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_2017년 9월 30일
- [ “딸 같은 며느리? 그런 건 없어요” ] 추석 황금연휴. 며느리들은 긴 연휴가 반갑지만은 않다. 이미 며느리들의 귓가에는 ‘연휴도 긴데 좀 더 쉬었다 가라’는 시어머니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그러나 2박, 3박… 오래 머무를 자신이 없다. 시어머니의 말처럼 며느리가 시집에서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며느리는 가족 서열의 맨 끄트머리에 있다. 아들인 남편이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동안, 며느리인 아내는 부엌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 기울어진 풍경은 여전하다. 모두가 함께 즐긴다는 추석밥상에는 밥상을 차리는 사람과 밥상을 받는 사람이 명확하게 구분된다. ‘딸 같은 며느리’라며 친밀감을 내세워도 며느리는 결코 딸과 함께 자리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https://goo.gl/1BuHM1
- [ 혐오가 혐오인 줄 모르는 이들에게… ] 기생충 학자 서민 교수는 ‘메갈리아’를 다룬 팟캐스트에 출연하면서 자신이 남성 페미니스트임을 ‘선언’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스트에 따라붙은 근거 없는 비판과 혐오를 알기에, 그러한 ‘고백’까지 하기에는 고민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왕 페미니스트인 것이 알려진 이상, 서민 교수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다.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에서 그는 여성 차별과 혐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남성들이 여혐에 동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시대, 일부 남성들은 분풀이 대상이 필요했다. 그들은 법이나 제도를 바꾸는 데 나서기보다는 여성을 욕하는 보다 쉬운 방법을 택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이 책은 페미니즘 이론서라기보다는 저자 특유의 위트를 살린 대중적인 글쓰기로 쓰여진 책이다. “여혐을 부추기는 남성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글에 동조하거나 그들의 행태에 침묵하는 이들도 이 사태를 만든 공범”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혐오인 줄도 모르고 혐오를 일삼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https://goo.gl/ZHDtqk
- [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 한눈에 반해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느꼈던 남녀가 10년쯤 세월이 흘러서도 여전히 서로를 그리워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가 예기치 않게, 생각지도 않았던 장소에서 마주칠 때가 있다. 그저 신기한 우연일까. 멀리 떨어져 있는 누군가의 감정이나 고통을 동시에 느끼는 경험을 한 이들은 의외로 적지 않다. 스위스에 살던 어떤 남자는 취리히에서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누군가 익사하는 무시무시한 장면이 눈앞을 퍼뜩 스쳐갔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순간이었다. 한데 그 남자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끔찍한 장면이 스쳐간 바로 그 순간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가 집 앞 호수에서 거의 빠져 죽을 뻔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남자는 바로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칼 구스타프 융이었다. 그는 이 경험을 ‘동시성’(Synchronicity)이라는 심리학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동시성’이란 “마음에 품고 있던 생각을 외부의 사건이 거울처럼 비춰주는 것”이다. 신간 <우연접속자>의 저자인 정신의학자 버나드 바이트만은 미국 우연연구학회(Coincidence Studies)의 창립자다. 그는 이 책에서 우연의 다양한 사례들, 우연의 기저에 깔린 원인들을 분석한다. 책에 따르면 우연이란 “주변의 환경과 내면적 욕구의 합작품”이다. 융의 ‘동시성’ 이론을 계승하고 있는 저자는 “우연을 유독 자주 접하는 사람들”을 ‘코인사이더’(Coincider)라고 지칭한다. “다른 사람보다 훨씬 수월하게 마음의 상태와 외부의 사건을 연결”시키는 사람들이다. 책의 제목인 ‘우연접속자’가 바로 ‘코인사이더’를 뜻한다. https://goo.gl/dyUQmm
- [ MB 청와대 김철균, 문재인 정부에 중용될 뻔 ] 이명박 정부 청와대는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군인들까지 국정홍보에 끌어들이면서 ‘정치 댓글’의 길을 텄다. 당시 뉴미디어홍보비서관실에는 현재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철균 전 비서관(55)이 재직 중이었다. 문제는 기무사 댓글공작에 연루된 혐의가 제기되는 김 전 비서관이 문재인 정부에까지 입성할 뻔했다가 좌절됐다. 그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비서관만 두 차례(국민소통·뉴미디어) 역임하며 제7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본부장을 맡으며 온라인 여론전을 지휘했다. https://goo.gl/hiQ7bx
- [ 기무사, 보안·방첩 중심으로 조직 손본다 ] 국군기무사령부가 10월1일부로 군 지휘관 동향 등 정보수집 업무를 담당해온 1처를 해체하는 등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기무사는 우선 군 지휘관 등 관계자의 동향 파악 업무를 전담했던 1처를 해체했다. 대신 1처가 해온 임무는 관련 법령에 근거한 신원조사 업무로 전환됐다. 군사정보 분야도 국방 핵심 이슈에 대한 사실 위주의 안정적 상황 관리를 위해 융합정보실로 통합했다. 보안분야 업무와 관련해서는 기존 군사보안 중심에서 방산 기밀 보호 및 비리 척결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방첩 분야에서는 테러 및 북핵 위협 고조에 따른 대응 역량 확충을 위해 ‘국가 대테러·경호’ 등 관련 조직을 보강하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https://goo.gl/PqDBsc
- [ 홍준표 “권양숙 여사, 뇌물수수 공범 고발 가능”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63)가 한국당이 제기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 640만달러 수수 의혹’을 두고 “권양숙 여사도 고발할 수 있다”고 9월29일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원인을 부부싸움이라고 주장한 정진석 의원에 이어 또다시 노 전 대통령 일가를 건드린 것이다. ‘이명박 국정농단’으로 곤경에 빠진 한국당이 보수층 결집을 위해 의도적으로 노 전 대통령을 끄집어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대통령 돌아가셨다고 그 사건이 종료되는 것이 아니다. 공범에 대해선 수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정의와 형평을 추구하는 정부라면 뇌물받은 것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난 것 아니냐’는 물음엔 “검찰이 (이명박 정부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 수사도) 공소시효가 없다고 한 만큼 이 사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회는 10월15일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를 검찰에 고발했다. https://goo.gl/ihi9m2
- [ 김영란법 만든 김영란, 어떤 책 읽나 알아보니… ] 지금 읽는 책은 “오늘 읽기 시작한 책은 김진한 교수의 <헌법을 쓰는 시간>. 며칠 전까지는 남아공 전 헌법재판관 에드윈 카메론의 <헌법의 약속>을 읽었다.” 평소에는 “다양하게 읽는다. 워낙 호기심이 강해서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읽는다. 최근 리베카 솔닛이 방한하면서 책 세 권이 한꺼번에 출간됐는데,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를 읽었다.” 책 읽는 장소는 “아무 데서나 읽는다. 부엌, 마루, 방, 지하철…” 어린 시절 문학 소녀였다던데 “문학이 위로가 된다. 사람이 한 가지 삶밖에 살지 못하지만, 나는 다른 차원의 삶으로 연결되는 ‘래빗홀’이 있을 것이라며 어려움을 이겨내는 편이다. 문학이 주는 즐거움이 내게는 래빗홀이다. 삶을 풍부하게 한다.” 김영란법 1주년을 맞는 소회는 “아직까지도 조마조마하게 지켜본다. 안착했다고 성급하게 말할 수는 없고, 완전히 실패했다고 할 수도 없고. 직접 나서서 말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https://goo.gl/pvXnSA
- [ 550년에 걸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 백과 ] <지식의 사회사>(원제: A Social History of Knowledge)란 제목이 딱딱하게 느껴진다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베스트셀러 제목을 빌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 부르면 어떨까. 물론 베르베르가 현자의 돌, 쥐의 세계, 연금술 같은 ‘잡학상식’을 얘기했다면, 케임브리지대 이매뉴얼 칼리지 종신 석학 교수인 피터 버크는 근대 이후 지식 그 자체의 생성과 유통 과정을 개괄한다. ‘개괄’의 분량은 방대하다. 구텐베르크부터 위키피디아에 이르는 550여년 지식의 사회사가 1, 2권 도합 1000쪽에 가깝게 펼쳐진다. 경향신문 문화부 백승찬 기자는 “‘지식’은 ‘정보’와 다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은유를 빌리면 정보는 ‘날것’, 지식은 ‘익힌 것’이다. ‘정보 거인’이 ‘지식 난쟁이’일 수도 있는 셈이다. 빅 데이터 개념의 도입과 함께 현대사회의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쌓이고 있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 다시 지식을 말해야 할 때다”라고 말한다. https://goo.gl/aKK1BL
- [ 오렌지인 줄 알고 샀는데 알고보니 오렌지를 닮은 신 레몬이었다면? ] 영국에서 증기기관을 탑재한 28인승 버스가 1826년 처음 선보였다. 빅토리아 여왕은 1865년 ‘적기조례(赤旗條例·Red Flag Act)’를 제정했다. 적기조례는 모든 자동차에 붉은 깃발을 갖고 있는 기수를 반드시 태우도록 했다. 기수는 다른 자동차가 접근하면 깃발을 흔들며 소리치는 역할을 맡았다. 자동차 속도도 규제했다. 교외에선 시속 6㎞, 시내에선 시속 3㎞로 제한했다. 당시 증기자동차는 시속 30㎞까지 달릴 수 있었는데도 적기조례로 인해 성인이 걷는 속도(시속 4㎞)와 비슷하게 달려야 했다. 자동차산업의 발전보다 시민의 안전을 우선시한 규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게 한 법률도 있다. 1975년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이 공포한 ‘레몬법’이 대표적이다. “오렌지인 줄 알고 샀는데 나중에 보니 오렌지를 닮은 신 레몬이었다”는 말에서 유래한 법이다. 여기서 레몬은 불량품을 뜻한다. 박구재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한국판 ‘레몬법’으로 불리는 ‘자동차 관리법’ 개정안이 그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새 차를 구입한 지 1년(주행거리 2만㎞ 미만) 안에 중대한 결함이 2회, 일반 하자가 3회 발생하거나 총 수리기간이 30일을 초과하면 교환 또는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는 소비자 분쟁이 잦아져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품질향상에 만전을 기하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오렌지 값을 내고 레몬을 산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다”라고 말한다. https://goo.gl/HGKLbF
'지식 정보 공동체 > 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MB가 활개치도록 방치한 건 시민들 (0) | 2017.11.12 |
---|---|
혐오는 공기와 같다 (0) | 2017.10.27 |
“50kg 넘으면 그게 여자냐?” (0) | 2017.10.27 |
‘여자 뽑지마’ 면접 점수 조작해 여성 탈락 (0) | 2017.10.27 |
헤어진 애인 ‘리벤지 포르노’ 유포했다간… (0) | 2017.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