 위해 기호체계에 다양한 변주를 시도한다. 저자와 독자의 이러한 긴장관계를 통해 독자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저자와 더불어 텍스트를 완성하는 공저자가 되는 것이다. [ 오체투지와 국제시장 ] http://goo.gl/z0OfV1 모든 예술가의 작품, 작가의 글, 학자의 저작, 기자의 칼럼은 발표 되고 나면 관객과 독자의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은 만든 사람이 소유할지 몰라도 의미는 관객과 독자의 소유다.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