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4일 경향신문

- [ 윤창중·윤진숙…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 ] 국무총리 후보자 이완구(65)의 국회 인사청문회와 인준 절차로 시끄럽다. 인사청문회 날짜를 잡아주길 기다리고 있는 대법관 후보자 박상옥(59)도 쉽게 갈 것 같지 않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런 장면에 익숙하다. 인사청문회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요절복통’할 상황을 너무나 자주 봐왔기 때문이다. 지난 2년여 동안 인사 과정에서 사라진 사람들은 하늘의 별처럼 많다. ‘보수진영의 인재(?)를 모두 집어삼키는 블랙홀’이라고 불릴 정도로 박근혜 정부는 수많은 사람들을 역사의 뒤안길로 묻어버렸다. 최대석 미스터리, 헌재소장 낙마 이동흡, 성추행 파문 윤창중, 흙 속의 진주라던 윤진숙…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 http://goo.gl/Sc2H95 

[ 판사에게 ‘표현의 자유’란? ] ‘댓글 판사’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판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특정지역을 상습적으로 비하하고, 자신이 담당했던 재판의 피의자를 조롱하고, 동료 법관도 비난했다. 판사는 판결문으로 얘기 한다던데 그에게 판결문은 자신을 담아내기엔 부족했던 모양이다. 스스로는 ‘표현의 자유’를 누렸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그의 댓글은 신분을 감추고 벌인 철저히 개인적인 활동이다. 하지만 대중, 특히 법정에 선 사람들은 판사에게 법 전문가 이상을 기대한다. 판사도 악플을 달고, 밤에 ‘야동’을 보고, 긴 줄 앞에서 새치기를 할지 모른다. 하지만 판사에 대한 환상은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전제한다. 언론에 나오는 판결 기사에는 간혹 “재판부는 준엄히 꾸짖었다”는 투의 표현이 나온다. 사실 말이 안되는 표현이다. 판사는 양형 기준에 따라 판결하면 될 뿐, 누군가를 꾸짖을 권리는 없다. 꾸짖는 것은 부모, 스승, 사제가 할 일이다. 그럼에도 그런 표현이 나오는 건, 판사에 대한 윤리적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 평균보다 인격적으로 미숙한 사람이 법을 집행하고 있다면… http://goo.gl/SdlPe1 

- [ 10대 청소년, 공부를 잘하려면…] 뇌 연구는 주로 유아나 어린이의 두뇌 발달, 치매 등 노인성 질환에 집중돼왔다. 상대적으로 청소년의 뇌에 관해서는 연구가 부족한 편이다. 뇌는 신체기관 중 가장 천천히 성숙하는데 20대 후반, 심지어 30대 초반이 돼서야 어느정도 완성된다. 기본적인 신체활동을 담당하는 뒤쪽에서 시작해 공감, 충동 조절, 판단, 분석, 계획 등을 담당하는 뇌의 앞쪽 전두엽까지 순서대로 발달한다. 10대의 뇌가 학습능력이 최고조인 반면 감정이나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한 이유다. 성장중인 뇌는 회복력이 높아 각종 중독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중독도 뇌의 기제상 일종의 학습이어서 학습능력이 높은 10대의 뇌가 술, 담배, 각종 디지털 기기들, 마약 등에 자주 노출되면 그만큼 더 빨리 오래 강하게 단단히 중독돼 버린다. 그렇다면 지식에 중독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0대의 두뇌>를 펴낸 프란시스 얀슨은 “자는 동안 뇌는 정보를 재조합해 단단히 저장하므로 공부를 한 뒤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http://goo.gl/aW3MBE

- [ 조선의 정치에 이용된 고려 충신 정몽주 ] 문묘(文廟)란 공자를 필두로 한 유가 성현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을 일컫는다. 유교 국가 조선에서 공자는 흔들림 없는 도덕적·정치적·학문적 권위의 상징이었기에, 문묘 종사(從祀·학덕 있는 사람의 신주를 문묘·사당 등에 모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조선이라는 국가가 공인하는 지식인으로 인정받는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조선 들어 처음으로 문묘에 종사된 인물은 언급조차 금시시 되어오던 정몽주다. 정몽주의 문묘 종사를 주도한 세력은 연산군을 몰아내고 중종을 세운 조광조와 그 추종자들이다. 애초 이들은 세조에게 맞서다 죽은 성삼문, 박팽년 등을 종사하려 했다. 이들은 부당한 권력이라면 임금에게도 대들 수 있는 반정의 시대정신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연히 왕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정 주동자들을 종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대안으로 불의에 맞서다 죽은 지식인의 상징으로 정몽주를 내세우게 된다. 수성의 시대에는 혁명보다는 충성이 강조되기에, 고려라는 나라에 충성했던 정몽주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신간 <조선의 지식계보학(옥당)>  http://goo.gl/6iKGsl 

- [ 몽골 대제국의 배후, 여성들 ] 몽골은 아들이 애 딸린 과부와 결혼하면 “공짜로 손자를 얻는다”고 좋아하고, 이혼한 여성에게 “더 큰 인연이 오기 위해 작은 인연이 스스로 물러갔다”고 덕담하는 나라다. 조계종 승려인 해인 스님은 여성을 ‘생명의 경전’으로 받드는 몽골의 전통을 그들의 위대한 왕비들에게서 찾는다. 몽골제국의 건설자인 칭기즈 칸은 하늘과 땅, 남성과 여성의 균형을 중시했다. 몽골의 왕비는 ‘왕의 아내’ 역할에 머물지 않았다. 왕비는 칸과 함께 제국을 통치했고, 칸이 정복전쟁을 위해 자리를 비우면 직접 제국의 지배자가 됐다. 심지어 군대를 이끌고 전장에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제국의 건설과 유지에 여성의 기여가 적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몽골 사람들은 결혼, 이혼, 비혼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 않다. 혼전 출산에 대해서도 편견이 없는데, 이는 새 생명의 탄생이야말로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척박한 땅에서 남자와 여성이 함께 어려움을 이겨낸 탓이다. 신간 <몽골의 페미니스트 왕비들(운주사)> http://goo.gl/POGFz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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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2월 13일 경향신문

- [ 술자리에서 분위기 깨는 사람…] 술자리에서 분위기를 깨는 사람은 성희롱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성희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다. http://goo.gl/IkJrpr 

- [ 닭장 속 여우의 자유 ] 대개 ‘아름답고 고상한 단어’는 관념적이어서 타락, 오용되기 쉽다. 경향신문에 <정희진의 낯선 사이>라는 칼럼을 연재하는 여성학 강사 정희진씨는 자유, 평화, 인권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유, 평화, 인권은 약자에게 보장되어야 할 가치이지 보편적인 권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모든 사람의 보편적인 권리라면 권리들 사이의 충돌로 인류는 멸망할 수도 있다. 강자가 자신의 주장을 표현의 자유라고 말할 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테러이며, 테러라고 불리는 저항을 초래한다. 프랑스의 사회운동가 스테판 에셀은 “세계인권선언에서 말하는 자유는 닭장 속의 여우가 제멋대로 누리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http://goo.gl/IkJrpr

- [ ‘진정성’은 대통령이 쓸 말이 아니다 ]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진정성’이라는 것이있다. 진정성은 속이지 않고 모든 것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것인데, 의미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용례다. 미셸 푸코는 그리스·로마의 철학자들을 인용해 진정성이란 권력자나 가진 자가 입맛대로 휘두르는 무기가 결코 아니라고 말했다. 반대로 약자나 가난한 자가 권력을 향해 진실을 요구할 때 쓸 수 있는 단어라는 것이다. 강자의 과시욕 수단이 될 수 없으며 이미지 정치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한 말이다. 예컨대 진정성이란 말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묻고 대통령이 답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권력자가 진정성을 정말로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면 누군가에게 진정성을 묻기보다는 스스로를 판단하는 근거로서 자신에게 먼저 물어봐야 할것이다. http://goo.gl/An94me

- [ 땅콩회항, 결국 징역 1년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 됐다. 재판부는 ‘돈과 지위로 인간의 존엄을 해친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재판부는 “조직이 개인을 희생시키려 한 사건이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심이 있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건”이라며 “부사장, 오너라는 지위를 이용해 사무장을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하기시킨 것은 항공기 운항의 안전을 위협하고 승객의 안전을 위협한 비정상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조현아는 선고 말미에 자신의 반성문을 재판장이 읽을 때 어깨를 살짝 들썩이기도 했다고 한다.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즉각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http://goo.gl/dzHZK2

- [ 조선 경종, 홍시 먹고 죽었다는데… ] 떫은 감은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나지만 단감은 중남부지방에서 생산되며, 진영 단감이 유명하다. 감은 한약명으로 ‘시자’라고 하는데 비타민C와 천연당분이 많아 감기 예방과 숙취 해소에 좋고, 요오드 성분은 갑상샘 질환에 도움이 된다. 타닌산은 수렴작용이 있어서 체내에서 점막 표면의 조직을 수축시키는 약리작용을 함으로써 설사를 멎게 하고, 지혈작용도 한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목이 마를 때, 가래가 많고 기침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만성 기관지염 등에 사용된다. 또 구내염이나 혀의 염증이 있을 때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동의보감>을 보면 ‘홍시와 게는 함께 먹어서는 안된다’고 나와 있다. 역사적으로는 조선시대 *경종이 게와 홍시를 함께 먹고 사망했다는 주장이 있다. 감은 아랫배가 차면서 식욕이 없는 사람, 살이 단단하지 않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사상의학에서는 감을 태양인의 음식으로 분류하고, 태음인 체질엔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http://goo.gl/QJmLEB

*경종=숙종의 아들. 어머니는 희빈 장씨(,장희빈)이다. 1690년(숙종 16) 폐비 장희빈의 소생이라는 이유와 정치적으로는 남인계에 속한다는 점 때문에 송시열() 등 당시 정치적 실세였던 서인 세력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과하고 아버지 숙종에 의해 세자에 책봉된다. 경종의 세자 책봉을 반대하였던 송시열은 사사되었고 서인은 한때 실각한다. 희빈 장씨가 폐출되어 사사되면서 경종은 점차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했고 숙종으로 부터도 견제와 미움을 받아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고 전해진다. 그의 재위 4년 동안은 당쟁()의 절정기를 이루었다. 1724년 즉위 4년이 되던 해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고 자리에 누운지 단 몇일 만에 급서했다. 그의 사망을 두고 세간에는 게장을 먹고 독살되었다는 등 무수한 추측이 난무했다. http://goo.gl/OTMsH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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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12일 경향신문

- [ 문재인의 문제는… ] 문재인은 큰길을 벗어나 자주 옆길로 빠진다. 지난 대선 후보 단일화 때 그러더니,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경선규칙을 두고 경쟁자와 사생결단의 대결을 했다. 그 때문에 대선에 패배하거나 상처뿐인 영광을 손에 쥔 채 겨우 당대표가 되었다. 대선 패배 직후 차기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한 것처럼 결심도 쉽게 한다. 그리고 눈앞의 상황에 잘 휩쓸린다. 세월호 유가족 유민 아빠 동조 단식 때 그랬다. 그건 아마 그의 순수한 연민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단식은 정국의 초점이 되었다. 정치 지도자는 뜨거울 땐 뜨거워야 하지만 냉정할 땐 냉정해야 한다. 정치 지도자에게 기대하는 건 문제 해결이지 문제 제기가 아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설위원도 전날 조국 교수에 이어 문재인에게 당부의 말은 전한다. “문재인은 불안한 출발을 했다. 그렇다고 아주 나쁜 것은 아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가지들에 이끌려 길을 잃지 않으면 당을 바로 세울 수 있다. 그러면 그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 문재인의 역전극을 기다린다. 굵게 가라.” 이대근 논설위원의 당부처럼 굵게 가야 할 것이다. 굵고 짧게나 가늘고 길게 가려는 것은 꼼수다. 굵고 길게 가려면 이대근 논설위원과 조국 교수가 말한 ‘육참골단(肉斬骨斷)’의 당부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http://goo.gl/PlIw53

[ 듣지 않는 자, 독재자가 된다 ] 사회학자 짐멜에 따르면 눈은 ‘시선의 교환’을 통해 상호성을 가진다. 다른 이의 눈을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의 눈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이에 반해 귀는 듣기만 할 뿐 내어주는 것이 없다. 이러한 청각의 이기주의는 역설적으로 순응주의와 연결된다. 짐멜은 말한다. “귀는 오로지 받아들이기만 하기 때문에 근접한 것은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고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그래서 청각은 다른 감각들보다 더 정치적이며 위계적 성격을 갖게 된다. 두 사람이 대화할 때 마주 볼 수는 있어도 동시에 들을 수는 없다. 누군가 말할 때 다른 누군가는 들어야만 한다. 한편이 자기 뜻대로 말할 수 있는 반면에 다른 한편은 일방적으로 들어야만 한다면, 둘 사이에는 불가피하게 정치적 권력관계가 성립하고 그것이 독재다. http://goo.gl/kTZwfp

- [ ‘평양감사’는 애초에 없는 말 ] ‘평양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본인이 싫어하면 억지로 시킬수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런제 평양엔 감사가 없었다. 감사는 지금의 도지사에 해당한다. 조선시대 평양은 ‘도’가 아니라 ‘도호부’였고 책임자는 ‘도호부사’였다. ‘평양 감사’의 바른말은 ‘평안 감사’다. 평양과 그 주변을 아울러 이르는 땅이 평안도이고 이곳의 책임자가 ‘평안 감사’였다. ‘산수갑산’도 틀린 말이다. 자신에게 닥쳐올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어떤 일을 단행할 때 ‘산수갑산에 가는 일이 있어도’라는 말을 쓴다. 하지만 삼수갑산(三水甲山)이라고 써야 맞다. 가장 험한 산골인 ‘삼수’와 조선시대 대표적인 귀양지인 ‘갑산’이 이어붙은 말이기 때문이다. http://goo.gl/wKQFRn

- [ 판사가 익명으로 ‘막말 댓글’ 9500개 ] 현직 부장판사가 2008년부터 최근까지 익명으로 인터넷에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비윤리적 혐오성 막말 댓글을 상습적으로 달아온 사실이 확인됐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수도권 법원에 근무 중인 ㄱ부장판사는 200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다음·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5개의 서로 다른 아이디와 닉네임을 사용해 뉴스 기사와 다른 사람들의 댓글에 혐오성 댓글 9500개를 달아왔다. 전라도 지역을 상습적으로 비난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투신의 제왕’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심지어 자신이 판결을 선고했거나 맡고 있는 사건에 관한 기사에도 댓글을 달았다. http://goo.gl/CZZmiD

현직 판사가 포털사이트에 ‘막말 댓글’ 9500개를 달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전라도 사람들, 심지어 자신이 재판을 했던 피의자들에게까지 저급한 표현을 써 가며 조롱성 댓글을 달았다. 영종대교에서는 해외토픽에서나 보던 차량 105대 연쇄 추돌 사건이 일어나 2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다쳤다. 안개가 살인을 했고, 댓글은 때로 흉기가 된다.

- [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하라 ] ‘법고창신(法古創新·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은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주창한 탁월한 문장론이다. 연암은 “법고에 집착하면 때묻을 염려가 있고, 창신에만 경도되면 근거가 없어져서 위험하다”고도 했다. 과거없는 현재가 없으니, 모든 세상살이에 두루 들어맞는 이치일 터다. 김석종 경향신문 문화전문기자가 전통공예의 법고창신에 꽤 근접한 듯한 나전칠기(자개옻칠) 작가 김영준(56)을 소개한다. http://goo.gl/CfD0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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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11일 경향신문

- [ 조국, 문재인에게 대놓고‘육참골단’ 당부 ] 조국 교수는 “나는 2016년과 2017년 권력교체를 희망한다. 야당이 집권을 한다 해도 ‘천국’이 오진 않겠지만, ‘지옥’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기에…”라며 경향신문 칼럼 <조국의 밥과 법> 마지막 글에서 문재인에 대한 절절한 당부를 쏟아냈다. “정당 혁신 없이 총선 승리는 없다. 총선 승리 없으면 문재인은 없다. 그러면 문재인은 무엇을 결단해야 하는가. ‘육참골단(肉斬骨斷)’이다. “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어야 상대의 뼈를 끊을 수 있다.” 만약 문 대표가 ‘살’을 챙기다가는 자신도 죽고, 당도 죽고, 범진보도 죽을 것이다. 그 결과 수구기득권의 ‘뼈’가 끊어지기는커녕 더 튼튼해질 것이다.” 그리고 말미에 “써야 할 법학서가 있기에 대중매체에 글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밥’을 먹는 세상, 제대로 ‘법’이 서는 세상을 위한 노력은 미력이나마 계속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http://goo.gl/65V4Fa

- [ 정권 바뀌어도 악순환이 계속되는 이유 ] 한국 정치사를 무수하게 수놓으며 명멸했던 정당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특징이 있다. 현재의 여야를 비롯하여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새’, ‘신(新)’으로 시작하는 정당명이 유독 많다는 점이다. 변화와 쇄신, 개혁과 혁신을 부르짖지 않은 정당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의 임기말이 되면 여당은 으레 레임덕 대통령의 탈당을 원하고, 새 정권은 리셋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정부조직을 새로 짜느라 고심한다. 그러나 현실은 지난 2년 사이 행정안전부가 안전행정부로, 다시 노무현 정부 시기의 행정자치부란 이름으로 회귀한 것처럼 실제로는 리셋이 아니라 리사이클(재활용)이 되고있는 상황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비극의 악순환이 계속 되는 이유다. http://goo.gl/65MnVy 

- [ 정홍원, 역대 최장수 총리되나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65)가 “(기자들 김영란법에) 당해봐. 내가 이번에 통과시켜 버려야겠어”라고 밝힌 발언이 공개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1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가 지난달 27일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한 발언을 녹취한 파일 일부를 공개했다. 녹취파일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김영란법을 거론한 뒤 “지금까지 내가 공개적으로 막아줬는데 이젠 안 막아줘”라며 “이것들 웃기는 놈들 아니여. 지들 아마 검경에 불려다니면 막 소리 지를 거야”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또 “언론인들, 내가 교수도 만들어주고 (대학) 총장도 만들어주고”라고 했다. 충청도 양반인 줄 알았는데, 까면 깔수록 가관이다. 이대로라면 국무총리가 안될수도 있어 보인다. 대통령 직선제 이후 최장수 국무총리는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김황식 총리다. 제 41대 국무총리였던 국황식 총리는 2010년 10월 ~2013년 2월까지 약 2년 5개월간 총리를 맡았다. 이한구 총리 후보자가 낙마한다면 정홍원 총리가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될수도 있다.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인 정홍원 총리는 2013년 2월 26일 ~ 현재까지 만 2년간 총리직을 맡고있는데 5개월만 더하면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된다. http://goo.gl/wPXAHN 

- [ 재산 30배 차이나도 건보료는 3배 차이 ] 정부와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는 소득이 없어도 집과 차가 있으면 보험료를 내야한다. 재산이 1억원이면 해당 보험료가 약 월 8만원이다. 10억원이면 18만원, 30억원 초과면 26만원이다. 재산 1억원과 30억원을 비교하면 자산가격은 30배이지만 보험료는 약 3배에 불과하다. 또한 재산 부과 상한액이 30억원으로 묶여 있으므로 100억원 재산가도 26만원만 낸다. 명백한 자진자에 대한 특혜고 언뜻 봐도 불공정한데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에 미온적인 느낌이다. 정부가 생각하는 비정상과 서민이 생각하는 비정상의 잣대가 다르다면 정상화는 기대하기 힘들다. http://goo.gl/ZyyYaV

- [ 무릇 효도란 이런 것이다 ] 퇴계 이황이 쓴 농암 이현보(1467~1555)의 일대기를 보면 “이현보는 자손들이 다 모인 가운데 부모님 앞에서 색동옷을 입고 재롱을 피웠다.”(<퇴계선생문집> ‘이현보 행장’)는 대목이 있다. 환갑을 훨씬 넘긴 이현보가 왜 노부모 앞에서 꼬까옷을 입고 재롱잔치를 벌였을까. 춘추시대 초나라 은사인 노래자의 고사가 있다. 노래자는 나이 70이 넘었음에도 때때옷을 입고 딸랑이를 흔들고 아이들처럼 놀면서 부모를 즐겁게 했다고 한다. 한번은 부모에게 물을 갖다 주려다 넘어진 일이 있었다. 노래자는 부모가 걱정할까봐 일부러 물을 더 뿌린 뒤 드러누웠다. 어린아이 우는 흉내를 낸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부모는 아이들의 장난인 줄 알고 기뻐했다.(<초학기> 권17 ‘효자전’). 모름지기 효도란 이런 것이다. http://goo.gl/fpBcN8

[ 일본말 ‘호네누키’의 뜻은? ] 일본말 ‘호네누키(骨拔き).’ 동물·생선 등에서 뼈를 발라내는 행위를 뜻한다. 어떤 것의 알맹이를 빼버림으로써 무력화시키는 행위를 빗댈 때 많이 쓰인다. (骨:뼈 골, 拔:뽑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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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10일 경향신문

- [ 역겨운 말 ‘부덕의 소치’ ] 말하는 이들은 그럴싸한 말이라고 여기는지 모르지만 정작 듣는 이들에게는 매우 역겨운 말 중에 하나가 ‘부덕의 소치’다. 속셈은 뻔하다. 덕에 기대거나, 덕 뒤에 숨고자 하는 심리로 본다. 잘한 것은 아니지만, 덕의 차원이 아닌 (너희와 같은) 일반인 수준의 잣대로 보면 그렇게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 하는 심보를 말한다. 오만함을 감춘 조롱인 셈이다. ‘부덕의 소치’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개 ‘불법의 소치’다. 몰염치와 불결의 소치이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적반하장의 소치이다. http://goo.gl/vN6Cs9

- [ 위기를 다룰 줄 아는 정당, 새누리당 ] 영국의 노동당이 1979년부터 18년 동안 야당 생활을 할 때 당의 내부에서 10년 넘게 혁신 작업을 주도하던 인물이 필립 굴드다. 그는 원래 여론조사, 홍보 전문가였다. 2011년 61세의 나이에 세상을 뜬 그를 두고 토니 블레어는 ‘길을 찾는 사람(pathfinder)’이라 평했다. 굴드가 노동당 집권의 길을 연 선도자라는 얘기인데, 굴드는 그 여정을 끝없는 혁신의 연속(unfinished revolution)이라고 칭했다. 정치의 핵심을 잘 짚은 말이다. 새누리당은 위기를 다룰 줄 아는 정당이다. 2004년 차떼기 정당이란 오명 아래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 때 그들은 신예 박근혜를 얼굴로 내세웠다. 그리고 박근혜의 위기가 오자, 이번엔 유승민을 내세운다. 선당후사를 외치는 건 새정치민주연합인데, 실제 그 정신이 작동하는 건 새누리당이다. http://goo.gl/P1g83h

- [ 김무성 대표는 ‘조선인은 안돼’라고 생각하는가 ] 정부는 기업의 법인세 부담 증가 없는 증세가 불가능해보이자 이번에는 복지 과잉론으로 선회하며 이념전쟁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복지 과잉으로 국민이 나태해질 것을 우려하는 여당 대표의 모습에서 “국민의식이 떨어지기 때문에 민주주의 제도가 아직은 이르다”며 전두환 쿠데타를 정당화했던 당시 공화당 유력 정치인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이들의 의식은 “조선인은 스스로 결정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일본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던 일본 제국주의 논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http://goo.gl/n7PXu7

- [ 비난하는 사람은 피곤하다 ] “남이야 비방을 하건 비난을 하건 상관하지 마라. 그것은 불을 가지고 하늘을 태우려는 것과 같아서 비방하고 비난하는 사람만 스스로 피곤할 뿐이다.” 중국 당나라 승려 현각(666~714년)이 지은 <증도가>의 한 구절이다. 증도가는 예로부터 선불교의 대표적인 지침서로 많은 선승들이 해설하고 독송해왔다. 성철 스님은 증도가를 읽고 출가를 결심했다. 조계종을 대표하는 명강사(강백) 무비 스님의 <증도가 강의>는 불교계 베스트셀러다. 진품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던 금속활자 ‘증도가자’가 마침내 진품으로 확인됐다. 1033년에서 1155년 사이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까지 세계 최초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직지>(1377년)보다 최소 138년,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1455년)보다 200년 이상 앞서는 기록이다. http://goo.gl/5yqcwR 

- [ 원세훈 ‘유죄’… 대선 결과 뒤집히나? ] 원세훈 ‘유죄’에도 대선 결과엔 영향이 없다. 공직선거법은 ‘당선의 효력에 이의가 있는 정당 또는 후보자는 당선인 결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효가 지났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다른 '대선 무효 확인 소송'에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http://goo.gl/od3BqP

- [ “원세훈 유죄” 김상환 부장판사는… ]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개입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서울고법 형사6부 재판장은 김상환 부장판사(49·사법연수원 20기)다. 김 부장판사는 2010년 1인 시위를 하는 화물차 운전사를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맷값을 건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 최철원씨를 구속했다. 2011년 제일저축은행 회장에게서 청탁을 받은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 김재홍씨를 구속했다. 2012년 수백억원의 불법·부실 대출을 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에게 징역 6년을 내리기 앞서 “유·무죄 판단이 실체적 진실과 다를 수 있지만 결국 피고인 스스로 자신에 대한 재판을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반면 사회적 약자에게는 배려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2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복역한 박형규 목사에게 무죄를 내린 재심 판결문에 “부디 이 판결이 피고인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우리 사법에 대한 안도로 이어지길 소망한다”고 썼다. 참, 지난해 9월 원세훈의 대선개입 혐의에 무죄를 판결한 이범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1기)는 지난 3일 대구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했다. http://goo.gl/5c7bZ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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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9일 경향신문

- [ “우리 헤어져”…톡 치면 끝 ]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이별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전화 혹은 메신저로 관계를 종결하는 모습을 젊은 세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편리한 이별’이 연애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학교나 동아리, 취업스터디 등 인간관계 전반에서 20·30대는 쉽게 관계의 끝을 말한다. 그래픽으로 정리한 연애코치가 말하는 안 좋은 이별의 유형 4가지가 눈길을 끈다. 연락두절형, 일방통보형, 적반하장형, 자아비판형 4가지 유형중 나는 자아비판형인것 같다. http://goo.gl/WtrAKv 

- [ 원치 않는 감정이입을 막으려면… ] 우리 감정이 수직적으로 부모에서 자녀에게로 대물림되는 것처럼, 수평적으로 동시대인 사이에서도 서로 전염된다. 한 사회에 특정 사건이 일어나면 구성원들은 예민하게 서로 정서적인 삼투압현상을 느낀다. 냄새가 절로 맡아지고 소리가 절로 들리는 것처럼 불안감이나 분노도 절로, 고스란히 구성원의 정서 속으로 스며든다. 사회 구성원이 저마다 심리적 자기 경계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한다. 자기 느낌과 타인의 감정, 자신의 소망과 타인의 욕구, 자기 현실과 타인의 삶을 서로 구분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는 자극에 고스란히 휩쓸린다. 왜 이러는 걸까요. 김형경 작가는 “자기 걱정을 한없이 자식에게 털어놓는 엄마, 술 취한 채 화내는 아버지의 감정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해져 불안과 분노의 감정 공동체를 형성한다. 그런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희생시켜서라도 가족이 평화롭기를 소망한다. 성인이 된 후에는 모든 타인의 감정이 곧바로 심장으로 스며드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라고 말한다. 자극에 대해서 즉각 반응하기보다 일단 멈춰서 생각해 본다면 정서적으로 원치않는 감정이입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http://goo.gl/2BIqK8

- [ 자연을 조작하려는 시도 ] 영국의 생명공학회사 옥시테크는 열병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유전자변형기술을 활용했다. 암컷과 짝짓기를 했을 때 후손이 죽도록 수컷의 유전자를 변형한 것이다. 이를 두고 유전자변형생명체(GMO)를 생태계에 방출하는 문제를 두고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모기는 줄겠지만 그 자리를 다른 해충들이 채울수도 있고, 모기를 먹고 살던 동물들은 다른 먹이를 찾아야 할 것이다. 결국 ‘나비효과’처럼 생태계 교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높고 최종 소비자인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 자연을 통제하려는 시도,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http://goo.gl/PSJGip

- [ 뱃속에선 존중 받고, 태어나면 찬밥 되는 아기 ] 저출산 추세에 대한 대책으로 출산장려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이미 태어난 어린이가 건강한 시민으로 자라서 제 몫을 하게 기르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한다. 30년 전엔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고 하더니 이젠 덮어놓고 나으라는 식이다. 낳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아동 권리’에 대한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 아동학대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그 본질은 들여다 보면 대부분 아이들을 소유물처럼 여기는 부모나 인격체로 보지 않는 어른들의 왜곡된 개념 탓이다. 유엔은 1989년 ‘어린이는 비로소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하나의 인간’이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아동권리협약’을 선포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아동을 권리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인식하고 있다. 즉, 어린이를 연약하고 보호해줘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권리를 지닌 능동적인 존재로서 존중 받아야 한다. http://goo.gl/L1xfmK

- [ 복지 선진국 중 거지된 나라 있나 ]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66)는 8일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관련 지출은 선진국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라며 “우리나라가 거덜 날 지경이면 그 나라들은 벌써 국제적 거지가 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학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가 재정 압박의 원인을 복지 지출 탓으로 돌리는 최근 정부·여당의 태도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준구 교수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복지 프로그램은 그 본질상 무상일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정부·여당·보수언론들이 구태여 ‘무상’이라는 말을 앞에다 붙이는 건 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http://goo.gl/RRcu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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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7일 경향신문

- [ 무중력 사회의 청소년들 ] 사람들은 저마다 안간힘을 다해 성공과 행복을 추구하지만 그것을 누리는 주인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성공이나 행복은 대부분 미래로 가 있다. 그래서 현재는 오직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시간으로 변질됐다. 미래가 엄청나게 확대된 데 견주어, 현재는 상대적으로 축소된다. 청소년들이 특히 심해서, 장래를 인질로 강요된 공부에 갇혀 산다. <유유자적 피플>의 저자 이충한씨는 오늘의 한국 사회를 ‘무중력 사회’라고 명명한다. 중력이 갈수록 희박해져서 ‘둥둥 떠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그렇다. 이충한씨는 즐거움·관계·노동이 건강한 개인을 바람직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중력의 세 요소라고 꼽는다. 최인철 교수의 ‘영혼의 3대 영양소’,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의 ‘삶의 위대한 세 영역’도 이와 다르지 않다. 최 교수는 자유·유능감·관계를 강조했고, 셀리그먼은 사랑·일·놀이에 주목했다. 이들 세 요건은 그 어느 것도 개인이 혼자 충족할 수 없다. http://goo.gl/GUOH3C

- [ 희망이 없어 행복한 젊은이들? ] 일본의 젊은 사회학자가 쓴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이언숙 옮김, 민음사 펴냄)이 나왔다. 희망이 없어서 오히려 행복하다는 ‘사토리(得道) 세대’의 안팎을 탐사한 보고서인데 한국 사회와 공통점이 적지 않다. 결말 부분 “이제껏 일본은 경제성장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는 생각으로 계속 달려왔는데, 돌연 경제성장이 멈춰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전통이 없는 일본은 모두 망연자실한 상태로, 그렇게 우두커니 서 있게 된 것이다.” 일본의 망연자실이 우리의 무중력 상황과 다르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누군가 신호를 보내주었으면 좋겠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먼저 우주로 간 아버지가 딸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http://goo.gl/GUOH3C

- [ 고시원엔 이제 꿈이 살지 않는다 ] 한국이 ‘압축 성장’하던 시절에 신분상승의 사다리를 가장 빠르게 타고 오를 수 있는 수단이 이른바 ‘고시’였다. 타고난 경제적 형편과 상관없이 자신만의 노력으로 출세를 성취할 수 있는 것이 ‘고시 합격’이었고, 이런 까닭에 ‘고시생’이라는 신분은 현재의 곤궁을 미래의 가능성으로 유예할 수 있는 훌륭한 보증이었다. 그러나 로스쿨 도입과 사법시험의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요즘에 이런 고시원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졌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처럼, 이제 고시원은 고시생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비싼 주거비를 지불할 수 없는 이들이 머무는 장소가 되었다. 한국에서 ‘고시’가 고도성장의 꿈을 대변하는 것이었다면, 오늘날 고시원은 오히려 이 꿈의 종언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고시원은 저소득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공간이다. 고시원에서 2인 이상 거주하면서 육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란한 가정을 꿈꾸던 중간계급의 붕괴를 건축이라는 실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고시원이다. http://goo.gl/agijaq

[ 한국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이유 ] 미국,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는 과속차량이나 불법주차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의 운전은 불법행위의 연속이다. 속도위반은 예사고 교통신호를 적당히 위반하기도 한다. 불법주차의 경우는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의 문제라기보다는 제도의 문제다. 선진국들은 도로모양, 교통량에 따라 제한속도가 세분화 되어있고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어디선가 경찰차가 나타나 어김없이 단속을 한다. 하지만 서울~ 춘천고속도로를 보라. 시속 100km는 돼야 할것 같은 데 제한속도는 70km다. 나만 규정속도로 가는 것은 손해보는 것 같아 속도 위반을 해도 경찰은 나타나지 않는다. 심지어 전방 몇 미터 앞에 단속 카메라가 있으니 조심하라고 알려준다. 그러다보니 걸리면 반성보다는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경제학 용어로 얘기하면 법규를 무시해서 얻는 기대이익이 단속에 걸려 지불하는 기회비용보다 크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게 되는 것이다. http://goo.gl/gDDCNK

- [ 검찰, 노무현 흠집내기 실패 ]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초본을 삭제한 혐의로 기소된 백종천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 비서관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회의록 초본은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통령기록물은 형태요건·직무관련성 요건·주체요건·생산요건 등 4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회의록 초본은 ‘생산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 사건 회의록 파일과 같이 비밀로 생산·관리될 내용이 담겨 있는 회의록 파일 초본은 폐기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 맞다”고 판결했다. 노무현 정부의 회의록 초본 삭제는 위법이 아닐뿐더러 올바른 것이었다는 의미다. 이번 판결로 검찰은 야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을 흠집내기 위해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htttp://goo.gl/XGoHls 

- [ 선행학습 금지법=학원 자영업자 지원법 ] 공교육 정상화를 목표로 지난해 9월부터 ‘선행학습 금지법’으로 불리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고 있다.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이 법은 학교만을 적용 대상으로 하고, 실제 선행학습의 주범인 학원 등 사교육 업체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실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행 선행학습 금지법에 따르면, 사교육 업체가 선행학습을 내세운 광고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을 뿐 사실상 제한 없이 선행학습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학습은 예습, 수업, 복습으로 이루어지고 학원은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가는 곳인데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금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결과적으로 ‘선행학습 금지법’은 공교육 정상화는 못 시키고 학원의 돈벌이를 지원하는 ‘교육 자영업자 지원법’이 되어 버린 형국이다. 차라리 학교에서 선행학습을 시키는 쪽으로 법이 바뀌었다면… 마찬가지로 공교육 정상화는 되지 않았겠지만 그나마 사교육비는 조금 줄지 않았을까? http://goo.gl/Sn7d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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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6일 경향신문

- [ 정부는 왜 곳간은 놔두고 서민 호주머니를 뒤지나 ] 건강보험료가 문제다. ‘송파 세 모녀’의 건강보험료가 월 5만원인데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퇴직 후 건강보험료가 0원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애서 건강보험료와 병원비 면제를 받는 인구는 전체 인구의 3%다. 국내 절대빈곤인구가 11%인 것을 감안하면 정부가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이 국민의 8%인 380만명이다. 미국만 해도 15~19%가 미국판 의료급여인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는다. 박근혜 정부의 ‘개혁적’이라는 건보 개선안은 국가의 책임을 빠뜨리고 있다. 월 167만원의 공적연금을 받는 사람은 수령액의 10%를 의료보험료로 납부해야 한다. 반면 진짜 부자들의 상속,양도, 증여소득에는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과연 ‘개혁적’이라 할수 있는가. 한국은 노동자와 기업이 보험료를 50 대 50으로 내지만 프랑스는 노동자가 35%, 기업이 65%이고 스웨덴은 기업이 80%를 낸다. 또 프랑스는 아예 건강보험재정을 대기업 매출액의 0.1~0.2%를 걷어서 충당한다. 현재 14%에 불과한 국고지원도 대폭 늘려야 한다. 일본은 37%, 프랑스는 47%, 대만도 26%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진짜 부자들에게 건강보험료를 더 거둬야 한다”고 말한다. ‘재산 30억 상한선’이 있어서 30억원을 가진 부자나 3000억 혹은 3조원을 가진 재벌이나 똑같이 건강보험료를 200여만원만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담뱃값도 그렇고 연말정산도 그렇고, 정부는 왜 매번 곳간은 놔두고 먼지 나는 서민 호주머니만 뒤지는지…답답하다 http://goo.gl/TDJ9bP

- [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이유 ]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실질적 증세라는 ‘오해’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꼼수처럼 비쳤기 때문이다. 불가능할 것이 뻔한데 공약을 지킨답시고 ‘증세는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는 것은 신뢰를 지키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진짜 해결해야 할 우리 모두의 문제를 짐짓 외면하고 자신의 정치적 득실만 계산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진짜 이유이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는 “박근헤 정부가 뻔히 불가능할 공약을 붙잡고 이번 논란을 레임덕의 시작이 될지 모른다며 민감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장기적 해법을 모색한 첫 정부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한다면 한국에 절실하게 필요한 사회모델 전환의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고 충고한다. http://goo.gl/miFvST

- [ 한국의 정치는 ‘황혼의 잔치’ ] 스페인 좌파 정당 포데모스를 창당한 파블로 이글레시아스는 37살 청년이다. 그는 14살 중학생 때부터 스페인 공산당 청년당원으로 활동했다. 마테오 렌치는 21살에 이탈리아 인민당에 가입했고, 34살에 피렌체 시장, 39살에 총리가 됐다. 그리스 총리인 41살의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고등학생 때부터 공산당 청년연맹에서 활동했다. 벨기에 총리 샤를 미셸은 16살 때 정당활동을 시작, 32살에 장관, 35살에 당대표, 38살인 지난해 10월 벨기에 총리가 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2살에 보수당에서 정치를 시작, 31살 때 총선에 나섰고 2010년 총리로 선출될 때는 43살이었다. 유럽에서는 중·고등학생 때부터 정치활동을 한다. 20대에 선출직에 오르고, 30대면 당 대표를 넘본다. 나이는 젊지만 어릴 때부터 정치활동을 통해 갈등을 조직하고 타협하며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풍부하다. 그래서 40대에 수십년 정치경륜을 자랑한다. 반면 한국에서 정치는 사회에서 일정한 지위와 경력을 쌓은 뒤 진출하는 황혼의 잔치다. 특정 분야 전문성과 지식·경험을 쌓으며 늙기는 했지만 정치는 초년생이다. 경향신문 이대근 논설위원은 이것이 한국 정치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http://goo.gl/wpo7Zw

- [ 아이는 엄마가 망친다 ] 고슴도치들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서로 가까운 곳으로 모여든다. 그러나 몸에 난 뾰족한 가시 때문에 가까워질수록 서로의 몸을 찌르게 된다. 거리가 너무 멀면 체온 유지가 어렵고, 가까우면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이른바 ‘고슴도치 딜레마’다. 대인관계도 마찬가지다. 혼자 살면 너무 외롭고, 그렇다고 가까워지면 결국 사람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 멘탈이 약해 유독 힘든사람들이 있다. 강용혁 분당마음자리한의원장은 “마음속 불안은 성장과정에서 부모의 훈육과 관련된 심리적 상처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모가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경우다. 기대와 성에 차지 않는 아이를 향해, 기다려주기보다 일일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서 ‘빨리 빨리’를 재촉한 경우다. 이럴 때 부모는 ‘자녀가 잘되라고 열성을 다한 것뿐’이라고 합리화한다. 하지만 자녀의 무의식엔 엄마와의 기억들이 고통스럽게 간직돼 있다. 이것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의 씨앗이 된다. 얼마 뒤 모든 대인관계에서 부정적인 색안경을 착용하게 만든다. http://goo.gl/KUmtL8

- [ 서초동서 밀려나는 변호사들 ] 변호사들이 ‘대한민국 법조 1번지’인 서울 서초동을 떠나고 있다. 법조시장 불황, 변호사 사무실 통합, 전자소송 도입 등이 맞물린 결과다. 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임차료가 저렴한 소형 사무실 수요는 늘어난 반면 중·대형 공간을 찾는 경우는 크게 줄었다. 고위직 출신 전관(前官)이 아니면 개인 사무실을 여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작은 공간에 여러 명이 일하는 실속형 사무실이 늘었다. 사무공간과 직원을 공유하되 각자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이다. 변호사 ㄴ씨는 “긴축재정은 상식”이라고 했다. http://goo.gl/312hkO 

- [ 대기업에 그린벨트 던져준 정부 ]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의 원조는 1938년 그린벨트법(Green belt Act)을 제정한 영국이다. 대도시의 난개발이 초래하는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막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영국의 그린벨트 정책은 1971년 한국으로 건너왔다. 당시 박정희 정부는 1977년까지 8차례에 걸쳐 7대 대도시권과 7개 지방 중소도시권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때 지정된 면적은 전 국토의 5.4%를 차지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체육시설·보금자리주택·경인운하 개발 등 각종 명목을 앞세워 야금야금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한 반면 영국은 1997년 이후 그린벨트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달 13일 내놓은 ‘기업형 주택임대 사업(뉴스테이 사업)’ 때문에 전국의 그린벨트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기업형 임대사업자가 요청하면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겠다고 호언했다. 기업이 원하는 곳이면 얼마든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집을 짓도록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http://goo.gl/VyZGOn

- [ ‘화형 금지’ 이슬람 율법 논쟁 ] 극단주의 무장세력 IS가 요르단 조종사를 산 채로 화형시키는 동영상을 공개한 뒤 이슬람 국가들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이집트 최고종교기관인 알아즈하르의 대이맘 아흐메드 알타예브는 “IS는 율법을 어겼다”고 말했다. 이슬람은 예언자 무함마드 언행록에 따라 “불로써 죄를 다스리는 것은 오직 알라만이 할 수 있다”며 화형은 물론 화장도 금하고 있다. 참수형은 이슬람에서 흔한 방식이지만 화형은 극히 드문 일이다. 알아즈하르는 “이슬람은 전쟁 중에라도 무고한 생명을 뺏거나 신체를 훼손하는 일은 금한다”며 “율법을 어긴 IS는 이슬람의 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IS는 “신앙이 없는 자는 불태워 죽일 수 있고 율법에서 화형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무함마드의 장수도 범죄자 2명을 화형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http://goo.gl/qXfgr4 

- [ 자본주의와 자본주의의 충돌 ] 자본주의 경제에 위기가 왔을 때, 예전에는 사회주의라는 대안 모델이 있었다. 때문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각기 다른 성공 모델을 중심으로 국가 무리를 이뤄 경쟁과 대립을 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주의가 대안이 아니어서 자본주의의 위기는 자본주의 안에서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갈구하게 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최근 자본주의 안에서 잘 나가는 모델은 자유 민주주의를 채택한 선진국들이 아닌 중국·싱가포르 같은 권위주의적 국가자본주의 모델들이다. 이들 국가의 경제적 장점은 한 정권이 장기적 집권을 하여 중장기적 확실성을 가진 계획과 투자가 가능하고, 권위적으로 사회적 안정을 달성하며, 사회주의와 달리 인센티브를 확실하게 제공한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국제정치는 민주적 자본주의와 권위적 자본주의의 대립과 경쟁이라는 새로운 구도가 성립하게 될 것이다. http://goo.gl/uDKxx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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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5일 경향신문

- [ ‘식물적 인간’ 민병산 선생 ] 젊은 세대에게는 생소한 민병산 선생(1928~1990). 이 나라 양심적인 지식인·예술가들의 친근한 벗이자 스승으로서 깊은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다가 가신 분이다. 지인들 중엔 그를 ‘식물적 인간’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죽마고우였던 신동문 시인에 따르면 민병산 선생은 일제강점기 충청도 제일의 갑부 집안의 자손으로 태어나 ‘귀공자’로 자랐다. 10대 후반 친구들과 조직한 ‘독서회’가 불온단체로 지목 돼 체포 된다. 동료들과 옥살이를 하다 10개월만에 풀려났는데, 알고보니 자기만 풀려난 것이다. 갑부 집안의 권세로 자신만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한 선생은 칩거에 들어갔고 독서에 열중하게 된다. 민병산 선생은 조부가 돌아간신 후 장손으로서 물려받아야 할 막대한 재산의 상속을 포기하고 무소유의 삶을 걷는다. 오늘날 세상에는 무소유라는 말을 가볍게 쓰는 사람들이 많지만 진짜 무소유란 재산뿐만 아니라 사회적 명예, 그리고 온갖 권력 욕망으로부터 철저히 해방되어 있는 상태이다. 민병산 선생을 ‘식물적 인간’이라고 불린 이유는 그분이야말로 늘 그러한 욕망으로부터 멀리 떠나 있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민병산 선생의 저서 내용 중엔 “전제정치하의 페르시아인들의 자세는 어깨가 축 처져 있었지만, 그리스 자유시민들은 자세가 반듯했다”는 고대 역사가들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 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은 그 내용을 언급하며 “민병산 선생은  아이들이 무거운 책가방 때문에 어깨가 처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바랐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아이들은 하루하루를 교육이라는 이름의 ‘지옥’과 ‘스마트폰’ 속에 갇혀 완전히 자폐적인 인간으로 자라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김종철의 수하한화’ 전문 보기 http://goo.gl/HyknSr

- [ 안철수, ‘간철수’가 아닌 ‘깐철수’? ] “지금 사람 간보는 거냐?”라는 말을 가끔 쓴다.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넌지시 속을 떠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상대가 제안한 얘기에 망설이면서 캐묻거나 상대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저울질하는 경우’에도 종종 쓰인다. 하지만 ‘간보다’는 국어사전에 없는 말이다.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간’은 음식물에 짠맛을 내는 물질인 소금, 간장, 된장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또한 음식이 짠지, 싱거운지를 알아볼 때 ‘간을 본다’고 말한다. 하여 ‘간 보다’는 음식에나 쓸 수 있는 말이지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니다. 상대의 제안을 저울질한다는 뜻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우리말이 따로 있다고 한다. 바로 ‘깐보다’이다. ‘어떤 형편이나 기회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가늠하거나 속을 떠본다’는 의미다. 그러면 안철수의 별명은 ‘간철수’가 아니라 ‘깐철수’로 써야 맞는 건가? http://goo.gl/eTgGhM

- [ 시민들이 범죄를 해결하는 시대 ] 속칭 ‘크림빵 뺑소니사건’은 누리꾼의 관심과 참여가 없었다면 해결되지 못할 뻔했다. 수원 팔달산 ‘시신 훼손 유기사건’ 범인 박춘봉도 시민의 제보가 없었다면 미궁에 빠질 뻔했다. 울산 ‘봉대산 다람쥐’로 불린 연쇄 방화범 역시 아파트 경비원의 신고와 폐쇄회로(CC)TV 분석 노력이 없었다면 더 많은 산불이 났을 것이다. 경찰은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시민의 공은 줄이고, 경찰의 공은 부풀리곤 했다. 반면 시민의 참여와 제보가 부족했던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사건, 화성 여대생 피살사건, 포천 여중생 피살사건, 서울 노들길 여성 피살사건 등은 ‘영구미제’의 늪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미국 FBI의 발표에 따르면 해결되는 범죄사건의 70%는 시민의 제보나 참여가 결정적 요인이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경찰이 시민의 공을 줄이고 감출 이유가 없다. 범죄수사는 원래 시민들이 함께 ‘공동체의 적’을 찾아 퇴치하는 과정이며 경찰은 그 일을 전담해서 맡아하는 담당자일 뿐이다. 경찰과 국가는 범죄수사에 참여하거나 제보를 한 시민들을 보호하는 한편, 엉뚱한 오해나 오인 혹은 악의적인 모함을 막고 구별해 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http://goo.gl/3YrN5v

- [ MB, 매를 벌었다…모든 사람 뺨 때린 격 ]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2월 3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두고 “모든 사람을 향해서 뺨을 한 대씩 때린 격이다. 결국 매를 번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왜 이 시점에 그런 회고록을 냈을까. 사실 모든 사람들이 이제 별로 기분이 안 좋았던 것 같다, 그 분(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미인은 찡그려도 미인’이라는 표현을 들어 “예쁜 사람은 실수를 해도 어떤 얘기를 해도 (사람들이) 곱게 받아들인다. (이 전 대통령) 본인이 자기가 미인이라고 생각했던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MB 정권 개국공신인 정두언 의원은 2007년 대선에서 이 전 대통령을 도우면서 친이명박계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친이계 내 위상을 반영해 ‘왕의 남자’로 불리기도 했다. http://goo.gl/IW8eDm 

- [<단독> 국회의원에 뒷돈 ‘농협 로비왕’ 국회지점 소장으로 근무 ] 농협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억대 불법 후원금을 건넸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농협 로비왕’이 현재 농협은행 국회지점의 출장소장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2월 4일 확인됐다. 농협 직원 ㄱ씨는 2009~2010년 국회 국정감사와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직원 1983명을 동원해 국회의원들에게 2억71만4000원의 불법 후원금을 송금했다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그런 그가 현재 국회 한복판에 있는 농협은행 의정관출장소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http://goo.gl/PHGOHb

- [ 길 잃은 박근혜 복지 ] 서울 은평구에서 혼자 살고 있는 조모씨(71). 조씨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노인들에게 기초연금 20만원을 주겠다는 공약에 눈이 꽂혔다고 했다. 다달이 받고 있던 기초생활보장급여 48만원에 기초연금을 받으면 하루 세 끼를 제대로 챙겨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월 20만원은 연기처럼 사라졌고, 노인 일자리 수당 인상 공약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http://goo.gl/R0tBhU 

- [ 인도여행 ] 차도로 다니질 않고 인도로 다니니 인생이 인도여행이라는데…진짜 인도를 여행한 <임의진의 시골편지> 바라나시 http://goo.gl/hJcqU6

*인도 바라나시=과거에는 빛의 도시라는 뜻의 카시(Kashī)로 불렸다. 오늘날의 도시명은 두 강 바루나(वरणा, Varana)와 아시(असी, Asi)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 인도 북부 갠지스강 중류에 위치한다.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자 힌두교에서 가장 신성한 도시. 또 불교와 자이나교에서도 중요한 성지로 꼽힌다. 연간 100만 명인 넘는 순례자들이 방문하여 성스러운 갠지스강에서 목욕재계를 하고 전생과 이생에 쌓은 업이 씻겨 내려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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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4일 경향신문

- [ 한국에서 의사가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 ] 지난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는 한 내과 의사의 가짜 암 환자 치료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이 의사는 환자들, 심지어 임종 직전의 환자들까지 필요 없는 항암치료를 시행해 우리 돈으로 100억원에 이르는 건강보험 진료비를 부당하게 받아 챙겼다. 이 의사에게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의 상당수는 암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건강한 사람들에게 암이 있다고 속여 항암치료를 했고, 그중 일부는 치료 때문에 사망했다. 한국 같았으면 난리가 났을 테지만 미국 인들은 의사들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낸다. 미국은 국민의 건강보장에 실패한 나라다. 그럼에도 의사와 환자 간의 두터운 신뢰 관계만큼은 부러울 정도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의사 진찰에 대해 주는 진료비와 그 외 검사, 투약, 병원시설·인력 이용에 대해 주는 진료비가 구분되어 있다. 의사와 환자 간의 금전적 거래는 환자가 병원에 방문했을 때 내는 얼마간의 본인부담금으로 끝난다. 그 다음부터 온갖 곳에서 고액의 청구서들이 날아온다. 이때 환자를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의사다. 보험사에 전화를 걸고 편지를 써서, 환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협상을 벌인다. 미국에서는 환자의 이익을 옹호하는 것이 의사의 금전적 이익과 충돌하지 않도록 제도가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반대다. 진료비가 하나로 뭉쳐 있는 데다, 의사 진찰로 얻는 이득은 적고, 그 외 온갖 검사·처치 등에서 얻는 이득은 많다. 환자의 이익을 옹호하다가는 당장에 금전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신뢰 유발형 제도가 아닌, 신뢰 훼손형 제도인 셈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가 형성되기 힘든 중요한 이유이다. http://goo.gl/CxyqNj

- [ 김무성, 박근혜 대통령 성토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월 3일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러한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전날 선출된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날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 진용이 ‘비박계’로 짜인 첫날부터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성토가 동시에 나온 것이다. 여당 지도부가 ‘증세’ 문제를 공론장으로 끌어내는 동시에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하 관계’에 가까웠던 당·청관계는 변화의 분수령을 맞게 됐다. http://goo.gl/ySBNjE 

- [ 오바마처럼 미적거리지 마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에서 부자증세를 통한 중산층 살리기를 역설했다. 자본이득세 세율을 올리는 등 앞으로 10년간 345조원의 세금을 더 거두어 중산층, 서민을 위한 보육이나 교육에 투자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이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다. 최근 선거에서 상하 양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부자증세에 호락호락 동의해줄 것 같지 않고, 대통령 임기도 2년밖에 남지 않았다. 좀 일찍 서둘지…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 시절 매년 25조원 정도의 복지 지출 증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이런 큰돈이 부자증세 말고는 나올 데가 없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알 것이다. 서둘러야 한다. http://goo.gl/25mUTS

- [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이유 ] ‘서민의 어쩌면’ 세번째 글이 실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베스트셀러를 내는 꿈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자서전을 써서 베스트셀러로 만들기 위해 스케일이 큰 모험을 했다는 추측이다. 첫째, 대통령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 좋아하는 돈도 사회에 헌납할 만큼 대통령이 꼭 돼야 했을까? 하지만 그분이 책으로 뜨기 위한 수단으로 대통령에 출마했다고 생각하면 모든 게 이해된다. 둘째, 4대강 사업을 했다. 인터넷에 “4대강 사업은 왜 한 거예요?”라는 질문이 있다. 이유를 아는 사람이 없으니 답변도 제각각이다. 모교인 동지상고 동문들에게 돈 벌 기회를 준다거나, 큰빗이끼벌레를 번식시켜 미래 식량의 대안으로 삼으려 했다는 등등 말이다. 하지만 그분이 4대강 사업을 한 건 오직 베스트셀러를 쓰기 위함이었다. 많은 국민이 그 이유를 궁금해하는 판이니, 회고록이 나온다면 서점에 달려가 책을 사지 않겠는가. 서민의 어쩌면’ 전문 보기 http://goo.gl/7xOCbh

- [ 연나라 혜왕의 후회 ] 춘추전국시대, 연나라 소왕이 제나라의 공격으로 망할 지경에 즉위했다. 인재를 모아야만 했다. 이때 등장한 인재가 현명하고 용병술이 뛰어난 악의(樂毅)였다. 악의는 다섯 나라 연합을 성사시킨 후, 제나라 공략 5년 만에 70여개의 성을 함락시켰다. 제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렀을 때 연나라 소왕이 죽고 그 아들 혜왕(惠王)이 즉위했다. 새로운 왕은 악의를 좋아하지 않았다. 혜왕은 장수를 악의에서 기겁으로 교체했다. 악의는 돌아가면 죽임을 당할까 우려했다. 연나라로 돌아가는 대신 조나라로 투항했다. 악의가 없는 연나라 군대는 연전 연패. 연나라 혜왕은 후회했다. 악의에게 사람을 보내 사과하면서 돌아올 것을 호소했다. 악의는 답장을 보내, 선왕의 각별한 배려로 공을 세우게 된 경위를 절절히 설명했다. <사기>에 소개된 답장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저는 ‘현명한 군주는 사적으로 친하다 해서 녹봉을 주지 않고, 공이 많은 자에게 상을 주며, 능력이 맞는 자에게 일을 맡긴다(其功多者賞之, 其能當者處之)’고 들었습니다. 그러므로 능력을 살펴 관직을 주는 군주야말로 성공할 수 있으며, 행실을 따져 교분을 맺는 선비야말로 이름을 세울 수 있습니다.” http://goo.gl/22rbJi

- [ ‘승정원 일기’는… ] 인조 때부터 순종 때까지 왕명의 출납을 담당하는 승정원에서 쓴 일기다.

- [ ‘치매’ 사외이사 사퇴 ] 치매를 이유로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도 농심 사외이사로 선임돼 논란을 빚었던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77)이 농심 사외이사직을 자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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