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5일 경향신문
- [ ‘진실한 사람’ 넘치는 새누리 ] “정치라는 것은 진실한 정치인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저 역시 그런 후보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고 싶다.” 내년 총선에서 경기 의왕·과천 출마를 준비 중인 최형두 국회 대변인이 12월4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한 말이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최 대변인이 ‘진실한 정치인’을 언급한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1월10일 국무회의에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 이후 여권 곳곳에 ‘진실한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동을)은 “진실한 정치”에서 한술 더 떠 지역구 현역인 유승민 의원을 꺾기 위해 투입된 ‘자객’ 이미지를 스스로 연출한다. “(박 대통령을) 올곧게 모시고 배신의 정치를 응징하겠다”는 게 출마선언이다. 대선 댓글 사건 수사 외압 논란의 당사자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달서을)도 지난 3일 출마를 선언했다. “진실의 가면을 쓴 허위가 너무나 뻔뻔스럽게 세상을 현혹시키고 있었다”면서 ‘신새마을운동’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진박(진실한 친박)·가박(가짜 친박) 논란이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들만’ 선택받아야 한다고 했으니, ‘1지역 1진박’이 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진실한 사람’끼리 격돌하는 곳이 생겨나고, 서로를 진실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과의 친분이나 청와대 근무 경력이 마패처럼 쓰인다는 의미의 ‘마패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연말 송년회 예약도 여의도 한 한정식집에 있는 방 이름인 ‘진실(室)’로 잡아야 한다는 우스개까지 등장했다. 먼저 여의도에 복귀한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유일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진실한 복귀자’라고 하는가 하면, 곧 돌아올 친박 좌장급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럼 ‘최진실’이냐는 허무한 농담도 나돈다. http://me2.do/IDcpVI3w
- [ 새누리 의원, 비서관에 봉급 상납 강요? ]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64·울산 북구)이 비서관 월급을 상납받아 자신의 아파트 관리비 등에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N은 4일 박 의원 전 비서관 박모씨의 말을 인용해 박 의원이 비서관 월급의 일부를 상납하라고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박씨는 “급여에서 일정 부분을 내놓으라고 하더라고요. 120만원씩”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납 요구에 경제적인 형편이 어렵다고 설명했지만 “니 여기 돈 벌러왔나”라는 답을 들었다고도 했다. 박씨는 결국 매달 120만원씩 지역 사무실에 근무하는 인턴에게 송금했다. 박씨는 이후 자신이 보낸 돈의 용처를 알아내기 위해 장부를 확인했고, 박 의원이 해당 돈을 자신의 아파트 관리비와 가스비, 요구르트 배달 비용 등에 사용한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월급 상납을 강요받던 박씨는 2014년 1월 사표를 냈다. 결국 박씨는 사표를 내기 전까지 13개월 동안 1500만원을 상납했고, 박 의원은 이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http://me2.do/56LjCfZu
- [ 한숨 쉬는 정치권 ‘금수저’ 아빠들 ] 정치권에 자식 논란이 한창이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온다. 여야가 따로 없다. 사고 유형도 각양각색이다. 가장 최근 ‘자식 농사’로 입길에 올라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은 아들이 모대학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시험에 낙제하자 학교측에 구제해 달라는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딸 바보’ 논란을 일으킨 새정치연합 윤후덕 의원(58·경기 파주갑)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인 딸이 2013년 LG 디스플레이에 법무팀 변호사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회사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아들 바보’ 논란에 휩싸인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64·경기 고양덕양갑)의 아들은 로스쿨을 수료해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 법원 재판연구원으로 근무하다 2013년 11월 정부법무공단에 채용됐다. 문제는 공단이 이미 공지한 채용 공고 내용이 중간에 고쳐졌다는 점이다. 지원 자격요건이 완화된 점이 의심을 샀다. 지난 9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64·부산 영도)가 둘째 사위의 마약 투약 전력이 알려지자 기자들을 불러모아 “결혼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부모가 자식 못 이긴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정몽준 전 의원(64)은 후보수락 연설에서 눈물을 터뜨렸다. 막내아들 생각에 그동안 눌러왔던 감정이 북받쳐 흐느끼며 연설을 제대로 잇지 못한 것이다. 아버지의 눈물은 4·16 세월호 참사 직후 막내아들이 페이스북에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고 올린 것에서 비롯됐다. 서울시장 선거와 함께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도 ‘자식’이 선거판 전체를 좌지우지했다.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고승덕 전 의원(58)은 장녀 희경씨(미국명 캔디 고)가 선거일 나흘 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휘청이기 시작했다. 딸은 “혈육인 자녀를 가르칠 생각도 없었던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을 이끌 수 있겠느냐”며 매서운 글을 남겼다. 마지막 유세의 마지막 대목에서 고 전 의원은 “못난 아버지를 둔 딸에게 정말”이라고 말한 뒤 왼팔을 번쩍 들었다. 그러면서 “미안하다”라고 외쳤다. 딸은 그러나 “오 마이”라는 세 음절의 댓글만 남겼다. 딸이 거부한 ‘아빠’는 교육감 선거에서 낙선했다. ‘자식게이트’의 대표급 불운한 정치인으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80)가 꼽힌다. 그는 대통령 후보로 세 번 나서 세 번 떨어졌다. 경향신문 정치부 정환보 기자는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 가운데 현대 정치인에게 가장 어려운 덕목은 ‘집안을 잘 다스려 바로잡는다’는 뜻의 ‘제가’다”라고 말한다. http://me2.do/FYDdEMYB
- [ 김성근 감독 21일간 수염 못깎은 사연 ] 모든 스포츠에는 징크스라는 것이 존재한다. 비록 미신이긴 하지만 막상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그런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연승 같은 기분 좋은 일에도 징크스가 빠지면 섭섭하다. 수많은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성근 한화 감독은 연승과 관련해서도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김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던 SK는 2010년 4월14일부터 5월4일까지 16연승을 달리며 일찌감치 앞으로 치고 나갔다. 이 기간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김 감독의 수염이었다. 김 감독은 당시 연승의 비결이 ‘수염’에 있다고 믿고 연승 기간 동안 한 번도 수염을 깎지 않았다. 덕분에 SK의 연승이 길어질수록 김 감독의 수염도 자라나, 나중에는 입 주위가 덥수룩해질 정도였다. 올해 김기태 KIA 감독도 ‘스승’을 한 차례 따라한 적이 있다. KIA는 올 시즌 개막 후 6경기를 모조리 승리하며 작은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김 감독은 연승이 깨질까봐 개막전부터 입었던 옷을 계속 입은 것은 물론, 수염도 깎지 않았다.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수장 임도헌 감독도 최근 징크스가 하나 생겼다. 넥타이와 관련이 됐다. 지난달 7일 우리카드전을 앞두고 삼성화재 구단 프런트는 임 감독에게 빨간색 넥타이를 하나 선물했다. 과거 19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룬 신치용 단장이 매던 것과 같은 브랜드의 동일 제품이었다. 이 넥타이의 힘이 대단하다. 시즌 첫 7경기에서 2승5패에 그쳤던 삼성화재는 우리카드전 승리를 시작으로 단숨에 7연승을 질주하며 순식간에 2위로 치고 올라갔다. http://me2.do/G09s0FbR
- [ ‘구린내’의 어원 ‘구리내’ ] ‘구린내’의 어원은 ‘구리내’에서 나왔을지도 모른다. 구리내는 동전, 곧 돈의 냄새다. 여기엔 중국 고사가 있다. 후한의 12번째 황제 영제는 재위 중 재해와 민란이 잇따르자 재정을 메우기 위해 공공연히 매관매직을 일삼았다. 이때 최열이라는 자가 500만전을 내고 ‘사도’라는 높은 벼슬에 올랐다. 그러자 사람들은 ‘구리내’가 난다며 그를 멀리하였다. ‘구리내’를 뜻하는 동취(銅臭)의 유래다. 조운찬 후마니타스연구소장은 “그러나 서양에서는 ‘돈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격언이 전해오고 있다. 돈 냄새에 관한 동서양의 차이는 돈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보여준다. 유교문화가 지배한 동양에서 돈은 필요악이었다. ‘사농공상’이 말해주듯, 돈을 다루는 장사는 가장 천한 직업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공자는 정의롭지 못한 재화를 뜬구름처럼 여겼다. 특히 맹자는 ‘부자 가운데 어진 사람이 없고, 어진이가 되려면 부자가 되어서는 안된다(爲富不仁矣爲仁不富矣)’고까지 말했다. 반면 서양인의 돈에 대한 인식은 그리 야박하지 않았다. 고리대금업이 성행하던 중세에 ‘돈은 악마의 배설물’이라는 말이 나돌긴 했다. 그러나 서양인에게 돈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이중의 감정이 있다. 카를 마르크스는 돈, 즉 화폐가 가지는 물신성을 비판하였지만, 막스 베버는 깨끗한 돈이야말로 자본주의의 표상이라고 치켜세웠다. 나라를 빼앗긴 유대인들이 돈벌이에 적극 나선 것은 돈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개인과 민족에 영예를 가져다준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최근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52조원 기부 소식이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저커버그의 기부가 감동적인 것은 그의 ‘돈의 철학’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기부를 ‘인간의 잠재력을 향상시키고, 평등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구리내’가 아닌 돈 향기가 피어나는 연말연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http://me2.do/GEBLZz8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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