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2일 경향신문

- [ 공군기가 교수들 자가용? ] 한국정치학회가 지난해 을지훈련 기간 중 학술대회를 진행하며 공군 수송기를 이동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연세대 교수들도 같은 기간 자체 워크숍을 진행하며 공군 수송기를 이동 수단으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경향신문 8월19일자 12면 보도). 9월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공군에서 제출받은 ‘자문위원 안보교육 참여 현황’ 자료를 보면, 한국정치학회는 지난해 8월19일 ‘안보현장 견학’이라는 명목으로 군 수송기를 이용했다. 전군 비상시기인 을지훈련 기간 중 군 수송기를 이용한 것으로, 지난해 을지훈련은 같은 달 18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됐다. 공군에 따르면 이 견학은 한국정치학회 소속으로 공군 정책발전 자문위원인 남모 인하대 교수가 제안했다. 학회원들은 공군 성남비행장에서 출발해 대구에 위치한 남부전투사령부와 11전투비행단을 견학한 뒤 김해공항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 안보 견학은 학술대회에 군 수송기를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명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치학회는 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8월19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부경대에서 열린 하계학술대회에 “편도 수송기(성남→부산) 교통편을 학회에서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이 공고엔 안보견학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http://me2.do/F4cQr2qQ 

- [ 바보같은 문재인과 안철수 ] 통합은 합치는 것이고, 혁신은 바꾸는 것이다. 통합의 반대말은 분열이고, 혁신의 반대말은 수구다. 한국 정치사에서 야당이 주로 선택한 것은 통합이었다. 야권연대든 후보단일화든 그것은 모두 통합을 일컫는 말이다. 소선거구-단순다수제의 효과로 인해 선거가 주로 두 당의 게임이 되다 보니 분열한 쪽이 불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야권은 끊임없이 통합을 모색하는 것으로 위기나 수세를 돌파하곤 했다. 어느 세력이든 분열보다 통합을 선호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 통합이 혁신을 방기하는 알리바이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이 그렇다. 통합을 핑계로 낡은 정당이 됐다. 이 때문에 통합의 효과도 이젠 거의 없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새정치연합이 혁신의 성패를 놓고 다투더니 이제는 혁신을 뒤로 물리고 통합에 주력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것 같다. 당내 중진모임을 대표해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혁신보다 통합이 중요하다.’ 3선의 강기정 의원은 ‘혁신은 통합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표도 정의당, 천정배 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좋게 보면 혁신은 어느 정도 됐으니 통합으로 가자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혁신을 놓고 다투던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대표는 바보같이 혁신도 못하고, 남 좋은 일 시킨 꼴이다”라고 말한다. http://me2.do/G09BI0kc

- [ 특별할 것 없는 ‘떼창’ ] 지난 7일, 미국 밴드 ‘마룬5’의 서울 공연은 관객 1만3000명이 모인 가운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보컬 애덤 리바인의 좋지 않은 몸 상태 탓인지, “애덤 리바인의 컨디션 난조를 한국 팬들이 ‘떼창’으로 메워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공연 직후 쏟아진 팬들의 리뷰와 언론 기사들은 대부분 공연 당시 ‘열광적인 떼창’에 대한 묘사로 도배됐다. 팬과 언론, 모두 왜 이렇게 떼창을 내세우는 걸까. 여기엔 내한한 해외 아티스트들이 한국 팬들의 떼창을 좋아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그들이 한국 팬들을 치켜세우고, 다시금 내한하는 원동력이 바로 ‘떼창 문화’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관측과는 달리 한국 팬들의 떼창은 해외와 비교해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게 공연주관사 등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사실 떼창은 미국·유럽 등 해외 공연 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 전 세계적인 공연 관람 문화에 불과하다. 관객의 떼창 참여도나 음악 장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브라질·칠레 등 남미권 국가 팬들의 떼창은 한국보다 더 열광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연업계에선 떼창 이외의 다른 요인들을 꼽는다. 일단 한국이 비영어권인데도 단체로 영어 가사를 읊는 게 그들 눈엔 낯설다는 것이다. ‘단체 피케팅’ 등 한국 특유의 관객 퍼포먼스도 마찬가지다. 노엘 갤러거는 지난 4월 내한공연 이후 한 외신 인터뷰에서 “영어를 쓰지 않는 소녀들이 내 노래를 열창하더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왜 떼창을 극찬하는 데 여념 없는 것일까.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그 배경을 ‘우리 고유의 것을 찾는 동시에 밖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상충되는 욕구’에서 찾는다. http://me2.do/FG0dydg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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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9월 21일 경향신문

- [ 야당 퇴행의 원천 ] 어떤 조직이든 혁신은 어렵다. 그러나 병원의 혁신은 여느 조직에 비해 몇 곱절 어렵다. 첫째, 병원은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환자의 건강이라는 공익도 충족시켜야 한다. 이론적으로 사익과 공익의 균형을 말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서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둘째, 병원의 구성원은 다들 나름의 전문 영역을 가진, 그 분야에서 잘나가는 전문가다. 이런 특성 때문에 병원 지도부의 관리행정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셋째, 병원에는 매우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결부되어 있다. 병원의 일차 고객은 환자이다. 그러나 외래환자, 응급환자, 수술환자 등의 요구는 천차만별이다. 그 외에 환자 가족, 지역 주민, 정부 등도 직간접적인 이해당사자들이다. 넷째, 진료과별 할거주의가 극심하다. 병원의 권력구조는 마치 봉건영주제와 흡사하다. 병원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각 진료과는 하나의 작은 왕국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런 특성들보다 더 근본적인 혁신의 걸림돌은 환자 중심적인 사고의 결핍이다. 환자의 눈으로 병원을 바라보는 것이 혁신의 출발이지만, 공고한 권위주의와 공급자 중심적인 사고의 암초에 걸려 출발부터 좌초되곤 한다. 이런 탓에 유수 병원들의 캐비닛에는 대동소이한 혁신 방안들이 먼지를 수북하게 뒤집어쓴 채 잠자고 있다. 계획만 세우고 제대로 된 실천을 해본 적이 없으니, 혁신이 성공할 리 만무하다. 이진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요 근래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야당의 혁신 논란을 지켜보면서, 정당 혁신이 병원 혁신의 판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과 마찬가지로 정당도 사익과 공익의 균형이 중요하다. 그러나 공동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회의원 배지를 향한 개인의 열망만 넘쳐난다.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은 입법기관으로서 독립적인 위상을 가진다. 그런데 적지 않은 수의 국회의원은 이런 위상을 무거운 책임감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지는 않다. 천하에 자신밖에 없다는 듯 거침없이 말하고 행동한다. 최소한의 질서와 기강도 찾아볼 수 없다. 야당에서 이런 안하무인은 더욱 두드러진다. 매우 다양하고, 때로는 상충하는 이해관계들이 뒤엉켜 있는 점도 병원과 비슷하다. 그런 만큼 합의와 타협이 중요하지만, 정당에서 그런 모습을 본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봉건영주제와 같이 계파와 지역으로 무리 짓는 것도 빠뜨릴 수 없다. 무리를 지어 건전하게 경쟁하는 것은 발전의 원천이 된다. 그러나 현재의 정당, 특히 야당에서는 퇴행의 원천이 된 지 오래다”라고 지적한다. http://me2.do/xLOcvmHJ

- [ MB, 기부 재산으로 자기 빚 갚아 ] 장학재단 ‘청계재단’이 설립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개인 빚 때문에 설립취소 위기에 몰려 재단 소유 빌딩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청계재단은 지난 5월 시가 150억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영일빌딩을 급매물로 내놨다. 이 빌딩은 서초동 영포·대명주 빌딩과 함께 2009년 이 전 대통령이 청계재단 설립을 위해 출연한 건물이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직전 BBK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되자 전 재산을 내놓겠다고 약속하고 2009년 7월 감정가 395억원대인 건물 3채를 출연해 청계재단을 설립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천신일 전 세중나모 회장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우리은행에서 대출받은 돈 30억원을 청계재단 기부자산으로 처리했다. 이 빚을 갚기 위해 청계재단은 또다시 50억원을 차입해 이자를 갚고 있다. 청계재단이 영일빌딩을 급매물로 내놓은 것은 재단이 차입금 50억원을 올해 11월1일까지 상환하지 않으면 설립허가를 취소하겠다는 서울시교육청의 방침 때문이다. http://me2.do/xsxCwJAb 

- [ 최경환 “정치인 얻어 맞으며 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집중 질타를 받은 것에 대해 “다 지나가는 바람이다. 정치인은 얻어맞으면서 크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9월18일 경남 거제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주관으로 열린 출입기자단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경제 사령탑으로서 가계부채 급증, 경기회복 부진, 국가재정 악화 등에 대한 진지한 자성보다는 야당의 공격을 단지 ‘친박 실세 최경환’을 견제하는 정치 공세로 치부해버리는 듯한 발언이다. 기자들이 국감에서 경제 성적표에 대한 질타가 많았다고 하자 “대한민국 경제가 안 어려울 때가 없었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다 떨치면서 지금까지 왔다. 구조개혁, 노동시장 개혁도 한 걸음씩 한 걸음씩 극복한다면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정감사 받다 보니 많이 공격을 하는데 정신적으로 조금 피곤하다. 흔히 정치인은 얻어맞으면서 크는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많이 성장해서 좋으신 모양이다. http://me2.do/5rHGsVPo 

 


- [ 존재 이유 없는 대법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과 입법부를 구성하는 국회의원은 선거로 뽑는다. 그러나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는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는다. 무슨 이유일까.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를 “사법부에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라는 특별한 사명을 맡기고자 하는 헌법적 결단”(2011년 9월27일 취임사)이라고 설명했다. 선거는 훌륭한 제도이지만 약점이 있다. 선거에 적용되는 다수결 원칙은 소수의 희생과 복종을 전제로 한다. 51%가 나머지 49%의 몫까지 차지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51.6%의 지지를 받았지만 전권을 휘두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재적 의원의 53.4%인 159석으로 국회를 장악했다. 법원 관계자는 “사법부까지 선출직으로 하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곳이 없다”고 말했다. 헌법이 대법원장과 법관을 비선출직으로 정한 배경이다. 오창민 경향신문 사회부장은 “‘양승태 대법원’이 출범한 지 오는 4년이다. 하지만 ‘선출되지 않은 권력’ 사법부가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헌법적 결단’에 부응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약자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지난주 나온 대법원 판결에 절망했다. 과거사 피해자들도 대법원 판결로 고통을 겪고 있다. 대법원은 2013년 12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국가 상대 손해배상소송 시효를 형사보상 결정 확정일로부터 3년에서 6개월로 단축, 결과적으로 박정희·전두환 정권에서 간첩 등으로 억울하게 몰린 피해자들의 국가 배상금을 대폭 삭감했다. 지난 3월에는 박정희 정권이 긴급조치 9호를 발동한 것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가 상대 배상청구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놨다. 독재정권에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린 것이다. 반면 재벌에게는 관용을 베풀었다. 대법원은 지난 10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범죄액수를 줄이고, 적용 법조항을 형량이 낮은 것으로 바꾸라는 취지여서 이 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날 여지가 생겼다. 정치적 사건에서는 청와대와 여당 편을 들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대법원은 국정원 직원들의 e메일 첨부파일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 방법으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깼다. 1·2심이 무죄와 유죄로 엇갈렸지만 13 대 0 만장일치 판결로 그 흔한 소수의견 하나 내지 않았다.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구제하지 못하는 대법원, 재벌과 정권을 견제하지 못하는 대법원은 존재 이유가 없다. 사법부의 신뢰 하락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의 위기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국민에게 더 겸허해야 한다”고 말한다. http://me2.do/xk3FxH89 

- [ 다음카카오의 ‘도박’? ] 다음카카오의 웹 보드게임 서비스 진출을 앞두고 업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 다각화에 기여할 사업모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행성 게임 유통에 따른 리스크를 기업 전체가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음카카오는 20일 “연내 카카오게임하기를 통한 웹 보드게임 서비스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는 이미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와 ‘애니팡 맞고’라는 고스톱 게임을 독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소유한 케이벤처그룹은 최근 신생 게임업체 ‘엔진’의 지분 66%를 인수하고 웹 보드게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다음카카오가 웹 보드게임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4분기부터 웹 보드게임 등 신사업 수익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현재 12만5000원 수준인 다음카카오 목표주가를 17만원대까지 올려 잡았다. 내년 영업이익도 올해보다 150% 이상 성장한 3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웹 보드게임은 사행성 문제로 정부의 집중 규제 대상 사업이다. 정치권에서도 청소년 유해 문제 등을 들어 매년 웹 보드게임 규제책을 쏟아내고 있다. 더욱이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을 통해 고스톱과 포커가 유통되는 모습을 규제당국이 반길 리 없다. 사실상 전 국민에게 도박을 권장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다음카카오의 기업 이미지에도 장기적으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http://me2.do/xk3FxQQ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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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9일 경향신문

- [ 강정호 테클, 인종혐오(?) 의심 ] 18일 강정호(28·피츠버그)의 무릎을 다치게 만든 크리스 코글란(30·시카고 컵스)에 대해 많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코글란은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가 1라운드 전체 36순위로 뽑은 선수였다. 200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28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 9홈런 47타점이라는 대단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하락세를 탔다. 결국 2013년 시즌이 끝난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컵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타율 2할8푼3리에 9홈런 41타점을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은 활약을 했다. 이번 코글란의 슬라이딩이 더 비난을 받는 이유는 전에도 이런 전력이 한 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코글란은 2009년 5월25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 당시 탬파베이 2루수였던 이와무라 아키노리에게 이날 그랬던 것처럼 거친 슬라이딩을 했다. 이 과정에서 강정호와 마찬가지로 왼쪽 무릎이 크게 꺾인 이와무라는 곧장 들것에 실려나갔고, 결국 십자인대가 손상돼 복귀까지 세 달이나 걸렸다. 경향신문 체육부 윤은용 기자는 “코글란은 경기가 끝난 후 편지를 보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규칙이 허용한 범위 내의 플레이였다며 자신의 슬라이딩에 대해서는 정당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느린 화면으로 본 결과 코글란의 슬라이딩은 베이스가 아닌 강정호의 다리를 향해 이루어졌다. 코글란의 사과는 진심일지 몰라도, 어쨌든 뒷맛은 씁쓸하게 됐다”고 전했다. http://me2.do/5aNjdzzo 

- [ 고려대 교수, 친일 망언 동참 ] 고려대 교수가 수업시간에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다” “그 시대(일제강점기)엔 모두 친일파였다”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대 경제연구소 정안기 연구교수(51)는 지난 15일 ‘동아시아 경제사’ 수업시간에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다.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있었고 몇 달만 일하면 고국으로 돌아갈 비행기삯을 구할 수 있었지만 (돈을 벌기 위해) 남은 것” “그 시대엔 모두가 친일파였다. 당시 시대상을 이해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당시 수업을 들은 고려대 학생과 관계자 등이 9월18일 밝혔다. 정 교수는 이날 수업시간에 아베 담화를 옹호하는 내용의 서울대 이영훈 교수의 ‘한국인, 당신들은 누구인가?’ 칼럼을 복사해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정 교수의 문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11월6일 익명으로 제보를 올릴 수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글이 올라온 바 있다. 익명의 고려대 학생은 이 글에서 “2학기 정안기 교수님의 ‘경제학개론’ 수업에서 (교수님이) 식민사관을 가지고 계셨고 그것을 수업시간에 이야기하신다”면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수탈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고 일본은 우리나라 발전에 도움을 주었다’거나 ‘야스쿠니신사가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발언을 하셨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당시 (일제에 저항한) 독립운동가 1명 때문에 99명의 ‘보통’ 사람들이 모두 죄인 취급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 역사교과서 개혁, 국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ttp://me2.do/xukFlvWI 

- [ 홍난파의 친일 행적 ]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앞에 있는 음악가 홍난파(1898∼1941)의 기념비에 그의 친일행적을 알리는 ‘단죄문’이 세워진다.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아산지회는 20일 천안시 목천면 독립기념관 입구 ‘광복의 동산’에 있는 홍난파 기념비 앞에 단죄문을 설치한다고 9월18일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만든 가로 100㎝, 세로 80㎝ 크기의 단죄문에는 과거 홍난파가 ‘사상전향을 결의하고 나의 그릇된 생각과 마음가짐을 바꿔 과거를 청산하고, 금후는 일본제국의 신민으로서 본분을 다한다’고 남긴 글을 새겨넣었다. 홍난파는 친일단체인 ‘국민총력조선연맹’ 문화위원 등으로 활동한 전력이 확인돼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후 홍난파비 철거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단죄문을 설치하기로 했다. http://me2.do/5IKfIleU 

- [ 사람도 가격표을 붙어있으면 좋겠다 ] 사람은 사람끼리 사람에 대한 기대를 주고받는다. 사람이라면 아무리 못해도 이러이러 저러저러하리라는 대략의 믿음 말이다. 잘된 사람을 보면 흐뭇하고 다된 사람을 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것도, 덜된 사람을 보면 안타깝고 못된 사람을 보면 화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인국 옥천성당 주임신부는 “상점에 가보면 진열대의 상품 앞에 하나하나 품질의 등급을 매기고 그에 따라 가격도 제각각으로 표시해두고 있다. 요즘 같아서는 사람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자동차마다 붙어 있는 에너지효율 소비등급처럼 이 사람이 얼마나 먹고, 얼마나 일을 해내는지 그런 딱지만이라도 이마든 뺨이든 어디라도 붙여주었으면 속이 시원할 것 같다. 대대로 무위도식하면서도 거저 살아가는 은혜에 고마워하기는커녕 날로 떵떵거리는 세도가 가소로워 하는 말이다. 사람에게 품질과 가격을 표시하자니 좀 그렇지만 이미 인품, 인격이라는 말이 있다. 인품은 인간의 품질, 인격은 인물의 가격이라는 뜻이 아니던가. 제멋대로 사람을 귀하게 혹은 천하게 대하고, 함부로 사람을 높게 혹은 낮게, 무겁게 혹은 가볍게 구분 짓던데 좋다. 기왕 사람을 차별하고 싶으면 인품이든 인격이든 따져보자. 틀림없이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일이 벌어지고 말리라”라고 말한다. http://me2.do/xaKTOGmI

- [ 세계에서 물가 가장 싼 도시는? ] 서울 물가(임대료 포함)가 세계 71개 주요 도시 중 17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임금 수준(세후·구매력 기준)은 중간인 35위로 나타났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가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2015 물가와 소득’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료가 포함된 뉴욕(미국) 물가를 100으로 봤을 때 서울은 64.2로 17위에 올랐다. 뉴욕에 이어 스위스의 취리히와 제네바가 2·3위에 랭크됐다. 서울은 런던(79.5), 시드니(72.5), 도쿄(70.6)보다 낮았지만 파리(63.8), 뮌헨(56.1), 상하이(54.3), 베이징(53.2)보다는 높았다. 물가가 가장 싼 곳은 소피아(불가리아)로 30.3이다. 임금 순위에서 서울은 66.4로 35위에 자리했다. 취리히(135.1), 제네바(128.3), 룩셈부르크(123.8)가 1~3위다. 로스앤젤레스(121.1), 도쿄(94.7), 런던(80.4), 파리(80.2)는 서울보다 높았고 상파울루(61.3), 모스크바(36.3), 베이징(25.4)은 서울보다 낮았다. 빅맥 물가에서 서울(18분)은 홍콩(9분), 도쿄(10분), 뉴욕·시카고·제네바(11분) 등에 이어 31위다. 최하위는 173분인 나이로비(케냐)다. 빅맥 물가는 빅맥 한 개를 사기 위해 일해야 하는 시간이다. http://me2.do/FIvcM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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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8일 경향신문

- [ 이명박근혜, 청개구리 정부 ] 최근 전·월세가 폭등하여 서민을 울리고 있다. 문제는 전세든, 월세든 인상률이 너무 가파르다는 점이다. 과거 부동산 투기의 피해자가 이번에는 전·월세 대란의 피해자로 등장하고 있다. 집 가진 사람들은 과거에는 집값 상승으로 큰 이득을 지금은 전·월세 상승으로 이익을 보호받는 반면 집 없는 사람들은 과거 집값 폭등으로 큰 손해를 본 것도 억울한데 지금은 전·월세 폭등으로 울고 있다. 아, 우리나라는 원래 불공평하고, 가진 자의 천국인가! 경제학자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애당초 민생 철학이 빈약해서 부동산 투기를 부추겨서라도 경기를 살리려는 위험한 도박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부익부빈익빈의 잘못된 정책이다. 빚내서라도 집 사라고 부추기는 정부 때문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급증해 1100조원을 돌파했고,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84%)은 14개 신흥국 중 1위다. 정부는 서민들을 희생시켜 ‘반짝 경기’ 살리려는 얄팍한 수법을 포기하고 정도를 걸어야 한다. 야당이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전·월세 상한제, 임대차계약 자동갱신제,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힘써야 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해서는 안되는 일만 골라서 하는 청개구리 정부인가”라고 말한다. http://me2.do/Gfjyfx5I

- [ 지하철역 40%, 불나면 죽는다? ] 서울 지하철역 10곳 중 4곳은 비상대피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화재 등 비상상황 발생 시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9월17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진선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에서 제출받은 ‘서울지하철 비상대피시간 초과 역사 현황’ 자료를 보면, 서울지하철 276개 역 중 39.5%인 109개 역이 비상상황 대피시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국토교통부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보완설계지침’은 ‘승객이 4분 이내에 승강장을 벗어나고 6분 이내에 연기나 유독가스로부터 안전한 외부 출입구로 벗어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피시간은 ‘평일 오전 8~9시 출근시간대에 승강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에스컬레이터 등 전기시설 가동이 중단됐을 때’를 가정해 승강장에서 가장 가까운 외부 출구까지 빠져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분석했다고 진 의원실은 설명했다. 분석 결과 승강장을 벗어나는 데 4~6분 걸리는 곳은 11개 역(10.1%)이었다. 외부 출구까지 6분을 초과하는 곳은 98개 역(89.9%)으로 나타났고, 이 중 10분을 초과하는 곳이 9개 역으로 파악됐다. 승강장에서 외부 출입구까지 나오는 데 가장 오래 걸리는 역은 8호선 산성역으로, 대피시간이 15분5초로 나타났다. 이어 7호선 숭실대입구역은 13분, 6호선 버티고개역은 12분4초, 5호선 영등포시장역은 12분1초, 4호선 사당역은 10분40초였다. 역사 내 좁고 구불구불한 통행로도 승객들의 대피에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http://me2.do/G692ILtu 

- [ 담배꽁초 커피 ] 요즘 커피는 너무나 흔한 음료가 됐지만 한창 붐이 일던 1970년대에는 귀한 음료 대접을 받았다. 때문에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경향신문 1976년 5월29일자 7면에는 ‘커피에 담배가루 섞어 팔아’ 기사가 실렸다. “서울지검은 28일 서울시내 일부 다방에서 커피의 양을 늘리고 색깔을 진하게 하기 위해 담배가루를 섞어 팔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수사에 나서 ○○다방 주방장 등 5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다방 주방장 등은 커피 30잔을 내는 한 주전자를 끓일 때 알코피(원두커피)를 정량보다 적게 넣고 그 대신 3분의 1개비 분량의 담배가루를 섞어 색깔을 진하게 하거나 소금과 계란 껍데기를 넣어 커피 맛을 내게 했다는 것이다.” 당시 사회적 충격이 컸던 만큼 경향신문은 “식품 범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그런 ‘꽁초커피’는 일부가 아닌 “전체 다방가의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커피의 중독성·유행을 악용한 “철면피한 상혼”이란 지적이 잇따랐다. 강기성 경향신문 편집에디터는 “18세기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커피가 독약이라면, 그것은 천천히 퍼지는 독약이다’는 말로 유럽 계몽주의의 확산과 중독성을 커피에 빗대기도 했다. 하루 50잔씩 마셨다는 볼테르 말고도 커피를 좋아한 위인은 많았다. 작곡가 바흐는 그 독특한 맛에 매혹돼 ‘커피칸타타’라는 음악을 작곡했고, 나폴레옹은 ‘진한 커피는 나를 일깨워주고, 따뜻하게 감싸주고 놀라운 힘을 준다’고 말하곤 했다. 만년에 커피 맛을 알게 된 철학자 칸트는 잠잘 때 외에는 언제나 커피잔을 들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옛날 커피는 중독이 우려되는 기호품 이었지만, 지금은 온 국민의 애호품이 되었다. 누구나 그 중독성을 알고 있으니 과하지 않게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http://me2.do/xKesO194 

- [ 김무성 부친은 친일파 였나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 김용주씨(1905~1985)가 일제강점기에 비행기 군납 운동을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용주씨는 당시 조선임전보국단 경상북도지부와 국민총력경상북도수산연맹이 비행기 헌납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당시 상임이사와 이사 등을 지냈고 아사히신문에 비행기 헌납 광고를 실명으로 게재하기도 했다”며 “그의 군납 운동 주도설이 사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입증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김씨는 1944년 7월9일자 아사히신문 조선어판에 ‘결전은 하늘이다! 보내자 비행기를!’이라는 제목의 ‘애국기 헌납’ 광고를 게재했다. 애국기란 각 지역의 기업·단체·개인이 낸 국방헌금으로 생산한 육군용 비행기를 가리킨다. 광고에는 그의 일본어 이름 ‘가네다’(金田龍周)가 선명하게 박혀 있다. 앞서 김씨의 주활동 무대였던 경북 영일군(포항)은 태평양전쟁이 발발한 지 불과 두 달 후인 1942년 2월 총 8대의 군용기를 헌납했다. 영일군은 1945년 5월까지 123만9000원(현재 가치 약 124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모두 14대를 헌납했다. 김씨가 현재 지방의회 의원에 해당하는 경북도회 의원 시절 쏟아낸 친일 발언들도 공개됐다. 김씨는 1944년 10월2일 징병제 시행을 축하하는 ‘징병제시행감사 적(敵) 미영 격멸 결의선양 전선공직자대회’에 참가해 “가장 급한 일은 진정한 정신적 내선일체화를 꾀하여 이로써 충실한 황국신민이 되는 것”이라며 “(아들이 징용된 조선 민중은) 귀여운 자식이 호국의 신으로 야스쿠니신사에 신으로 받들어 모시어질 그 영광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며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을 적극 옹호했다. http://me2.do/F5xVvJjL 

- [ 전쟁할 수 있는 일본, 기습 표결 ] 자민·공명 등 일본의 연립여당은 17일 집단적 자위권을 반영한 안보법안(안보 관련 11개 법률 제·개정안·안보 법안)을 참의원 특별위원회(소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했다. 이날 특위에서 차세대당, 신당개혁, 일본을 건강하게 하는 모임 등 군소 정당 소속의 소수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민주·유신·공산당 등 주요 야당 의원들은 모두 표결 자체에 반대했다. ‘철야대치’ 끝에 자민당 소속인 고노이케 요시타다(鴻池祥肇) 특위 위원장이 9월17일 오전 특위를 개최한다고 선언한 직후 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의원이 고노이케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9월17일 오후 열린 고노이케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안 심의에서는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이어졌다. 하지만 불신임안은 반대 다수로 부결됐고, 여당은 불신임안이 부결된 직후 기습적으로 표결을 시도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둘러싼 채 의사진행을 저지하려 했지만 고노이케 위원장이 최종 질의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표결에 들어가면서 법안은 찬성 다수로 가결됐다.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간사장은 “충분한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표결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폭거”라면서 “다른 야당과 힘을 모아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공산당 위원장은 “‘전쟁법안’의 강제표결에 대해 분노와 항의의 뜻을 전하고 싶다”면서 “국민의 60% 이상이 이번 국회에서의 성립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표결은 언어도단이자 폭거”라고 비판했다. http://me2.do/5pt2a3n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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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7일 경향신문

- [ 성추행 중간에 멈추면 무죄? ] 알고 지내던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무죄로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피해 여성이 “이건 강간이야”라고 말하자 중단하는 등 성폭행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명의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26)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군 복무 중이던 최씨는 2012년 12월 외박을 나와 함께 술을 마셨던 여성 ㄱ씨를 자신의 차로 바래다주던 중 골목에 주차를 하고, ㄱ씨가 반항하지 못하게 손을 잡은 뒤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또 한 달여 뒤 외박을 나와 옛 연인이었던 ㄴ씨와 술을 마시고, 바래다준다는 이유로 모텔에 갔다 ㄴ씨가 반항하지 못하게 손으로 누른 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다 유죄로 보고 최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ㄱ씨에 대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ㄱ씨가 성관계 뒤 최씨를 끌어안고 같이 담배도 피우며 집에 데려다준 점, 이후에도 서로 문자메시지와 통화를 주고받은 점 등을 봤을 때 성폭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ㄴ씨에 대한 혐의도 무죄로 봤다. 성관계를 거부하던 ㄴ씨가 성관계 중 “오빠 이건 강간이야”라고 소리치자 최씨가 곧바로 중단하고 사과한 점, 손으로 잡은 것 외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던 점 등 성폭행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강간’이라는 말만으로 즉시 성행위를 멈출 정도였다면 최씨가 ㄴ씨의 의사를 오해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http://me2.do/GjwybEC4 

- [ ‘갑을’ 대신 ‘동행’ 계약서 ] 서울 성북구 상월곡동 동아에코빌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대표인 장석춘씨(62)는 지난 3월 구청에서 열린 ‘경비원 고용안정 확약식’에 다녀오면서 주황색 수건 한 장을 받았다. 수건에는 ‘동행’이란 두 글자가 크게 새겨져 있었다. ‘동행’은 성북구와 관내 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가 경비원, 관리소장, 용역업체 모두 상생하자는 취지로 협약식을 맺으면서 내건 구호였다. 장씨는 “수건을 관리소 벽에 걸어뒀다”며 “그리고 몇 개월 뒤 한 잡지서 어디선가 ‘갑을’ 표현을 바꾸려 고민한다는 기사를 보고 ‘갑을’ 대신 ‘동행’이란 단어로 계약서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동아에코빌 아파트는 한 업체와 ‘개별난방 전환공사 도급 계약’을 맺으면서 ‘동행(同幸) 계약서’를 썼다. 도급인인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는 ‘동(同)’으로, 수급인인 업체는 ‘행(幸)’으로 계약서에 서명했다. 장씨는 “함께 행복하자는 뜻인 ‘동행(同幸)’을 쓰자는 데 입주민들도 흔쾌히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필요에 의해 맺는 계약이니까 누가 더 위에 있고, 아래 있고 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갑을 논란은 ‘갑질’ 하는 사람들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동행 계약서’를 관할 지자체인 성북구에서도 도입하기로 했다. http://me2.do/xinLMbtG 

- [ 원전 고위직, 사고나도 현장 안간다? ] 원자력발전소 설비와 운영을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 고위직들의 피폭선량이 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전정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16일 “한전으로부터 분사한 2002년부터 올해 8월까지 13년8개월 동안 한수원 원자력직군 1(갑)직급 23명의 누적 피폭선량을 조사한 결과 23명 중 9명이 0m㏜(밀리시버트)로 측정됐다”며 “원전 안전의 총 책임자인 이들이 현장 확인 점검을 제대로 안 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원전 설비의 안전과 정비 등을 총괄하는 엔지니어링본부의 수장과 원전 현장의 총괄 책임자인 발전소장 3명이 이들 9명에 포함됐다. 방사선에 노출될 기회가 없었거나 노출됐다고 하더라도 미미한 수준에 그친 것이다. 13년 동안의 누적 피폭선량이 거의 없다시피한 가장 큰 이유는 원전 현장을 관리하는 고위 인사들의 현장 근무 경력이 짧았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링본부장은 3.3년을, 품질보증실장은 2.4년을 근무하는 데 그쳤다. 특히 조사대상인 원전 현장 고위직 23명은 현 보직으로 부임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매년 피폭선량이 0m㏜를 기록했다. 2012년 이후로만 43건의 원자로 정지 사고가 발생하고 이 중 6건은 방사능 누출 구역의 장비 오작동이 원인이 됐지만 최고 책임자들은 현장에 없었던 셈이다. http://me2.do/xVeRy5rw

- [ 죽음 부른 개인정보 유출 ] 애슐리메디슨이라는 사이트가 해킹되면서 2명의 회원이 자살했다. 깁슨이라는 목사가 그중 한 명이다. 불륜 사이트 회원 3700만명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상에서 만인의 공유물이 됐다. 특히 각 회원이 그동안 사이트에서 결제한 금액까지 상세히 공개됐다. 7000억원의 소송이 시작됐고, “배우자나 연인에게 알리겠다”는 협박 e메일 등 2차 범죄가 극성이고, 이혼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인도 20만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저스틴 월퍼 미시간대 교수는 이번 사태로 80여만쌍이 이혼할 것이라는 계량학적 통계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해커묵시록’의 저자인 최희원 인터넷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불행하게도 한국에는 애슐리메디슨 사이트를 뛰어넘는 노골적인 유사 성매매 사이트가 인터넷에 차고 넘친다. 애인대행, 여행도우미, 스폰서를 구해준다는 자상한 명목을 내세운다. 이런 업체들이 해킹을 당하고, 회원들의 결제내용이 인터넷상에서 공개된다면 애슐리메디슨 못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유사 성매매 사이트들의 경우 초보적인 보안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추고 있을 리 없고,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해킹프로그램으로도 쉽게 ‘뚫릴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애슐리메디슨 사태는 그 진원지가 수치심과 모욕을 감당해야 하는 비도덕적 사이트라는 데서 심각한 후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라고 말한다. http://me2.do/5kIPUFIA

- [ ‘옥에 티’가 맞다 ] ‘옥에 티’일까, ‘옥의 티’일까?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나 물건이라 하여도 작은 흠이 있다’란 뜻으로 쓰이는 속담은 ‘옥에 티’다. 그런데 말법대로라면 ‘옥의 티’가 맞는 말이다. 앞 명사가 ‘의’ 뒤에 있는 명사를 꾸며주는 구실을 하는 구조여서다. ‘하늘의 별 따기’ ‘그림의 떡’에서 쓰인 ‘의’가 그렇다. ‘옥에 티’는 ‘옥에 티가 있다’란 관용적 표현에서 서술어 ‘있다’가 생략된 것이다. ‘만에 하나’나 ‘열에 아홉’도 ‘만 개 가운데에 하나’ ‘열 개 중에 아홉’이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관용적으로 ‘에’를 쓴다. 단순히 옥 속에 있는 티를 가리킬 땐 ‘옥의 티’로 쓰면 된다. 경향신문 교열부 김선경 기자는 “그럼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딴다’가 줄어 ‘하늘에 별 따기’가 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으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다. ‘하늘의 별 따기’는 ‘하늘의 별’이 하나의 단어처럼 연결된 관용구로 본다. ‘그림의 떡’ ‘천만의 말씀’도 마찬가지다. 연결성이 강한 ‘별의별’ ‘반의반’은 아예 단어로 굳어졌다. 비유적 의미가 아니라 ‘하늘에 별이 참 많다’처럼 장소 개념으로 쓴다면 ‘에’로 적는다”고 알려준다. http://me2.do/x8MkPvFm

- [ 돈 앞에 공허한 문화 융성 ] 모든 생명체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우선 공포를 들 수 있다고 한다. 그 공포는 생존을 위협하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본능에서 나온 것이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에 의하면 인간은 이른바 ‘생존 기계’에 해당한다. 인간이란 이 세상에서 육체적으로 계속해서 존재하려는 욕망, 즉 육체적 생존의 욕망을 지닌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육체 밖의 공포와 불안을 극복하면서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려는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삶이며 그렇기에 살아있는 존재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싸우는 역동적 시스템에 해당한다. 미술평론가인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오늘날 한국 사회는 ‘경제성장만이 유일한 살길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개인의 내면에 깊숙이 뿌리’를 내렸다. IMF라는 경제적 상황 앞에서 경제적 논리에 따라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들과 그들의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재편되었다. 무한경쟁과 자본의 논리만이 삶의 척도가 된 것이다. 그에 따라 극도의 경쟁사회가 낳은 불안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 한국 미술계는 오로지 미술시장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 미술은 오로지 시장과 자본의 논리 속에서만 이해되고 유통된다. 이를 부정하기 어렵다. 대다수 작가들은 시장에서 팔리는, 팔릴 수 있다고 여겨지는 작품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는 장인, 인테리어 수공업자들로 전락되었다. 그래서 극사실적이거나 디자인적인 그림, 정교한 기교와 방법론으로 무장된 작업 등이 살아남는다. 언론과 저널 역시 오로지 미술품 가격과 시장 동향만이 초미의 관심이고 그것이 미술의 전부가 된 지 오래되었다. 이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운 미술계의 현실 위로 문화융성이니 문화경쟁력이니 창조니 어쩌고 하는 해괴한 수사들이 그저 공허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http://me2.do/FOAR1c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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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6일 경향신문

- [ 최경환 “닭 잡으면 알 못 먹어” ] 9월15일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법인세 인상 여부를 놓고 여야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야당은 법인세를 올려 대기업의 막대한 사내유보금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정부·여당은 복지 구조조정이 먼저라고 맞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고압적인 답변 태도로 감사가 2시간 넘게 중단되기도 했다. 최 부총리도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삼성과 애플을 비교하면 삼성의 사내유보금이 많지 않다”며 “지금은 기업의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닭(기업)을 살려서 알을 먹어야지 닭을 잡아먹으면 안된다”고도 했다. 한편 최 부총리가 야당 측 질의에 사실상 답변을 거부하면서 회의가 한때 파행을 겪었다.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이 “박근혜 정부 3년 동안 경제가 파탄났다”며 발언시간 7분을 거의 소진한 뒤 답변을 요구하자 최 부총리는 “뭘 답변하라는 거냐. 7분 동안 계속 말씀을 하시니까 제가 머리가 나빠서 뭘 답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야당 의원들은 “실세 부총리가 아니면 감히 할 수 없는 얘기”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2시간 넘게 중단됐다 속개된 회의에서 정희수 기재위원장은 최 부총리를 향해 “국감 받는 기관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면이 있었다”며 유감을 표했다. 최 부총리는 “저도 국무위원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며 “경제 파탄의 주범이다, 재벌의 앞잡이다 이런 표현은 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http://me2.do/xtXkcwPs 

- [ 고위공직자 아들 18명 국적 포기 왜? ] 현직 고위공직자 아들 18명이 한국 국적을 버리고 외국 국적을 얻어 병역 의무에서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이 15일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행정부·사법부 4급 이상 공직자 아들 중 ‘국적 이탈 혹은 상실’을 이유로 병적에서 제적된 사람이 18명이었다. 미래창조과학부 고위공직자 아들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외교부 공직자 아들도 2명이 포함됐다. 미래부 공직자 1명은 아들 2명이 캐나다 국적을 얻어 병역 의무를 피했고, 나머지 16명은 모두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경향신문 정치부 조미덥 기자는 “국적 이탈·상실을 사유로 병적에서 제적되는 사람은 최근 3년 동안 증가 추세다. 2012년 2842명, 2013년 3075명, 지난해 4386명이었다. 올해는 7월까지 2374명이어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 영주권자인데도 자원 입영한 사람도 늘고 있다. 2011년 200명, 지난해 436명, 올해 7월 말 현재 316명이다. 반면 현재 정부 고위공직자 아들 중 외국 영주권자로서 자원 입영한 사람은 4명에 그쳤다”고 전했다. 안규백 의원은 “고위공직자들이 갖가지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한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므로 엄중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me2.do/FNv9Brs7 

- [ 몰카범 잡고보니…헌법연구관 ] 현직 헌법연구관이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 현장에서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성폭력수사대는 지난 7일 오후 5시쯤 서울 지하철 강남역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던 40대 남성 ㄱ씨를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ㄱ씨는 피해 여성의 하반신을 30초가량 몰래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당시 ㄱ씨는 신분을 공무원이라고만 밝히고, 근무처는 함구했다. 경찰이 경찰시스템을 조회한 결과 ㄱ씨는 현직 헌법연구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ㄱ씨를 성폭력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관련 사실을 헌법재판소에 통보했다. 헌법연구관은 헌법재판소 산하 재판부 소속으로 사건의 심리와 심판에 대한 실질적인 조사와 연구를 수행한다. 사법시험을 통과해야만 하는 특정직 국가공무원으로 처우도 판사에 준한다. ㄱ씨는 비교적 일찍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이전에는 업무와 사생활 등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http://me2.do/GKdrHFgp 

- [ 이제 폭우 쏟아져도 야구한다 ] 국내 첫 돔구장, ‘연면적 8만3476㎡ 규모의 완전돔(Full-Dome)’. 국내 최초 돔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15일 완공됐다. 2009년 2월 첫 삽을 뜬 지 약 7년 만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2시 ‘서남권 돔야구장’(고척스카이돔)의 모습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하철 구일역에 접근하자 한눈에 고척스카이돔이 보였다.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 고척스카이돔은 은빛의 유선형 외관을 띠고 있다. 돔구장 바로 옆으로 안양천이 흐른다. 야구장 규모는 국제공인 규격(1·3루 좌우 펜스 거리 99m, 중앙 펜스 거리 122m, 펜스 높이 4m)으로 건립됐다. 그라운드에서 지붕까지 높이는 일본 도쿄돔보다 5m 높은 67.59m이다. 경향신문 사회부 김향미 기자는 “구장 안에 들어서자 3중막으로 설치했다는 ‘돔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운동장에는 돔구장 전용 인조잔디와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흙이 깔렸다. 펜스 높이는 목동 야구장(2m)보다 2배 높게(4m), 두께는 메이저리그 규정(7㎝)보다 2배 이상 두꺼운(15㎝) 보호패드를 적용했다. 관중석은 1층부터 4층까지 총 1만8076석이다. 문화공연이 열릴 때 관람석은 2만5000여석이다. 프로야구 경기 진행 및 관람에 있어 단점도 지적된다. 더그아웃 26계단 아래 지하에 설치된 불펜은 이동 불편은 물론 투수들의 투구 감각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좌석의 앞뒤 간격이 내야 55㎝, 외야 46㎝밖에 되지 않아 경기 중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다”라고 전했다. http://me2.do/Fsu6z544 

- [ 지독하게 뻔뻔한 사회 ] 예전에 비해서 사용 빈도가 낮아진 어휘들이 있다. ‘얌체’라는 말도 그중 하나다. 친구 사이에서 “얌체 같다”는 말은 치명적인 욕이었다. 뭘 모르거나 어딘가 모자라는 것은 용서할 수 있어도, 빤히 알면서 얄밉게 자기 잇속만 챙기는 사람과는 어울릴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얌체는 본디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는 뜻의 염치(廉恥)에서 왔는데 그 반대의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게 되었다. 얌체라는 지적이 줄어들게 된 것이, 체면과 명분을 강조하던 시대와 달리 대놓고 자기 이익을 추구해도 큰 흠이 되지 않는 세태의 반영인지도 모르겠다. <소수의견>은 철거 현장에서 벌어진 공권력의 잘못 및 그 은폐 시도와 싸우는 법정 영화다. 이 영화에서 피고 대한민국에 요구한 것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염치였다. 사람도 아닌 국가에 염치를 요구하는 것이 가능할까? 염치는 애초 국가에 요구된 덕목이었다. <관자(管子)>의 첫 편 ‘목민(牧民)’에서 국정의 강령인 ‘사유(四維)’로 제시된 것이 예의 염치다. 염치를 ‘잘못을 은폐하지 않고 그릇된 길을 따르지 않음’이라고 풀이하고, 국가가 떳떳함을 잃고 잘못을 덮기에만 급급하다면 결국 회복 불능의 상태로 멸망하게 된다고 하였다. 송혁기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는 “일말의 염치라도 있다면 진즉 물러났어야 할 이들이 버젓이 지도층을 채우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 너나없이 이기적인 욕망에 눈이 멀어서 염치 따위는 안중에 없다. 이 시대는 지독히도 뻔뻔하다”고 말한다. http://me2.do/FJTPg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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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5일 경향신문

- [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소리 ] 박근혜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 ‘경제 가정교사’들이 현 정부 경제정책에 쓴소리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70)이 14일 “알맹이 없는 개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4대 개혁을 작심 비판했다. 앞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75),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68),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62) 등이 정부와 거리를 둔 점을 감안하면, 박 대통령 ‘경제 가정교사’들이 모두 등을 돌린 모양새가 됐다. 이한구 의원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61쪽에 달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4대 개혁과 창조경제를 비판했다. 4대 개혁을 두고 “수많은 과제를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정부가 끌고 가겠다는 내용만 있을 뿐 국민이 원하는 개혁에 대한 고민이 없다”며 “국민 동의와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면 무슨 동력으로 추진할 텐가”라고 반문했다. 창조경제에 대해선 “정책 추진 2년6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국민 절반 이상이 ‘모르겠다’는 창조경제”라고 했다. 이한구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이날 발언은 정권에 대한 마지막 고언으로 여겨진다. 앞서 박 대통령 히트상품인 ‘경제민주화’ 공약을 주도했던 김종인 전 수석은 지난달 26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노동개혁 안 하면 경제가 안될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방향이 잘못됐다. 이전 정부들도 노동개혁을 한다면서 조금씩 뭘 했지만, 경제가 좋아졌느냐”고 반문했다. 김광두 원장은 지난달 7일 “구조개혁이라는 것이 말만 개혁이고 실제 내용이 별로 없는 경우 지난번 공무원연금 개혁과 같은 식의 개혁이 이뤄지면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http://me2.do/GPVkgtN9 

- [ 10년간 81조 헛 돈 ] 저출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10년간 투입된 예산이 80조원이 넘지만 출산율은 제자리 수준을 맴돈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14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정부가 2006년부터 올해까지 투입한 저출산 대책 관련 예산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난임부부 지원 등 총 81조2000억원에 달한다. 2006년 2조1000억원이던 관련 예산은 거의 매년 늘어나 올해는 14조7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출생아 수는 2007년 49만3200명에서 2014년 43만5400명으로 오히려 5만7800명이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06년 1.123명, 2010년 1.226명, 2014년 1.205명 등으로 여전히 ‘초저출산’의 기준인 1.30명을 밑돌고 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 http://me2.do/xVeL0Ofe 

- [ 군 입대도 하늘의 별따기 ] 군 입대 희망자 15명 중 13명은 군대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실업 문제 등으로 군 입대 경쟁률이 7.5 대 1에 이르렀다. 일부 특기는 입대 경쟁률이 48 대 1이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병무청에서 제출받아 14일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1~7월 육·해·공군, 해병대 입대 지원자는 63만427명(누적 기준)이었다. 이 중 실제 입대한 인원은 8만4224명으로, 경쟁률이 7.5 대 1이었다. 지난해 경쟁률 6 대 1보다 높아졌다. 군별로는 공군 입영 경쟁률이 8.2 대 1로 가장 높았고 육군(7.9 대 1), 해병대(6.1 대 1), 해군(5.9 대 1) 순이었다. 특기병의 경우 경쟁이 더 치열했다. 음향장비 운용·정비 특기는 6명 모집에 288명이 몰려 경쟁률이 48 대 1에 이르렀다. 사진운용·정비(41 대 1), 포병탐지레이더(36 대 1), 야전공병(34 대 1), 전자전장비 정비(31 대 1) 특기도 경쟁률이 높았다. http://me2.do/5EcuLx4X 

- [ 수학여행도 극과 극 ] 올해 고교생들의 수학여행비 격차가 최대 122배까지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이 14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올 1학기 대전동신과학고의 수학여행비는 306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 학교 학생들은 뉴욕·보스턴·워싱턴 등 미국 동부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반면 경기도 연천 야영장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용인고 1학년은 2만5000원을 썼다. 용인고 관계자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후 학급별로 주제별 체험학습을 하고 텐트로 야영해 비용이 적게 들었다”고 말했다. 전체 2326개 고교 중 1학기에 수학여행을 다녀온 학교는 896개교(38.5%)였다. 수학여행비가 가장 많이 든 10개 학교는 모두 미국·유럽·싱가포르·일본 등 해외를 다녀왔으며, 비용은 평균 231만9703원이었다. 동신과학고에 이어 충북과학고(302만9000원), 한민고(297만원), 인천진산과학고(288만9160원), 부산과학고(282만7870원), 안양외고(158만8000원), 동두천외고(149만원), 전북과학고(126만3000원) 등 8개교가 특목·자사고였다. 한국관광고(248만원)와 두레자연고(160만원)도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반면 1인당 수학여행비가 가장 적게 든 10개 학교는 1인당 평균 4만55원을 걷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세종시 학교들이 17만6179원으로 가장 낮았다. http://me2.do/G9qV6NlP

- [ 앓고 있는 한국사회, 약사여래에게 빌어볼까 ] “약사(藥師)는 의사의 이름을 빌렸다. 악귀를 물리치고, 온갖 재앙에서 보호받고, 극락왕생을 원하는 자는 약사여래의 이름을 부르면 구제받는다”(<약사경>). 약사여래는 ‘약사’라는 이름만 불러도 온갖 질병과 모든 재난을 없앤다는 부처님이다. 학문적 연구에 치중했던 초기 불교가 대중의 인기를 잃자 ‘기복신앙’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약사신앙으로 병을 고쳤다는 기록은 심심찮게 보인다. ‘선덕여왕의 병이 깊어지자 밀본 법사를 불렀다. 밀본이 여왕의 침실 밖에서 <약사경>을 읽은 뒤 지팡이를 던져 늙은 여우 한 마리를 찌르니 여왕의 병이 나았다’(<삼국유사> ‘신주’). 밀본의 ‘치유 능력’은 대단했다. 승상 김양도가 어릴 적에 갑자기 입이 굳어져 수족을 놀리지 못했다. 그러나 백약이 무효였다. 이때 밀본 법사가 나타나 <약사경>을 채 펴기도 전에 김양도의 주변을 맴돌던 귀신들이 다 잡혀 병이 말끔히 치유됐다. 불교를 탄압했던 조선 태종 때도 약사신앙만은 힘을 발휘했다. 원경왕후가 위독해지자 태종의 부름을 받은 스님 100여명이 경회루 등에서 모여 <약사경>을 줄기차게 외웠다. ‘효험이 없으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벼르던 태종은 왕후의 병세가 호전되자 두둑한 상급을 내렸다(<태종실록> 1413년조). 그런데 약사신앙은 몸의 병만 치유해준 이기적인 신앙이 아니다. <약사경>은 ‘백성에게 질병이 있거나, 국난의 위험이 있거나… 할 때도 약사여래에게 공양을 드린다’고 했다. 약사여래는 과거 약왕이라는 보살로 수행하면서 중생의 아픔과 슬픔을 어루만진 뒤 부처가 된 이타적인 분이다”라고 전했다. http://me2.do/GC1G7Ey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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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4일 경향신문

- [ 천정배 딸 결혼식, 줄 선 정치인 ] 신당 추진으로 야권 개편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61) 차녀 결혼식에 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해 제1야당의 현직 의원이 30명 가까이 참석했다. 문 대표는 식이 시작되기 전 천 의원과 악수하며 “축하한다”고 짧게 인사한 후 식장을 빠져나왔다. 4·29 관악 보궐선거 패배 후 고향인 전북 순창에서 칩거 중이던 정동영 전 의원과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김홍업 전 의원, 김상곤 혁신위원장,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 최근 탈당한 장세환 전 의원 등도 모습을 보였다. 과거 정풍운동을 이끌며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이었던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지만 식장에 많은 하객들이 몰리면서 유의미한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경향신문 정치부 심혜리 기자는 “특히 비노계 인사들의 ‘공 들이기’가 눈에 띄었다. 이날 해외로 출국한 김한길 의원은 부인인 탤런트 최명길씨를 대신 보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예식장 첫 줄에 앉아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식을 지켰다. 여권에서는 권영세 전 주중대사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 결혼식장에는 2000여명에 달하는 하객이 몰렸다. 천 의원에게 ‘얼굴도장’을 찍기 위해선 의원들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고 전했다. http://me2.do/5lU2qfj6 

- [ 국감장에 드론·몰카 소동 ] “국정감사 교보재(敎補材)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 한 달 일정 가운데 이틀밖에 소화하지 않은 국감을 두고 정치권에서 나오는 말이다. 의원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했던 ‘시선끌기용’ 소품인 동식물 대신 올해는 첨단 기술이 적용된 정보기술(IT) 기계는 물론 유사 의료기구 등을 국감장에 출품하면서다. 의원들의 ‘보여주기’ 경쟁이 불꽃을 튀기면서 ‘정책국감 실종’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높다. 국감 첫날인 지난 9월10일 단연 주목받은 소품은 ‘코뽕’과 ‘얼굴밴드’였다. 콧속에 넣는 C자형 플라스틱인 코뽕과 신축성 있는 소재로 얼굴을 압박해 작아 보이게 한다는 얼굴밴드는 ‘셀프성형기구’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제식 의원(새누리당)이 보좌진에게 이 기구들을 착용하도록 했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 갑자기 야구 모자와 뿔테 안경을 썼다. “이게 몰래카메라”라고 설명한 김 의원은 정장 차림에 야구 모자를 쓰고 ‘몰카의 진화’ 관련 질의를 이어갔다. 국감 2일차인 11일 국토교통위 국감에서는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이 무인비행장치 ‘드론’을 띄웠다. 드론은 번쩍번쩍 불빛을 뿜으며 “웅~” 소리를 내고 10여초간 국감장 내부를 휘저었다. 같은 당 박성호 의원의 보좌진도 1인 근거리 교통수단 ‘세그웨이’를 타고 좁은 국감장에서 요리조리 움직였다. EBS 교재를 천장에 닿을 듯이 쌓거나(한선교 의원), 불륜조장 사이트 광고 영상을 트는(배덕광 의원) 사례도 등장했다. 튀는 소품들은 과거 국감장에도 흔히 등장했다. 지난해에는 ‘괴물 쥐’ 뉴트리아가 환경부 국감에 증인으로 등장해 12시간을 철장 속에서 대기하는가 하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앞에 진짜·가짜 산양삼이 깔려 있기도 했다. 심지어 2010년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1000만원짜리 구렁이를 들고나와 국감 관계자들의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경향신문 정치부 정환보 기자는 “이에 비해 올해 국감은 ‘해괴한 소품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 의원실에서 추석 직전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이목끌기 경쟁은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내년 4월 총선 전 마지막인 이번 국감이 ‘의원 이름팔이 국감’으로 전락할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http://me2.do/5xog7jut 

- [ 비리공무원에 성과급 103억 ] 비리 등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 4269명에게 최근 5년반 동안 103억여원의 성과급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9월1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인사혁신처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징계 공무원에게 지급한 성과급 현황’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2015년 6월 말까지 정부 부처 29곳에서 중징계인 ‘강등’ 처분을 받은 공무원 203명 중 20명에게 총 3000만원, ‘정직’ 징계를 받은 공무원 1190명 중 129명에게 총 2억5715만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경징계인 ‘감봉’을 받은 1831명 중 1392명에게 34억8600만원, ‘견책’ 처분을 받은 3520명 중 2728명에게 65억4900만원이 성과급으로 지급됐다. 부처별로는 경찰청이 5634명 중 3338명에게 총 80억8960만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해 가장 많았다. 국민안전처는 588명 중 409명에게 8억825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는데 그중 중징계 공무원 82명도 포함됐다. 국세청(158명·3억4500만원), 농촌진흥청(57명·1억66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http://me2.do/5zAU1lK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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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2일 경향신문

- [ 청년들의 ‘개저씨’ 몰아내기 ] “청년 일자리를 위하여 임금피크제를!”이라는 취지의 새누리당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어 있다.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고 해서 반드시 청년 고용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며, 임금피크제를 놓고 목소리를 높일 만큼 정년을 꼬박 채우는 것이 가능한 사람의 숫자도 많지 않다. 그런데 굳이 그 둘을 엮어 정치적 구호로 내놓는 것은 장기간 고용이 보장된 소수의 사람들을 찍어 장년층의 대표 집단으로 삼아 청년들의 답답한 고용 현실과 극적으로 대비시켜 결국 세대 간 대립 구도를 만들어내겠다는 정치적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은 “정부의 임금피크제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은 청년세대와 장년·노년세대라는 사회적 대립 구도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획을 담고 있으며, 이 기획이 성공할 경우 향후 몇 십년간 또 하나의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지금의 젊은 세대가 고립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이는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다. 청년들은 사회적·경제적으로도 중·장년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지만 문화적·감성적으로도 큰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혐오와 반목의 잠재적 감정을 자극해 득을 보려는 진보 쪽의 논객이나 정치인들이 반드시 나타나게 마련이다. 자칫하면 이 ‘헬조선’의 운명은 젊은이들이 힘을 합쳐 온갖 기득권을 다 움켜쥔 저 ‘개저씨’들을 몰아내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다는 식의 정서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http://me2.do/FrDi1Hyn

- [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 연장 ] 한국인에게 고용의 롤 모델은 유럽이다. 사회안정망이 촘촘한 데다 상대적으로 정년도 넉넉하다. 독일이나 스페인 같은 곳은 몇년 전부터 정년을 65세에서 67세로 늦췄다. 영국은 아예 정년제를 없앴다. 재정고갈로 연금 지급이 부담스러워진 탓이다. 미국도 정년제가 없지만 경영측면에서 노동 유연성만 강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과는 차이가 크다. 박용채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앞서간다. 일본은 2년 전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의무화했다. 정부의 연금 지급 연령이 상향조정된 데 따른 것이지만 ‘100세시대에 60대는 현역’이라는 인식도 크게 작용했다. 일본에서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40년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기업들이 65세 정년의 해법으로 내놓은 게 임금피크제다. 순차적으로 임금을 줄이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노동자에게는 일거리가 주어지고 기업도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요타의 실험은 색다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요타는 내년부터 노동자에게 본봉, 수당, 인센티브 등을 과거와 다름없이 지급하면서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라고 전했다. 도요타 관계자는 “고령자 보호는 숙련 기술을 젊은이에게 전수하고, 기술자들의 유출을 막을 수 있다”며 “고령화 사회에서 직원을 지키는 방법은 정년 연장”이라고 말했다. http://me2.do/GC1JIWBV 

- [ 새누리, ‘마약 사위’ 김무성 구하기 ] 새누리당이 김무성 대표(64) 둘째 사위의 마약 혐의 기소·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법원이 이례적인 ‘봐주기’를 했다는 의혹에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검찰과 법원의 처리가 ‘정상적’이었다고 강조하면서 의혹확산을 조기 차단하는 모습이다. 변호사 출신인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법조계에 파악을 해보니 마약사범 초범일 경우 검찰 구형량이 보통 2년 정도라 (김 대표 사위가 받은) 3년은 약한 구형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며 “(검찰의) 구형량대로 선고가 됐기 때문에 항소하지 않은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검찰의 3년 구형 후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된 데 대해선 “마약사범이 자백을 하고 공범이라든지 투약경로를 진술하면 정상참작이 많이 된다. 그러면 집행유예가 될 수도 있고 구형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법원이 ‘특혜 판결’을 했다는 의혹도 일축했다. 경향신문 정치부 유정인 기자는 “김 대표와 새누리당 해명에도 당분간 파문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에선 김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추진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문제가 불거진 것을 두고 여권 권력다툼의 전초전으로 읽는 시각이 있다. 친박 핵심에서 멀어진 김 대표의 힘을 빼기 위한 청와대의 사전기획설 등 갖은 설들이 물밑에서 오가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http://me2.do/xWcI9wz3 

- [ 유명인들, 죽어서도 수난 ] 신간 <무덤의 수난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사 50여명의 유해, 무덤이 어떻게 수난당했는지를 정리하고 있다. 유명 인사의 ‘뒷얘기’들이라 흥미를 자극할 수도 있고, 어쩌면 삶과 죽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도 있고, 수난사에서 당대 역사와 시대상을 읽어낼 수도 있다. 도재기 경향신문 문화부장은 “각 분야에서 한 시대를 떠들썩하게 한 유명 인사들은 죽은 이후 평안하지 못했다. 정신적 평안함이야 가졌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유해만은 불태워지거나 도둑을 맞아 이리저리 떠돌거나, 사고팔리거나, 갖가지 형태로 훼손되거나, 아예 박제가 되기도 했다. 살아 있는 자들이 온갖 이유를 들이대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죽은 자들을 활용한 것이다. 노예 해방을 이룬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의 유해가 담긴 대리석 관은 1876년부터 1910년 사이에 적어도 16번 옮겨다녀야 했다. 링컨 시신을 도둑질하려는 사람들 때문이다. 시신 절도 움직임은 계속되자 결국 유족들은 유해를 지키기 위해 수시로 관을 옮겨야 했다. 아버지 유해를 옮기는 데 지쳐버린 아들 로버트는 1901년 큰 결심을 했다. 아버지의 석관을 강철로 단단히 묶은 뒤 링컨기념관 지하 3m 깊이의 납골당으로 옮겼다. 그리고 그 납골당 위에 무려 1.8t에 이르는 시멘트를 부었다. 찰리 채플린(1889~1977)의 유해는 절도범들의 손에 넘어가기도 했다. 채플린은 스위스 제네바호 북쪽의 평화로운 마을 코르지에쉬르베베에서 말년을 보내다 사망했고, 그곳에 묻혔다. 하지만 이듬해 유해가 사라졌다. 절도범들은 정비소를 차릴 요량으로 60만 스위스프랑을 요구했다. 3개월여 만에 절도범을 잡고 유해도 되찾았다. 유족들은 그의 관을 묻고 그 위를 1t의 콘크리트로 덮었다. 미라로 만들어져 90여년째 모스크바의 붉은광장 묘실에 전시되고 있는 블라디미르 레닌, 고향 프레다피오에 재매장된 베니토 무솔리니, 오직 턱 유골만 모스크바 정보부 자료보관소에 있는 아돌프 히틀러 등의 경우는 죽어서도 정치적 민감성에 시달리는 대표적인 사례다. 오사마 빈 라덴(1957~2011)의 유해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그의 유해를 무거운 추를 단 가방에 넣어 북아라비아해에 수장했다. 그의 무덤을 만들 경우 추종자들의 성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http://me2.do/FnNsYgIM 

- [ 서울대 교수, 또 제자 성추행 ] 서울대 교수들의 성추행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는 20대 여성 제자를 여러 차례 성추행한 치대 교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김덕길 부장검사)는 제자 김모씨(23)를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배모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44)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배 교수는 지난해 자신이 지도 중인 김씨를 반복적으로 추행했다. 그는 연구실에서 김씨에게 통계 프로그램 사용법을 알려준다면서 나란히 앉아 치마를 입고 있던 김씨의 허벅지를 수차례 만졌다. 또 김씨가 만든 자료를 보면서 “이걸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니”라면서 손가락으로 김씨의 배꼽 아래를 여러 차례 찔렀다. 심지어 학생들과 노래방에 갔다가 둘만 남게 되자 김씨의 가슴을 만졌고, 택시 안에서 자신의 무릎에 김씨를 누인 뒤 상의 안으로 손을 집어넣기도 했다. 검찰 수사 결과 배 교수는 회식에서 김씨가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된 순간을 노렸다. 배 교수는 김씨를 부축하면서 갑자기 입을 맞추는 등 노골적인 성추행을 했다. 경향신문 사회부 홍재원 기자는 “앞서 강석진 전 수리과학부 교수가 여학생 9명을 11차례 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고, 최근엔 박모 경영대 교수가 제자를 추행했다가 파면당했다”고 전했다. http://me2.do/F3gEBnk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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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1일 경향신문

- [ 트럼프, 병역기피 희석 꼼수 ] 차기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9)가 CNN 방송에 예상외의 제안을 했다. 트럼프는 “CNN은 오는 16일(현지시간) 경선 주자 2차 TV 토론을 중계하며 벌어들인 광고 수익금을 퇴역 장병을 위한 단체에 기부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제프 저커 CNN 사장에게 보냈다고 9월9일 밝혔다. 트럼프는 편지에서 “엄청난 시청자의 관심과 광고료 폭등은 전적으로 내 덕분”이라며 “모든 TV 광고 수익금은 퇴역 장병 단체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최고 인물인 퇴역 군인들은 그간 정부, 정치인 때문에 끔찍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커 사장은 TV 토론을 ‘공공 서비스’로 삼고 광고료도 회사 수익으로 챙기지 말아야 한다”고 적었다. 경향신문 국제부 김세훈 기자는 “트럼프의 이 같은 요구는 최근 논란이 된 퇴역 군인 관련 발언과 본인의 병역기피 의혹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는 자신의 ‘멕시코 불법이민자’ 발언을 비판한 베트남전 미군 포로 출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비꼬아 퇴역 군인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베트남전이 한창인 1964년부터 대학 학업을 이유로 네 차례 징병을 유예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http://me2.do/5kIPseJc 

- [ 여관비 떼 먹은 서울대 교수, 결국… ] 80대 역사학자가 어린 시절 시골 여관에 내지 않은 숙박비를 70년 만에 갚았다. 지난달 25일 경북 청송군 진보면사무소에 현금 50만원과 편지가 든 등기우편물이 도착했다. 주인공은 서울의 한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 퇴직한 한국 근현대사 분야의 저명한 역사학자로 알려졌다. 편지에는 “어릴 적 숙박을 한 뒤 내지 않았던 여관비를 갚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북 영양 출신으로 서울로 유학해 중학교에 다니던 그는 1945년 해방을 맞아 그해 9월13일 고향을 찾게 됐다. 당시 양정중학교 1학년생이던 그는 안동에서 트럭을 얻어타고 영양으로 가다 교통편이 끊겨 청송군 진보면 한 여관에 들렀다. 그러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다음날 새벽 주인 눈을 피해 도망을 쳤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의 특급호텔 하루 숙박비가 50만원인 것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아오다 몇년 전 여관비를 갚기 위해 당시 여관을 찾았다. 그러나 여관은 사라졌고 주인도 찾을 길이 없었다. 그는 “당시 여관이나 업주를 찾을 수 없는 만큼 50만원은 진보면 숙박업소를 위해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진보면은 거울 6개를 구입해 ‘양심거울’로 이름을 붙여 관내 숙박업소 6곳에 기증했다. http://me2.do/5emDXi93

- [ 지하철 상습 부정승차 할머니, 결국… ] 지하철 경로우대 승차권을 받을 수 없는 나이에 남편과 우대권을 받아 여러번 지하철을 공짜로 탔던 할머니가 잘못을 고백하고 요금을 갚았다. 10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최근 회사 측에 10만원이 들어 있는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편지에는 정남숙 할머니의 고백이 담겨 있었다. 정씨는 “수년 전 60세를 갓 넘긴 나이였지만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남편의 외모 덕분에 매표소 역무원이 의심 없이 우대권을 줬다”며 “재미로 처음 받아본 이후에도 3년간 가끔 남모르게 경로우대권으로 지하철을 이용했다”고 썼다. 부부는 손주들이 자라면서 문득 이 같은 행동들이 부끄러워졌다고 전했다. 그는 “‘거짓말하면 나쁜 사람이 된다’며 정직해야 한다고 손주들을 가르쳤는데 과거에 장난삼아 했던 일을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푼수없는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자랑할 수 있도록 답장을 부탁드려도 되겠냐”며 편지를 마쳤다. 평소 수필을 즐겨 쓰던 정씨는 최근 수필가로 등단했고, ‘경로우대 가불 3년’이라는 제목으로 경험을 수필에 담았다. 그는 이 수필도 편지와 함께 이정원 서울메트로 사장 앞으로 보내 사과했다. http://me2.do/5to7ViRn

- [<단독>공공택지 조성, 대기업에 팔아먹은 LH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채 감축을 이유로 서민용 임대주택 등 공공주택 약 2만5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공공주택 택지를 민간에 매각할 계획을 정부 협의하에 세운 사실이 확인됐다. 이 공공택지를 민간 건설사가 개발할 경우 1조원 안팎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을 줄여 대기업 건설사들에 특혜를 주는 셈이다. 9월10일 참여연대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말 착공이 결정되지 않은 공공주택 택지 31개 블록을 민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예정 택지의 가구수를 합하면 2만4794가구에 이른다. 지난해 LH가 매각한 공공택지는 장기임대주택 7507가구를 지을 수 있는 규모였다. 2년 새 공공장기임대주택 1만3611가구의 공급이 취소되거나 취소될 예정인 것이다. 매각 대상에는 주택난이 심각한 수도권에서 1만6939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택지 12개 블록도 포함됐다. 이 중 5개 블록을 민간 건설사들이 개발했을 때 거둘 수 있는 이익을 인근 아파트 단지의 분양가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504억원에 달했다. 31개 블록 전체로는 1조원가량의 개발이익을 민간 건설사들이 낼 것으로 추정된다. LH는 서민·저소득층에 공공주택을 분양하겠다는 목적으로 기존 농민이나 거주자의 반발을 무릅쓰고 공공택지를 사실상 강제 수용해왔다. 그런데 ‘공공성’을 내세워 확보한 공공택지를 부채를 해소한다는 이유로 민간에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서민들에게 저렴한 공공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기는커녕 건설사들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향신문 산업부 윤승민 기자가 단독보도했다. http://me2.do/GUKTzXnE 

- [ 남북, 분단을 악용한 정치 ] 언론에 비친 대통령의 표정이 참 밝다.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대통령의 얼굴에서 이제 세월호의 충격도 메르스의 혼란도 찾아보기 어렵다.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사고 이후 고조되었던 남북의 긴장이 8·25 고위급접촉으로 마법에서 풀린 듯 일거에 해소되었다. 곧이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은 이례적인 환대와 외교적 성과도 얻었다.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꿔가야 한다’고 했고, 화답하듯 박근혜 대통령은 ‘합의를 잘 지켜나간다면 분단 70년간 긴장의 악순환을 끊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협력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회담의 당사자들은 전쟁을 막은 영웅이 되었고 대통령의 지지도는 급등했다. 그런데 급박했던 정세를 차분히 새겨보면, 전쟁위기를 조성한 것도 전쟁위기를 해소한 것도 모두 남북한 집권 당국자들의 몫이었다. 분단의 조건에서 남북관계를 조였다 풀었다 하는 것이 남북한의 당국과 집권세력에게는 정치 공학적으로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민들은 생명과 생활을 담보로 피를 말린다. 남북의 집권 당국자들이 만든 위험에 떨다가 그들이 해소한 위기에 감사해야 하는 국민의 신세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1972년 국제적인 데탕트와 국내 정치의 위기 속에 남북이 합의한 최초의 통일원칙인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통일이 곧 다가올 듯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3개월 뒤 남한에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남북관계에 대응할 강력한 통치체제가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위헌적 계엄과 국회해산, 헌법 정지를 요지로 하는 대통령특별선언이 있었다. 유신체제가 들어선 것이다. 북한에서는 주체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주의헌법이 채택되었다. 박정희와 김일성의 적대적 공존의 시대가 열렸고 양쪽에서 독재가 안착되었다. 박정희의 국민과 2015년의 시민이 그 신세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http://me2.do/xSEBpvKT

- [ 말벌을 피하는 방법 ] 프랑스 곤충학자 르네 앙투안 레오뮈르는 1719년 장수말벌이 집을 짓는 광경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는 장수말벌이 나무 껍질이나 썩은 나무를 턱으로 긁어 침으로 반죽해 종이와 같은 재질을 만드는 것을 보고 나무로 종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19세기 중반 펄프를 이용한 종이의 대량생산으로 현실화했다. 채륜이 종이를 발명하기 훨씬 이전부터 장수말벌은 더 현대적인 종이를 이용해온 셈이다. 말벌은 밀랍 성분으로 집을 짓는 꿀벌과 달리 펄프 성분의 종이집을 짓고 산다. 꿀벌처럼 사회생활을 하지만 스스로 꿀을 모으지는 않는다. 다른 곤충을 사냥하거나 꿀벌, 심지어 동족의 벌집을 공격해 애벌레와 성체를 먹이로 삼는다. 말벌의 성체는 나무의 수액이나 약탈한 꿀 등으로 초식을 하고 유충에게는 사냥한 벌레를 씹어서 만든 단백질 경단을 먹인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말벌은 꿀벌보다 독의 양이 15배 많다고 한다. 더욱이 8~10월은 애벌레를 키우고 있어 공격적 성향이 매우 강할 때다. 특히 장수말벌은 말벌류 가운데서도 가장 몸집이 크고 강력한 독을 갖고 있어 쏘이게 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 벌초나 성묘, 산행 등을 할 때 주변에 말벌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먼저 벌을 공격하거나 벌집을 건드리지 않도록 하고, 특히 머리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말벌은 검정색에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곰·오소리처럼 벌이나 개미의 유충을 즐겨 먹는 천적이 어둡거나 검은 털빛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밝은 색 옷과 흰 모자를 착용하는 게 말벌의 오해(?)를 피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라고 조언한다. http://me2.do/IG3si9u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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